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안녕하세요. 2022-1학기에 싱가포르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로 파견된 한나현입니다. 파견 전에 읽었던 다른 수기들에서 보지 못한 내용들 위주로 많이 적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안내 메일에 첨부되어 있는 application portal 링크에서 수강 희망 과목을 기한 내에 담아 놓고 추후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Nusmods 사이트에서 시간표를 짜거나 module 설명을 볼 수 있고, module에 대한 정보를 더 얻고 싶으면 LumiNUS 사이트에서 검색해 보시면 됩니다. 처음 과목을 넣을 때 8개까지 넣을 수 있는데 저는 듣고 싶은 과목이 그렇게 많지 않고 offer를 받기 위한 최소 조건인 세 과목은 당연히 들어갈 것이라 생각해 6개만 넣었습니다 그런데… 꼭 8개 넣으셔야 합니다. 세 과목이 안 들어가서 수강신청 Round 2까지 넘어가면서 기숙사 신청도 밀리고 고생했습니다… 다행히 Round 2에선 성공적으로 들어가서 offer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 Strategic Management (BSP3701B)
경영전략(전공필수)으로 학점인정 받은 과목입니다. 생소한 방식의 수업이라 힘들었던 과목이기도 합니다. 수업이 경영전략 이론에 대한 교수님의 간단한 설명 후 대부분의 시간이 학생들의 발표로 이루어지는데, 기업의 전략을 분석하면서 교수님이 질문을 던지시면 자율적으로 손을 들어 답변을 하는 방식입니다. 질문은 케이스에 이미 나와 있는 내용, 즉 답이 있는 것일 수도, 아니면 나의 의견을 묻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의미 있는 내용을 영어로 잘 정리해 모든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일이 생각보다 힘들어서 매 수업마다 쩔쩔맸던 기억이 나네요…^^ 교수님께서 깐깐하셔도 강의력 좋으시고 배우는 것도 많은 수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팀플, 수업 참여도, 개인 과제로 평가됩니다. 수업 전에 10페이지 내외의 케이스를 읽어 가야 합니다.
- Statistical Computing and Programming (ST2137)
저는 통계학과를 이중전공 중이라 통계학과 수업을 한 개 들었습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개인과제로 평가되며, 교수님도 매우 친절하시고 R, 파이썬, SAS를 모두 배울 수 있어서 좋은 과목이었습니다. 다만 내용이 많아서 시험을 소화하려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tutorial이 있는 과목이었는데, 복습용 문제지를 풀어 보고 해설 강의 동영상을 시청하면 되는 식이었습니다.
- Spanish 1 (LAS1201)
스페인어를 기초부터 배우는 과목입니다. 처음 배우는 사람을 위한 강의라 초반에는 쉽지만 갈수록 진도에 속도가 붙어서 수업에 집중하지 않으면 힘들 수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수업 중에 한 명씩 돌아가며 질문을 계속 하셔서 집중을 할 수밖에 없긴 합니다. 또 Breakout Room을 매 수업마다 진행하십니다. 팀플, 수업 참여, 중간 퀴즈, 기말 퀴즈, 기말 oral test로 평가됩니다. 팀플도 재미있게 하고 큰 부담 없이 괜찮았던 과목입니다.
- World Music Ensemble (MUA3219)
음악과 관련된 교양 과목을 듣고 싶어서 찾다가 들어가게 된 과목인데, 말레이와 발리의 전통 음악을 연주하는 수업입니다. 전통 악기들의 연주법을 배우고 파트를 분담해 학기동안 대여섯 곡을 연습합니다. 그리고 기말에 음대 건물 안에서 공연을 하는데, 이 공연이 기말고사와 같습니다. 거기에 공연 후 제출하는 reflective 에세이로 학기가 마무리됩니다. 과제도 시험도 없고 소수 학생들과 도란도란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수업이라 부담 없이 아주 즐겁게 수강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정말정말 즐겁게 들으실 수업입니다. 갈 일이 없는 음대를 일주일에 두 번씩 드나들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2) 기숙사:
a) 교환교로부터의 기숙사 정보안내부터 신청 절차까지의 내용
안내 메일에 따라 기숙사 신청 포털에서 교내 기숙사 신청을 진행합니다. (저는 수강신청 실패 때문에 Round 2 기간에 신청했습니다.) 이 때는 PGPR과Utown Residence 중 어느 것을 1순위로 해야 좋을지 고민했었는데, 부질없는 것으로 느껴질 만큼 학기가 끝날 때까지 on-campus 기숙사를 배정받지 못했답니다.. 첫 배정 실패 후에 appeal을 두 차례 넣었는데도 모두 실패하여 외부 기숙사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외부 숙소를 구한 후에도 이메일과 NUS Hostel Admission Services 사이트 ‘Ask a question’ 탭을 통해 여러 번 appeal을 넣었으나 한 번도 offer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Ask a question 탭을 통해 교내에서 기숙사를 옮기거나 off-campus에서 on-campus 기숙사로 옮긴 친구들이 꽤 있으니 참고하세요!
