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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Germany] University of Mannheim 23-1 김영재

2023.11.16 Views 954 김영재


안녕하세요, 만하임 대학교에서 23학년도 1학기에 교환 학생으로 파견되었던 21학번 김영재입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며 선배님들의 수기에서 많은 도움을 얻었던 만큼, 저도 독일 생활을 하며 느꼈던 점,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정보에 대해 적어보고자 합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정원이 정해져 있어 수강신청 시스템이 선착순인 한국과는 달리, 만하임 대학교는 본인이 듣고 싶은 수업들을 웬만하면 다 들을 수 있는 편입니다. 특히나 저는 경영학과 학생이라 대형강의들이 많았고, 신청하는 학생들을 다 받아주다 보니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강의를 서서 듣기도 했습니다. 교환학생 생활 중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독일의 정치, 문화 등에 대한 수업들을 듣고 싶었으나 교환학생, 외국인 신분으로 학과 행정실에 문의를 했을 때 거절당했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주변의 다른 친구 중 학과 행정실에게는 거절을 당할 거 같아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님께 다이렉트로 메일을 보내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된 친구가 있었으니 시도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또한, 보통 강의형 수업으로만 구성되는 한국 대학의 수업들과 달리, (다른 과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만하임 경영대학교의 수업은 보통 한 course당 lecture, exercise, tutorial 총 세가지 종류로 구성되어 있고 모두 따로 신청해야 합니다. Lecture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강의 형태의 수업이고, exercise/ tutorial은 교수님이 아닌 조교님 혹은 지난학기에 해당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던 학생들이 진행하는 문제풀이/back up 강의입니다.Exercise, tutorial의 비중은 수업마다 다르지만, exercise, tutorial 에서만 다룬 내용을 그대로 시험에 출제하는 수업들도 종종 있고, lecture 내용만으로는 따라가기 어려워서 Exercise, tutorial을 들으며 복습하는 것이 중요한 수업들도 있습니다. 또한, 제가 들었던 수업 중에는 Tutorial을 한번은 반드시 참석해야 pass를 받을 수 있던 수업도 있었기 때문에 학기 초반 각 수업별 안내사항을 잘 들어 두시면 좋습니다. 또한, 만하임 대학교에는 intensive seminar이라고 해서 하루에 8시간씩 3번 수업하고 종강하거나, 3월 한달동안 수업하고 종강하는 형태의 수업들도 있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수업들을 잘 활용하시면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으며 여행을 다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업과 시험신청이 별도이기 때문에 정해진 기간 내에 시험을 신청해야 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대학교들과는 달리 re-sit exam이란 제도가 있어서 한 시험당 신청할 수 있는 날짜가 두 개씩 배정이 되어있습니다. 독일, 특히 만하임대학교는 학업 부담이 큰 편입니다. 많은 수업들이 출석이나 과제 없이 기말 100%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고 성적을 엄격하게 주는 편이라 재학생들의 경우 시험을 두 기간에 분산해서 치르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열심히 준비했던 과목의 시험 전날부터 심한 장염에 걸려 시험을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재시험 날짜가 제가 독일을 떠난지 한참 뒤에 배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만하임 대학교에는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본국/본교로 돌아가서도 시험을 칠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서, 무사히 한국에서 재시험을 칠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제가 수강한 과목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입니다.

- Foundations of Information Systems: 경영정보시스템 전반에 대해 다루면서 exercise, tutorial에서 Excel과 SQL의 기초에 대해 배우는 강의입니다. 배우는 내용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으나 워크로드가 많은 편이었고, 시험이 아주 극악무도한 난이도를 자랑했습니다.
- Marketing II : 무난한 마케팅 과목입니다. 다만 타 과목과 달리 튜토리얼에 출석해야 pass할 수 있고, 시험이 어렵게 나와서 1차 시험에서 많은 친구들이 F를 받았습니다. 수업 중 나온 계산 공식들을 암기하고 있어야만 풀 수 있는 문제가 시험에 많이 출제되었습니다.
- Organizations and Human Resource Management: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는데, 수업 내용과 ppt를 잘 숙지하고 있으면 문제 없이 시험에서 통과할 수 있습니다.
