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미국] University of San Francisco
안녕하세요. 저는 2012년 가을학기 University of San Francisco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최예슬입니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학생들에게 보다 넓은 세계를 보고 돌아올 수 있는 귀한 경험을 마련해 주시기 위해 수고하신 국제실 직원 여러분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저 역시 앞서 교환학생을 다녀오신 분들의 수기를 통해 많은 도움을 얻었듯이 제 글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 지역 소개
샌프란시스코는 국내에서는 다소 덜 알려져 있지만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을 정도로 샌프란시스코는 다른 어떤 도시에도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매력으로 아무리 짧은 기간을 그 곳에 머물렀다고 해도 마음의 고향이 되어 버리는 도시입니다. 북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샌프란시스코는 연중 내내 우리 나라 봄, 가을 기온을 유지하며 맑은 날엔 햇빛이 눈부실 정도로 강렬하게 쏟아 내립니다. 이런 날엔 도서관 앞 잔디밭에 많은 학생들이 일광욕을 하며 누워있곤 하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미국에서 뉴욕 다음으로 물가가 가장 비싼 도시인 만큼 소비 수준이 높아서 없을 것 빼곤 다 있는 곳입니다. 그 맛을 상상하기 어려운 ‘프렌치 모로칸 퀴진’을 서빙하는 레스토랑부터 현대미술의 보고인 MoMA의 샌프라시스코 지부 SFMoMA를 비롯하여 크고 작은 갤러리들, Conservatory of Music 대학 학생들이 매 학기 일반에 무료로 공개하는 실내악 공연, 향초부터 인테리어 소품까지 여성이 좋아할 만한 거의 모든 것을 모아 놓은 편집샵 등 도시가 아니라면 즐기기 어려운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물가에 대해서 그렇게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식료품 값은 싼 편이라 외식을 자주 하지 않는 한 식비에서 돈을 아껴 한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많은 누리고 올 수 있는 곳입니다. 제가 있을 당시 뮤지컬 라이온 킹이 공연 중이었는데 가장 좋은 좌석이 원화 약 16만원으로 국내에서보다 훨씬 저렴한 값에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샌프란시스코의 매력은 도시의 매력과 동시에 여유로움도 만끽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뉴욕의 유명한 센트럴 파크보다도 더 큰 면적 (약 125만 평)을 자랑하는 골든게이트파크는 도시와 차단된 듯한 공간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 외에도 여러 공원들이 도시 곳곳에 위치해 있으며 바다를 옆에 끼고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해변들도 많습니다. 이 모든 곳이 서울만큼 잘 정비되어 있는 MUNI 버스로 갈 수 있는 곳이고 USF에서는 학생들에게 정기권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2. 학교 소개
USF는 샌프란시스코 시내와 가까이 위치한 종합사립대학입니다. 미국경제연구소(American Institute for Economic Research)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뉴욕, 워싱턴D.C., 보스턴을 제치고 최고의 대학 도시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인종 및 문화적 다양성, 실리콘밸리와의 근접성, 활발한 벤처 창업 등의 측면에서 샌프란시스코는 학습의 의미를 넘어서서 배움을 얻기에 좋은 도시입니다. 또한 버스를 타고 15~20분만 가면 다운타운에 도착할 정도로 좋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도시 생활을 포기할 수 없는 분들에게 특히 더 추천합니다. USF는 학생들에게 무료로 Koret Center라는 헬스장을 개방하고 있는데 올림픽 사이즈 수영장, 농구 코트, 댄스 스튜디오, 사격 연습장 등 운동 기구들로만 가득 찬 헬스장이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3. 출국 전 준비
3.1 서류 준비
