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2012-1학기 교환학생 경험보고서
경영학과 07학번 박지환
파견교(파견국) : Tecnológico de Monterrey,
Campus Guadalajara (México)
교 환 학 생 준 비
유럽이나 미국 등 다른 나라와 달리 멕시코로 떠나기 위한 준비는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교환학생 준비 중 가장 까다롭다는 비자 발급이 현지에 도착한 뒤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비자 발급에 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부모님(본인)의 재정 증명서 (한화 약 300만 원 정도, 달러 기준으로) 만 (달러화 기준으로) 발급해 가시면 현지에서 거주 허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비자 준비 없이 Tecnológico de Monterrey Campus Guadalajara (이하 Tec) 으로 부터 입학 허가서를 받으면 바로 항공권을 구매하셔도 됩니다. 멕시코까지의 항공권을 한번에 발권하면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먼저 LA나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항공권을 구입한 다음, 그 도시에서 멕시코로 가는 항공권을 구입하시는 편이 더 저렴합니다.
한 가지 후회되는 점은 멕시코에 오기 전에 스페인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입니다. 학교에서는 수업 시간에 영어로 의사 소통이 가능하지만 그 외 생활은 영어가 거의 쓰이지 않아, 스페인어가 익숙해 지기까지 답답할 때가 많았습니다. 멕시코까지 온다고 하셨으니 기본적으로 간단한 문법 정도를 익히고 오셔야 도착해서도 스페인어 실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유쾌한 멕시코 사람들과 빨리 친해져 더욱 재미있는 교환학생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강하기 한달 전쯤, 수업 목록과 함께 수강 신청을 하라는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우리 학교처럼 모든 학생이 동시에 수강 신청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교환학생의 경우, 온라인으로 자신이 듣고 싶은 과목을 Tec의 국제실에 제출하면 직원 분들이 강의 시간과 학생 수를 고려하여 수업을 배정해 주었는데. 시간표는 도착 후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나누어 주며 한번 정한 시간표는 바꿀 수 없다고 강조하지만 수업이 영 맞지 않아 부탁하니 바꾸어 주었습니다. (개강 후 1주일 까지는 바꿀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학 교 및 수 업
Tec은 멕시코 전역에 캠퍼스를 두고 있는 멕시코 최고의 사립 대학입니다. 국립, 사립 대학이라는 게 우리나라와 조금 달라서 한 학기 학비가 우리나라보다 비싸고(약 800만 원 정도) 이에 학교에서는 주로 멕시코 상류층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사립 대학임에도 수업 분위기는 우리 학교보다 느슨했습니다. 봄학기는 보통 1월 초에 시작해서 5월 중순에 기말 고사를 보며 끝이 납니다. 학기는 총 4번의 시험(partial 1, 2, 3 및 기말 고사) 으로 이루어져 있어 한 달에 한 번 꼴로 시험을 봅니다. 하지만 그 만큼 각 시험마다 수업 분량이 많지 않고 교수님들도 학생이 pass하도록 신경을 많이 써 주셔서 시험 문제는 어렵지 않았고 그 만큼 학생들도 많이 노력하는 편이 아니었기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저는 경영학 수업을 3개, 스페인어 수업을 2개 들었습니다. 많은 경영학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데 교수님과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상당했습니다. 특히 멕시코 현지 학생들의 경우 미국에서 살다 온 경우가 다반이고 유럽 친구들도 영어를 잘 해서 제가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수업은 주로 학생들간의, 또는 학생들과 교수님의 토의 및 토론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저의 경우 한 학기 동안 큰 프로젝트 하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고 성적 반영 비중도 높았습니다. (우리 학교 팀플과 비슷합니다) 각각의 partial마다 지금까지 진행한 작업을 보고서로 제출하고 때로는 진행 상황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 스페인어 수업을 수강했는데, 이는 오직 교환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고 수업 규모도 작아 여러 나라의 다른 교환 학생들과 친해 지기 좋은 기회였습니다.
Tec의 출결 시스템은 우리나라와 다릅니다. 한 과목당 최대 2주를 결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1주일에 2번 수업이 있는 경우는 총 4번, 1주일에 1번 수업이 있는 경우는 총 2번까지 결석이 가능합니다) 출결 시스템이 수업 시작 후 5분 내에 컴퓨터로 처리되어 지각이라는 개념도 없이 수업 시작 후 출석을 부를 때 자리에 없으면 결석으로 처리됩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와 달리 결석을 상쇄할 만한 어떠한 예외도 없습니다. 제가 공부했던 과달라하라의 캠퍼스는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어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학교까지 최소 30분에서 1시간 30분 동안 버스를 타고 등교해야만 했습니다. 게다가 멕시코의 교통 상황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등교 시간이 출근 시간과 겹칠 때에는 집에서 일찍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지각을 하여 결석으로 처리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Tec에는 Cultural activitiy 라는 예체능 수업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동아리 같은 개념인데 전체 학점 수(Credit)에는 반영이 되지 않지만 수강을 하면 Tec 시스템에 같이 등록이 되어 Portal 상 자신의 시간표에 같이 보여 지고 전공 과목과 동일한 시험 일정과 출결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목은 수영, 축구, 농구, 요가 등의 운동부터 살사, 탱고, 플라멩고, 힙합과 같은 댄스, 기타, 퍼커션, 드럼과 같은 악기를 배우는 과목들뿐만 아니라 요리 수업도 있습니다. 현지인과 같이 배우는 수업이고 보통 스페인어로 진행되는데 스페인어를 잘 하지 못했음에도 교수님과 현지 학생들이 친절하고 천천히 가르쳐 주어서 수업을 따라가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접하기 힘든 브라질 무술인 카포에라와 퍼커션(타악기) 강좌를 수강했는데, 학기 말에는 축제 기간에 무대에서 지금까지 배우고 연습했던 결과들을 관객에게 보여 주기도 했습니다.
