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이정빈
2010년 가을학기 NUS(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교환학생 경험보고서
저는 2010년 싱가포르국립대학교(이하 NUS)에서 가을학기를 수강하고 온 08학번 이정빈입니다.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난 후 어학연수를 가느라 수기 제출이 늦어져서 2010년 당시만큼 기억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반 년 동안의 교환학생 생활이 제겐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기에 애정을 담아서 작성을 해보고자 합니다. 아시아권에서 인지도도 있고, 저 같은 경우 중국어를 계속 공부해왔기 때문에 중국어와 영어를 모두 써볼 수 있고, 저가항공을 이용하여 여행도 많이 다닐 수 있기에, 그래서 북위 1도에 위치한 나라 싱가포르, 그 중에서도 NUS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출국 전>
3월부터 비자와 입학관련 서류들을 준비하여 5-6월에는 NUS에서 오는 메일들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공지에 맞게 신청하는 작업 때문에 조금 번거로웠지만, 보험도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되고 student pass(학생비자)와 학생증, 기숙사 등 모두 따로 할 필요 없이 순서에 따르면 되었기에 큰 걱정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출발 한달 전에 기숙사가 당첨(?)되지 않았다며 호스텔이나 근처 레지던스를 구하라고 메일을 받기 전까지는 편하게 준비했었습니다. 당장 기말고사를 눈앞에 두고 있어서 기말고사를 우선 끝내고 외주를 알아보게 되었고, NUS에서 목록을 보내준 많은 호스텔과 컨텍을 해보고 부동산 사이트도 뒤져보고 한 결과, 결국 출국을 몇 일 앞두고 ‘한국촌’이라는 싱가포르거주 한인사이트에서 같이 NUS를 가는 친구와 마스터룸을 빌려서 룸쉐어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방은 일인당 500씽달러 정도 들었습니다. NUS가 서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렌트한 방 역시 시내중심이 아니었기 때문에 시내에 사시면(Orchard역에서 다섯 정거장 내외) 아마 700씽달러 이상 들것들 것 예상됩니다.
저에게 있어 출국 전에 가장 큰 문제는 외주할 곳을 구하는 것이었고 그 밖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서비스도 좋고 싱가포르 슬링(칵테일입니다.)을 기내에서 마실 수 있다고 하여 싱가포르 에어라인을 이용하였는데 기내식을 먹자마자 잠들어서 이용을 못한 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캐리어는 26인치 큰 캐리어 하나와 18인치 기내용을 들고 갔는데 여름옷만 가져가면 되기 때문에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창이 공항으로 7월말에 출국하게 되었습니다.
언어
아시다시피 싱가포르에서는 영어가 가장 많이 쓰이는 공식 언어이긴 합니다만, 관광을 다니거나 일상 생활을 하다 보면 중국어가 쓰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말레이어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대부분의 안내글은 세가지 언어로 쓰여 있고, 타밀어까지 있을 때도 있습니다. 중국계 싱가포리언들은 동양사람을 보면 중국계인줄 알고 배려를 해주려는 건지 우선 중국어로 말을 걸 때도 자주 있어서 영어 쓸 만큼이나 중국어도 말할 기회가 있었던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이런 점이 좋았습니다. 어린아이부터 나이 많으신 노인 분들까지 싱글리쉬이긴 해도 영어를 잘 하지만 가끔 중국요리 파는 데에서는 영어를 못하는 중국계 사람들도 있었어요. 싱글리쉬만 적응되면 영어로 소통하면서 생활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만 많은 교환학생들이 교양으로 중국어 수업을 듣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이 많이 언급하셨는데 ‘한류’가 정말 크게 과장되어 한국에서만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처음 느낄 수 있었던 곳이 싱가포르입니다. 그 영향으로 한국어 수업도 인기가 높고 한국인에 대해 많은 싱가포르 친구들이 기본적으로 호감을 갖고 다가옵니다. 오래 지날수록 한국어로 싱가포르 친구들과 얘기한 적도 많았습니다.
학교
경영대 시설이 좋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경영대 건물이 멋있다는 것 외에도 캠퍼스 곳곳에 공부를 하거나 쉬고 앉아서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는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과제를 했고, 열람실은 중앙도서관 가장 아래층에 있는 열람실을 주로 이용하였습니다. 팀플은 대부분 칸틴(깐띤)에 앉아서 밥 먹으면서 많이 했습니다. 학교 안에 식당이 단과대별로 여러 군데 있는데 경영대 칸틴에서는 간식으로 소시지 정도만 먹었었고 주로 아트 칸틴이나 YIH리모델링 후에는 이곳에 있는 칸틴에서 많이 먹었습니다. 여기서는 페퍼라이스, 반미엔(한국칼국수와 비슷함), 한국요리, 생과일 주스 등이 인기가 많았고 YIH 칸틴 옆에는 서브웨이와 야쿤 카야토스트도 있습니다. 인니 음식은 엔지니어링 칸틴이 맛있었습니다.
