[Europe][Czech Republic] Prague University of Economics and Business 25-1 김민주
2025.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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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봄학기, 저는 체코 프라하에 위치한 Prague University of Economics and Business(VSE)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경험했습니다. 낯선 땅에서 한 학기를 보내는 일은 많은 준비와 용기가 필요했지만, 그만큼 깊은 배움과 성장을 안겨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수기를 통해 준비 단계부터 현지 생활, 학업, 문화 적응까지의 여정을 자세히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1. 파견교 VSE 소개
VSE는 체코 프라하의 중심부에 위치한 경제 및 경영 특화 대학교로, 유럽 내에서 경제·경영 분야로 인정받는 명문대학 중 하나입니다. 특히 AACSB, EQUIS, AMBA 등 세계적인 인증을 모두 갖춘 만큼 교육의 질이 매우 우수합니다. 학생 구성도 다양해서, 실제로 수업 중에 만난 친구들만 해도 독일, 프랑스, 멕시코, 인도, 일본 등 여러 국적이었습니다.
캠퍼스는 Žižkov 지역에 있으며, 프라하 중앙역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 교통이 매우 편리합니다. 수업 건물들은 서로 가까워 이동이 용이했고, 학교 안에는 카페테리아, 도서관, 프린터 시설, 휴게 공간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학교 측은 교환학생 전담 사무국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었고, 학생들의 문의에 신속하고 친절하게 응답해주어 행정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시스템은 InSIS로, 수강신청, 학사일정 확인, 성적 조회 등 대부분의 절차를 이 시스템에서 처리합니다. 또한 Moodle이나 Microsoft Teams를 통해 과제 제출이나 공지 확인을 하게 되며, 교수님에 따라 사용 툴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업 외에도 국제교류 사무실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문화 행사나 세미나가 정기적으로 열려, 교환학생 간 교류의 기회도 많았습니다. 시험 일정과 수업 자료도 InSIS에 잘 정리되어 있어, 한국의 포탈시스템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적응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체류하던 시기에는 교환학생을 위한 웰컴 위크가 열렸습니다. 이 기간 동안 학교에 대한 소개, 시스템 사용법, 프라하 생활 꿀팁 등을 안내받을 수 있었고,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레크리에이션 활동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전 적응 프로그램 덕분에 학교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고, 수업에 임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 수강신청 및 수업 운영
수강신청은 InSIS를 통해 진행되며, 수강 희망 과목을 바구니에 담는 pre-registration 단계와 이후 실제 신청 단계로 구성됩니다. 수강 가능 인원 내에서 자동 배정이 되며, add/drop 기간 동안에는 강의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시스템이 직관적이고 유연해서 수강신청 스트레스는 거의 없었습니다. 듣고 싶은 수업을 미리 리스트에 담아두기만 하면 대부분 신청이 수월하게 완료되며, 실제 수업을 들어본 후 변경하거나 취소하는 것도 자유로운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수강한 과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Basics of Project Management: 팀 프로젝트 중심으로, 실제 가상의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일정 관리, 리스크 분석 등을 실습했습니다. 다양한 툴을 활용해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유익한 수업이었습니다. 수업 중 팀원들과의 협업을 통해 의사소통 능력도 많이 향상되었고, 발표 자료 구성 능력도 키울 수 있었습니다.
Digital Marketing in the International Context: 3일간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인텐시브 코스였으며, 팀별로 글로벌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을 분석하고 새로운 캠페인을 제안하는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밀도 있게 배울 수 있어 강력 추천드립니다. 특히 Google Analytics, SEO 분석 등의 기초 개념도 다루어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감을 잡기에 유익했습니다.
Entrepreneurship and New Venture Creation: 스타트업 아이디어 기획부터 피칭까지 직접 진행하는 과목으로, 현지 학생들과 팀을 이루어 창업 프로세스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수익 모델, 경쟁 분석 등도 다루는 등 실무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점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Organisational Architecture: 조직 구조와 설계 원리를 배우는 수업으로, 팀 과제와 기말 시험으로 성적이 결정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들이 많아 흥미도가 낮았지만, 조직 구성에 대한 기초 이해에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스타 모델(Star Model)을 활용한 분석 과제는 실제 기업을 사례로 삼아 적용하는 방식이라 흥미로웠습니다.