본교에서 교환학생 면접을 통과하면 가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출국하기 전까지 거쳐야 하는 여러 절차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절차가 지원 서류 준비입니다.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었다고 함은 국내 대학에서 교환 대학에 추천할 교환학생 후보가 되었다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내부 선발 이후에 교환 대학에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과정을 통과해야 교환학생 자격이 주어진 것입니다. 이 때 준비해야 하는 서류들이 많은데 특히 미국 대학은 더욱 까다롭습니다. 예방접종증명서, 잔고증명서, 교수 추천서, 영문 학업계획서 등의 서류가 필요한데 준비하는 과정이 다소 귀찮게 여겨지더라도 어차피 해야 하는 것 가능한 한 빨리 해치우는 것이 좋습니다. 예방접종증명서는 볼거리, 홍역, 풍진, 결핵 등 대학에서 지정하는 질병에 대한 예방 접종 내역을 증명하는 서류입니다. 특정 기관에서만 발급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유학생전문병원을 찾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볼거리, 홍역, 풍진의 경우 어렸을 때 모두 맞은 주사이므로 어머니께 아가수첩을 찾아달라고 하시고 그 수첩에 적힌 접종 기록을 가지고 가까운 병원이나 교내 보건소에서 의사의 접종 사실 확인 서명만 받으면 됩니다. 지원 접수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교환 대학에서 공식 허가가 나옵니다. 미국 대학의 경우 이 때 DS-2019라는 비자 관련 서류를 보내줄 것입니다. 비자 신청도 대행사에 맡기는 방법도 있지만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원하시지 않는다면 스스로 준비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우선 다음의 링크에서 온라인으로 비자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 (www.ustraveldocs.com/kr/) 이 때 확인용지(confirmation page)를 잊지 말고 프린트하셔야 비자 인터뷰 때 번거로운 수고를 피할 수 있습니다. 그 후 SEVIS 비용을 납부하셔야 합니다. 이 비용과 비자신청 수수료는 다른 것임을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SEVIS 비용은 다음의 링크에서 온라인으로 납부하실 수 있습니다. (www.fmjfee.com) SEVIS 납부영수증도 인터뷰 때 필요하므로 출력해 놓으셔야 합니다. 비자신청 수수료는 씨티은행 모든 지점에서 납부하실 수 있습니다. 인터뷰 예약은 다음의 링크에서 할 수 있으며 월요일 오전 8시 30분으로 하는 것이 그나마 대기 시간이 짧습니다. (www.us-visaservices.com/korea) 인터뷰 신청 확인 페이지 역시 출력해서 인터뷰 때 구비하셔야 합니다. 인터뷰에 가지고 가야 할 서류들만 따로 정리하면 유효한 여권, 온라인 비자신청서 DS-160 작성 후 프린트한 확인용지, 비자신청용 사진, 비자신청 수수료 납부 영수증, DS-2019, 잔고증명서, SEVIS 납부 영수증, 인터뷰 예약 확인용지입니다.
3.2 짐 싸기
여행용이 아니라 4개월 동안 생활해야 할 짐을 싸는 것이므로 가장 알고 싶은 것이 무슨 옷을 가져가야 하는지, 가재 도구는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일 것입니다. 우선 옷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앞서 설명하기도 했지만 샌프란시스코의 날씨를 우리 나라와 비교하자면 가을에 가장 가깝습니다. 한국이 가을에 일교차가 크듯이 샌프란시스코도 아침과 밤에는 쌀쌀하다가도 낮에는 반팔을 입고 돌아다녀도 좋을 만큼 기온이 오릅니다. 다만 샌프란시스코는 기온 자체보다 햇빛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체감 기온이 좌우되는 것이 다릅니다. 쌀쌀하다고 느끼면 햇빛 아래로 이동해 있으면 따뜻해지고, 햇빛이 뜨거울 땐 그늘 밑에 있으면 바로 또 시원해집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도대체 옷은 어떻게 챙겨가야 하나 의문이 드실 겁니다. 가을학기를 기준으로 말씀 드리면 가을용 외투 한 벌과 머플러를 반드시 챙기고 개인적으로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인지 아닌지에 따라 안에 입을 옷은 결정하시면 될 것입니다. 반 팔은 추천하지 않는데 일년 중 가장 기온이 높은 때라고 해도 섭씨 20도 초반이고 한국처럼 습하지 않아서 가벼운 긴 팔로도 충분했습니다. 여학우들은 건조함에 대비해 수분 관리를 꼭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가재 도구에 관해서는 USF 홈페이지에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므로 제가 개인적으로 느낀 필요들을 중심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도착 후 며칠 간 사용할 침대 시트나 덮을 것이 필요합니다. 짐의 부피가 커지지 않도록 도착 후 침구 세트를 살 계획이었으나 매트 상태가 예상보다 더러워서 바로 그 위에서 자는 것이 상당히 찝찝했습니다. 또 당시 8월 중순경이었는데도 추워서 머플러를 몸에 감고 자야 했습니다. 다음으로 가재 도구는 아니지만 선글라스를 반드시 가져가시기를 권합니다. 특히 오랜 시간 밖에 있을 때엔 선글라스를 끼지 않으면 햇빛이 너무 강렬해 눈이 피로해 집니다. 이 외의 생활잡기는 현지에서 구매 가능하므로 4.3.2. 기숙사에서 추가 설명하겠습니다.