생 활
많은 교환학생들이 집을 쉐어하여 거주합니다. 저는 먼저 와 있던 선배의 도움으로 집을 쉽게 구할 수 있었는데, 총 3층짜리 건물에 방이 12개가 있어 다양한 국가의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그 외 방법으로는 홈 스테이나 기숙사 생활이 있습니다. 학기 중에도 학교 내 게시판에 룸메이트를 구한다는 광고가 올라오고, 과달라하라 전체의 교환학생들을 위한 커뮤니티가 페이스북에 있어 그 곳에 집을 구한다고 글을 올리면 빈 집이 있다는 많은 정보의 덧글이 달립니다. 어떤 친구들은 학기 내내 호스텔에서만 지내기도 했습니다.
멕시코는 우리나라만큼 술을 좋아하고 많이 마십니다. 맛있고 종류가 다양하며 저렴하기까지 한 멕시코 맥주뿐 아니라, 멕시코 하면 떠오르는 데낄라, 중미의 럼, 그 외 주류 및 이들로 만든 달콤한 칵테일까지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어 자연스럽게 다양한 술과 친해 질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멕시코는 Fiesta(파티) 문화가 있습니다. 보통 한 집에서 fiesta를 주최하는데, 주최자의 친구뿐만 아니라 형제들, 사촌들, 그리고 친구의 친구까지 모두가 모여 시끌벅적하게 음주 가무를 즐기다 자정 전후로 Club이나 Bar에 2차를 가곤 했습니다. 제가 살던 집도 큰 집이었던 지라 수 많은 fiesta가 열렸는데 한번은 저를 포함하여 같은 달에 생일인 룸메이트 들이 각자 자신의 친구들을 초대해 즐거운 생일을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멕시코의 공휴일은 항상 금요일이나 월요일 입니다. 이에 공휴일이 낀 주말은 총 4일의 휴가 기간을 얻게 되는데 교환학생들은 보통 여행을 많이 갑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잘 알려 지지 않았지만 가장 유명한 깐꾼이 있는 유카탄 반도부터, 웅장한 아즈텍 문명이 잠들어 있는 멕시코 시티, 거대한 파도를 느낄 수 있는 태평양 연안, 에메랄드 빛 계곡과 폭포수, 마리아치 음악이 흐르는 광장 등등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볼 것이 많은 나라가 멕시코 입니다. 봄학기에는 1~2주에 걸친 세마나산타 기간이 있는데 예전부터 여행을 계획하고 비행기표를 미리 구입하여 그 기간 동안 멕시코 남부 지방을 여행하기도 했습니다.
멕 시 코
멕시코는 참 유쾌하고 정열적인 나라입니다. 운동 경기가 있으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목놓아 응원하고 상대편에 대한 비속어도 서슴지 않고 사용하지만, 모두가 낄낄거리고 그래서 정겹게 들립니다.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활발하고 재미있어서 길거리에 음악이 나오면 흥에 겨워 춤을 추고 공공 장소에서의 진한 애정 표현도 서슴지 않습니다. 혹시나 길을 물어 보면 (틀린 길이라도) 열심히 가르쳐 줄 정도로 착하고 친절합니다.
마지막으로 멕시코에 온다면 당신은 인기 남(녀)이 됩니다! 항상 모두의 관심이 되고 가끔은 버스 안에서 마초 같은 현지인 남자가 앞에 할머니가 서 계시는 데에도 한인 여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멕시코에도 마찬가지로 아시아는 생소하여 길을 지나가면 사람들이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말을 걸고, 가끔 같이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합니다. 몇몇 한인 친구들은 낯선 현지인이 자신에게 접근하는 게 싫어 무시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의도가 단순 호기심과 호감인지라 지나치게 경계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멕시코라는 나라 자체가 유쾌하고 모르는 사람들과도 쉽게 말을 걸고 한참을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멕시코에서도 요즘 한류, K-pop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어디서 왔는지를 물어 보고, 한국에서 왔다면 슈퍼 주니어의 팬이라면서 친구가 되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사실 교환학생 생활을 하다 보면 주거 환경이나 주로 듣는 수업이 비슷하다 보니 현지인 보다는 같이 외국에서 온 교환학생끼리 더 친해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세계 여러 나라 학생들과 친해 지는 것도 좋지만 멕시코에 온 이상 현지 문화를 흠뻑 체험하고 가는 것 또한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그들과 친해 져서 같이 보내게 된 시간이 많았는데 그들에게 우리나라를 깊이, 더욱 잘 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과 대화하면서 제 스페인어 실력도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이에 새로운 세계인 멕시코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을 생각하고 있다면, 지원을 망설임 없이 추천합니다. 처음 멕시코에 도착했을 때는 느려 터진 행정 시스템과 느긋한 사람들 덕분에 혼자서 화가 난 경우가 많았는데 갈수록 그 생활에 익숙해 져서 그들처럼 평온해 지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귀국하는 이 시점에서 정말, 떠나기 싫은 멕시코를 떠나야 된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쾌적한 공부 및 운동 환경을 제공하는 캠퍼스, 사시 사철 온화한(덥지만 건조한) 기후, 아름답고 다채로운 자연 환경, 웅장한 역사 유적, 친절하고 유쾌한 사람들 및 친구들, 하나도 빠짐없이 맛있는 음식과 주류들까지 정말 모든 것이 값지고 행복한 멕시코 교환학생 생활이었고(México, Cómo Te Quiero!), 이에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 주신 경영대학과, 특히 국제실에 감사드립니다.
※ 사진은 첨부파일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