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2011년 2학기에 프랑스 파리에 있는 ESCP EUROPE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경영학과 07학번 조인영입니다. 보통 경영학 공부를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대부분 미국으로부터 학문적인 영향을 주로 받습니다. 저는 미국만큼이나 큰 시장인 유럽의 학문 분위기도 느끼고 싶었고 대륙으로 국가들이 연결된 곳에서 여행도 많이 하고자 하는 마음에 ESCP를 교환교로 선택하였습니다. 학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ESCP EUROPE는 프랑스 내에서도 탑3에 꼽히는 그랑제꼴(명문사립학교)입니다. 대학원 과정인데 프랑스는 학제가 대학교 과정이 3년이라 한국에서 4학년인 제가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수준이 높고 그만큼 프라이드도 매우 강합니다. 첫 파견에 혼자 가는 거라 준비하는 동안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다음 번에 파견되는 분들께 제가 경험한 부분들이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출국 전 준비사항
주위에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지인이 있으신 분들은 아마 악명 높은 프랑스 대사관에 대해서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제가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최대한 빨리 준비에 들어가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6월 말에 시험이 있어서 그 전에는 준비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7월에 비자를 신청하려고 봤더니 이미 인터뷰가 꽉 차있었던 바람에 예정했던 출국일에 출국을 할 수가 없어서 결국 비행기를 취소하고 다시 끊어서 출국하게 되었습니다. 입학허가서가 도착하자마자 비자 접수를 하시기 바랍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입학허가서마저 늦게 와서 결국 학교에서 대사관으로 직접 메일을 보내준 덕에 비자를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준비하시다 보면 아시겠지만 그 과정이 굉장히 복잡합니다. 서류접수, 인터뷰, 지문등록 이렇게 크게 세가지로 나뉘는데 각각 예약을 잡아야 한다는 점이 매우 귀찮습니다. 나중에는 그냥 파견을 포기할까도 싶을 만큼 귀찮고 또 불친절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학교 입장에서도 여러 나라로 학생들이 파견되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써주실 수 없습니다. 따라서 본인이 철저하게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2. 프랑스 입국 후
- OFII 서류 발송
프랑스 대사관에서 비자와 함께 체류증 신청을 위한 서류를 같이 보내줍니다. 그것을 들고 가서 프랑스에 도착하자마자 요구되는 서류를 지정된 주소로 보내야 합니다. 요즘 ESCP에서는 이를 대행해준다는 좋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서류를 보내고 신체검사 약속을 잡고 신체검사를 완료하면 체류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신체검사의 경우에는 8시 30분까지 오라고 하면 8시 정도까지는 가는 것이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CAF (알로까시옹) 받기
프랑스에서는 주택보조금이라고 해서 외국인일지라도 일정 수준 이하의 소득만 있는 거주민에게 주택보조금을 지급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체류증이 필요한데 체류증이 나오자마자 신청해야 합니다. 매달 약 200유로 내외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으므로 게으름 피우지 마시고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 계좌개설
한 학기 교환학생의 경우에 계좌까지 개설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일 수 있지만 CAF를 받기 위해서는 프랑스 은행의 계좌가 필수이므로 개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기숙사 주변의 은행에 영어 잘하는 분이 있어서 손쉽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지점의 경우에는 은행원이 프랑스어밖에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프랑스어를 잘하는 친구를 대동하고 가거나 표현을 숙지하여 가셔야 합니다. 계좌의 경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유지비를 청구하므로 귀국 전에 닫고 들어오시기를 권합니다. 하지만 CAF가 임대 기간이 지나도 지급되므로 귀국 후에 국제우편으로 계좌를 닫는 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3. 학교
- 교환학생 프로그램
저는 고려대에서 ESCP EUROPE으로 혼자서 첫 파견된 학생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카이스트의 대학원과 고려대가 유일한 협정교입니다. 전체 학교에서 한국인이 두 명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다른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학교 자체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별로 좋지 못한 것 같습니다. 버디 프로그램이 있기는 한데 물론 어떤 버디를 만났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한 학기에 한번 만나서 차를 마신 게 다입니다. 그리 체계적이지는 못한 듯합니다. 하지만 학교자체가 돈이 많아서 가끔씩 학교 안에서 공짜 파티를 여는데 재미있었습니다. 또 처음에 스포츠 프로그램이 있는데 저는 1년짜리를 한학기만 등록하는 게 아깝고 시간이 없어서 못했는데 웬만하면 하시기를 권장합니다. 태권도를 포함한 여러 활동이 있습니다.