b) 외부 숙소 정보
Nus High Boarding School, MDIS, ACS, NYGBS, HCIBS라는 사설 기숙사들에 이메일로 문의를 넣었는데 그 중 Nus High Boarding School만available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Yo:HA라는 기숙사도 옵션에 있었는데 학교로부터 거리가 꽤 멀고 기숙사비도 비싸서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Nus High는 NUS의 UTown으로부터 도보 7분 거리 정도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기숙사입니다. 고등학교에 딸려 있는 곳이라 고등학생부터 NUS 학생, 교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묵는 듯했습니다. NUS 교환학생도 많이 봤지만 한국인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습니다.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싶었던 저에겐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방은 칸막이가 없는 2인실이었고, 옆 방과 화장실을 공유하는데 문이 따로 없고 뚫려 있는 구조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시설이 낡고 별로 좋지 않지만(방에 개미 나옵니다..) 한 학기동안 살기에는 나쁘지 않은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좋았던 점은 먼저 직원 분들이 좋으시다는 것이었습니다. 행정처리도 친절하게 잘 해주시고, 기숙사도 깨끗하게 관리해 주시며, 특히 코로나로 자가격리하던 때에 너무 잘 챙겨 주셔서 감동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두번째로 생각보다 기숙사 안에 있는 것이 많았습니다. 캔틴(학생식당)에서 3달러 정도로 식사를 할 수 있고(포장도 가능, 맛있음..), 점심시간엔 매점도 열리며, 프린터, 음악실 등 멀리 갈 필요가 없었던 일들이 많았습니다. 세 번째로 비용이 저렴합니다. 주 단위로 계산해 S$100/주 였는데, 외부 기숙사로서는 매우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네 번째이지만 가장 좋았던 점은 학교로부터의 거리였습니다. 유타운과 가깝다는 것이 모든 불만을 상쇄해 주더라구요..
아주 쾌적하거나 좋지는 않지만 혹시 저처럼 on-campus 기숙사를 구하지 못하신 분이 있다면 off-campus housing 옵션으로 저는 Nus High Boarding School 추천드립니다!
3)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 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여부
KCIG라는 한국문화 동아리에서 진행하는 buddy program과 NUS Peer Advising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KCIG는 일대일이 아니라 그룹으로 매칭해주었던 것 같고 NUS Peer Advising은 nus 학생 한 명에 교환학생 여러 명이 매칭되는 듯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많이 친해지진 않았는데, 프로그램 자체는 잘 되어 있었습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코로나로 인해 교우회 활동은 몇 년간 끊겨 있었다고 하는데, 경영대 교환학생 중 한 분이 교우회장님과 개인적으로 연락이 닿아서 모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교우회장님 너무 좋으신 분이고 좋은 시간 선물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c) 물가
다른 물품들은 한국과 크게 다르다고 느끼지 않았는데 외식비와 술 가격이 꽤나 비쌉니다. 그래도 교내 식당에서는 4-5달러정도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고 또 식당이 많으니 최대한으로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d) 결제 수단
저는 현지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 현금, 체크카드, 신용카드, 이지링크 및 넷츠 플래시페이 카드(대중교통과 기타 결제용, 편의점과 MRT 역에서 구매 가능)를 사용했습니다. 생활하는 데 지장은 없었으나 인터넷 결제 등에서 가끔 카드 결제에 오류가 나는 경우가 있고 이지링크/넷츠를 수시로 충전해야 하는 것, 현금 인출 시 매번 지불하는 적지 않은 수수료 등을 생각하면 현지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학교에서 오는 이메일에 써 있는 안내사항을 잘 따라가면 문제없이 준비할 수 있습니다. 크게 STP(Student’s Pass) 발급 신청, Registration Pt.1, nusnet 비밀번호 변경하기, 코로나 방역 관련 출입국 조건 충족(VTP 신청 등)이 출국 전 준비 사항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외국어 과목을 수강할 예정이시라면 placement test도 쳐야 합니다.
