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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Singapore] SMU 박해정 2011-2

2012.01.20 Views 2119 경영대학

SMU 학교소개
박해정


안녕하세요. 저는 싱가포르 경영대학(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에서 2011년 2학기를 수학하고 온 경영학과 박해정이라고 합니다. SMU는 2000년에 처음으로 지어진 싱가포르 최초의 사립 대학으로써, 역사가 10년 여 남짓 밖에 되지 않는 young university답게 젊고 열정적인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1) 캠퍼스
학교 캠퍼스가 싱가포르 도심 한 가운데 있다 보니 여느 한국의 대학교들처럼 정문을 들어서면 여러 건물들이 한 데 모여있는 것 과는 달리, 딱히 정문과 후문이 없습니다. 각 단과대학 별 건물과 도서관이 차도를 사이에 두고 띄엄띄엄 있는데, 정말 편리하게도 건물들끼리 지하로 연결이 되어있어, 비가 오는 날에도 비 한 방울 안 맞고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 지하 공간은 동아리 연습이나 다양한 학교 행사에 잘 활용되고 있어 지나다 보면 늘 활기가 느껴지고,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다만, 캠퍼스 내에 커다란 운동장이나 넓은 공간이 없다 보니, 축구나 농구를 하고 싶어하시는 분들께는 안 좋을 수도 있겠네요 ㅠㅠ)

아무튼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의 중심! 이라는 최상의 위치를 자랑하는 SMU의 캠퍼스답게, 웬만한 관광명소를 걸어서도 다닐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최고의 장점입니다. 도서관 바로 앞 뒤로 Singapore Art Museum과 National Museum of Singapore이 한 눈에 보이며, 쇼핑하기에 좋은 Raffles City 나 Plaza Singpura와 같은 대형 몰까지 편하게 걸어갈 수도 있으며, (싱가포르 최대의 쇼핑 스팟인 orchard와 somerset은 버스를 타면 10분도 안걸립니다! >_<) 학교 바로 뒤 편에 있는 Fort Canning Park라는 커다란 공원도 즐길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싱가포르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클락키, 차이나 타운 까지도 걸어갈 수 있고, 금융의 중심지인 래플즈 플레이스와 경치가 좋은 마리나 베이도 쉽게 갈 수 있어, 학교 생활과 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통이 편리해 무려 3개의 지하철 역(그 중 하나, Bras Basah는 학교 지하광장과 바로 연결되어있음!)을 사용할 수도 있었습니다.      


2) 학교 생활
싱가포르는 학기가 한국보다 조금 빨리 시작됩니다. 제가 갔던 가을 학기는 8월 중순쯤에 시작했는데, 봄학기(?)는 1월 초에 시작해서 여름방학은 굉장히 길고, 겨울 방학은 상당히 짧은 편입니다. 싱가포르의 학생들이 학구열이 강하고, 경쟁적인 편이라는 것은 출국 전에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수업을 들어보았을 때는 생각하던 것 이상으로 학생들이 다들 경쟁적으로 참여하며, work load도 많아서 처음에는 부담을 많이 느꼈습니다.

보통 수업이 일 주일에 한 번, 세 시간씩 이어지는 데 주로 한 시간 반을 끝내고 휴식시간이 주어지고, 또 남은 한 시간 반을 합니다. 이때 재미있는 것은, 교수님 재량에 달려있긴 하지만 교실에서 수업 중에 간단한 식사를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몇몇 학생들이 교수님 말씀하시는 앞에서 결코 간단하지 않은(?) 식사를 하기도 하여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튼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워낙 실용적인 것을 강조하는 SMU라서 그런지 거의 모든 수업에 group project가 있었고, 학생들의 참여도가 성적에 많은 영향을 미치도록 설계되어 대부분의 학생들이 무서울 정도로 열심히 참여합니다. 강의실도 프리젠테이션이 자유롭도록 각종 스크린과 영상기기가 잘 마련되어 있고, 칠판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좌석 배열이 되어있어 수업 중 딴 짓이 쉽지 않습니다. Name tag을 각자 책상 앞에다 꽂는 것이 기본입니다.