- 기숙사 LE VIVALDI RESIDENCE
일단 학교가 정해지고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바로 기숙사일 텐데요. 저는 기숙사 지원기간을 놓쳐서 정말 마지막에 가까스로 기숙사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에서 살고 싶으시다면 학교가 결정되자마자 바로 지원하시기 바랍니다. 작은 방은 약 600유로 큰방은 약 725유로입니다. 저는 방이 없어서 725유로 방에 살았는데 정말 쓸데 없이 큽니다. 꼭 600유로짜리 방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기숙사에 살게 될 경우 장점은 일단 같이 사는 학생들이 있어서 밤에 놀다가도 돌아오기가 좋습니다. 하지만 방의 수가 많지 않은 관계로 교환학생의 경우 많은 수의 학생이 기숙사 이외의 곳에 거주하기 때문에 함께 사는 장점은 크지 않습니다. 기숙사에 살게 되면 각종 서류 등을 얻기가 편합니다. 비자 신청이나 알로까시옹(CAF) 신청 시 등이 그렇습니다. 파리에서 집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합니다. 더구나 1년 이하로 사는 경우에는 더 어렵다고 합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숙사에서 지내시기를 권장합니다.
- 수업
서두에 언급 드린 것처럼 ESCP는 명문 사학 대학원인 만큼 수업이 그리 녹록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단히 힘든 수업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을 위주로 설명하겠습니다. 사실 큰 감명을 받은 수업은 별로 없었습니다. 물론 받아들이는 학생으로서 가진 자세가 본교에서와는 달랐을 수도 있지만 저는 본교의 수업이 질이 높으면 더 높다고 느꼈습니다.
수강한 수업에 대해서 간단히 코멘트를 드리겠습니다.
MB04-A8 Brand management HEILBRUNN,Benoit
수업 자체는 조금 지루했지만 그래도 프랑스의 Luxury 브랜드와 관련한 내러티브 위주로 수업하십니다. 학기말에는 캠벨 스프와 관련해서 직접 회사 담당자가 부여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이것이 50%의 비중을 차지하고 실전에 가깝게 느껴져서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FA0D-A7 Commodity Risk Management OHANA,Steve
복잡한 재무관리의 지식(예를 들면 선물, 옵션 등 각종 파생상품)까지 모두 요구되고 과제도 1주일마다 한번씩 제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금, 오일 등 공산품에 흥미가 있는 학생이면서 재무관리에 깊은 배경지식이 있는 학생의 경우 수강을 추천합니다.
FD06-A7 Portfolio management JURCZENKO,Emmanuel
교수님이 수업 시작 전에 학생들에게 Hello, “SIR”이라고 하기를 요구합니다. 여러 학생들 앞에서 면박을 많이 주시는 편이며 굉장히 Arrogant합니다. 배울 것이 별로 없는 수업입니다. 한 학기 내내 포트폴리오 밖에 안배웁니다. 심지어 이번 성적에서 F가 나왔길래 봤더니 중간고사 성적이 0점 처리 되어있었습니다. 시험지 관리를 엉망으로 했었나 봅니다. 다시 수정된 성적표를 수령하였으나 그 과정에서 간을 많이 졸였습니다.
CA04-A7 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IFRS Pascal
IFRS회계기준이 유럽에서 시작된 만큼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면 꼭 듣고 싶었던 수업이 바로 IFRS 수업이었습니다. 실무적인 부분보다는 제정 취지나 주요 이슈들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한국에서 회계원리 정도의 수준의 강의입니다. 추천합니다.
