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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China] Renmin University of China 2017-2 최민철

2018.03.13 Views 2116 경영대학

안녕하세요. 2017년도 2학기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인민대학교로 한 학기동안 교환학생을 다녀온 최민철입니다. 4학년이라는 늦은 시기에 교환학생을 가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다녀온 뒤 돌이켜보니 교환학생에서 보낸 한 학기는 제 인생에 있어서 참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왜 중국을 갔는가
2015 2학기, IT 경영전략학회를 시작했습니다. 1년간 다양한 IT 관련 케이스 스터디를 하면서 사실 가장 놀랐던  '중국'이란 존재였습니다. 미국에 구글과 애플이 있다면 중국엔 BAT 대변되는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 있고, 또한 지금 순간에도 수많은 혁신 기업들이 세상에 쏟아져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늦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중국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앞으로 어떤 산업분야에 종사하든 중국과의 접점은 반드시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그렇게 중국에 대해 조금씩 공부하기 시작했고, 지난 학기에는 교환학생으로 베이징에 학기동안 있으면서 있는 그대로의 중국을 경험할 있었습니다.
 
베이징에 갔는가
베이징에서 교환학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베이징은 중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축소판과 같은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베이징은 이화원, 만리장성 등 중국의 '과거'를 대표하는 여행지들이 정말 많을 뿐 아니라 최신 IT 인프라, 신흥 부촌 등 중국의 '현재'를 경험할 기회 또한 많습니다. 더 나아가 중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명문대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왜 인민대학교에 갔는가
베이징에는 중국을 대표하는 명문 대학교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인민대학교(人民大)는 북경대, 칭화대에 이어 손꼽히는 명문 대학교입니다. 실사구시를 모토로 하는 인민대학교는 특히 인문사회과학 분야에 특화되어 있다고 하는데, 특히 상학원(경영학과, 인적관리, 재무학과 등)은 중국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2015년 중국 국제 뉴스 매체 환추시보에 따르면 중국 고등학생들의 인기도에 따라 선정된 10대 명문대학에서 인민대학교는 북경대, 칭화대에 이어 3위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학교는 베이징시 하이디엔구 중관촌(北京市 海淀區 中關村)에 위치해 있습니다(북경 3환~4환 사이). 지하철 4호선 인민대학역(人民大)이 동문 근처에 있기 때문에 베이징 시내 어디든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덕분에 평일이나 주말 언제든 베이징 곳곳을 여행 다닐 수 있었고 다른 도시로 이동을 할 때에도 지하철로 쉽게 기차역이나 공항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는 고려대학교가 건축비를 지원해줘서 만든 고려회관(国际文化交流中心, G-building)이란 곳에서 지냈습니다. 개인 화장실, TV 및 에어컨이 있는 1인 1실이었습니다. 화장실 청소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 해줘 매우 편했습니다. 건물 지하에 슈퍼도 있어서 언제든 쉽게 필요한 것들을 살 수 있었습니다. 식당도 근처에 많이 있기 때문에 점심이나 저녁도 사 먹기도 편했습니다.
 
교환학생 생활 동안 인민대를 다니는 중국인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었습니다. 경영 수업을 다섯 과목 수강했는데 모든 수업에 팀플이 있었기 때문에 중국인 친구들과 같이 발표나 레포트를 준비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습니다. 학교 차원에서 맺어준 버디도 두 명 있었습니다. 먼저, 경영대에서 매칭해준 버디로 출국하기 전부터 이메일로 교류를 시작했던 버디가 있었고, 인민대학교에 도착한 첫째 주 오리엔테이션 날 본교 차원에서 운영하는 IDEA라는 버디 동아리에서 매칭해준 중국인 버디도 있었습니다. 한 명은 안후이성 출신의 친구였고 4학년이었기 때문에 취업 준비로 바빴음에도 여러 점에서 제가 학교에 적응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다른 친구는 칭다오 출신의 독일어과 친구였는데 한국을 좋아하고 무척이나 순수한 친구였습니다. 대체로 인민대학교에서 사귀는 중국인 친구들 모두 한국에 우호적이고 관심이 많았습니다.
 