- Security Valuation & Financial Statement Analysis: 3일간 진행된 intensive seminar로, 기업의 재무 데이터와 컨퍼런스 콜,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를 보며 교수님이 알려주신 방법으로 S&P 500 기업 중 하나를 골라서 분석하는 보고서를 제출하는 수업이었습니다. 교수님이 친절하게 하나하나 단계를 알려주시지만 수업 자체가 난이도가 있었고 스스로 분석하고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기에 따라가기 버겁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이론으로만 배우던 내용들을 실제로 적용하고 실질적인 내용을 다룰 수 있어 좋았던 수업이었고,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학우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정해진 양식에 맞춰 보고서를 제출만 하면 학점도 잘 주십니다!
- Investments and Asset Pricing: 투자론보다는 재무관리에 가까운 강의였습니다. 재무관리를 제대로 수강한 분들이라면 크게 어렵지 않은 내용이지만, 시험이 어렵게 나오는 편이기 때문에 교수님이 올려주시는 past exam 문제들로 연습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2) 기숙사:
만하임 대학교는 교환학생 및 재학생들에게 대체로 기숙사가 제공이 되는 편이며, 기숙사 한달 월세도 합리적입니다. 제가 대도시인 쾰른, 베를린, 뮌헨 등이 아닌 만하임에 있는 대학교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기숙사비는 기숙사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40만원~55만원 선입니다. 학교 내/ 혹은 학교와 아주 인접한 곳에 기숙사가 위치한 우리나라와 달리, 만하임 대학교의 기숙사들은 도시 곳곳에 퍼져 있습니다. 학교와 가까운 B7, G7, 하펜과 학교와는 거리가 좀 있지만 교환학생들이 많이 마무리는 울멘백이 대표적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울멘백에서 지냈는데, 5명이 같은 플랫을 쓰며 화장실, 샤워실, 주방을 공유하고 독립된 개인별 방을 사용합니다. 처음에는 공동 생활에 대한 걱정이 많았으나, 웬만한 원룸 크기 이상인 방을 혼자서 사용하다 보니 개인시간이 충분히 많았습니다. 또한, 교환학생 친구들이 많이 머무르는 기숙사이다 보니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의 플랫에 놀러가 같이 음식을 해먹고 카드놀이를 하는 등의 추억을 쌓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학교에서 admission letter을 받은 이후 기숙사를 직접 신청할 수 있습니다. 기숙사는 시간에 맞춰 신청 페이지가 열리며, 선착순으로 배정이 됩니다. 다만 저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B7을 1순위로 신청했으나 울멘백으로 배정이 되었고, 교환학생의 80프로가 울멘백, 나머지 20프로가 하펜으로 배정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각 기숙사마다 장단점이 명확한 편이기 때문에 잘 알아보시고 신청하는 걸 추천합니다.

또 한 가지 언급하고 싶은 것은 만하임 대학교의 활발한 기숙사 단기 임대입니다. 1학기 기준 만하임은 학기가 6월에 끝나고 기숙사는 6월 말까지만 제공되어서 저는 7월 초에 돌아오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는데, 4~5월부터 재학생들이 6~9월에 자신의 방을 단기임대할 학생들을 구하는 글들이 whatsapp 단체 챗방에 자주 올라옵니다. 학기 이후 여행을 더 하고 오고 싶으나 기숙사가 연장되지 않아 고민인 학우분들은 이런 문화를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 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여부
저는 교환교를 고를 때 만하임은 VISUM이라는 학생 자치 기관이 활발하게 교환학생들 간 교류활동을 개최해준다고 들어 만하임을 지원했으나, 생각보다 초반에만 반짝 열리고 학기 중후반으로 넘어가면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초반에 쑥스럽고 귀찮더라도 comfort zone을 벗어나서 이런저런 행사들에 많이 참여하시는 걸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습니다. VISUM에서 열어주는 행사는 각종 파티부터 시작해서 coffee chat, 하이델베르크 방문, 프랑크푸르트 여행 등 다양합니다. 다만 토종 한국인인 저는 술자리에서 통성명을 하고 대화를 하며 서로 알아가고 친해지는 것이 아닌, 음악이 틀어져 있고 서로 말 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 파티에서 인간 관계를 시작한다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coffee chat, café lingua 등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친구들과 실제로 대화를 나눠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에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만하임에서는 각종 스포츠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해주는데, 배구, 배드민턴 등 스포츠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도 친구들을 많이 만들 수 있었습니다. 또한, 외국인 친구를 사귈 때는 한국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보다도 보편적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더 적기 때문에 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대화를 하다 보면 쉽게 친해질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 어색하다고 친구 사귀는 것을 포기하기보다는 끊임없이 시도하고 도전 해보시길 바랍니다.