LE10-A0 French FAVAREL,Fabienne
프랑스어를 거의 준비하지 못하고 나간 점이 가장 크게 후회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저는 두 달 동안 인터넷 강의를 마스터하고 나가려 했으나 역시나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꼭 알리앙스 등에서 학원수강으로 배우시길 권장합니다. 학교에서 제공되는 수업의 경우 수업도 재미있었고 선생님도 좋았습니다. 다만 아베쎄데(abcd)부터 배우는 학생들에게 프랑스어로만 설명을 해서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으니 기초적인 부분이라도 한국에서 배우고 가십시오.
- 생활
파리에서 생활하는 데 드는 생활비는 정말 만만치가 않습니다. 그냥 한국에서는 만원 정도면 먹는 음식을 5만원 정도에 먹습니다. 귀찮아서 외식을 하다 보면 정말 돈을 물 쓰듯 쓰게 됩니다. 월별로 예산 계획을 잘 세워서 큰 출혈을 방지하시기 바랍니다.
마트 : 기숙사 맞은편에 Simply라는 큰 마트가 있는데 주변에 있는 것 중에는 가장 저렴한 편입니다. 그리고 기숙사에서 나와서 왼편(metro Reuilly-diderot방향)으로 한 10분 정도 걸으면 맥도날드가 있는데 그 옆에 Gigastore라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에서는 주로 생활용품 예를 들면 냄비나 대걸레 등을 사기에 좋습니다.
음식 : Pyramides역 주변에 아시아 음식을 파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그 곳에 한국 식품을 살 수 있는 케이마트나 에이스마트가 있습니다. 그곳 주변 한인 식당으로는 ACE BENTO나 잔치, 세종 등이 좋고요, 히구마라는 일식집의 김치라멘도 추천합니다. 에이스 마트 주변에 ZENZOO라는 버블티 집도 맛있습니다. 또 PLACE D’ITALIE 역 주변에 베트남 쌀국수 집이 매우 유명한 곳이 있는데 유사상품도 많으니 주의하십시오. 그리고 프렌치 레스토랑 탑2를 추천하자면 먼저 Bistrot l'Ange 20(8 Rue Geoffroy L'Angevin, Paris, France)입니다. 이곳은 뽕피두 주변 Rambuteau역에서 3분 거리입니다. 또 LE CAFE CHARLOT(38, rue de Bretagne 75003) 여기는 메트로 Temple 이나 Filles du Calvaire 역에서 가까운데 학교와도 가깝습니다. 이 두 곳은 프랑스 사람들만의 hidden spot 같은 느낌이 듭니다.
쇼핑 : RER A선을 타고 가면 디즈니 월드 전 정거장에 Val’d Europe이라는 곳에 라발레빌리지 아울렛이 있는데 쓸만한 물건들이 많은 편인 것 같습니다.
4. 여행
파리하면 프랑스의 수도이자 교통의 요지이므로 여행 다니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저는 교환학생 오기 3년 전에 한 달간 유럽여행을 했었는데요, 그래서 그때 가보지 못한 곳 위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저는 수업을 몰아서 들어서 주로 주말을 이용하여 여행을 다녔고 중간에 특이하게도 이주 정도의 짧은 방학이 있어서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벨기에, 영국, 프랑스 내부 곳곳 등을 여행 다녔습니다. 거의 비행기로 이동했고요 이지젯, 라이언에어 그리고 가격비교 사이트인 모몬도(www.momondo.com) 세 곳에서 주로 검색하였습니다. 라이언에어의 경우에는 파리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보베라는 곳에서 자체적으로 공항을 운영하는데 왕복 셔틀버스가 30유로이므로 그것을 감안하고도 비행기가 싸다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모로코를 가장 추천합니다. 사하라사막에서의 1박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5. 마무리하며
저의 짧은 수기가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파리는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도 골목 구석구석이 다 역사가 살아 숨쉬는 것 같고 정말 볼 것이 너무 많은 곳입니다. 아직도 파리의 도로 한군데 한군데가 눈에 선하지만 회사에서 바쁘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제가 파리에 다녀온 적이 있기는 했나 싶을 만큼 꿈을 꾼 것 같고 그렇습니다. 교환학생을 안가고 졸업했다면 평생 후회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를 통해서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궁금한 점 있으시면 asrbbt@gmail.com으로 문의 주시면 조금 늦더라도 답변 꼭 드리겠습니다. 부족한 수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