제가 들은 수업은 IB(International Business), CTM(Corporate Treasury Management), FIIM (Financial Instruments, Institutions and Markets) 와 LTB(Leadership and Team Building) 이렇게 4과목입니다.

IB는 독일인 교수님이 가르치셨는데, 저희 학교에서 E MBA를 가르치신 경험이 있으셔서 한국과 고려대학교에 대한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수업시간에 한국에 대한 질문도 많이 하시고 활발한 참여를 요구하시는 바람에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그만큼 배운 것도 많고 즐거운 수업이었습니다. CTM은 그다지 원치 않았던 수업이었는데, 재무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유익한 수업이 될 것 같아요! 현직에 계신 분들이 가르치시는 거라 실제 환거래 시뮬레이션을 해 본다던 지 조금 더 실제적인 지식을 주시려고 하셨던 것 같아요. (비록 제가 다 받아들이진 못했지만 ^^;;) FIIM은 재무원론 보다는 약간 더 높은 수준이지만, 그리 어렵지는 않은 재무 수업이었습니다. 많은 분반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제가 들었던 Caren Gan이라는 여자교수님이 가장 인기가 많은데, 금융산업이 발달한 싱가포르에서 들으니 조금 더 흥미롭고 유익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들은 LTB는 우리학교의 사표처럼 갓 학교에 들어온 신입생들에게 필수 수업입니다. 교수님 재량에 따라 수업 방식이 굉장히 상이하긴 한데, 제가 들은 수업은 뭔가 지식을 배운다기 보다는, 한 학기 동안 팀 별로 봉사활동을 계획, 실행하는 프로젝트가 주였고 그 과정에서 협동능력이나 리더십 등을 배우는 것이 근본적인 취지였습니다. 정~~~말 좋은 취지 인 것 같아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신청했던 저는 교환학생의 팔 할이 LTB로 점철된 것 같네요…….. 온통 싱가포르 학생들에 섞여서 부족한 영어로 의사소통 하느라, 또 수수수수수수많은 시간을 팀플에 할애하느라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정말 힘들었던 만큼 배운 것도 많고, 현지 학생들과도 가까워질 수 있었지만 다시 하라고 한다면……… ^^ 이 과목 만큼은 사양하겠습니다. (하지만 혹시 Temasek 장학금을 받게 되신다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들으셔야 합니다. 그래도 요즘 점점 교수님들의 추세가 봉사활동을 없애고 리더십 관련 이론과 지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수업 방식을 변화시킨다고 하시니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저도 나름 경영학과 학생으로써 한국에서 그룹 프로젝트와 그룹 미팅에 충분히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었는데, 거의 매일 이어지는 그룹 미팅과 조별 과제에 사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한 학기 동안 4과목 밖엘 듣지 않았지만, 솔직히 한국에서 21학점을 듣는 것 보다 더 빡센 것 처럼 느껴졌구요…ㅜㅜ 하지만 강도 높은 그룹 미팅을 하며 싱가포르 현지 학생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그들에 대한 이해를 조금이나마 더 할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확실히 고생해서 끝낸 프로젝트는 공부도 조금 더 되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과목 특성에 상관없이 무조건 적으로 그저 발표를 위한, 성적을 위한 그룹 프로젝트가 정말 도움이 될 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또 특이한 점은 노트북을 활용하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노트북을 가지고 오며, 수업 시간 중에 많은 교수님들이 필요한 자료를 인터넷에서 직접 찾아보게 하거나, essay를 써서 그 자리에서 제출하게 하시기도 합니다. 또한 그룹 미팅 중에는 노트북이 필수인데, 이 때문에 각자 딴 짓을 하느라고 시간이 많이 지체되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3) 주거
캠퍼스가 도심 한 가운데에 있는 SMU라서 기숙사가 따로 없습니다. (단, TEMASEK 장학금 수혜자에 한해서 학교에서 15분 정도 거리의 Prinsep 기숙사 신청 가능) 그래서 당연히 방을 스스로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학교측에서 교환학생을 위해 몇 블록을 빌려 마련한 Commonwealth Hostel이라는 곳을 신청하였고, 그 곳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가격은 한 달에 싱 450불 정도(한화 약 40만원) 였고, 전기 및 수도세 등 deposit을 한 학기 총 300불 정도 내셔야 합니다. (전기, 수도세 등 내고 남은 돈은 학기말에 다시 돌려주는 식) 한 방에 두 명씩, 두 방이 한 플랫을 공유하는 식(화장실, 주방, 거실 공유)이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 지 모르겠지만 가능한 같은 대륙의 학생을 배정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 플랫 메이트들은 러시아, 카자흐스탄 출신과 또 다른 한국 학생이었습니다. 아무튼 호스텔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을 보고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던 저를 비롯한 많은 교환학생들은 실제 모습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집 밖으로 열대 우림이 우거진 가운데, 여러 곤충과 도마뱀들과 함께 살아가는….. 자연 친화적인 주거환경에 말입니다 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너무나도 낡고 비위생적인 건물 내부에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개인 생활과 위생을 중시하시는 분이라면, 차라리 비용을 조금 더 내더라도 다른 집을 구하시는 것을 추천하는 바입니다. (혹시 집을 구하시려거든 ‘한국촌’이라는 싱가포르 거주 한국인 커뮤니티를 참고하세요! )
  
