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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USA] Arizona State University 2016-1 백승연

2016.06.16 Views 7038 경영대학

교환학생 체험수기
Arizona State University
2016-1학기
백승연(2011 120 251)
 
 
2016년 봄학기에 아리조나 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에 다녀온 백승연입니다.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를 선정하려는 분들이나 앞으로 ASU에 파견될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급적 저의 개인적인 체험과 감상보다는 알아두면 좋을 법한 정보들 위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1. 도시/학교 소개
아리조나 주립대의 메인 캠퍼스가 위치한 곳은 아리조나의 Tempe시(市)입니다. 이곳은 피닉스에서 남쪽으로 살트강(Salt River)을 건너서 붙어있는 도시입니다. 아리조나 주는 캘리포니아와 멕시코에 맞닿아 있는데, 사막 지형에 날씨는 대체로 덥고 건조합니다. 템피는 한겨울이라고 할 수 있는 1월에도 그늘만 아니면 따뜻합니다. 겨울밤은 제법 쌀쌀한 편입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는 결코 존재하지 않고, 가장 추운 1월에도 밤에는 제법 쌀쌀하지만 낮에는 따뜻합니다. 물론 집에 난방이 잘 안되거나 하면 매우 춥기 때문에 잘 때 따뜻할 수 있을 정도의 옷은 챙겨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템피에서 사용할 일은 없다고 하더라도 그랜드캐니언 정도로만 가도 1월~2월에는 상당히 춥기 때문에 캐리어에 자리가 남는다면 두터운 잠바 한 벌 정도는 가져올 법도 한 것 같습니다. 여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덥다고 들었습니다. 노숙인들이 없지는 않지만 피닉스나 템피는 여름이 되면 지나치게 상승하는 기온 때문에 에어컨 바람을 쐴 수 없는 노숙인들이 거주하기도 적합한 동네가 아니라고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4월만 되어도 따가운 햇볕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나가기를 주저했던 적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리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춥든 덥든 실내든 실외든 항상 목이 마른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실내에서는 어딜 가든 에어컨을 잘 틀어줍니다.
아리조나 주는 전통적으로 백인의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곳이었으나 최근 들어 히스패닉의 인구가 많이 늘어나고 있기도 합니다. 이는 캠퍼스만 봐도 느껴집니다. 한국인들의 숫자는 별로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은근히 또 마주치게 되는 정도로, 많지도 적지도 않습니다. 교환학생에 지원하기 전에는 아리조나 주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몰랐고, 피닉스 역시 별로 들어본 적이 없는 도시라서 시골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학교 가까운 곳에 쇼핑할 수 있는 가게들이 제법 있었고 버스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번화한 상권과도 거리가 가깝습니다. 실제로 피닉스는 미국 내에서 여섯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입니다. 김병현이 머물렀던 Arizona Diamondbacks의 연고지가 피닉스이기도 하고 농구나 미식축구 팀도 유명합니다.
미국에서도 사람 많은 도시로 갈수록 운전자들의 난폭함이 증가하는 것을 느꼈는데, 피닉스나 템피는 딱히 그런 것을 느낄 수 없을 정도의 한적함도 갖추고 있습니다. 거주자는 많지만 도시의 면적이 넓고, 관광객은 없기 때문인듯합니다.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파견되다보면 지나치게 외진 동네에 꼼짝없이 갇히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아리조나 주립대는 근처에 국제공항이나 그레이하운드 스테이션을 비롯해서 영화관이나 쇼핑몰, 식당, 공공도서관 등 이런저런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는 동시에, 불편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붐비는 곳도 아니라는 점에서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서울 생활에 익숙하신 분들이라면 템피는 심심한 동네가 틀림없습니다. 또한 학교를 고를 때 고민되었던 사항 중 하나가 주변 동네의 치안상태였는데 제가 기숙사에 살아서 대학교 캠퍼스 바로 옆에 머물기도 했지만, 물론 언제나 조심해야겠으나, 딱히 위험하다고 느껴본 적은 없었습니다. 실제로 통계를 확인해봐도 피닉스의 범죄율은 미국 내에서 중간 정도이고, 템피랑 인접한 Mesa, Chandler는 범죄율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합니다.
아리조나 주립대는 2014년 기준으로 재학 중인 학생 수가 8만 3천명 정도로 미국에서 학생 수가 제일 많은 대학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동부나 서부 여행을 다닐 때 혼자 ASU티를 입고 있으면 동문이냐고 말을 걸어오는 여행객들을 간혹 마주치곤 했습니다. 수업은 전체적으로 느슨하게 느껴졌습니다. 예외적인 사례를 제외하면 외국 거주경험이 없는 한국학생들도 힘들이지 않고 대부분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커리큘럼이나 수업진행방식도 한국과 거의 비슷한 편이기 때문에 강의 자체에서 대단히 새로운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다만 교수들의 연구성과를 기준으로 랭킹을 매긴 ARWU, UTD, NRC 등등의 랭킹에서 아리조나 주립대학교 경영/경제학과는 상당히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Edward Prescott이 2003년부터 현재까지 학부 거시경제학 수업도 종종 개설하고 있습니다. 잘 찾아보면 괜찮은 수업도 꽤 있는 것 같습니다.
 
2. 출국 전 할 일들
*학교 임시아이디 발급받아서 지원서 작성하기
우선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합격하고 난 뒤에 하게 될 일들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처음에 ASU에서 각자의 이메일로 사이트 링크를 보내줍니다. 그 링크를 따라가서 하라는 대로 임시아이디를 만들고 요구하는 서류를 업로드해서 보내게 됩니다. 다른 서류들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할 때 사용했던 것들을 그대로 사용하면 되고 잔고증명서만 새로 구하면 되는데, 학교에서 요구하는 금액을 통장에 입금한 뒤에 은행에 가서 영문잔고 증명서를 달라고 하면 금방 만들어줍니다.
 