수업은 4과목을 수강하였는데 Legal environment of business, Risk and Insurance, Chinese4, Japanese1을 수강하였습니다. 저는 경영 심화를 선택하지 않고 이중전공을 하고 있어서 경영 전공선택 두 과목만 들으면 되었기에 NUS 랭귀지강의가 커리큘럼이 좋다고 하여 원래 들으려던 중국어 강의 외에 일본어도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NUS의 전공강의는 크게 일주일에 한번, 3시간을 하는 강의와, 일주일에 두 번, Lecture 2시간, Tutorial 1시간 하는 강의로 나뉩니다. 3시간을 하는 강의는 주로 3,4학년 강의로 교수님께서 설명을 하시고 이에 대한 질문과 토론과 발표를 같이 진행하고 한 반에 30명 안팎의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개설이 됩니다. Lecture와 Tutorial이 나눠져 있는 강의는 대형 강의로 Lecture는 대형강의실에서 강의와 질답이 이루어지고 이후 20-25명 정도로 튜토리얼 소그룹을 만들어 나머지 1시간 동안 문제풀이와 발표토론을 합니다.
Legal Environment of Business는 싱가포르의 회사법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사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수업이고 워낙 관련 지식이 부족하여 초반에 걱정을 많이 했지만 Tutorial과 팀 프로젝트 준비를 하면서 공부하니 크게 힘들지 않았고, 교수님이 싱글리쉬가 아닌 영국식 영어를 쓰시고 전달력이 좋으시고 유머도 있으셔서 좋았습니다. Risk and Insurance에서는 싱가포르 정부가 제공하는 보험제도, 각 나라별 보험의 비교, Risk의 유형과 손해를 통제하는 방법과 관련 모델들을 배웠습니다. 고대에서는 열리지 않았던 강의라 흥미롭게 들었고, 팀플은 준비기간이 길었지만 수업은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로 편하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Chinese 수업은 교양강의라고 해도 듣고 싶은 반을 신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Level placement test을 거쳐서 반을 배치합니다. 레벨은 1부터 5반까지 열렸었고 테스트는 2시간 동안 진행되고 구두로도 몇 가지 질문을 합니다. 배정받은 반에서 높은 반을 듣거나 2단계 이상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일주일에 네 시간씩 수업이 진행되었고, 회화와 어법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반이 낮을수록 주당 수업시간이 늘어납니다. Japanese1의 경우 일주일에 4일, 7시간을 들어야 했습니다. 모든 수업은 일본인 선생님들이 진행하고 Lecture 2시간을 하고 10-15명을 한 반으로 종합, 회화, 쓰기로 나눠서 5시간의 Tutorial수업을 통해 체계적으로 무한 반복과 복습을 시키고 과제도 매일 나와서 아주 보람 있고 좋았던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오히려 경영 전공수업보다 일본어 강의에서 타과 싱가포르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어서 현지 친구를 사귀고 싶으면 추천할 만한 수업입니다.
생활
외주를 했었기 때문에 기숙사에 대한 것은 다른 분들께서 더 자세히 알려주실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싱가포르 생활을 행복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었던 이유로 1. 여자라서(아이쇼핑 좋아하고 맛집 좋아하고 돌아다니는 거 좋아합니다!) 2. 중국어에 익숙해서 3. 외주해서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처음 방을 렌트한 곳은 Boonlay역에서 가까운 콘도였고 NUS와 가장 가까운 클레멘티나 Buona Vista역과 4-5정거장 떨어져 있습니다. 콘도 단지 안에는 수영장, 테니스코트, 바비큐그릴 등이 있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통학했었는데 초반에 길도 모르고 이곳 저곳 돌아다니느라 헤매기도 많이 해서(버스에서 다음 정거장 안내방송이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처음에는 디카로 버스노선을 다 찍고 타서 지금이 몇 번째 정거장쯤인지 세고 그랬었는데 나중에는 지리가 익숙해져서 감으로 잘 타고 다녔습니다. Boonlay역에는 Jurong Point 라는 비교적 큰 쇼핑몰이 있습니다. 쇼핑몰 안에 Fair Price(마트) 2개, 코피티암 등 호커센터 3-4개(3층 호커센터에 있는 자장면(zhajiangmian)과 지하1층 인도음식 맛있었어요), 디저트 파는 곳 많이, 올드타운 화이트커피, 야쿤카야토스트, 딘타이펑, 타이익스프레스, 뉴욕뉴욕 등 있을 건 다 있어서 자주 이용하였습니다.