4) 기타 싱가포르 생활
싱가포르는 비록 크기는 우리나라의 서울만한 작은 나라지만, 그 좁디 좁은 섬 안에서 다양한 인종이 한데 어우러져 굉장히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하철을 탈 때에 보면 항상 안내문이 4개의 언어로 적혀있고(영어, 말레이어, 인도어, 중국어), 장소에 따라 어떤 곳은 중국스러운 분위기가 가득하고, 또 어떤 곳은 인도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며 또 다른 곳은 마치 유럽에 온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처럼 단일 민족, 단일 문화와는 상당히 다르고 하나의 큰 근본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한 학기라는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문화를 접하기엔 적합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또한 주변의 동남아 국가들과 가깝고, 저가 항공을 이용할 수 있으므로 중간 고사 기간 전 1주일 recess week 나 주말을 잘 이용하면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등 많은 국가들을 여행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흔히 ‘싱가포르’ 하면 떠올릴 이미지(지하철 안에서 음식섭취 불가, 껌도 못 씹고, 여전히 태형이 존재…)때문에 사실 저도 출국 전에는 약간 걱정을 했습니다. 실제로 엄격한 법의 적용과 국가 통치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보니 생각만큼 그렇게 숨막히지는 않았습니다. 길거리에도 여전히 쓰레기들이 있고,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곳이라 몇 가지만 조심하신다면 별 문제는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굉장히 치안이 잘 되어있고 안전한 편이라 특히 여성 분들께 좋은 나라인 것 같아요! 

비록 날씨가 1년 내내 덥고 습하다 보니 시간감각이 무뎌지고, 나라 자체가 워낙 좁아 쉽게 싫증이 나는 곳이라 생각하실 분들도 꽤 있겠지만, 한 학기 동안 즐겁게, 무척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었던 제게는 교환학생 생활을 하기엔 정말 괜찮은 나라라고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또한 싱가포르 교우회가 굉장히 활성화 되어 있어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좋은 선배님들을 많이 만나 뵙고, 감사하게도 많은 정신적 안정(?)감과 도움을 얻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혹시 싱가포르나 SMU에 대한 궁금한 점이 더 있으시다면 얼마든지,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 (hjj8404@gmail.com)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환학생을 무사히 잘 다녀올 수 있도록 힘써주신 경영대학 국제실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