*MMR
measles, mumps, rubella 예방접종 증명서입니다. 이것이 확보되어야 수강신청과 기숙사 신청이 가능합니다. 학교측에서는 미리 알려주지 않는데 교환학생 파견이 확정되는대로 최대한 일찍 확보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구글에 arizona state university mmr 이런 식으로 치면 나오는 사이트에 들어가면 MMR관련 서류를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서류를 다운 받아 학교 보건소나 병원에 가서 서류를 일찍 만들어 두시면 좋습니다. 육아수첩에 예방접종 기록 있으면 주사 안 맞고 바로 서류를 발급 받을 수 있고, 이게 없으면 주사를 새로 맞아야 합니다. 육아수첩이 없어 주사를 아예 새로 맞으면 한 달 정도 시간차이를 두고 두 번 맞아야 해서 미리미리 해두시는 게 나중에 수강신청이나 기숙사 신청할 때 편합니다. 저는 육아수첩이 있어서 처음에 쉽게 서류를 보냈는데 주사가 한 달 간격이 아니라고 퇴짜를 맞기도 했습니다. 담당자가 서류를 깐깐하게 읽어보고 승인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보건소에서는 주사접종을 새로 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민간병원에서는 주사비용 이외에 MMR증명서에 도장을 찍어주는 것에도 추가적인 요금을 요구하기 때문에 주사를 맞고 나서 확인서만 가지고 보건소로 가셔서 MMR증명서를 발급 받기를 추천합니다. 저는 안암병원에서 주사도 맞고 증명서도 받았는데 MMR증명서에 도장 찍어주는 데만 몇 만원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등록금 낼 때 건강보험료를 안 내서 더 비싸게 낸 측면이 있긴 합니다.
제출해 놓고 myasu 페이지에서 mmr hold가 제거되면 수강신청이나 기숙사 신청이 가능한 상태가 됩니다. 저는 주사를 새로 맞고 제대로 된 MMR 서류를 보냈는데도 그로부터 2주가 지나도록 mmr hold가 제거가 안되길래 처음엔 외국이라 행정처리가 늦는 건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뭔가 이상해서 전화해보니 담당자가 실수로 제 이메일이 온 줄도 모르고 아예 안 읽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혹시 메일 분명히 보냈는데도 mmr hold가 금방 안 없어지면 mmr담당 사무실에 전화해보시길 바랍니다.
 
*학교포탈아이디 만들기
임시 아이디를 발급 받아 필요한 절차를 모두 마치고 나면 ASU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공식적으로 합격했다는 메일을 보내줍니다. 그 메일이 오고 난 뒤 몇 주 뒤 정도에, DS-2019서류와 교환학생 합격승인 서류가 학교에 도착할 것입니다. 한편 서류가 우편으로 학교에 도착하기 전에 ASU국제실에서는 각자의 메일로 ASU 학번이랑 ASU포탈 아이디 활성화에 필요한 코드를 전송해줍니다. 메일로 전송된 코드와 학번을 입력하면 ASU 포탈 아이디를 만들 수 있습니다. 포탈 아이디를 만들고, MMR서류를 measles라는 곳에 메일로 제출을 하게 되면 MyAsu페이지 Priority task항목에서 앞서 말씀드렸던 MMR hold가 사라지게 됩니다. MMR hold가 보이면 아직 처리가 안된 것이고, 안 보이면 수강신청과 기숙사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수강신청을 하시면서 서류를 기다리면 됩니다.
 
*수강신청
MMR이 처리되면 수강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수강신청 사이트에서 과목을 눌러보시면 나오는 prerequisite을 만족시켜야만 수강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들은 이전에 ASU에서 수강한 기록이 ASU포탈아이디에는 없으므로 학과 행정직원들에게 성적표를 첨부한 메일을 보내서 증빙을 받고 각각의 과목에 대해 course override라는 권한을 부여받아야 수강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각 학과 교직원들은 수강권한을 달라는 메일을 받게 되면 교환학생 지원할 때 냈던 성적표와 파견 직전 학기에 고대에서 수강 중인 과목들을 보고 course override를 줍니다.
경영대의 경우 ASU 경영대 수강신청 담당 직원분이 course override받으려면 연락하라고 저희에게 먼저 메일을 보내주십니다. 경영학 이외에 다른 전공 과목에 대한 course override를 얻으시려면 해당학과 홈페이지를 찾아서 나오는 교직원 명단 중 아무한테나 먼저 메일을 보내시면 됩니다. 그러면 그 직원이 담당자를 알려주거나, 수강권한(course override)을 줍니다. 선수과목이 필요 없는 개론 과목이나 예체능 과목 등은 그냥 신청하면 등록이 됩니다
원하던 과목의 수강신청을 실패하는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다른 학교들처럼 교환학생 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해서 수강신청에 실패한 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수강신청 시스템이 고대와 다른 점을 활용하셔야 합니다. 고대가 X학년은 y일 10:00~y+1일 09:00에만 수강신청이 가능하게 해두고 수강인원 내에 못 들어간 사람들은 “대기자”로서 신청되는 시스템인 반면, ASU는 대기자라는 개념이 아예 없고 수강인원이 마감되면 등록을 할 수 없습니다. 다만 고대와 다르게 ASU는 몇 달 동안 쭉 전체수강신청&전체수강정정기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하던 과목이 당장 마감되었더라도 지속적으로 수강신청 사이트를 지켜보시면 수강정정을 해서 빠져나가는 학생들이 있을 것입니다.
수강신청 사이트 메뉴바에서 “open classes”를 “all classes”로 바꾸시면 인원이 꽉 차있는 수업들이 무엇인지 볼 수 있습니다. 개강이 가까워질수록 빈자리가 생길 확률은 현저히 낮아집니다. 저는 개강하고 난 뒤에 괜찮은 과목을 하나 안 듣게 되어서 다른 친구에게 넘겨주려다가 수강신청 사이트에서 대기하고 있던 다른 학생에게 빼앗기기도 했습니다.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재량으로 강의인원을 조금 늘려주는 경우도 가끔 있다고는 합니다.
ratemyprofessor.com에 들어가셔서 교수 이름을 검색해보시면 쿠클루처럼 강의평을 보실 수 있습니다. Ratemyprofessor에서 부정적인 평가는 어느 정도 걸러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부정적 평가가 대부분이었던 수업은 들을만했고 그저 그런 평가를 받았던 수업은 좋았습니다. 쿠클루와 비교했을 때 불만있는 학생들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지는 사이트입니다.
 
*비자신청
DS2019서류가 학교에 도착하면 국제실에서 학생들에게 전화로 알려줍니다. 그 서류가 있으면 비자 면접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많이 귀찮습니다. 40만원 정도 듭니다. J1비자 신청을 검색하면 나오는 네이버블로그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귀찮을 뿐 크게 어려울 것은 없습니다. 온라인 신청만 잘 마치고 나면 비자심사는 매우 간단합니다. DS2019 서류 있고 별다른 문제 없으면 얼마나 머물거냐, 무슨 학교로 교환학생가냐는 식의 형식적인 질문만 몇 개, 거기에 더해 간혹 인터뷰하는 사람이 심심하면 단순한 신변잡기 질문 몇 개 더 던지고 쉽게 끝납니다. 간단한 심사가 끝나면 심사처에서 여권을 가져갔다가 비자포맷을 여권에 부착해서 소포로 집에 부쳐줍니다.
 
