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안녕하세요. 05학번 장하주입니다. 저는 4학년 1학기를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보냈습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는 영어로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로 표기하며 줄여서 NUS라고 부릅니다. 특별히 NUS의 경영대학의 Accountancy/Finance 과정은 세계 20위 권에 드는 말 그대로 아시아의 세계적인 경영대학입니다. 싱가포르는 대부분의 국민이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으며 말레이시아 어를 구사하는 인구도 상당수에 해당합니다. 언어적 측면에서만 보면 세계 어느 나라도 싱가포르를 따라가기가 어렵습니다. 교육열 또한 뛰어나 한국의 사교육 열풍에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500만 인구로는 아시아 제일의 금융 허브, 세계적인 무역 허브, 세계 4위의 1인당 GDP 국가를 운영하기가 어려워 정부는 인근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태국 등지에서 인재를 끌어 들이고 있습니다. 이들 인근 국가들의 뛰어난 수재들에게 대학 등록금을 전액 지급하고 졸업 후 3년간 싱가포르에서 일을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NUS에 가시면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한국인 학생이 다수 있기는 하지만) 아시아의 모든 수재들이 몰려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속된말로 그래 봤자 동남아다 하는 마음을 먹었다간 큰 코 다치기 십상입니다. 교환학생 기간 동안 공부를 안 하시려면 유럽이나 미국으로 가는 게 정답입니다.
대부분의 학우 여러분이 학교 하나만을 기준으로 교환학생 지역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싱가포르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토대로 시간 별로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8월
8월은 우리나라를 제외한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학년이 시작되는 해 입니다. NUS의 경우 8월 1일부터 학기가 시작하지만 1주일은 수강신청기간으로 수업을 아예 하지 않습니다. 이 기간 동안 교환학생들은 오리엔테이션을 갖고 동아리 박람회 등 환영행사에 많이 참석합니다.
경영대학은 학생회 주체로 따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합니다.
또한 8월에는 Rag/Flag 라는 큰 행사가 열립니다. 이것은 NUS 내 각 단과대학에서 큰 조형물 및 응원을 준비하여 경연을 펼치면서 모금행사를 하는 것으로 2011년의 경우 싱가포르의 독립기념일과 겹쳐 Marina Bay Sands 라고 하는 관광지에서 국가적인 행사로 진행하였습니다.
싱가포르의 National Day에는 여행객 및 많은 싱가포르 국민들이 Marina Bay Sands 에 모여 불꽃 놀이 및 여타 국가 행사를 즐깁니다.
NUS에서 교환학생의 학교생활은 수업, 동아리, 교환학생끼리의 모임으로 나뉩니다. 수업의 경우 전공은 4개만 들어도 많은 준비를 필요로 합니다. 여기에 교양하나를 더 듣는다면 시험기간에는 한국대학 생활에 절대 뒤지지 않는 양의 공부를 하게 됩니다. NUS에는 많은 수의 동아리가 있습니다. 한국대학과의 차이점은 여성의 체육활동 참여가 높다는 점, 특성화된 레포츠 동아리가 많다는 점 입니다. 펜싱, 하키, 배구, 카누, 양궁 동아리로 시작하여 한국 문화, 일본 문화 동이리, 캠핑, 해외 어드밴쳐 동아리에 이르기까지 마음만 먹으면 한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교환학생끼리의 모임은 기숙사 생활과 기타 여행 모임 등으로 나뉩니다.
NUS의 새로운 기숙사 지역인 University Town 은 2011년 8월에 완공된 깔끔한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만 인근 town 으로 나가는 버스나 택시를 잡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싱가포르 교환학생의 최대의 장점은 바로 여행입니다.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조금만 더 올라가면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라오스 등지를 쉽게 갈 수 있습니다. 시간은 2시간 미만, 비행기 가격은 20만원 미만입니다. 따라서 많은 교환학생들은 매주 주말마다 여행을 떠났다가 월요일에 돌아오곤 합니다. 저도 거기서 만난 한국 및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자주 여행을 다녔습니다. 먼저 8월에는 말레이시아의 수도 콸라룸푸르를 방문하였습니다.
콸라룸푸르는 싱가포르와 비슷하지만 물가가 더 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에서 떨어져 나온 만큼 음식 등 문화는 매우 비슷합니다.
9월
싱가포르에 있는 국립대학교들은 9월에 휴식주간을 가집니다. 중간고사 직전 1주일을 수업을 하지 않는 것인데 이를 Recess Week이라고 부릅니다. 싱가포르 학생들은 이 기간 동안 중간고사 준비를 하지만 교환학생들은 일 주일 동안 여행을 떠납니다. 베트남 캄보디아를 경유하는 친구들, 태국의 여러 지방을 돌아보는 친구들, 필리핀 호핑투어를 가는 친구들 등 다양한 지역으로 일주일간 떠나게 됩니다. 저는 이 기간 동안 방콕을 중심으로 파타야, 깐자나부리에 방문하였습니다. 방콕은 매우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방콕의 까오산 로드는 동남아시아를 찾는 모든 배낭여행객의 성지로 불리는 곳입니다. 이외에도 방콕에서 3시간가량 떨어져있는 깐자나부리에서는 코끼리와 뗏목을 탈 수 있습니다. 파타야는 각종 해양스포츠로 유명하지만 성 관광이 너무 발달하여 추천할 만한 관광지는 아닙니다.