4. 학교 생활
3.1. 수업
USF는 4학점이 기본 단위로 일주일에 2번 90분씩 수업을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경영대 수업은 대부분 Main Campus에 있는 Malloy Hall에서 이뤄집니다. 제가 수업을 듣기 전에 가장 걱정되었던 것이 미국 대학의 수업은 학생의 참여를 굉장히 많이 요구할 텐데 영어가 능숙하지 못해서 수업에 지장이 있진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정말 간단한 의사 표현도 제대로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때 좌절감이 휩싸이기도 하지만 그런 기분은 빨리 털어 버리고 위축되지 않으려고 의지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단지 영어가 익숙하지 않을 뿐이지 여러분이 미국 학생들보다 똑똑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머리 속으로 되뇌시고, 그룹 과제에 임할 땐 여러분의 상대적 강점을 이용하여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저의 경우 영작문이 상대적으로 더 능숙했기 때문에 발표에서는 참여도를 낮추는 대신 Write-up을 맡곤 했습니다.
교과서는 교내 서점에서 구입하는 방법과 Amazon.com에서 구입하는 방법이 있는데 후자가 더 저렴합니다. 후자의 경우 또 세 가지 방법으로 나눠지는데 새 책을 사거나 중고 서적을 사거나 한 학기 동안 렌트할 수도 있습니다. 렌트할 경우 가격이 50% 가까이 낮기 때문에 저는 렌트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중요한 내용은 포스트잇에 정리하는 방식으로 책에 직접 필기하지 않았습니다. 렌트하실 때 주의할 점은 반납일을 미리 체크하여 시험이 끝나는 동시에 우편으로 부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반납일이 기말고사 기간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시험이 끝나고 신나서 놀다가 잊어버리면 구매 의사가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다음은 제가 수강한 과목들입니다.
(1) Entrepreneurial Finance, Professor John Green, 4 Credits
벤처캐피탈의 입장에서 투자의사결정론을 배울 것으로 기대했지만 창업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기초적인 재무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수업이었습니다. 난이도는 재무관리 수준으로 상당히 평이했습니다. 거의 매주 교과서에 있는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숙제가 있었고 시험은 한 학기에 3 번 보았습니다. 그러나 숙제와 시험 모두 쉽고 교수님께서 미리 출제할 문제를 알려주시기 때문에 성실하기만 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배우는 내용이 쉽다고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학생도 있었는데 교수님의 철학이 ‘실무에서 사용하지 않을 것은 가르치지 않는다’이기 때문에 쉬워 보이는 것이지 교수님 자체는 굉장하신 분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친분을 쌓으며 더 많은 것을 배워 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이 수업에서 얻어 가는 것이 남다를 것입니다. 특히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관심이 있으셔서 추수감사절에는 집으로 초대하여 저녁 식사를 대접하기도 하셨습니다. 출석은 체크하시지만 발표를 얼마나 많이 하는지가 점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2) Nuts and Bolts of Entrepreneurial Finance, Professor Nguyen Nicole, 4 Credits
강의명에서 알 수 있듯이 Entrepreneurship 101이라고 할 수 있는 수업입니다. 같은 이름의 수업이 하나 더 있는데 교수님에 따라 배우는 내용은 천차만별인 것 같습니다. 강의의 목적은 벤처 창업의 전 과정을 개략적으로 학습하며 각 단계에서 요구되는 전략을 배우는 것인데 제가 들은 수업은 이를 실제로 응용할 수 있도록 한 학기 내내 진행되는 모의 창업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굉장히 열정적이시고 언제나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 이 교수님 역시 약력이 대단하신데 하버드 출신에 Citibank가 아시아에 처음 진출할 때 지역 총괄 담당자 중 한 사람으로 일한 경험이 있으시고, 이후 여러 벤처에 직접 참여하셨습니다. 친근하시지만 개인 과제 6개, 그룹 과제 8개로 엄청난 양의 숙제를 내시고 모든 숙제에 긴 피드백을 달아주시고 만족하지 못하시면 수정 후 다시 제출하도록 하시는 결코 쉽지 않으신 분이었습니다. 그래도 점수는 후하게 주시는 편이었습니다. 시험은 기말시험 한 번 있었는데 예상 문제를 미리 주셔서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수업에서 배우는 것보다 직접 미국 학생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깨닫는 것이 더 많은 수업이었습니다.