*항공권
항공권을 미리 구입했다가 교환학생 못 가게 될 일이 생기게 되어 생기는 금전적 손해는 학교에서 충당해주지 않으니 비자가 확실히 나오고 나서야 항공권을 구입하라고 국제실에서 말씀해주시지만, 특별한 일 없으면 교환학생 가게 되어 있으므로 저는 미리 샀습니다. 덕분에 피닉스행 왕복 티켓을 120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Priceline이나 One Travel, Skyscanner등의 티켓중개사이트에서 구입했습니다. https://www.google.com/flights/ 을 통해서 어느 기간에 가는 것이 대체로 싼지 검색한 뒤에 티켓중개사이트로 가면 편한 것 같습니다. 딱히 어디 가고 싶은 곳은 없지만 막연하게나마 경유해서 여행을 하고 싶을 때도 검색이 쉽기 때문에 유용하게 사용했던 페이지였습니다.
 
*보험
아리조나 주립대를 추천하고 싶지 않은 이유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비싼 보험료입니다. 원래는 학교보험을 들지 않고 한국에서 대체되는 보험을 들어서 갈 수 있었습니다. 근데 이번 학기부터 갑자기 무조건 학교보험을 들어야 하는 것으로 방침이 바뀌었는데 그 가격이 1602달러(180만원)입니다.
황당한 점은 Fall semester로 가게 되면 coverage period가 거의 학기 기간에 맞춰지는 반면 spring semester는 무조건 summer semester까지 포함되는 보험을 사야한다는 것입니다. 봄학기는 학기가 1월 초에 시작해서 기말고사가 5월 9일에 끝나는데 보험 커버 기간은 전년도 12월 6일부터 8월 25일까지입니다. 봄학기에 파견되면 J1비자로 미국에 체류가능한 기간이 12월 말부터 6월초까지인데 왜 머물 수도 없는 세 달치의 돈을 더 내라는 건지 살짝 어이가 없었습니다. 가을학기에 파견되는 경우에는 커버기간이 짧아서 1602달러까지는 내지 않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출국 직전에 갑작스레 보험waiver 방침이 바뀌었다는 메일을 받고 나서, 다른 건 몰라도 보험 커버기간이 너무 긴데 줄일 수는 없는지 따지는 메일도 보내보고 asu학부 총학생회한테 문의도 해보고 출국한 뒤에 보건센터에 가서 직접 물어보기도 했지만 전부 소용없었습니다. 그냥 학교 보험을 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 병원을 이용할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다리를 한 번 다쳐서 가게 되었습니다. 학교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학교 병원에서 연결해준 민간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고 왔습니다. 병원에 갔을 때 진료비 얘기는 따로 못 들었는데 나중에 학생계좌에 15달러가 청구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이유로 병원에 갔던 친구들도 대체로 15달러가 청구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보험료가 비싸니까 웬만한 걸로 병원가서 돈이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신용카드발급
교과서, 자동차, 자전거를 렌트한다든지 숙소에 머물 때 등등 여행을 가면 deposit이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꼭 신용카드를 사용해야 해서가 아니라 특히 무엇인가를 렌트할 때에 신용카드(debit card는 인정해주지 않습니다)를 요구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당장 쓸 일이 없어보여도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를 만들어 가는 것이 좋습니다.
 
*거주지
ASU에서 꾸준히 메일이 오는데 기숙사 신청하라고 하는 메일 오면 그때 그 링크를 따라 들어가셔서 신청하면 됩니다. 저는 Cholla APT라는 기숙사에 살았는데 제가 거주했던 학기를 마지막으로 철거되는 건물이므로 이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원래 교환학생은 다들 Cholla에 거주하게 된다고 메일이 왔었는데 기숙사 신청을 늦게 한 학생들은 Vista del Sol이라는 기숙사로 배정받았습니다. Vista del Sol 같은 경우에 시설은 가격은 조금 비쌌지만 시설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다만 비스타 같은 경우에는 퇴소할 때 청소비, 시설수리비 명목으로 1인당 50-200불 정도를 학생들에게 청구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전혀 공지를 해주지 않다가 학기가 끝나고 가져왔던 돈을 거의 다 쓴 뒤 돈 한 두푼이 소중하게 느껴질 때가 오니까 딱히 지저분하지도 않은데 사소한 걸로 트집을 잡아서 돈을 뜯어간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기분이 상해서 나가는 경우들을 보았습니다.
기숙사에 살지 않고 off-campus에서 집을 구하면 싼 가격에 좋은 시설을 가진 집을 구할 수 있습니다. 보통 전화나 메일로 연락해서 물어보면 한 학기만 거주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안 받아주고 1년 계약이 기본입니다. 하지만 미국에 도착해서 집주인과 직접 만나서 얘기해보면 한 학기 라도 받아주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돈도 아끼고 학교에서도 가깝고 시설도 좋은 곳에서 살려면 숙소를 정하지 않은 채 무작정 미국에 도착해서 며칠 간 airbnb나 피닉스 근처의 호스텔등에 머물며 집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사실 이 과정이 굉장히 번거롭고 불안하기는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다시 오라면 기숙사는 웬만해선 안 갈 것 같습니다.
ASU off-campus students라는 페이스북 그룹에 off-campus housing sublease/lease거래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데 여기에 비싸고 살만한 집은 올라오는데 값싸게 구할 수 있는 숙소는 별로 안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가끔 터무니 없이 싼 방이 올라오는데(한달에 200불) 그런 방들은 1인 1실이 아니라 4인 1실이거나 그렇습니다. Craiglist에도 sublease 게시물들이 꾸준히 올라오기 때문에 살펴보시면 좋은 곳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1년 계약을 한 다음에 나갈 때쯤에 남은 기간 동안 sublease할 사람을 찾아보는 방법도 있겠지만 위험부담이 좀 큰 것 같습니다.
Gateway나 Blvd1900 등의 아파트가 유명하지만 학교와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져있다는 점이 흠입니다. 템피에 와보면 홈페이지 없이 운영되는 아파트 중에 학교랑도 가깝고 시설도 좋은 괜찮은 곳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대학생들 거주 목적으로 운영되는 off-campus house들은 대부분 가격이 꽤 비싼 편입니다. 아예 홈페이지가 존재하지 않는 겉보기엔 허름한 아파트들 중에 의외로 괜찮은 곳이 많습니다. 어차피 홈페이지 있는 곳이라도 연락해봤자 한 학기만 머물겠다고 하면 대부분 안 된다고 답장을 하기 때문에 off-campus에 거주하실 생각이라면 직접 오셔서 둘러보면서 방문해보는 방법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가령 이곳에 한 학기 머물렀던 한국인 학생 중에서 El Adobe(주소: 1005 E 8th St, Tempe, AZ 85281)라는 곳에서 머물렀던 경우가 있습니다. 직접 와서 얘기했더니 원하는 기간만큼 머무는 계약을 싼 값에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메일이나 전화를 통해서는 이런 계약이 불가능합니다.
 