b) 물가, 기타 생활
예전에 비해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한국의 50~60% 수준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매우 싼 편입니다. 다만 외식 물가는 많이 비싸고, 비싼 비용을 지불한만큼 개인적으로 엄청 맛있진 않았기 때문에 대체로 밥을 해먹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는 토스트도 하나 제대로 못 구울 정도로 요리에 문외한이었으나, 독일에서는 자연스럽게 요리를 시작하며 다양한 요리들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인 간식, 공산품, 조미료 등은 가장 가깝고 저렴한 Netto에서 구매했고, 과일은 리들, 고기 등을 구매할 때는 가장 비싸지만 식재료 상태가 좋은 LEWE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또한, 네토 옆에 위치한 터키마켓은 닭과 야채(특히 파)의 품질이 우수해서 자주 이용했습니다. 생활에 필요한 물품은 Woolworth나 아마존을 많이 이용했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만하임은 국제처가 매우 친절한 편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때때로 날라오는 메일들을 잘 숙지하고 안내 사항을 따라하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파견국으로 출국하기 전 한국에서 만반의 준비를 해 두면 파견국에서의 생활이 윤택해질 수 있습니다. 웬만한 도시들에 아시안 마트가 있어 김치, 고추장, 고춧가루, 된장 등의 재료는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해서 가져갈 필요는 없으나, 저의 경우 떡볶이 분말, 쇠고기 다시다, 멸치 육수 팩과 멸치육수 캡슐을 들고 간 것이 아주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저도 원래는 요리를 하나도 할 줄 몰랐으나, 외식 물가가 매우 높은 데 비해 식재료 물가가 저렴한 유럽의 특성상, 그리고 시간이 많고 늘 한식을 그리워한다는(,,,) 교환학생의 특성상, 타국에 없을 법하지만 활용도가 좋은 식재료들을 챙겨가면 유용하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여행시, 기숙사 생활 시 슬리퍼가 종종 필요한데, 외국에서 파는 슬리퍼들은 보통 비싸고 무겁기 때문에 다이소에서 저렴하게 여러 켤레 구비해두시는 걸 추천합니다. 피크닉/ 바닷가에 놀러갈 때 활용도가 높은 돗자리, 호스텔을 이용하거나 기차로 이동할 때 유용한 자전거용 자물쇠, 자물쇠, 핸드폰 도난 방지 스트랩도 한국에서 사서 가면 좋습니다.

저는 교환학생으로 파견되기 직전 학기에 따로 독일어를 공부하지 못했으나, 독일어 학습지, 듀오링고, 혹은 학교에 개설된 언어 교양 수업을 듣고 온 친구들이 확실히 생활을 보다 수월하게 하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기본적인 인사말을 포함해 식당, 마트, 대중교통 등에서 사용하는 기초 회화 정도는 알아 두면 아주 유용합니다. 또한, 저는 서양 예술사나 건축사에 대해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온갖 유명하고 아름답다는 건축물과 미술 작품을 보아도 초반에는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여력이 된다면, 모교에서 서양 예술사, 문화, 건축사에 대한 교양을 듣거나 틈틈이 관련 서적을 읽어 둔다면 더욱 풍요로운 유럽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후에 여행지에서 루브르 박물관 투어, 바티칸 투어, 가우디 투어를 신청해서 들었는데, 확실히 보이는 게 많아지니 여행에 색채와 깊이를 더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5) 보험 및 비자
공보험만 인정해주는 학교도 있다고 들었으나, 만하임은 사보험도 인정해주기 때문에 비용 절감 차원에서 미리 사보험을 알아보고 준비해온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절차가 간소하고 보장 범위가 넓은 공보험을 택했고, 한달에 약 20만원 정도 보험료를 지불했습니다. 공보험 가입자는 가다실9가를 무료로 접종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혹시 아직 접종 받지 않은 분들은 미리 알아보고 계획을 세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보험은 만하임에 TK 담당자가 있기 때문에 공보험 담당자의 안내사항에 맞춰 따라하시면 됩니다.