(3) Analysis of Global Business Conditions, Professor Daniel Blakley, 4 Credits
경영대 개설 과목이지만 수업 내용은 거시경제와 일치합니다. 다만 교수님께서 매주 Wall Street Journal과 The Economist를 30분씩 할애하여 경제 브리핑을 해 주시는 등 경제’학’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경제를 접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신다는 점에서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수업입니다. 제가 수학했던 교수님 중 가장 유머러스하시며 세 번의 시험이 있었는데 매번 시험이 끝나면 근처 Pub에서 맥주를 사주셨습니다. 시험 전 예상 문제를 주시지만 난이도는 비교적 어려웠습니다. 시험 외에 두 번의 그룹 과제가 있었습니다. 차기 GDP성장률, 실업률, 인플레이션율, 이자율, 환율을 예측하고 기업 경영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하는 과제로 팀마다 다른 가정과 예측치를 비교하며 발표를 듣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4) Principles of Real Estate, Professor George Edward Devine, 4 Credits
원하던 수업에 들어가지 못해서 차선으로 선택한 과목이었는데 투자자의 관점에서 부동산의 가치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배울 수 있을 것이란 근거 없는 예상을 철저히 깬 수업이었습니다. 경영대 수업이라기 보다는 법대 수업에 가까웠습니다. 교수님께서도 첫 수업에서 이 수업은 부동산과 관련된 법률 용어를 학습하는 수업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시험은 두 번 객관식으로 출제되었는데 난이도는 약간 어려웠습니다. 교수님의 강의 스타일이 의자에 앉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쭉 말로만 설명하시는 스타일이시고 교과서 보다는 강의 위주로 문제를 출제하시기 때문에 강의에 집중해야 합니다. 시험 외에 세 번의 개인 과제가 있었습니다. 독후감을 하나 제출하는 것과 압류된 주택을 경매하는 현장 등을 방문한 뒤 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캘리포니아부동산중개인협회(BOMA)의 임원이시기 때문에 현직에 계신 여러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부동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려고 하는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자 하셨습니다.
3.2. 기숙사
교환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기숙사는 Pedro Arrupe와 Loyola Village 두 개입니다. 저는 Pedro Arrupe에서 생활했습니다. Pedro Arrupe는 유일하게 학교 캠퍼스 밖에 위치해 있고 (버스로 10분 이내 소요) Loyola보다 생활에 조금 불편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기숙사비는 저렴합니다. 주로 겪을 수 있는 불편은 화장실과 주방이 공용인 데서 비롯합니다. 화장실은 각 층마다 하나씩 있고 주방이 전체 건물에 하나입니다. 화장실은 생각보다 불편함이 덜했으나60~70명이 한 주방을 같이 쓰다 보니 요리를 하거나 설거지를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미니 냉장고가 4개, 냉동고가 1개밖에 없어서 기껏 마트에 다녀와서도 냉장고에 공간이 부족해서 넣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음식을 훔쳐 먹는 경우도 있었는데 여기까지 말한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Pedro Arrupe가 Loyola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Loyola는 방 안에 주방과 화장실이 모두 구비되어 있어서 다른 방에 묶는 학생들과 마주칠 기회가 적습니다. 교환학생은 교환학생들끼리 어울리게 되어 있는데 교환학생 대부분이 Pedro에 묶기 때문에 Loyola에 사는 학생들은 초반에 적응을 어려워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Pedro는 Safeway라는 대형할인마트(두 블록 거리), 저렴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리틀차이나타운 Clement Street(두 블록 거리), 골든게이트파크(세 블록 거리), Bank of America 지점(두 블록 거리), 다운타운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한 블록 거리) 등 생활에 편리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기타 생활잡기에 관련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Pedro는 화장실에도 전신 거울이 없기 때문에 전신 거울이 있으면 좋습니다. 룸메이트와 공동 부담하여 사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학우의 경우 탁상 거울도 하나 구비하는 것이 화장할 때마다 화장실로 가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습니다. 또한 샤워실용 슬리퍼가 필요합니다. 간혹 샤워실 이용 후 머리카락을 치우지 않는 학생들이 있는데 상당히 지저분하므로 맨발로 딛고 싶지 않으실 것입니다. 생활용품은 Ross라는 곳에서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3.3. 여가 활용