5) 보험 및 비자
NUS에 등록이 되면 자동으로 가입되는 보험이 있다고 들었는데, 저는 VTL(Vaccinated Travel Lane) 요구사항 때문에 불안해서 따로 보험을 들었습니다.
비자, 즉 STP 같은 경우에는 한국에서 발급받아갈 수 있는 게 아니라 IPA letter(In-Principle Approval)를 임시비자처럼 발급받아서 싱가포르에 입국한 뒤ICA(Immigration and Checkpoints Authority)에 찾아가서 나머지 절차들을 완료한 후 신분증 카드 형태로 받는 것이었습니다. ICA에 가지 않고 NUS에서 단체로 발급받아서 나눠주는 방식도 있었는데 저는 일찍 받고 싶어서 약속을 잡아 직접 갔습니다. 한국에서 신청하는 과정에서 각 단계마다 처리되는 데 몇 일씩 걸리기 때문에 미리미리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6) 파견교 소개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는 세계 대학 순위 최상위권을 자랑하는 명문 대학입니다. 명성에 걸맞게, 그리고 기대했던 것보다도 더 좋은 곳이었어서 캠퍼스 안에만 있어도 행복했습니다. 캠퍼스가 정말 넓고 그 안에 다양하고 좋은 시설이 즐비해 있어서 더 많이 이용해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식당, 카페, 인피니티 풀, 스포츠용 수영장, 암벽 등반 시설, 학습 공간, 그리고 푸릇푸릇한 조경까지 저에게는 최고의 캠퍼스였습니다. 교수님들도 훌륭하시고 재학생들도 학구열이 높아 공부하기에도 좋은 환경입니다. 또 교환학생의 수가 많아서 친구를 사귀기도 쉽습니다.
싱가포르라는 나라 자체도 교환 학생으로 가기에 아주 좋은 곳이라고 느꼈습니다. NUS의 장점들이 싱가포르의 장점들을 압축해 놓은 느낌인데, 인프라가 훌륭하고 안전하며 환경이 아름다운 데다가 문화적으로는 한국과 크게 차이가 있지 않아 생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인종차별은 커녕 싱가포르 사람들은 한국인을 굉장히 좋아해주어서 ‘싱글리쉬’를 알아 듣기 힘든 것 외에는 인종 차이 때문에 힘들 일이 없었습니다. 또 작은 도시국가이긴 하지만 한 학기동안 관광해도 모자랄 만큼 아름다운 장소가 가득했던 곳입니다.
NUS로 교환 희망하시는 분들 모두 안전하고 건강하게 다녀오셔서 행복한 추억들 많이 많이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워드 파일에 첨부된 이메일로 언제든지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7) 그 외 팁들
싱가포르에 입국해서 싱가포르 유심 칩(심카드)을 구매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그랩이나 데이터 충전 앱 등에서 결제 수단으로 카드를 등록할 때를 비롯해 한국 번호로 인증문자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심카드를 갈아 끼우기에는 번거롭고 작동이 잘 되지 않을 때도 있으니까 공기계를 한 개 챙겨 가서 한국 유심을 끼워 문자 수신용으로 쓰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저는 이 방법을 생각지 못해서 애를 먹었었는데 친구가 사용한 방법이라 알려드립니다!
또 학기가 끝날 때 즈음에 짐도 늘어나고 기후가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고 싶으신 분들께 한국으로 짐을 부쳐서 캐리어를 넉넉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인 교환학생들 거의 모두가 이용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Qoo10’이라는 온라인 쇼핑몰에 해외 배송 서비스가 있어서 배송 받는 사람의 개인통관고유부호만 있으면 합리적인 가격에 짐을 보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단 상자는 직접 구해야 합니다.
한나현 email: nh526@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