Information for Business: 경영정보시스템의 기초를 다루는 과목으로, Excel 실습과 데이터 분석 중심의 과제들이 있었습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로만 평가가 이뤄집니다.
Introduction to International Business Communications: 크로스컬처 커뮤니케이션, 비즈니스 이메일, 회의 매너 등을 배웠으며, 실무에 유용한 표현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실습 활동이 포함되어 있어 실전 감각을 익히기에 좋은 수업이었습니다. Role-play와 모의 회의 등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자연스럽게 향상되었습니다.
수업 방식은 전반적으로 학생 참여와 실습 중심이었으며, 평가 기준도 출석, 과제, 팀프로젝트, 기말고사 등 다양했습니다. 교수님들의 피드백도 빠르고 구체적이어서 학습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일부 과목은 중간고사가 없고 과제 비중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과제 일정 관리가 중요했습니다.
특히 인텐시브 코스는 일반 수업보다 짧은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수업이 이루어지며, 해당 기간 동안은 하루 종일 수업과 과제가 반복되어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 수 있지만, 그만큼 몰입도 있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짧은 기간 안에 팀워크를 맞춰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경험은 매우 값졌습니다.
3. 기숙사 신청 및 거주 경험
VSE에서 제공하는 교환학생용 기숙사는 대표적으로 ‘Eislerova Dormitory’가 있습니다. 학교로부터 메일을 통해 기숙사 신청 일정과 절차에 대한 상세한 안내가 오기 때문에, 기한만 잘 지키면 신청 과정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기숙사 신청은 선착순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빠르게 신청하는 것이 중요하며, 기숙사 웹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방 유형을 선택하고 보증금(Deposit)을 사전 송금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보증금이 입금되어야만 방 배정이 최종 확정되니, 해외 송금 과정까지 감안하여 미리 준비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1인실 방을 신청해 배정받았고, 방은 ‘플랫 구조’로 구성되어 있어 2개의 독립된 방이 하나의 플랫에 속해 있고, 그 두 방이 주방, 샤워실, 화장실을 함께 사용하는 형태였습니다. 플랫메이트는 서울대학교에서 온 교환학생이었는데, 생활 습관이 비슷해서 큰 마찰 없이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개인 방은 책상, 침대, 옷장, 조명 등이 갖춰져 있었고, 각 방에는 잠금장치도 따로 있어서 개인 공간 확보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작은 발코니도 딸려 있었는데, 날씨가 좋은 날이면 햇빛을 받으며 독서를 하거나, 저녁이면 노을을 바라보며 하루를 정리할 수 있는 소소한 여유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단점이라면, 대부분의 창문에 방충망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여름철에는 벌레가 종종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벌레에 민감하신 분이라면 접착식 방충망을 미리 준비해 가시는 걸 추천 드려요. 기숙사는 11층까지 있으며 엘리베이터가 갖춰져 있어 큰 짐을 들고 이동하기에 무리가 없었고, 각 층마다 공용 주방, 빨래방, 라운지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생활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세탁은 기숙사 전용 플랫폼을 통해 예약할 수 있으며, 시간 단위로 세탁기와 건조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관리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어서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응대해주는 점도 매우 좋았습니다. 입주 당시에는 체크인 사무실에서 열쇠와 방 안내 문서를 받고 입실하게 되며, 관리사무소에서는 ISIC 학생증 등록도 도와줍니다.