*국제운전면허증
한국에서 발급받은 국제운전면허증을 가지고 미국에서 운전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경찰서에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운전할 때 국제면허랑 여권을 같이 들고 다니시면 됩니다. 대중교통이 발달해 있지 않기 때문에 렌터카를 빌려서 여행을 다니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참고로 차를 렌트할 때 기본으로는 자차보험만 되어들게 있는데, 사고란 언제나 안 날 것 같을 때 나는 것이므로 돈 아까워도 대인사고나 기물파손 보험까지 꼼꼼하게 챙겨두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3. 도착 후 할 일들
*공항도착 후 이동하기
출국 직전에는 피닉스 스카이하버 공항에서 거주지까지 도착을 할 때 Super Shuttle이란 것을 공짜로 탈 수 있는 쿠폰을 학교에서 메일로 줍니다. 메일에서 시키는 대로 하면 신청이 되고, 신청이 된 후에는 Super Shuttle 사에서 메일로 공지해주는 대로 하면 쉽게 탈 수 있습니다. 꼭 이것을 탈 필요는 없고 공항에서 sky train을 타고 Washington 44th Street역으로 가서 2달러 주고 light rail을 타도 학교까지 금방 갈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Lyft나 Uber등의 앱을 이용해서도 쉽게 왕래할 수 있습니다. 우버나 리프트를 이용하면 돈은 학교에서 공항까지 약 12-18달러 정도 나옵니다. 어차피 공짜고 처음에 올 때는 짐도 많으니까 슈퍼셔틀 타는 것을 추천합니다.
 
*학생증 만들기
도착하신 뒤에 Memorial Union지하에 가시면 학생증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학생증을 발급받는 데에 25달러 정도가 들며 그 자리에서 느닷없이 찍히는 사진이 학생증 사진이 되므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SEVIS Check in
학기 중에 캐나다나 멕시코 등으로 여행을 나갈 시에 미국에서 밖으로 나갈 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다시 미국으로 들어올 때는 여권상의 비자 만료기간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DS2019서류를 소지하지 않은 채로 들어오게 되면 문제가 생깁니다. 그것도 고대에 우편으로 전송된 상태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안되고 ASU에 도착한 뒤에 교직원의 서명을 추가로 받은 상태여야 합니다. SEVIS Check in이라는 절차를 거치면 됩니다. 학기 중에 캐나다나 멕시코로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라면 미리 교환학생 담당 교직원 분에게 연락을 하시면 서명을 해주시든 서명을 해줄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직원을 연결해주시든 할 것입니다.
 
*쇼핑
도착해서 여러 생필품을 구입하게 될 텐데 99cent shop(주소: 790 E Southern Ave, Tempe, AZ 85282)에 첫째로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템피 캠퍼스로부터 걸어서 편도로 30분 정도 걸립니다. Rural Rd를 따라서 달리는 72번 버스(편도 2달러)를 타고 갈수도 습니다. 다이소 같은 곳인데 가격이 제일 쌉니다. 여기서 구할 수 있는 모든 물건을 모두 구하고 바로 옆 월마트에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런 저런 생필품들을 구입한 뒤에 식료품을 구입하려면 고기나 채소나 다양한 식재료는 월마트보다 Safeway가 훨씬 좋고 템피 캠퍼스로부터 거리도 가깝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인포메이션 데스크 쪽에서 safeway회원카드를 무료로 만드시면 회원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재료들이 다양하고 싱싱하며 세일하는 물건을 잘 고르면 가격도 월마트보다 저렴합니다. 물론 통조림이나 냉동피자, 과자, 시리얼 등의 완성품, 포장식품은 아무래도 월마트가 더 저렴합니다. Safeway 회원카드는 캘리포니아 Vons, 텍사스 Tom Thumb등의 체인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옷이나 선글라스 등의 제품을 구입할 때는 Arizona Mills를 추천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싸구려 제품을 싸게 파는 곳이지만 잘 찾아보면 괜찮은 물품들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Scottsdale Fashion Square에는 고급스런 물품들이 많습니다. 물건의 품질이 아주 좋고 정말 넓어서 별의별 물품이 다 있는 반면 대부분 가격이 상당합니다. Phoenix Premium Outlet도 꽤 넓고 이것저것 사기에 좋지만 템피로부터 거리도 멀고 외진 곳에 있어서 택시를 타거나 라이드를 받아야 합니다. Tempe Marketplace도 여러 가게가 한 군데에 몰려 있어서 이것저것 구입하기 좋습니다.
Asiana Market는 아시아 마켓이 아니라 그냥 한인마켓입니다. 여러 종류의 한국음식 식재료나 과자를 판매합니다. MeKong Supermarket에 가시면 더 다양한 아시아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고 아시아 식당도 있습니다. 둘 다 템피로부터는 거리가 조금 있어서 라이트레일이나 택시를 타야합니다.
 
*핸드폰 개통
혼자 가입하면 pre-paid card를 쓰든 회원가입을 하든 한 달에 50-60달러 정도씩 드는 것 같습니다. 패밀리 플랜을 드는 것을 추천하는데 여러 통신사 중에서 T-mobile이 가장 계약조건이 간단하고 대리점도 학교에서 가깝습니다. Social Security Number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하나의 패밀리플랜에 15명까지 가입이 가능하지만 교환학생들은 이게 없으므로 5명까지만 가입이 가능합니다. 4인이 들면 한 달에 한 명당 30달러씩이고 5명이 들면 한 명당 28달러씩입니다. 5인 플랜 기준 저 같은 경우에는 세금포함 한 달에 1인당 32.75달러씩 나갔습니다. 데이터는 한 달에 6G이고 그 이상 쓰면 LTE말고 느린 데이터로 사용이 가능하고 이외에 전화나 문자는 무제한입니다. 황량한 고속도로나 그랜드캐니언 등에 가면 핸드폰이 터지지 않았지만 그 외에는 통화가 안 된다거나 데이터가 안 터진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5명 중에서 한 명만의 여권을 조회하고 그 사람을 primary holder로 지정하는데, 미국에서 가장 늦게 떠날 것 같은 사람으로 지정하는 편이 나중에 탈퇴할 때 번거로움을 덜 수 있을 것 입니다.
 
