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교환학생 체험수기
홍콩이공대학(PolyU)
2011120054
경영학과
김주호
저는 2016년 1학기 동안 홍콩 소재의 홍콩이공대학 (Hong Kong Polytechnic University)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했던 경영학과 11학번 김주호입니다. 2016년도 1월부터 5월까지의 짧은 기간 동안 홍콩이공대학에서 수학했지만, 그 곳에서 보고 느끼고 체험한 것은 결코 적지 않았습니다. 이번 수기를 통해 한 학기 동안 홍콩이공대학과 홍콩에서 겪었던 여러 가지 일들과, 홍콩이공대학의 교환학생 생활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처음 교환학생을 가겠다고 결심했을 때, 한국에서 너무 멀고 물가가 비싼 서유럽보다는, 문화적으로 친숙하고 거리도 가까운 아시아 지역의 국가에서 교환학생 학기를 보내고자 하였습니다. 그래서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는 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을 살펴본 결과, 영어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 의사소통이 편하고, 학생들의 학구열이 높고 치안이 안정되어있는 홍콩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홍콩의 유명한 대학으로는 홍콩시립대학(HKU)이나 홍콩과학기술대학(HKUST) 정도가 있겠지만, 두 학교를 이미 교환학생으로 체험하고 오신 분들의 경험담을 들으니 학교가 너무 외진 곳에 떨어져 있고 학생들의 성적에 대한 갈망이 살벌할 정도라고 하여, 대안이 될 수 있는 학교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카우룽 반도의 홍함 지역에 있는 홍콩이공대학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 지역은 홍콩 반도지역에서 가장 번화한 침사추이(TST)역에서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우며, 반대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두 MTR 노선의 종착역으로 거주인구와 편의시설이 밀집된 구역이라 도심으로 나가기도 편할 뿐더러 원하는 제품이나 음식을 사는 데에도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게다가 기숙사 또한 교환학생의 경우 100퍼센트 학교에서 운영하는 저렴한 기숙사에서 묵게 해 주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홍콩이공대학을 파견교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홍콩의 대학에 지원할 때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홍콩과학기술대학 (HKUST)와 혼동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홍콩이공대학은 과기대와는 다른 학교이며, 현지 학생들과 주민들은 이공대를 부를 때 영어 이름을 따서 PolyU라고 부르는 편입니다. 제가 홍콩이공대학에 지원했을 때엔 최초 파견자였기 때문에 비자 준비나 기숙사 신청이 잘못되진 않을까 많이 걱정했었지만, 이미 해당 대학에 꾸준히 교환학생을 보냈던 타 대학생들의 수기도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홍콩이공대학의 교환학생 업무를 책임지는 IAO 담당자 분들이 무얼 물어보던 메일로 신속하고 친절하게 대답해 주셔서 출국 전의 불안감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비자신청은 몇몇 다른 파견교들 처럼 학생이 직접 서류를 가지고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신청하는 형식이 아닙니다. 홍콩이공대학의 IAO 담당자에게 국제우편으로 파견교에서 요청하는 서류들을 보내면, IAO에서 일괄적으로 홍콩에 있는 홍콩이민국에 비자를 신청하여 승인이 될 시에 해당 비자를 국제우편을 통해 한국에 있는 교환학생에게 보내주는 형식이라 비자 문제로 대사관에 갈 필요가 없어서 편합니다. 그 외에 비자를 받기 위한 인터뷰 등은 일절 없으며, 출국 전에 기숙사 신청과 수강신청 또한 온라인으로 한국에서 진행되므로 출국 전 준비가 상당히 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출국 전에 홍콩에서의 학교생활을 도와줄 학생인 "버디"의 메일주소를 IAO에서 알려주므로, 출국 전에 미리 버디학생에게 연락을 하면 공항에서 마중을 나와주거나 학교,기숙사 주변의 편의시설을 친절하게 알려주어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같이 교환학생 생활을 했던 학생들의 경우 운이 나쁜 경우엔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버디들은 각자 2~3명의 교환학생을 도맡아 외국에서 온 학생들의 적응을 최선을 다해 도와줬습니다. 제 버디는 PolyU에 다니고 있는 대만 학생이었는데, 홍콩에 도착한 첫 날부터 공항에서 픽업을 와서 기숙사 생활에 꼭 필요한 침구류 등을 구입해 주고, 나중엔 학교의 다른 대만인 학생들을 소개시켜 주는 등 학교생활 및 PolyU학생들과의 교류에 학기 내내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홍콩이공대학의 기숙사는 규모가 상당히 큰데, 2인 1실로 교환학생과 현지 학생들이 섞여서 살고 있습니다. PolyU는 외국에서 교환학생을 정말 많이 받는 편이라, 세계 각국에서 온 다양한 학생들과 수업을 듣고 기숙사에서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한국에서 기숙사 신청을 할 시에 룸메이트를 현지학생으로 할지, 한국인 교환학생으로 할지, 아니면 제3국의 교환학생으로 할 지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받게 됩니다. 전 기왕이면 외국 학생들과 교류를 늘려보자는 취지에서 제3국 교환학생인 미국 학생과 방을 같이 썼고, 처음의 걱정과는 달리 룸메이트와 5개월간 서로 배려하면서 아무 트러블 없이 사이 좋게 지냈습니다. 다른 20명 남짓 되었던 한국 교환학생들 또한 현지 학생들과 타국 교환학생들과 큰 마찰 없이 지낸 편입니다. 