여행 관련
교환학생 기간동안,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자주 여행표를 끊고 떠났습니다. 돌이켜보면 여행만큼 직접 중국인들과 부딪혀가며 현지 중국인들의 실제 삶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습니다.
4개월 남짓의 기간동안 베이징 제외 총 열 두 도시를 여행했습니다. 평균 시속 300km의 고속철()을 타고 베이징에서 꼬박 5시간 달려 항저우에 도착하기도 했고, 이름도 생소한 국영 저가항공사인 중국연합항공의 비행기를 타고 혼자 운남성으로 가기도 했습니다. 고개를 젖혀 물을 마시는 것조차 어려운 3층 침대 칸에 누워 지샌 밤도 많았습니다. 여행지 내에서는 오포, 모바이크 등의 공유자전거,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滴滴出行), 심지어 덜컹덜컹 흔들리는 툭툭이(삼륜차)까지, 웬만한 이동수단은 다 이용해보며 전역을 여행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곳을 여행하면서 한 나라 안에 정말이지 다양한 색깔을 가진 도시들, 또 그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뿜어내는 역동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잠재력이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클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보통 호텔을 예약할 때 씨트립을 사용했습니다. 씨트립이 특히 좋은 건 중문판 뿐 아니라 한글판 사이트도 있다는 점입니다중국어 초보자의 경우 두 사이트를 동시에 보고 비교할 수 있어 중국어로 인한 실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씨트립으로 호텔 예약 시 가장 주의해야 할 점 중 하나는 内宾(내빈)이라고 적힌 곳은 절대 예약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内宾(내빈)은 중국인들만 묵을 수 있는 특정 방 혹은 숙소 전체를 의미합니다따라서 외국인인 저희는 内宾에 묵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이를 꼼꼼히 확인하지 않고 예약한 뒤 나중에 호텔에 도착해서 외국인은 묵을 수 없다는 통보를 들었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기 때문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둘째로 주의해야 할 점은 현장결제와 관련된 부분입니다보통 호텔을 예약하게 되면 현장결제(인터넷으로 예약만 하고 결제는 호텔에 직접 가서 하는 것혹은 바로 인터넷 결제(바로 돈이 빠져나가는 것)를 하게 됩니다그런데 현장결제의 경우가끔 이중 부킹의 사례가 발생해 자신보다 나중에 예약했어도 먼저 돈을 지불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우선권이 가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고 합니다저는 대부분 인터넷 결제를 했고 딱 한번 항저우의 이비스 호텔에서 현장결제를 한 적이 있는데 다행히도 그 호텔에선 별 탈 없이 현장결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어떤 호텔을 가야할 지 고민된다면그리고 일행이 2인 이상이라면한팅(등 체인점 형식의 중급 호텔을 추천 드립니다베이징, 황산 등 중국 내 다양한 지역에서 한팅 호텔을 이용해봤는데 대부분 평균 이상의 평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게스트하우스에 비해 훨씬 깨끗하고 쾌적하면서도 일반 호텔들에 비해 훨씬 저렴합니다요금은 300~500위안 정도입니다.
 
 
날씨 관련
베이징은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를 보이는 도시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을 갖고 있지만, 여름엔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덥고 건조하며 겨울엔 더 춥고 건조하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또한 많은 분들께서 미세먼지를 걱정하실 텐데요. 사실 저는 한국에서 지낼 때 그렇게 미세먼지에 민감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베이징에서는 공기가 안 좋다는 것이 육안으로 바로 확인될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한 날들이 가끔 있었습니다. 밖에 오래 있다 보면 목이 칼칼한 느낌이 바로 들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항상 외출하기 전에 어플을 미리 확인하고 미세먼지 수준이 100 마이크로그램 이상일 때에는 꼭 마스크를 착용했습니다. 미세먼지 정도를 확인하는 어플로는 墨迹空,全气质量를 종종 사용했습니다.
 
마스크는 타오바오에서 판매량과 리뷰들을 읽어본 뒤 구매했습니다. 제가 구매한 마스크는 N95였는데, 95% 입자 필터링 능력을 갖춘 마스크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걱정했던 것보다는 미세먼지 없이 맑은 날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알고 보니 2017년 3월부터 베이징 일대에는 정부 차원에서 전면적인 미세먼지 대책이 실시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분의 마스크를 챙겨 가시거나 중국 내에서 구입을 하시고 미세먼지가 심하실 때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수업 정보
제가 들은 과목은 Cross-cultural management(2), Marketing Research for Management(2), Strategic management(3), Principle of Management(3), Corporate Governance(2) 등 경영 전공 수업 다섯 과목으로, 총 12학점을 수강했습니다. 인민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수업들은 2학점짜리 수업들이 비교적 많습니다. 고려대와 인민대 간 이수학점 인정 변환 비율은 1:1입니다. 수강신청 방식은 인민대의 경영대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는 방식이었습니다. 
 