*은행계좌개설
대부분 Midfirst bank에서 계좌를 열었습니다. 학교 주위에 ATM기기는 전부 Midfirst Bank였습니다. 어떤 은행으로 송금하든 수수료는 붙지 않았습니다. 저는 Bank of America계좌를 열었는데 여행할 때는 ATM기기가 어딜 가든 있고 학기 끝나고 여행하다가 계좌를 해지 하려고 은행 찾을 때도 너무 편해서 좋았는데 Midfirst에는 없는 조건 하나가 단점으로 작용했습니다. SSN이 없고 미국에서 달러로 버는 일정한 소득이 없으면 계좌를 개설한지 2달 정도 지나고 나서부터 한 달 평균 잔고를 1500달러로 유지하지 않으면 매달 유지비를 30달러 정도씩 내야한다는 점입니다. 딱히 학생혜택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돈을 넉넉히 입금해두거나, 두 달은 Chase나 Wells Fargo쓰고 해지한 다음에 남은 두 달은 BofA를 쓰거나 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씨티뱅크를 통해서 송금을 받는 경우가 있었는데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우선 학교 가까운 곳에 씨티 은행이 없고 학교 멀리에 씨티은행 ATM기기가 하나 있는데 한번에 돈을 980불씩만 뽑을 수 있어서 번거롭습니다. 여기 와서 현지 통장을 개설한 다음에 한국에서 해외계좌송금을 통해 돈을 받는 것이 가장 편리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M&G카드
M&G카드를 충전하면 세금 없이 학교식당에서 음식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충전한 돈은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돈을 많이 충전해 놓았다가 학기 말이 되어 부랴부랴 돈을 억지로 쓰게 되는 경우들을 보았습니다. 밖에 나가기 귀찮아서 안 먹든, 집에서 요리해먹든, 학교 밖 식당에 가게 되어서든 처음생각보다 학교에서 먹게 될 일이 적을 것입니다. 학교 내에서 음식을 세금 없이 구입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쓸지 감을 잡은 뒤 충전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 번에 많이 충전하면 보너스로 얼마씩 더 충전해주는데 그런 조건에 혹해서 제 때 쓰지도 못할 만큼 충전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교과서 구입
웬만하면 학교 서점에서 렌트하거나 사는 게 인터넷이랑 별 차이 없어서 그렇게 했는데 학교서점에서조차 가끔 터무니 없이 비싼 책들은 textbooksrentals.com이나 chegg, amazon등 을 찾아보고 렌트해서 비용을 아꼈습니다. 또한 bookzz.org에 가시면 교과서는 묶인 경우가 많긴 하지만 교과서 pdf를 구해볼 수 있습니다. 교과서 말고 웬만한 단행본 서적은 거의 다 나오는 것 같습니다. 또한 참고로 다른 학용품은 모르겠는데 고려대에서 학기 초에 경영대 학회들이 홍보용으로 강의실에 뿌리기 마련인 L자형 클리어홀더들을 여기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필요하다 싶으면 미리 챙겨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중고거래사이트
Craiglist라는 중고거래 사이트가 있습니다. 아파트 렌트 계약도 올라오고 핸드폰도 올라오고 합니다. 저는 크레이그 리스트를 사용한 적은 없고 Free & For Sale이라는 ASU공식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을 통해서 주로 거래를 했습니다. 그룹 포스팅에 물건을 구하거나 사는 게시물들이 올라오는데 식기, 자전거, 스케이트보드, 요가매트 등등 여러 물건을 싸게 구할 수 있습니다. 웬만한 ASU학생은 모두 가입되어 있으므로 기숙사 CA나 여기저기에 있는 학생 알바들 붙잡고 그룹에 초대해 달라고 하시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교통수단
저는 Free & For Sale이라는 그룹에서 60달러 정도를 주고 자전거를 구입했습니다. 월마트에서 성인이 탈만한 자전거는 대체로 90달러 이상은 합니다. 스케이트보드를 새로 배워서 타고 다니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중고로 사면 싼 것들은 20-40 달러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중고로 U Pass를 구입하시면 Light rail이나 버스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으며 가격은 원래 120달러이지만 중고로 한 학기 분량만큼만 사용기한이 남은 것을 구입하시면 60달러 정도 합니다. 무료버스인 Orbit은 시간 맞춰 제 때 안 오고 구글맵에도 안 뜨고 해서 잘 안타게 되었습니다.
 
4. 생활
*음식
피자나 햄버거 등의 음식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기 와서 맥도날드도 나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교수님이 수업시간에 맥도날드 햄버거를 burger-like substance라고 얕볼 정도로 다른 햄버거들이 훨씬 기름지고 짜고 맛있습니다. 우선 Mill Avenue쪽에 있는 Chuck Box라는 수제 버거집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또 미국 햄버거로 유명한 Shake Shack Burger나 In-N-Out Burger가 모두 템피 캠퍼스에서 가까운 Scottsdale에 있습니다. Shake Shack은 Scottsdale Fashion Square쪽에 있어서 걸어가기에는 좀 먼 거리에 있고 인앤아웃은 템피캠퍼스에서 Rural Rd를 따라서 다리 한 개만 건너면 바로 나오는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인앤아웃은 굉장히 특색있고 맛있다고 느꼈는데 쉑쉑버거는 버거든 쉐이크든 맛있긴 한데, 이게 뭐라고 그렇게 유명한 건지 모르겠다고 느꼈습니다. 피자 역시 도미노피자나 파파존스 피자 같은 피자는 물론이고 Sal’s pizza, Spinato’s pizza등을 추천합니다. Gus’s New York피자라고 학교 가까운 곳에 조각피자를 파는 가게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전 맛있게 먹었는데 배달이 잘 안 되어서인지 구글평점은 대단히 낮습니다.
캠퍼스 내에는 딱히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이 없지만 아주 가까운 곳에 Paradise Hawaiian BBQ라는 식당이 있습니다. 김치찌개나 돈까스 류의 메뉴가 있습니다. 또 쵸야가 있던 곳 근처에 Gangnam이라는 곳도 있습니다. 챈들러 쪽에 Chodang이라는 식당도 맛있었는데 가격이 꽤 비쌌습니다. 또 챈들러에 한식당 하나가 기억나는데 가게 이름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한식당은 메사나 챈들러 쪽에 많이 있는 것 같으니 Yelp보고 찾아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식당 말고 에티오피아 식당이나 중동 식당들도 신기한 음식들이 많아서 몇 번 갔습니다.
 