나중엔 타국 교환학생들을 기숙사에 초대해서 한국 요리를 해주거나 같이 게임을 하는 등 즐겁게 교류하면서 지냈습니다. 일반 학생이나 교환학생 할 것 없이 거의 전교생이 기숙사를 이용하는 만큼, 기숙사 내 자치활동이 발전된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숙사는 총 20층 건물에 2층씩 묶어서 하나의 학생 자치회를 결성하는데, 그냥 자치회 간판만 걸어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의욕적으로 학기에 대 여섯 개의 학생 자치활동 (기숙사 내 요리체험, 파티 등의 축제 위주로 기획됨)을 꾸려서 서로 놀고 즐기는 모습이 생소하면서도 부러웠습니다. 각 층의 자치회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활동은 교환학생들을 배려하여 영어로 진행되어서 외국인 학생들도 기숙사 이벤트에서 소외되지 않게 노력하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현지 학생들도 상당히 친절하고, 기숙사 측에서 의욕적으로 단체여행이나 학기초, 학기말의 파티 등을 통해 현지학생들과 교류를 도와주게 되어 학기 중간 쯤에는 기숙사 같은 층에서 안면을 터 놓고 지내는 학생들이 꽤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워낙 홍콩이공대학에 교환학생을 오는 한국인들이 많아서 마음만 먹으면 한국어만 사용하면서 기숙사 생활을 할 수도 있을 정도지만, 외국인들과 직접 어울리면서 문화적 다양성을 체험해 보는 것이 제 교환학생 학기의 목표 중 하나였기 때문에 룸메이트도 외국인으로 선택하고 외국인 학생들과 홍콩, 마카오 여행도 같이 다녀오는 등 오히려 한국 학생들과 거리를 두려고 의식했습니다. 외국인 학생들과 같이 생활하고 놀고 즐길 수 있는 기회를 학교 및 기숙사 자치회가 끊임없이 제공해 주는 만큼 교환학기 내내 영어 회화가 서툰 것은 괴로웠지만 외국인들과 끊임없이 교류하고 부딪히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의 면적은 홍콩이니만큼 좁은 편이고 시설도 오래되어 날이 더워지면 기숙사에 벌레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런 단점을 상쇄할 만큼 기숙사가 저렴한 것이 장점이었습니다. 물가가 비싼 홍콩이지만 기숙사 비용은 고려대학교 기숙사 구관과 비슷할 정도로 그렇게 비싸지 않았습니다.
홍콩이공대학의 수업방식은 고려대학교의 수업방식과는 조금 다른데, 팀 프로젝트와 발표, 토론을 수업에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예로, 홍콩이공대학에서 경영학과 과목을 수강하려면 학교에서 정해놓은 경영대 내의 "Department"를 선택하여 수강 가능한 과목을 좀 더 세분화하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한국의 대학에서는 팀 프레젠테이션 및 조별 과제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과목들이 모여있는 Accounting & Finance Department을 선택하였습니다. 홍콩이공대학에선 회계나 금융관련 과목들도 마케팅 관련 과목들과 다르지 않게 수업 중 학생들과 교수들이 토론을 통해 수업의 결론을 도출해 내고, 혼자 할 수 있는 과제도 학생들끼리 머리를 모아 풀게끔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조별 과제가 많은 만큼 한꺼번에 조원들이 만나는 시간을 줄이고 홍콩 학생들이 주로 쓰는 채팅 어플리케이션인 Whatsapp등으로 거의 모든 의사소통을 하고 실제로 만나서 머리를 맞대고 조별과제를 하는 시간은 얼마 없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별과제에서 사소한 무언가를 해도 조원 모두가 모니터링 하려는 경향이 강한 한국의 학생들에 비해 학생 각자의 몫은 철저히 자기가 부담하되, 그 책임도 정확한 peer evaluation을 통해 전적으로 자기가 지게 된다는 점이 신선했습니다.
학업과는 별개로, 같은 교환학생들과 주말이나 공강일에 홍콩의 도시전철인 MTR을 타고 홍콩의 여러 명소를 돌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홍콩이공대학 기숙사의 위치가 홍콩 반도 중간인지라 교통이 매우 편리해서 구룡 반도와 홍콩 섬 곳곳을 빠르게 갈 수 있습니다. 국토가 작고 쇼핑 위주의 관광자원이 발달한 홍콩이니만큼 유명한 관광지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아 홍콩에 온 지 얼마 안돼 실망할 수도 있지만, 빽빽한 간판과 건물의 숲으로 형상화 되는 홍콩 특유의 도시적인 분위기와 중국과 영국식 문화가 뒤섞인 독특한 생활방식 속에서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처음으로 외국에서 장기간 체류를 했던 제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신기하고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MTR을 타고 그대로 중국 본토로 여행을 갈 수도 있고, 대만과 마카오 같은 인근 지역 또한 저가항공과 페리를 이용하여 간편하게 주말에 다녀올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지난 한 학기간 홍콩이공대학에서 할 수 있었던 체험들은 지금에 와서는 정말로 소중하고 두 번 다시 없을 경험이 되었습니다. 교수와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의 수업과 전문적이고 현실적인 과제들을 경험할 수 있었고, 현지 학생들의 적극성과 친절함에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서로 판이하게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교환학생들끼리 교류하면서, 많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홍콩이공대학교는 이런 좋은 경험들을 간직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교환학생들을 도와주었습니다. 만약 홍콩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다른 학생들이 있다면, 저는 기꺼이 홍콩이공대학을 추천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