독일은 쉥겐 조약국이라 90일까지 무비자 체류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미리 비자를 준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입국 후 residence permit을 받아야 하는데, 해당 서류들을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독일에서는 프린트 하나 하는 것조차 번거롭기 때문입니다. 저는 residence permit을 받기까지의 과정이 아주 험난했어서 관련된 팁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저는 2월 1일에 도착해서 9일에 안멜둥을 한 후, k7에서 나오는 길에 바로 residence permit 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신청서를 작성하고 1~2주 기다리면 이민청에서 안내 메일/문자가 올 것이고, 그에 맞춰 필요 서류들을 준비해서 가면 된다고 안내를 받았으나, 1달 반이 넘도록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이에 저는 Residence permit에 필요한 서류들을 모두 준비해서 3월 중순경 k7 앞 우체통에 제출했지만, 이로부터 또 한달이 지난 4월 중순까지도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5월 초면 무비자 체류가 가능한 시기가 지나기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져 담당자에게 메일 전화를 시도했으나 끝내 받지 않아, 결국 담당자를 찾아 k7으로 갔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나라 주민센터와 달리 K7은 방문 시 반드시 테어민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저는 residence permit 테어민을 잡기 위해 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따로 테어민을 잡을 방법이 없어서 이민청이 테어민 없이 여는 수요일 오전7시에 이민청 앞에 줄 서서 담당자를 만났고, 이 기나긴 과정 끝에 residence permit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의 경험에서 보여주듯, 외국 생활에 있어서는 능동적이고 단호한 태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가만히 기다린다고 아무도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며, 또한 완곡한 말투로 말한다 해서 제가 가진 문제들을 바로 이해하고 파악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생소하고 막막하겠지만, 하나하나 차근차근 주도적으로 해결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외국에서도 척척 생활을 해나가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6) 파견교 소개
만하임 대학교는 독일 중서부 지방인 만하임 시에 위치해 있는 국립 대학교로, 경제학 경영학 및 사회과학 분야에서 수준 높은 연구 및 교육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해당 분야들에서 독일 1위 대학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을 정도로 명망이 높은 학교입니다.
만하임 대학교는 도서관이 총 5개 있는데, 저는 이 중 법대 도서관과 경영대 도서관을 자주 이용했습니다. 만하임대 학생들이 학구열이 높을 뿐만 아니라 만하임 내에 따로 공부할 공간이 없다 보니 시험 한달 전부터 되면 도서관에 자리를 얻기 아주 힘듭니다. 저도 시험 2주 전부터 오전 7시반에 도서관 앞에 줄을 서는 ‘도서관 오픈 런’에 동참했던 기억이 납니다. 5개 도서관 모두 오전8시~오전12시까지 개방하며 도서관마다 좌석 수나 시설물의 차이가 큰 편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환기가 안되어 아주 더운 편이었던 A3 도서관은 크게 인기가 없었습니다.