1. Marketing Research for Management: 2학점. Zhang Zelin 교수님.
중간고사, 3번의 팀 발표, 2번의 마케팅조사보고서가 있었습니다. 교수님의 영어 전달력 및 강의력이 좋고 학생들을 배려하며 강의를 진행하십니다. 저는 3명의 중국인들과 한 팀이 되어서 프레젠테이션 및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주제 자체도 내가 제시했던 중국의 ‘신유통’과 관련한 ‘무인편의점’이라는 주제로 진행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2. Cross-cultural Management 2학점. Tan Wenru 교수님.
개인적으로 학업적인 부담이 가장 적은 수업이었습니다. 수업의 내용은 국제경영과 비슷한 부분이 꽤 있습니다. 다양한 국적의 교환학생 친구들과 함께 그들의 문화적 시선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을 수 있었던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한번의 팀플 발표와 파이널 보고서 작성, 그리고 기말고사가 있습니다. 교수님의 강의력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지만, 널널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합니다.
 
3. Strategic management 3학점. Majid Ghorbani 교수님.
유일하게 수강할 수 있었던 전공필수 과목이었습니다. ‘경영 전략’ 수업답게 수업 시간 내에서도 여러 번 수업 내용과 관련된 팀플을 할 뿐 아니라 ‘애플의 중국 신사업 기획’과 관련한 그룹 프로젝트 발표 및 보고서 제출이 있어 시간 투자가 좀 필요한 과목입니다. 중간고사는 객관식 오지선다형 문제로 보고 기말고사는 컴퓨터실에 들어가 주어진 케이스를 토대로 다양한 경영전략 관련 문제를 푸는 형식이었습니다. 다른 과목들에 비해 인풋을 좀 더 들여야 하는 과목입니다.  
 
4. Principle of Management 3학점. Jin Jing 교수님.
과목명만 보면 ‘경영학의 이해’로 오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경영 전략 수업에 더 가깝습니다. 이번 학기에 처음 가르치시는 교수님의 수업을 신기하게도 경영대 신입생 친구들과 함께 들었는데, 신입생이 듣기에는 난이도가 좀 있는 편이었습니다. 3학점답게 거의 매주 다양한 프로젝트가 주어졌습니다. 일례로 Gumball Challenge라고 해서 껌과 200위안을 각 팀이 부여 받고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최대한의 ROI를 만들어오라는 과제가 주어지기도 했습니다. 여러 번의 그룹 과제와 개인 과제 1번, 그리고 마지막 날에 기말고사가 있습니다. ‘경영 전략’ 수업만으로는 부족하다 싶은 분들께 이 수업을 추천 드립니다.
 
5. Corporate Governance 2학점. Stuart McDonald 교수님.
호주 출신 교수님이 진행한 수업인데, 교수님의 엄청난 동굴식 저음 목소리와 호주 특유의 영어 발음이 합쳐져 아무리 교수님의 말씀을 주의 깊게 들어도 놓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수업 자체도 과목명답게 ‘기업지배구조’ 관련 내용을 배우긴 했지만 체계가 많이 부족한 편이라 수업이 끝나가는 12월 초에조차 정확히 어떤 방향성의 수업인지 맥을 잡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두 번의 발표와 약 세 번의 개인 과제가 있었습니다.
 
정리하며
교환학생은 갈 수 있다면 꼭 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또한 나날이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중국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절대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텍스트 속에서만 경험했던 중국을, 직접 부딪혀가며 겪어볼 수 있었던 한 학기 동안의 시간은 저에게 값으로 따질 수 없습니다. 드넓은 중국 땅에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면서, 좁았던 저의 시야가 조금이나마 트이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중국이라는 나라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라도 관련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조금도 망설이지 마시고 mitchum0321@naver.com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