*SDFC(Sun Devil Fitness Center)
실내체육관 시설이 정말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런닝머신 자리는 언제가든 넉넉하게 남아돌고 농구코트나 스쿼시코트도 많습니다. 학생증을 가지고 축구공이나 농구공, 배드민턴 라켓, 수건 등을 공짜로 빌릴 수 있습니다. 실내풋살장에서 풋살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꽤 많은 경우 서로 모르는 사이이기 때문에 혼자 가셔서 껴달라고 하면 같이 할 수도 있습니다. 동아리를 들면 시간을 뺏길 것 같고 팀을 만들어가려면 시간 맞추기가 번거로워서 축구는 안 했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제가 파견되었던 때는 학기 내내 보수 공사를 하느라 거의 사용하지 못했지만 체육관 수영장시설도 정말 좋습니다. 여기선 물안경은 껴도 수영모자는 안 쓰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모자 쓰고 갔더니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봤습니다. 수영복을 챙겨오실 분들은 굳이 모자는 안 챙겨오셔도 될 것입니다.
 
*도서관
제일 유명한 것은 Hayden Library입니다. 금요일 토요일 밤을 제외하고는 24시간 운영되고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조용히 해야하고 한국 독서실처럼 조용한 방도 있습니다. 반면에 1층은 자유롭게 떠들고 먹으며 카페처럼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인포메이션 데스크 옆에는 스테이플러가 있습니다. 또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나눠주는 culture pass로 이런저런 전시회나 박물관에 갈 수 있다고 합니다. Noble Science Library도 많이들 이용하고, 미술대학 도서관은 건물 내부 디자인이나 배치가 멋있습니다.
 
*도난
자전거와 스케이트보드 등이 도난당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흔한 케이블 형태의 자물쇠를 사용하게 되면 한 학기 내로 무조건 도난당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U-Lock이라고 불리는 U자형태의 철제자물쇠를 사용해야만 합니다. 절단기를 들고 다니면서 훔치는 이들이 있다고 하는데 신출귀몰하게도 수업을 듣고 나오거나 도서관에 잠시 공부를 하고 나오면 없어져 있습니다. 새벽은 물론이고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대낮에도 대범하게 가져갑니다. U-Lock을 사용한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바퀴를 떼어가는 경우도 있고 의자를 가져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구니를 떼어가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조금이라도 허술하게 묶어두면 무조건 훔쳐갑니다. 따라서 자전거는 무조건 저렴한 것을 구입하시길 바랍니다. 제 룸메는 비싼 자전거를 타고 다녔는데 여기 도둑들 너무 많다고 투덜대면서 U-Lock이랑 쇠사슬이랑 케이블 자물쇠까지 세 개의 잠금장치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며 바퀴까지 꽁꽁 묶고 다녔습니다.
 