앞에서도 소개드렸지만 학기 초에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파티, meet up, field trip 등이 활발하게 열리는 편이라 이를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7) 기타 여행 관련 사항
5개월간 독일에 머물며 제가 여행을 다녔던 국가들은 독일, 프랑스, 영국,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스페인, 이탈리아로 총 8개국입니다. 이 중 제가 가장 행복하게 여행했던 도시들은 독일의 베를린, 프랑스 파리와 니스,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세비야입니다. 가장 물가가 비쌌던 도시는 런던과 파리였는데, 이렇게 외식 물가가 높은 도시에 방문할 때는 식사가 제공하는 한인 민박을 이용하며 여행 경비를 아끼고자 했습니다. 교환학생을 다니다 보면 쉴새없이 여행을 다니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는 보통 Omio로 만하임에서 해당 국가/도시까지 갈 수 있는 경로를 살펴본 뒤 Kiwi, Ryanair, Skyscanner 등으로 최저가를 살펴보았습니다. 숙소는 airbnb, hostelworld, booking.com 등을 이용했고, 여러 명이 함께 여행하며 정산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친한 선배에게 추천 받은 splitwise라는 어플을 아주 잘 활용했습니다. DB, Ryanair, flixbus는 자주 이용하게 되기 때문에 어플을 깔아 두는 걸 추천하고, 유럽여행 중 기차/버스/항공기의 지연, 연착, 취소는 아주 흔하게 발생하므로 이동하는 당일에는 많은 계획을 세워 두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교환학생 생활 초반에는 초단위로 정확하게 도착하는 한국에 익숙해져 있다가, 밥 먹듯 30분은 지연되는 독일 기차에 자주 당혹스러움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는 기차에 타고 있다가 철로에 문제가 생겨 내리라는 안내방송을 들어도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유럽 생활에 능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학기 초반에 2~3달 뒤에 갈 모든 여행 계획을 세워놓고 예약을 해 두면 후에 변경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부활절/ 옥토버페스트/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여행 한달 전에만 예약해 두어도 충분합니다. 저는 5월 초에 친구들과 일주일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가기로 하고 2월에 모든 예약을 마쳤으나, 3월말에 스페인 남부에 가고 싶어져 항공 및 숙소편을 변경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비용절감 차원에서 늘 저가 숙소/ 저가 항공의 저렴한 옵션을 이용하면 취소/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바르셀로나 여행에 대한 비용은 매몰 비용으로 생각하고 완전히 새롭게 스페인 남부 여행을 위한 교통편, 항공편을 예약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꽤나 큰 돈을 잃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힘들게, 혼자서 방문한 스페인 남부의 그라나다와 세비야는 너무도 아름답고 황홀했습니다. 특히 세비야에서는 파티, meet up 등을 자주 주최해주는 호스텔에서 묵었는데, 여기서 만난 슬로베니아, 영국인 친구들과 많이 친해져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늘 한국인 교환학생들과 여행을 다니며 ‘관광’만을 위한 여행을 하는 거 같아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많이 느꼈었는데, 세비야와 그라나다에서는 완전히 혼자가 되어 돌아다니며 공원에서 휴식하기도 하고, 기존의 친구들과 함께였다면 결코 대화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다국적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제가 알던 삶의 방식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여유롭고 느긋하며 풍요로운 세비야 곳곳의 도시 광경에 감탄하고, 3일 내내 스페인 광장에서 플라멩고 버스킹을 바라보며 일몰을 기다렸던 순간은 빛나는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은 비수기 기준 3주~한달 전에 예약을 해둬야 원하는 날짜/시간대에 관람할 수 있는데, 저는 이 사실을 그라나다 방문 3일 전에 알게 되어 3일 전부터 2시간 단위로 홈페이지를 새로고침하며 기다린 결과 취소석을 얻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알함브라 궁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루브르/오르세 박물관 등 대표적인 관광지들은 여행이 확정된 순간 예약을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7) 맺음말
‘밖으로는 넓어지고, 안으로는 깊어진다.’ 제가 한 학기간의 교환학생 생활을 시작하기 전 스스로 정해 두었던 목표입니다. 교환학생이라는 것이 시간적, 경제적 비용이 큰 선택인만큼 스스로 무언가 얻어와야 한다,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이 교환 생활 내내 있었고, 이렇게 큰 비용을 들여서 독일까지 갔음에도 생각보다 즐기지 못하고 생각보다 성장하지 못했다는 마음이 들어 괴롭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11월을 맞이하며 2월부터 7월까지의 유럽에서의 생활을 돌아보는 현 시점에서는, 저에게 교환학생은 성장을 위한 양분이었다고 반추할 수 있습니다. 6개월 동안 독일에서 지내며 얻은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한 뼘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한 학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만하임 대학교에서, 스페인 여행을 하다가 묵게 된 호스텔에서, 쾰른행 기차에서, 독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뮌헨의 비어 가든에서 만난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제가 살아온 세상이, 제가 생각해온 삶의 방향과 경로가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꼭 순간 순간 행복해야 하고 알차야 하며 넓어져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엄청난 성장이나 인생 경험을 얻지 않더라도 교환 학생 생활이 인생의 빛나는 한페이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알차고 충만한 순간들은 조각 조각 찾아오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그 순간들을 온전히 맞이하고 받아들이는 교환 학생 생활이 되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