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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Germany] University of Cologne 2012-2 김지원

2013.03.06 Views 3084 경영대학

1.     소개

쾰른은 관광도시로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베를린, 뮌헨, 함부르크에 이어 독일의 주요 도시로 꼽힐 만큼 크고 인구도 많은 곳이고, 쾰른대학교 역시 크고 우수한 학교인데다 정규학생과 교환학생의 숫자가 모두 많습니다. 쾰른 자체는 복작대는 활기찬 도시라기보다 살기 좋은 평화로운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고, 쾰른대학교는 현대식 건물이 넓은 범위에 분포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제가 독일 쾰른대학교를 선택하게 된 것은 첫째, 언어적인 장벽이 견고한 프랑스나 스페인, 중국 등을 제외하고 영어 사용이 원활한 곳을 찾고 싶었고, 둘째, 아마도 모든 교환학생들이 공통적으로 들 여행하기 좋은 곳이라는 이유에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일 내의 세 학교 중에서 선발인원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쾰른대학교를 선택하였습니다.

2.     준비

모든 준비는 쾰른대학교에서 오는 메일을 따라 차근차근 하시면 됩니다. 다만 쾰른대학교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교환학생들에게 기숙사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작년 기수부터 단 한 명도 된 적이 없으니 메일을 받고 사이트에 들어가서 기숙사를 신청하더라도 절대 기대하지 말고 바로 동시에 집 구하는 것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탈락했다는 메일도 안 오거든요. 사실 방을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제가 아는 첫번째 방법은 http://www.housinganywhere.com/ 이 사이트입니다. 쾰른 지역에서 방세랑 조건이 맞는 곳에 간략한 자기소개 형태의 글을 써서 보내면 답이 오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집세, 위치, 가구, 인터넷망 등 여러 조건을 잘 따지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굉장히 경쟁이 세서 답이 오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나중에는 조건 따질 겨를 없이 수십 군데 급하게 보내게 됩니다. 저도 한 군데에서 답이 와서 연락하다가 다른 곳을 구했는데 이게 제가 아는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 쾰른대학교에서 교환학생들을 위한 페이스북 그룹을 만든 다음에 가입하라고 메일을 보낼 텐데 이 그룹에 지속적으로 방 세입자를 구하는 공지를 띄울 겁니다. 기숙사가 부족하다는 것을 아니까 말하자면 집주인들로부터 요청을 받아서 알선하는 거죠. 집세가 다소 비싼 경우가 많지만 대신 믿을 수 있고, 집세 따질 여유가 없어지면 이것마저도 한발 늦기 전에 서두르게 됩니다. 대략적인 집세에 대한 정보를 드리자면 저는 독일 가족이 사는 아파트의 방 하나를 얻는 조건으로 한달에 320유로( 45만원)를 냈습니다. 가구 전부 구비되어 있고 와이파이 되고, 부엌, 화장실을 공유하는 형태였습니다. 대략 200유로 후반대가 가장 싼 편이고, 300유로 후반대를 넘어가지 않는 것이 무난한 것 같습니다.

 

저는 재정보증서 조건에 맞는 보증인을 구하기 힘들어서 독일에 도착해서 슈페어콘토를 만드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슈페어콘토를 만들면 한 달 660유로( 95만원) 기준 6달치 3960유로 이상의 금액을 처음에 한국에서 송금 받아 입금하고, 거기서 또 하나의 계좌로 매달 660유로씩 이체해서 그 계좌에서만 돈을 출금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송금수수료가 걱정되면 거기에 +학기 초 학교에 낼 contribution fee, 첫 달 정착비, 집에 따라서 보증금, 여행경비 등까지 여유 있게 한번에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 목돈을 한꺼번에 송금해야 한다는 부담과 번거로움이 단점일 수는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매달 생활비 사용에 제한을 두고 안전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고 좋았습니다. 다만 독일 은행들도 슈페어콘토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있으니 혹시 슈파카세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고 슈페어콘토를 만들 건데 집 가까운 곳에서 잘 안되면 Dürener straße 187 Sparkasse KölnBonn 지점에서 Prenaj라는 사람한테 얘기해보세요. 저랑 친구가 만들어 달라고 해서 어떻게 만드는 건지 방법 자세히 알아봐주셨거든요. 독일에는 슈파카세 지점이 많아서 저는 거기서 만들었습니다.