*앱/사이트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앱들이지만 그래도 적어두는 것이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적습니다. Uber나 Lyft등의 앱을 통해서 택시를 부를 수 있습니다. 24시간 이용가능하며 항상 많은 차들이 주변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구글맵이나 네비게이션은 한국에선 쓸 일이 없었는데 미국에선 매순간마다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맛집 추천앱으로 알려져 있는 Yelp를 이용하시면 맛집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검색어 키워드에 Barber shop, tourist attraction, tourist must see, club, mobile phone repair, free shower, free wifi, movie theater등을 검색해보아도 아주 꼼꼼한 리뷰가 작성되어있습니다. 혼자 여행 다닐 때면 별 계획 없이 가끔 노숙도 하면서 뜬금없이 별로 안 유명한 도시도 찾아가보곤 했는데 그 때마다 yelp가 도움이 되었습니다. 구글맵이랑 병행해서 쓰기 좋은 것 같습니다.
또한 wikitravel.org/en에 여행하려는 장소를 검색해보면 교통편이나 관광지를 비롯한 여행필수정보들이 매우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여행할 숙소를 찾을 때는 Airbnb뿐만이 아니라 hostels.com을 자주 이용했습니다.
asu.orgsync.com/search 에 들어가시면 asu동아리나 소모임 등의 연락처와 설명이 정리되어있습니다. 교환학생 버디 프로그램이 잘 갖추어져 있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관심분야가 맞는 곳에 연락해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fitness.asu.edu/programs/outdoorrec/outdoortrips 학교에서 캠핑이나 하이킹 서핑 스노우보딩 등의 여행을 싸게 갈 수 있는 페이지입니다. 인기 있는 여행은 대단히 빨리 마감됩니다.
https://tutoring.asu.edu/writing-centers 리포트 과제를 낼 때 원어민이 아니다 보면 뜻은 통하나 부자연스러운 표현을 쓰게 되는데 여기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수업 리포트뿐만이 아니라 다른 글들도 여기서 교정해준다고 합니다. 저는 매번 벼락치기로 과제를 하느라 여기까지 와서 첨삭을 받아본 적은 없습니다.
ASU나 지역의 많은 행사나 동아리, 기숙사 이벤트 등이 페이스북 그룹과 페이지들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므로 페이스북 그룹을 잘 찾아내는 능력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여행지
이미 충분히 널리 알려진 여행지는 전부 제외하고 제가 가게 된 곳들 중에서 유명하진 않지만 취향 안타고 괜찮게 느껴질 만한 곳들을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템피근처부터 말씀드리면 Green Acres Mortuary & Cemetery가 기억에 남습니다. 햇살이 쨍쨍 비치는 넓은 묘지 위에 묘비마다 형형색색의 꽃다발이 수북하게 쌓여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Chaparral Park's Off Leash Area라는 곳에 가시면 애완견들 수십 마리가 뛰어노는 공원이 있는데 주변 호수 분위기가 잔잔하고 평화롭습니다. 또 템피 근처에서 나름 유명한 곳으로는 Camelback Mountain이나 A Mountain이 있습니다. Desert Botanical Garden이나 Papago Park, Heard Museum도 가보고 싶었는데 못 가보게 되어 아쉽습니다.
또 Pasadena라고 Los Angeles 중심부에서 지하철을 타고 30분 정도면 도착하는 동네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패서디나 시청이나 Pasadena Public Library도 분위기가 좋았고. Huntington Library와 정원, 그리고 그 정워원을 둘러싼 길가에 늘어선 별장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정말 화사했습니다.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장소라서 LA처럼 북적이지도 않습니다. 또한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못 갔지만, The Gamble House, Norton Simon Museum, 혹은 칼텍이 운영하는 NASA Jet Propulsion Laboratory는 손꼽히는 관광명소입니다. Jet Propulsion Lab은 예약을 좀 일찍 해두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Car Sharing
Greyhound, Megabus, Amtrak, 비행기 등등의 수단으로 여행을 다닐 수도 있지만 조심만 한다면 렌터카도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한국의 쏘카 같은 카셰어링 업체인 Zipcar를 이용하시면 시간 단위로 차를 렌트할 수 있고 며칠간 대여한다고 하더라도 가격에서 일반적인 렌터카 업체보다 유리하다고 합니다. ASU학생증을 이용해서 회원가입을 하면 저렴하다고 하는데 안 해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구글에 ASU zipcar이런 식으로 검색하시면 관련 정보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share ride
여행을 다니실 때 ride share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구글에 craiglist share ride from phoenix to las vegas이런 식으로 검색하시면 craiglist 게시물이 간혹 발견됩니다. 자기는 차를 타고 혼자 이동하는데 가는 김에 돈을 얼만큼 내면 본인은 기름값을 아낄 수 있고, 타는 사람은 싸고 편안하게 갈 수 있으니, 같이 탈 사람을 구한다는 내용입니다. 저는 굉장히 편안하고 친절한 운전자와 함께 했지만 낯선 땅에서 신원확인도 안 된 생판 모르는 사람 차를 얻어타는 게 무서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과목정보
앞으로 쭉 그럴 것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제가 갔던 학기에는 경영전략 과목이 개설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혹시 대학원에 개설된 경영전략과목을 수강하면 안되겠냐고 물어봤는데 거절당했습니다. 교환학생에 와서 경전을 수강할 수 없다는 게 큰 단점입니다. 제가 들은 과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MGT 302 Principles Intl Business-Mindy West
전공필수 국제경영 대체 가능 과목입니다. 국제무역, 금융, 마케팅, 오퍼, 조직행동, 전략 등등 경영학 전반에 걸쳐 국제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는 잡다한 개념들을 피상적인 수준에서 짚고 넘어가는 개론 성격의 과목입니다. 전공수업이 아니라 교양수업 같습니다. 대형강의에 출석체크를 안하고 학생들도 잘 안 나오는 데, 나오는 학생들도 딱히 수업을 듣는 것은 아닌 어수선한 분위기입니다. 커리큘럼 자체가 엉성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교수님의 강의역량이 수업의 질에 별다른 영향을 줄 수가 없는 강의입니다. 듣는 학생들도 재미없어 보이긴 하지만 이 커리큘럼으로 수업을 해야하는 교수님도 답답하겠다 싶었습니다. 교수님 전공은 인사조직인데 아무리 개론수업이라지만 수업의 절반 이상이 국제무역/금융을 차지하는 과목을 가르친다는 게 어색했습니다. 팀플 없고 시험은 세 번, 글쓰기 과제가 세 번, 신문기사 여러 개 읽고 온라인으로 보는 퀴즈가 한 번 있습니다. 글쓰기 과제는 WSJ기사를 찾아서 수업시간에 배운 개념을 활용해 세 페이지 정도로 해당 기사를 설명하고 분석하는 것입니다. 글쓰기 과제 이외에 WSJ 리딩과제도 있는데 이걸로 퀴즈를 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WSJ기사를 매주 두 개씩 할당해 주는데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를 확인하는 문제가 나중에 시험에 나옵니다. 교수님께서 교과서를 사라고 말씀하시는데 인터넷을 뒤져보면 옛날 판본으로 교과서pdf를 구할 수도 있고, 시험은 ppt만 봐도 충분히 대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끔 잘 모르겠는 부분을 참고하는 수준에서만 pdf파일로 보는 편이 나은 것 같습니다. 경영학이나 경제학 수업을 3, 4학년 수준까지 어느 정도 들었다면 새롭게 배우는 내용은 거의 없고 모두 객관식 문제입니다. 수업시간에 공지도 안 하시고 study guide라는 파일을 시험 전마다 블랙보드에 슬쩍 올려두시는데, 이 파일을 보면서 공부를 하시면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3차 시험은 1, 2차 시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업을 잘 안 들었으면 풀 수 없는 문제(ex)“~~~개념을 설명할 때 내가 수업시간에 사례로 활용한 기업의 이름은 무엇인가?”)를 많이 출제하셨습니다. 전공필수인 국제경영과목을 대체할 수 있고, 출석체크를 안하고, 모두 객관식이고 공부하기가 수월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딱히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MGT 430 Negotiations-Ned Wellman
전공선택 비즈니스협상 대체 과목입니다. 교과서 없고 매주 케이스를 읽어가는 과제가 있으며 읽기 과제를 바탕으로 팝업 퀴즈가 5번 정도 있습니다. 또 매주 학생들끼리 진행하는 협상 중에서 reflection paper라고 협상내용 요약과 협상과정에서 느낀 의문점이나 논점들을 작성하는 과제가 한번, 클립을 하나 주고 협상을 통한 물물교환으로 가장 값진 물건을 구해오라는 팀플 과제가 한 번,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기준으로 구직시장에서 어떠한 협상전략을 취할 것인지 조사해오라는 보고서 과제가 기말에 하나 있습니다. 중간고사는 없고 기말고사가 한 번 있습니다. 널널한 과목입니다. 팀플 한 번도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매주 강의식 수업을 짧게 하고 교수님께서 나눠주시는 케이스를 바탕으로 직접 학생들이 모의협상을 하도록 합니다. 자신의 의견과 특색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드러내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수업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밝고 유쾌합니다. harvard busines case를 80달러 주고 구입하도록 했는데 같이 듣는 학생들 여럿과 돈을 나눠내서 케이스 구입비용은 조금 아낄 수 있습니다. 퀴즈나 시험은 유형과 난이도가 비슷하고 공부 어느 정도하면 풀만한 객관식 문제들입니다. 리포트 같은 경우에 제출하기 전에 한 번 검토를 받고 싶은 학생들은 오피스에 찾아오라고 말씀하시는데 한 번 가보니 채점기준이 뭔지 좀 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비즈니스협상론 수업은 어느 나라의 어떤 학교를 가도 유사한 커리큘럼, 유사한 케이스에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다들 ‘협상의 종류’부터 시작해서 학기 말에 가면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다자간 협상’으로 마무리 되는 식입니다. 정형화된 지식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게 하는 것보다는 가상의 협상테이블에서 부딪혀보는 ‘경험’을 제공하는 게 교과과정의 목표인 것 같고, 따라서 수업을 빡빡하게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한국에서 들었든 유럽에서 들었든 협상론 교수가 불친절했고 수업 듣느라 힘들었다는 경영학과 학생은 본 적이 없습니다. 부족한 영어실력으로 협상하고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배우고 느낀 점이 많았던 강의입니다. 무난한 전공선택을 원하신다면 추천합니다.
 