샌프란시스코는 MUNI 버스를 타고 왠만한 곳은 다 다닐 수 있습니다. MUNI란 버스, 자하철, BART(Berkley와 San Francisco를 잇는 기차), CalTrain 등을 통칭하는 교통체계를 일컫는 약어이고 MUNI 버스라고 말해야 현지인들은 제대로 이해합니다. MUNI를 이용하여 이동하는 경로를 안내해주는 사이트가 있는데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출할 때 상당히 유용할 것입니다. (www.511.org)
(1) 운동
Pedro 기준 Koret Center는 걸어서 10분, 버스로 5분 거리에 있습니다. 학교 가는 길에 있기 때문에 수업이 끝나고 운동하고 오기 편합니다. 수건과 사물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한결 편리합니다. 또한 무료로 Group Exercise 프로그램을 다수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해당 장소로 가면 누구나 수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료이긴 하지만 개인 트레이닝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2) 관광
관광책자에도 소개되어 있는 유명한 곳들보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명소를 위주로 설명하겠습니다. 제가 가장 사랑한 곳을 꼽자면 Baker Beach, Ferry Building과 San Francisco Art Institute입니다. Baker Beach는 다운타운 가는 방향과 반대로 쭉 걸어가면 나오는 해변입니다. 누드비치이긴 하지만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벗고 계시다고 하니 사람이 없는 이른 아침에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모래 사장에 총총 박힌 새 발자국이나 푸른색과 분홍색, 주황색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아름다운 하늘 빛과 선명하게 제 색깔을 뽐내는 금문교가 어우러져 잊지 못할 경관을 만들어 냅니다. Ferry Building은 여러 상점들이 위치한 건물 내부보다 건물 밖으로 나가서 승선장을 바라 보는 벤치에 앉아 바다 내음을 맡으며 바삐 배에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맛이 있습니다. 맑은 날에는 벤치에 앉아 책을 읽어도 좋고 밤에는 또 그 나름의 정취가 있습니다. Ferry Building 안에 Blue Bottle Coffee라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커피 브랜드 지점이 있으니 커피 한 잔을 사서 차가운 밤 공기와 뜨거운 커피 향을 동시에 느끼는 것도 좋습니다. San Francisco Art Institute은 가파른 언덕 위에 위치한 작은 궁전 같은 미술 대학입니다. 이 곳을 추천하는 이유는 옥상에 오르면 기가 막힌 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뇌에 가득 찬 예술가가 된 것처럼 경치를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3) 음식
식재료는 대부분 Safeway에서 구입했지만 과일의 경우 Pedro에서 세 블록 떨어진 곳에 중국인이 운영하는 가게가 더 저렴했기 때문에 이 곳에서 구입하였습니다. Safeway에서는 회원카드를 만들면 더욱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애용하였던 식당은 Café Bunn Mi(417 Clement Street)라는 베트남 샌드위치 전문점이었습니다. 베트남 샌드위치란 살짝 구운 바게트 사이에 재료를 넣은 샌드위치입니다. Tax 포함 치킨 샌드위치가 $5 이하로 굉장히 저렴하면서 양도 많아서 두 끼에 걸쳐 나눠 먹어도 괜찮습니다. 샌드위치 메뉴는 생선 튀김이 들어간 것을 제외하고 모두 먹어 보았는데 Lemongrass Chicken이 가장 맛있었습니다. Schubert’s Bakery(521 Clement Street)는 시나몬향이 가미된 바삭한 과자 위에 올린 치즈 케익을 추천합니다
(4) 교회
Pedro Arrupe 근처에 SF사랑의교회가 버스로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주일 예배는 8시 30분, 11시에 있습니다. 2부 예배가 끝나고 점심 식사를 제공하니 기독교가 아닌 분들도 한국 음식이 그립거나 한국 사람이 그리울 때 찾아가시면 환영 받으실 것입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진은 첨부파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