 

밖에 항공편은 프랑크푸르트가 많지만 거기서 쾰른으로 오려면 DB Bahn 독일 철도청 사이트에서 Frankfurt Flughafen – Köln Hbf으로 오는 ICE 열차를 따로 예약해야 합니다. 사실 쾰른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은 Köln/Bonn 공항과 Düsseldorf 공항이고 그쪽에서 오는 RE 기차가 저렴할 것이지만 항공편 요금과 시간 고려해서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ISIC 국제학생증 만들어오시면 사이트에서 항공편이나 보험 가입 등을 처리할 수도 있고 학생 신분 증명해서 할인 받는 데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있습니다. 한국어로 여행책을 가져오면 여행 계획 도움이 있고, 짐이 되지 않는다면 소설책이나 읽을거리도 좋습니다. 그리고 행정기관과 은행에서는 독일어를 능숙하게 사용할 있는 사람을 동반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버디의 도움이 많이 필요할 텐데, 버디, 그리고 같이 사는 집주인 혹은 친구들에게 한국적인 선물 정도 챙겨오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3.     수업

쾰른대학교에는 영어 강의가 꽤 있지만 3학년까지는 Bachelor 수업만 들을 수 있어서 선택할 수 있는 수업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들을 수 있는 수업은 전부 신청했습니다. 어차피 나중에 시험등록은 따로 해야 되므로 수강신청하고 시험 안 봐도 되고, 수강신청 안 하고도 자신 있으면 시험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혹시 도중에 포기하거나 fail하게 되는 수업이 있을 까봐 최대 학점을 초과해서 43ECTS를 신청해서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수업들은 한 학기 내내 하는 것도 있고, 한 학기를 반으로 나누어 첫 쿼터에만, 혹은 두 번째 쿼터에만 하는 수업도 있어서, 시간 분배를 잘 하면 수업을 많이 들으면서도 실컷 놀고 여행 다니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과제나 출석 체크가 하나도 없이 오로지 기말고사 한 번으로 100% 평가가 이루어지는 수업들이어서 마지막에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1)     Fundamentals in International Taxation (6ECTS) :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교수님과 수업이었습니다. 세법에 관해서 전혀 공부한 바 없고 어렵고 지루할 거라는 편견만 있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무엇보다도 교수님이 너무 좋아서 즐겁게 들었습니다. 마지막 시험에는 나올 법한 문제들이 나왔고 case도 배점이 가장 큰 문제로 하나 나왔습니다.

2)     Channel Management (8ECTS) : 수업 자체가 재미있어서 좋아한 수업입니다. 아침 일찍 8시부터 3시간 연강인 것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유통+마케팅의 어렵지 않고 단순한 내용이었습니다. 시험도 복잡한 것 없이 단순하고 쉬웠다고 생각합니다. Tutorial은 반드시 case를 미리 읽어가야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3)     Financial Statement Analysis and Security Valuation (6ECTS) : 한국에서 재무 수업을 들었다면 대부분 아는 내용에서 조금 더 심화된 정도의 내용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졌던 수업입니다. 3시간 연강이고, Exercise 시간은 미리 예습해가지 않으면 의미 없는 받아쓰기 시간이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영어가 매우 빠르고 유창하신데 목소리가 약하셔서 답답하고 알아듣기 힘들었습니다.

4)     Methods of Marketing Mix Management (6ECTS) : 절대 마케팅이라고 기대하고 들으시면 안 되는 기초통계 수업입니다. 뒤로 갈수록 그래프나 내용이 까다로워져서 많이 힘들었고 3시간 연강이 지루하기도 했고 시험도 어려운 편이었지만 그럭저럭 본 것 같습니다. 교수님은 무척 좋은 분이지만 영어가 지루한 점도 있습니다.