무엇보다 안전 면에서 큰 장점이 있었는데, 기숙사 1층 로비에는 항상 관리 직원이 상주해 있었고, 출입 시에는 전자카드(학생증)가 필요해 외부인의 무단 출입이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늦은 밤에 귀가하더라도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었고, 전체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환경이었습니다. 주변에는 Lidl, Billa 같은 대형 마트와 소형 상점들이 있어 식재료나 생필품을 구입하는 데도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4. 생활 및 기타 활동
프라하에서의 생활은 생각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웠습니다. 체코는 전체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편이라, 학생 신분으로도 큰 부담 없이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가장 체감되었던 부분은 식비와 교통비였는데요, 프라하에서는 학생증 등록만 하면 교통 앱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버스, 트램, 지하철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동에 있어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거의 없고, 노선도 잘 연결되어 있어 도심뿐 아니라 외곽 지역까지도 쉽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주로 기숙사에서 직접 요리해 식사를 해결했는데, 한국 식재료는 시내에 있는 ‘Korea Mart’나 ‘K-market’ 등에서 김치, 라면, 고추장, 된장 등 기본적인 품목은 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가격은 한국보다 다소 비쌌지만, 가끔 한식이 그리울 때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서양 식재료는 Billa, Albert, Lidl 같은 대형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특히 Lidl은 가격 대비 품질이 좋아서 교환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외식을 자주 하지 않고 요리를 즐기는 분이라면 충분히 저렴하게 생활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문화생활 측면에서도 프라하는 매우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특히 오페라나 클래식 공연은 학생 할인 혜택이 커서, 체코 국립극장에서의 공연을 저렴하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또한, 프라하는 유럽 중심에 위치해 있어 주말이나 짧은 연휴를 활용한 여행이 매우 용이했습니다. 유럽 내 저가 항공이나 고속버스(Flixbus, RegioJet)를 활용하면 부담 없이 인접국 이동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동 시간만 잘 계획한다면 주말 동안의 여행도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특히 RegioJet 기차는 저렴하면서도 와이파이, 무료 음료, 좌석 충전 포트 등의 서비스가 좋아 자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생활 속 불편함은 크게 없었지만, 의사소통 면에서는 영어가 통하지 않는 상황도 종종 있었습니다. 특히 기숙사 직원이나 일부 마트, 식당에서는 체코어밖에 못하는 분들도 계셨기 때문에, 기본적인 체코어 인사말이나 숫자 정도는 미리 익혀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하나의 팁을 드리자면, 체코는 날씨 변화가 크고, 특히 봄학기 초반(2~3월)은 갑자기 눈이 오거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출국 전 겨울옷을 충분히 준비해 갔고, 따뜻한 내복, 장갑, 모자 등도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난방이 잘 되어 있는 편이지만, 환기를 자주 하게 되는 구조상 감기에 걸리기 쉬우니 감기약, 종합비타민, 파스 등 기본적인 의약품은 꼭 챙기시길 추천드립니다.
VSE 교환학생들을 위한 소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되는데, 대표적으로 ‘Buddy Program’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신청하면 현지 체코인 학생이 ‘버디’로 배정되어 공항 픽업부터 학교 생활 적응까지 도움을 주게 됩니다. 저의 버디는 매우 친절한 친구였고, 프라하 맛집이나 숨은 명소를 소개해주기도 하고, 서류 번역이나 학교 업무 등도 도와주는 등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꼭 이 프로그램에 신청하시는 것을 추천드리며, 교류를 통해 단순한 학교 생활 이상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5. 출국 전 준비사항 및 팁
교환학생 준비 과정 중 가장 중요한 단계는 사전 준비입니다. 특히 체코는 쉥겐협정 국가이면서도 비자 발급이 복잡한 편에 속하기 때문에, 일찍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학교 측에서는 비자 발급을 위한 서류(입학허가서, 기숙사 확인서 등)를 PDF와 실물 서류로 제공해줍니다.
비자 신청 시 필요한 서류는 매우 많고 복잡한데, 특히 ‘범죄경력증명서’의 영문 공증, 아포스티유, 체코어 번역 공증 등은 처리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미리 일정을 계산해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보험 가입 역시 필수인데, 체코 정부에서 인정하는 보험사의 장기 체류용 보험에 가입해야만 비자 신청이 가능합니다.
6. 교환학생을 마치며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저는 단순히 ‘수업을 듣는 경험’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환경 속에서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문화적 차이를 넘어서는 소통의 태도를 익혔습니다. 체코에서의 생활은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낯선 순간들로 가득했지만, 그만큼 새로운 시각과 자립심, 그리고 글로벌 감각을 키울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함께 팀 프로젝트를 하며, 서로 다른 사고방식과 문제 해결 방식을 경험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때로는 의견 충돌이 있었지만, 그런 순간마다 ‘차이’를 인정하고 조율해가는 과정이 진정한 글로벌 마인드를 길러주었습니다. 학문적으로도 실무 중심 수업을 통해 실질적인 역량을 키울 수 있었고, 영어뿐 아니라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돌아보면, 프라하에서의 한 학기는 제 인생에서 가장 용기 내어 도전했던 시기였고, 그만큼 제 자신이 가장 많이 성장한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낯선 도시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며, 수많은 문화적 순간들을 마주한 모든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교환학생을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 기회를 잡으시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준비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막상 떠나보면, 그 안에서 스스로 성장해나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