7월말부터 10월 말까지 3개월간 서쪽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학기가 끝나갈 무렵이 되니까 시내인 오차드쪽과 아직 정복(?)하지 못한 동쪽이 집에서 너무 멀다고 생각되었고, 다른 문제도 엮여서 결국 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한 달에 350 씽달러로 살 수 있는 싱가포르 동쪽 Paya Lebar역에서 20초 거리에 있는 콘도의 룸을 빌릴 수 있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둘이서 캐리어 4개를 끌고 양손에 이불과 살림을 들고 택시를 타고 이사를 하였습니다. 비록 학교까지는 1시간이 걸렸지만, 시내중심까지는 10분이면 갈수 있게 된 덕분에 남은 두 달 간 알찬 맛집 탐방과 구경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 레스토랑에서 먹는 게 아니고 호커센터를 자주 이용하기 때문에 음식 물가는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고 한국 분식집 가격과 비슷합니다만 그 밖의 생활 물가는 높은 것 같습니다. 생활비는 시티은행 국제현금카드를 이용하였고, 시티은행 atm이 학교 캠퍼스 안에도 있고 거주지 근처, 유명 관광지들에 많이 있어서 편하게 이용하였습니다.
관광, 음식
날씨가 좋을 때는 이스트코스트파크(East Coast Park)에 가보세요. 저는 두 번째 집인 Paya Lebar역에서 비교적 가까워서 몇 번 갔었는데 해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 공원입니다. 레드하우스, 롱비치 등 유명한 칠리크랩 파는데도 있고 자전거 대여해서 자전거도 탔었고, 싱가포르 애들은 비치발리볼이나 저녁에는 야외에서 바비큐파티도 많이 합니다. 보타닉 가든도 엄청 넓고 잘 조성해놔서 좋았습니다. 싱가포르에 계시는 고대 선배님께서 추천해주신 경치 좋다는 조깅 코스도 있었는데 가보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정말 시내 중심이라도 쇼핑몰 많은 만큼 가로수도 많아서 돌아다닐수록 눈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드는 나라에요.
영화도 시내 곳곳에 영화관이 많고 학생할인으로 한국보다 저렴하게 볼 수 있습니다. 3D가 만원 조금 아래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에스플라네드에서는 야외와 실내 오픈 무대에서 자주 공연이 있어서 가끔 보러 갔습니다. 조용하게 책보고 음악 듣고 싶다 하는 날이 있다면 에스플라네드 2층인가 3층에 있는 도서관에 가보세요. 안쪽 소파자리에서 유리너머로 싱가포르 강을 보면서 여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홀랜드 빌리지에 있는 프로방스, 오차드에서는 다카시마야 지하 푸드코너의 음식들과 푸드리퍼블릭의 호키엔미 추천합니다. 카야 토스트는 유명한 데가 야쿤, 토스트박스, 올드타운화이트커피, 동아 등이 있는데 토스트박스 제외한 세군데 모두 각각 특색 있으면서 맛있었어요. 밀크티도 차이나타운, 클레멘티 근처에 있는 KOI와 플라자 싱가푸라라는 쇼핑몰 앞에 있는 공차 추천해요.
주변국 여행은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발리를 갔었는데 비행기표도 저렴하고 호텔 물가도 저렴하여 예약만 잘 하면 더 많이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말레이시아 같은 경우는 말라카와 콸라름푸르를 갔었는데 왕복 교통비가 4만원 정도이고 태국은 4,5성급 호텔로 갔었는데 1인당 숙박비로 하루에 2-3만원 정도 들었을 정도로 다른 국가의 여행에 비해 저렴합니다. 에어 아시아, 타이거에어 등의 저가항공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한국 음식은 현지 사람들한테도 인기가 많아서 호커센터 같은 곳에 종종 파는걸 볼 수 있고 한국 마트, 한국 반찬가게도 있으니 음식을 많이 가져가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조금 긴 수기를 마치며 이렇게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교환학생 프로그램 담당 직원 분들께 감사 드리고 NUS와 싱가포르, 다른 학교로 교환학생을 가시는 학우 분들 모두 좋은 경험과 추억을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