10월
10월에는 중간고사가 있습니다. 이미 언급하였지만 싱가포르 학생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합니다. 만만하게 보고 공부를 안 했다간 나중에 고생하게 됩니다. 10월에도 교환학생들은 여행을 다닙니다. 저는 싱가포르에 붙어있는 Ubin 이라는 섬을 일단 방문하였습니다. Ubin는 싱가포르에서 통통배로 20분이면 도착하는 곳으로 자전거를 타는 섬으로 유명합니다.
NUS 경영대학은 11월 첫 주에 모든 수업이 끝납니다. 따라서 10월에는 기말고사 준비 및 발표준비에도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참고로 발표와 기본적인 전공수업은 한 학기에 팀 발표 두 번, 시험 두 번, 그리고 매 시간 참여를 요구합니다. 참여 점수의 비중이 매우 높아 어떤 수업은 35%까지 차지 합니다. 학교측에서는 참여 점수의 비중을 앞으로 계속 높일 계획이라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바쁘게 학기말을 준비하더라도 여행을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이번에는 한국, 캐나다 친구들과 함께 태국의 푸켓섬을 다녀왔습니다. 푸켓은 신혼여행지로 유명하지만 젊은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입니다. 푸켓은 그 지방의 본 섬으로 태국 국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서 야외 시장 등 민속적 볼거리가 많이 있고 푸켓에서 배로 2시간 거리에 있는 Phi Phi 섬은 아름다운 해변과 각종 해양 스포츠로 유명한 곳입니다. 우리 일행은 4일간 이 두 곳을 모두 여행하고 왔습니다.
11월
NUS 학생들은 점수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교환학생들이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열심히 참석해야 합니다. 한국과 달리 한 사람이 모두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모두가 일정 정도의 기여를 해야 합니다. 기말고사가 없는 시험은 발표로 수업이 종료되므로 마지막 발표 후에 함께 사진을 찍어 아쉬움을 위로하였습니다.
경영대학 학생이라면 11월 초면 수업이 모두 끝이 납니다. 그런데 학교 전체 일정은 12월 초에 끝나므로 기숙사도 12월 초까지 계약이 되어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따라서 경영대학 학생들은 약 한 달간 자유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같이 왔던 12명의 친구들 중 대부분은 기숙사 계약일까지 여행을 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일부는 귀국 일을 앞당기기도 하였습니다. 경영대학은 이렇게 일찍 학기가 마무리 되지만 타과 학생들과 경영대학에서도 일부 이상한 수업을 신청한 학생들은 기말고사를 준비합니다. 기말고사 직전에도 Reading week이라는 이름의 1주일 간의 휴식기간이 있는데 역시 싱가포르 학생들은 공부를 하고 교환학생들은 여행을 갑니다. 이번에는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를 방문하고 마지막으로 콸라룸푸르에 한 번 더 방문하고 오기로 계획하였습니다. 캄보디아는 동남아 국가들 중에서 교통비가 가장 많이 드는 나라입니다. 나라 내에서의 교통비가 아니라 캄보디아로 입국하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말입니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관광산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 하지만 캄보디아는 대체 산업이 아예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관광객에게 많은 돈을 요구합니다. 일단 베트남과 거리는 동일하지만 비행기 값은 두 배 정도 비싸며, 입국 시 비자를 받는데 20달러를 또 내야 합니다. 동남아 항공사가 아닌 다른 항공사를 타고 입국한 경우 출국세도 내야 합니다. 또한 앙코르 와트 관광비용도 30불 가량하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확하지 않음) 캄보디아 국민이 1달러면 하루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당이 비싼 값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앙코르 와트는 그 지역의 여러 왕궁과 사원 중 한 건물만을 의미합니다. 이 지역에는 넓은 지역에 걸쳐 수많은 왕궁과 사원이 산재해 있습니다. 따라서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3일 정도가 소요되는 것이 정석입니다. 이 때,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가이드를 고용하여 설명을 들으면서 다닙니다. 인터넷에 보시면 한국 관광회사의 한국인 가이드들을 쉽게 구하실 수 있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캄보디아 현지인을 고용하여 교통과 가이드를 함께 해결하는 것도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12월
귀국을 해야 하는 달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11월 초에 학기가 끝난 후에 싱가포르를 돌아볼 요양으로 그 전에는 주변 국가를 많이 보러 다녔는데 캄보디아 여행을 다녀온 후 발가락을 다쳐 수술을 하는 지경에 이르러 정작 싱가포르는 잘 돌아보지 못하고 휴식을 취하다가 귀국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저의 선례를 잘 기억하셔서 마지막까지 조심하시고 건강하게 돌아오시길 바라겠습니다.
*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