ECN 315 Intermed Macroeconomic Theory-Roozbeh Hosseini
경제학과 거시경제이론에 해당하는 수업입니다. 교환학생 파견 전에 경제학과 사무실에 강의계획서를 보내면서 문의해보니 거시경제이론으로 인정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중급거시경제학을 들을 때 으레 배우기 마련인 IS-LM curve는 전혀 배우지 않고 정부의 개입에 따른 생산자의 노동시간과 여가시간의 변화를 소득효과와 대체효과로 나누어보거나, 정부의 과세에 따른 생산자의 최적생산량 변화 등 microfoundation에 초점을 맞춘 수업을 진행하십니다. 수업 필기와 ppt, 그리고 시험 전에 블랙보드에 올려주는 예상문제만 잘 따라가면 책은 굳이 안 봐도 됩니다. 시험 전에 올려주는 practice exam이나 과제에서 숫자도 안 바꾸고 내시기 때문에 시험은 진짜 쉽습니다. 서술형 문제도 어지간하면 점수를 주려고 하시는 편입니다. 교수 경력은 얼마 되지 않지만 성과도 좋고 열심히 공부하시는 분이고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기초로 현실 경제에 대해서도 재밌는 설명을 많이 해주십니다. 다만 IS-LM곡선이 아무리 낡아서 더 이상 학계에서 사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한국에선 국가고시나 취업시험에서 꾸준히 다루는 내용이기도 하고 여전히 유용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예 안 배우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싶었습니다. 시험 자체는 쉬워서 추천하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들었던 학기에 교수님께서 채점조교를 구하지 못하셨기 때문에 과제를 채점하지 않아서 수업듣기가 훨씬 편했던 측면도 있습니다. 과제가 여섯 번 나오는데 문제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도 일일이 풀어서 내려면 시간을 꽤 들여야 합니다. 수강이 고민되신다면 학기 시작 전에 블랙보드에 모든 과제물을 한 번에 미리 올려주시므로 과제량을 한 번 보고 판단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MAT 371 Advanced Calculus I-Hank Kuiper
고대 수학과 해석학I에 해당하는 과목입니다. 학기 말이 되면 학생들 절반 이상이 포기하고 수업에 나오지 않습니다. 교수님 말씀으로는 보통 자기 수업 듣는 학생의 3분의 1 정도만 F를 면한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과목은 시험 직전에 공부해도 괜찮았는데 이 과목은 퀴즈와 과제가 매주 있기도 하고 내용자체도 버거워서 평소에도 시간을 제법 투자해야 했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갑자기 기출문제에 전혀 등장하지 않던 유형의 문제를 이번 학기에 계속 내시는 바람에 더 고생스러웠습니다. 주어진 조건을 활용하여 정답을 찾아나가는 기존의 수학과목과 다르게 명백한 정답이 주어진 상태에서 정답이 존재할 수 있는 조건과 그 의미를 증명해야 한다는 점이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경영학과 전공은 아니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HST 315 Political History of the U.S.-Phillip Vandermeer
경제사 쪽에 관심이 있어 배경지식에 도움이 될까 하여 청강했던 과목입니다. 제가 수업을 열심히 안 들었지만 수업자체는 배워갈 내용이 많습니다. 리딩 과제로 읽었던 책의 첫 챕터도 흥미로워서 기대도 했지만 1교시이고 청강이라서 수업에 잘 안 나가게 되었습니다. 읽고 써야 할 과제가 되게 많았습니다.
 
*인턴
저는 학기 중에 ASU 인턴 박람회를 통해서는 아니고 개인적인 검색을 통해서 관심 있는 분야에 undergraduate research assistant로 몇 군데 지원을 했었습니다. 운 좋게도 얼떨결에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저자로 알려진 시카고 대학교 James Robinson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하는 research project에서 인류학적인 자료를 경제학적 실증분석이 가능한 데이터로 코딩하는 RA로 선발되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시카고 대학교 행정직원이 제 비자문제를 안이하게 처리하는 바람에 무슨 일을 할 건지 설명만 듣고 한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ASU 쪽에서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는데, RA선발 소식을 알고 난 직후에 비자에 관해 ASU국제처에 이런 저런 질문을 했을 때 물어 물어 찾아간 ASU 비자담당 교직원분이 대단히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셔서 약간 서운했습니다. 조금만 신경 써서 알아보고 알려줄 수도 있는 사항들인데, 시큰둥한 표정으로 나한테 물어볼 일은 아니라는 반응만 하셨기 때문입니다. 한 학기 동안 J1비자를 받고 온 이상 새로 비자를 받는 일도 까다롭지만, ASU 측에서도 딱히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려고 하지는 않기 때문에 혹시나 교환학생을 오시면서 인턴이라든지 하는 기회에도 관심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보시되 ASU에는 별다른 기대를 걸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5. 소감
예정에 없이 갑작스럽게 교환학생을 가기로 선택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온 뒤에도 순간순간 잘한 건지 갈팡질팡했습니다. 외롭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잘한 것 같습니다. 게을러서 놓쳐버린 기회도 많았고 현실이 기대와 어긋나 실망한 적도 많았지만 낯선 곳에서 홀로 삶을 꾸려보고, 다른 문화를 체험해보고, 외국인으로서 수업을 들어본 경험은 제가 몰랐던 저의 모습들을 발견하게 했고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도 해주었습니다. 한 학기 있으며 돌아다녀보니 가보고 싶은 곳들이 원래 가보고 싶던 곳보다 늘어났습니다. 이런 기회는 교환학생이 되어보아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의 경우에는 교환학생으로 지냈던 시간이 다른 경로를 통해서는 간직하지 못했을 종류의 기억을 마련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궁금하신 내용에 대해 syounbaek@gmail.com으로 연락주시면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