5)     Risk Management and Insurance (6ECTS) : 유일하게 한 학기 내내 계속했던 수업인데 마지막 시험을 망쳐서 아쉬웠던 수업입니다. 생각해보면 꾸준히 복습했다면 꽤 재미있는 수업이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됩니다. 교수님께서는 다소 수업 외적인 얘기를 많이 하시기도 하지만 유쾌하신 분입니다.

이외에도 학기 전 독일어코스(6ECTS), 세미나 수업 2개 들었습니다. 학기 전 독일어코스는 독일어 공부 측면에서도,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을 사귀는 측면에서도 들으시길 추천합니다. 대부분의 교환학생 환영 친목행사는 정식 학기 시작 전부터 시작되므로 일찍 와서 수업을 듣는 것이 좋습니다. 독일어는 한국에서 미리 배워오셔도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전혀 문제는 없습니다. 특히 학기 중에는 다른 수업들과 겹쳐서 독일어코스를 듣기 힘들기 때문에 학기 전에 듣는 게 좋습니다.

 

4.     생활

한 달 생활비 660유로 중에 320유로는 집세로 내고 나머지로 생활비를 했는데 주로 집 근처 REWE, Aldi라는 마트에서 장을 봤습니다. AldiLiDL은 대표적인 최저가 마트라서 대부분의 식재료나 과일, 채소 등을 살 수 있고, REWE는 그보다는 가격대가 조금 더 높지만 질이 좋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고기나 치즈, 맥주 등을 사기 좋습니다. 그 외에도 저렴한 목욕용품이나 화장품 등을 살 수 있는 dm, 초콜릿, 화장품 등을 싸게 살 수 있는 Rossmann, 신선한 채소를 살 수 있다는 Netto, 가격대가 좀 있지만 다양한 와인을 살 수 있는 Kaiser 등이 있습니다. 핸드폰은 조금 귀찮더라도 절대 O2에서 계약 만들지 말고 Aldi Talk이든 다른 곳에서 충전형으로 사시길 바랍니다. 가을학기에 교환학생을 가면 독일의 춥고 흐린 가을, 겨울 날씨 때문에 평소 생활하거나 여행하기 마땅치 않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제가 상상하던 독일다운 날씨라 싫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신에 11월과 2월에 있는 쾰른의 카니발, 12월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저는 학기 전 독일어코스 전에 7월에 주로 유럽 여행을 다니고, 학기 중에는 4일짜리, 12월에는 6일짜리 German Pass를 사서 독일 내의 도시들로 여행을 다니고, 학교에서 개설한 WiSo Exchange Facebook page에서 ‘Studentische Reisen’과 친구를 맺어서 가까운 암스테르담, 프라하, 파리 등에 교환학생들끼리 가도록 기획한 여행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비용이 저렴한 만큼 교통편이 불편하긴 하지만 저는 워낙 미리 부지런히 여행을 기획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친구들이랑 함께 준비된 여행을 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밖에 개인적으로 여행을 갈 때는 Ryanair, Easyjet, Germanwings 등의 저가항공사에서 항공권을 예매하되, 출발 및 도착 공항에서 도시 시내까지 얼마나 떨어져있고 어떻게 이동할지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독일은 한국만큼 버스가 자주 있지 않습니다. 20분에 한 대씩 있는 정도이므로 정류장에서 시간표를 꼭 확인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요 교통수단은 트램으로, 한국의 지하철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학교 근처엔 9번 트램이 다니고, Neumarkt가 쇼핑 등의 주요 중심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학교에 contribution fee를 낸 후에 정식 학생증을 받으면 주 내에 한해서 다니는 고속지하철인 S-Bahn과 느린 기차인 RE를 학생증을 지참해서 무료로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쾰른은 관광지로 볼거리가 많은 도시는 아니지만 Dom에 올라간다거나, 초콜릿 박물관, 향수 박물관 등을 구경할 수 있고, 그밖에 매달 첫번째 목요일은 거주지 등록증을 가지고 쾰른 시내의 모든 박물관 입장이 무료이고, 쾰른 필하모니(http://www.koelner-philharmonie.de/) 30분 가량 짧은 공연이지만 무료 관람이 가능한 날짜가 있으니 잘 찾아서 다양한 체험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또 참고할 만한 사항은 Universitat strasse 트램역 근처에 위치한 WiSo 교환학생 국제실 같은 곳이 거의 오전에만 근무한다고 여겨질 정도로 일찍 닫으므로 용무가 있으면 서두르셔야 한다는 것과, 그 근처에 거주지에 따라 거주지 등록과 외국인청 등록, 비자 신청 등을 할 수 있는 Amt도 위치해 있다는 것입니다. 비자에 관해서는 여전히 진실이 미궁에 빠진 상태인데 사람마다 20~110유로까지 낸 금액이 전부 달라서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비자를 받아서 여권과 함께 여행시엔 항상 지참하시기 바랍니다. 국제처 바로 옆에 Asian market도 있어서 한국 음식 재료를 살 수 있는데 가격은 가장 싸지만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국의 식재료가 쌓여 있다 보니 정리 상태가 양호한 편은 아닙니다. 여기서 된장과 고추장을 1kg씩 사고 참기름도 작은 병으로 샀는데 된장이 너무 많이 남아서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확히 위치가 기억나지는 않지만 Berrenrather Strasse Seoul shop이라고 한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가게가 있는데 두부나 김치, 떡볶이떡 등도 살 수 있습니다. 아무리 독일에 갔어도 밥을 꾸준히 해먹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가능하다면 조그만 밥솥을 하나 사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제가 그렇게 했는데 냄비밥을 해먹거나 현지에서 사는 것보다 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또 가을 학기에 교환학생 가시는 분들은 작은 전기장판을 가져가거나 택배로 받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쾰른에 한식당이 두세 군데 있는 것으로 아는데 가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RE 타고 뒤셀도르프에 가면 값도 싸고 품목이 많은 커다란 한인 마트도 있다고 합니다.

