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USC Marshall School 교환학생 후기
유지훈
교환학생을 가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첫 번째는 한국과 다른 문화권에서 짧게는 5개월 길게는 12개월 남짓 생활하면서 타 문화를 접하고 다양한 경험과 여행을 즐기기 위한 것일 것입니다. 보통 2학년 학생들이 교환학생을 지원할 때 이런 목적을 갖고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번째는 졸업 후 진로에 대한 고민을 상당히 많이 해왔고 어느 정도 진로 고민이 된 상태에서 본인이 부족한 부분을 조금 더 보강하고 목표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교환학생을 떠나는 친구들입니다. 저는 첫 번째 목적도 조금은 있었지만 두 번째 목적 때문에 교환학생을 신청했고 제 목적에 아주 적합한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현재 재학 중인 교환교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드리자면 1880년에 설립된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는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에 위치한 미국 서부에서 가장 오래된 명문 사립 연구 대학교로, 2009년 한 대학평가기관 평가에서 미국 대학 전체 순위 26위, 공대 부문 7위에 오른 미국 명문 대학교입니다. 제가 속해있는 Marshal School(경영대) 역시 연구역량과 MBA랭킹에서 항상 미국 Top 20안에 드는 수준입니다. 특히, 공대 분야에서 3D애니매이션, 건축, 환경, 컴퓨터, 생명공학 등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음악, 커뮤니케이션, 영화학, 회계학, 화학과 등은 미국 내 최고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재미난 사실은 우리 고려대가 라이벌 연세대와 많은 분야에서 경쟁하듯 USC 역시 UCLA와 엄청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으며 수업 시간에 종종 교수님들께서 UCLA에 관련된 농담으로 수업을 시작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제가 Marshall School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느끼는 이유는 USC의 랭킹 때문이 아니고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학교를 매우 만족스럽게 다니고 있으며 고려대 경영대 후배님들에게 USC를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USC는 UCLA나 UC Berkley와는 달리 사립학교입니다. 학비가 비싸기로 유명해 서부의 NYU라 불리기도 합니다. 몇 주전 제가 기숙사비를 내면서 확인해보니 학비만 한 학기에 2만 5000불 정도 이며 기숙사비와 각종 생활비 그리고 책 값을 합치면 아마 한 학기에 4만 불 즉 일 년에 약 7만 불 정도가 드는 학교입니다. 하지만 USC의 강점은 타 명문 주립대 보다 비싼 만큼 더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준다는 데에 있습니다. 아직 개강을 한지 몇 주 되지는 않았지만 첫 날부터 full lecture를 제공하며 강의의 품질이 상당히 높습니다. 예를 들자면 제가 이번 학기에 수강하는 financial analysis and valuation이라는 과목은 Bank of America IBD부서에서 7년간 활약한 뱅커 출신 교수님(Julia)께서 강의를 진행하여서 수업이 매우 dynamic합니다. 금융업계 출신이어서 수업의 contents 또한 풍부하며 교수님들께서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제자와 학생관계이기 보다는 valuable service를 제공해줘야 하는 소비자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때문에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의를 해주는 분위기가 아닌 학생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업에 반영하며 수업 이후에 질문이나 다른 상담을 요청할 시에는 적극적으로 임해주십니다. 실제로 제가 USC 교수님이나 학사지원부 사람들과 이메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항상 답장을 3시간 이내로 해주는 모습에 학생들을 존중해주는 문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한 가지 제가 Marshall School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이유는 다양한 제목의 수업들을 학생들에게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3학년 때까지만 해도 제 주 전공 분야를 경영전략에 초점을 두고 수업을 듣고 교외 활동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재무에 부쩍 관심을 갖고 활동을 해왔으며 이제는 재무 관련 분야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은 꿈이 생겼습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USC에서 수강신청을 했는데 정말 인상깊었던 것은 수업의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재무 분야만 놓고 보았을 때 채권이나 주식 관련 수업 뿐만 아니라 부동산 관련 수업들을 합쳐서 30개 정도의 수업이 이번 학기에 열려있습니다. 또한 회계학 분야의 경우에는 연구와 수업을 보다 더 특화시키기 위해 Marshall School에서 부분 독립을 해서 따로 수업과 연구를 관리합니다. 이러한 시스템 때문에 학생 입장에서는 본인이 원하는 분야의 수업을 무궁무진하게 들을 수 있기에 이것 저것 수업을 많이 들은 고학번 고려대생이 이곳에 와도 들을 수업이 많습니다. 우리 고려대학교도 한국에서 내노라하는 대학이지만 사실 수강신청을 할 때 우리 모두가 느끼듯 수업의 종류는 제한적이며 이마저도 수강신청 기간 동안 온갖 노력을 해야 간신히 듣는 시스템임에 반해 USC는 이러한 부분에서 학생들에게 만족감을 주기에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교의 캠퍼스와 캘리포니아 날씨를 들고 싶습니다. 우리 경영대도 한국에서 제일 멋진 캠퍼스를 갖고 있어서 항상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지만 이곳 USC는 우리 엘포관 같은 건물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그리고 건물과 건물 사이의 구조나 청결 관리가 아주 잘 되고 있으며 이러한 것들이 캘리포니아의 자연과 날씨와 어우러져 캠퍼스가 참 활기찹니다. 햇살은 뜨겁지만 습하지 않아서 기분도 좋고 아침과 늦은 밤은 선선해서 저는 잘 때 이불을 꼭 덮고 잡니다. 또한 기숙사를 4인 2실에 배정받아 조금 걱정하기도 했지만 학생들이 매우 친절하고 또 호의적이어서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학교가 매우 International합니다. 세계 각지에서 온 많은 정규학생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서 타 문화권 학생들이 많습니다. Marshall School만 놓고 보았을 때 일 년에 250명 정도의 교환학생이 매년 USC를 방문합니다.
우리 고려대 경영대 역시 세계 여러 나라의 많은 학교들과 협정을 맺고 있습니다. 협정교가 워낙 많아 교환학생은 신청만 하면 누구나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교환학생을 떠나는 친구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집니다. 각자의 나이와 학년에 맞게 이 두 목적은 모두 가치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문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학교 무수히 많지만 여러분들의 대학 생활 막바지 진로 고민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학교는 몇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USC Marshall School은 저와 같이 대학에 입학한지 5년이 넘어 고학번으로 접어드는 친구들에게 진로를 고민하고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학교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고려대 후배님들이 이 곳에서 좋은 추억을 만드시길 바라면서 글을 접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