 

도착해서 독일 고대교우회에 연락하면 있는 동안 여러 교우회 행사에 참석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교류할 수 있습니다. 또 저희 때는 한 명이 쾰른대학교의 한국어 교수님께 연락해서 독일어-한국어 Tandem을 할 의향이 있는 독일인 학생들과 파트너가 되면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만들 최고의 친구를 사귈 수도 있습니다. 제가 그런 경우였고 학기 내내 카니발도 같이 즐기고,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도 가고, 같이 집에서 요리도 해먹고, 헤어질 때 끌어안고 엉엉 울 정도로 좋은 친구로 지냈습니다. 지금도 조금 아쉽게 생각하는 것이지만, 교환학생 가서 친구를 사귈 때는 한국에서처럼 행동에 조심스럽고 쑥스러워하기보다 살짝 미친 척 과감히 행동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들은 체구도 작은 아시아인들이 에너지 넘치게 행동하는 것을 신기해하고 좋아합니다. 아무래도 다른 유럽 학생들보다 친구 사귀기가 더 힘들 수도 있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기회가 되는대로 모든 행사에 참여하며 노력하면 좋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을 겁니다. 수업 시간에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질문도 하고 대답도 하고 참여할 걸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러분도 교환학생 가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를 정해서 실천하길 바랍니다.

 

교환학생에 관한 건 어떤 질문, 어떤 정보 요청이든 좋으니까 jiwon3340@gmail.com 으로 연락 주시면 대답해드릴게요! 저에게 쾰른에서의 교환학생은 너무나 자유로웠고, 즐거웠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고, 벌써부터 그리운 시간입니다. 여러분도 쾰른에서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새롭고 재미 있는 추억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 사진은 첨부파일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