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임종훈 2009-1 파견자
Corvinus University. 내가 지원해서 교환학생으로 가게 된 학교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학교인데 경제, 경영 쪽 분야는 헝가리에서 가장 좋은 학교라고 한다. Corvinus University라는 학교명을 쓰기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전의 이름은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른 국가 모두 마찬가지지만 헝가리 역시 6개월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서는 비자가 필요하다. 비자시 필요한 서류들은 모두 헝가리 대사관 웹 페이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웹 페이지에서 비자서류 신청 서류를 인쇄해서 작성해서 가져갔는데 대사관에서 다른 종이를 주더니 여기다가 다시 작성하라고 하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고로 비자서류 신청서는 웹 페이지에서 다운 받을 필요가 없고 대사관에서 주는 종이에 작성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 외에는 보험 가입 증명서 (최대 보상금액이 1억을 요구했다), 은행 잔액 증명서, 그리고 입학 증명서 등등 비자 서류 준비는 미국 비자처럼 까다롭지 않아서 쉽게쉽게 준비 할 수 있다. 문제는 EU가 쉔겐 협정을 맺으면서 비자 발급을 위해서는 헝가리 체류 주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나는 당연히 헝가리 체류 주소가 없어서 비자를 거절 당했다. 비자를 좀 다급히 준비하는 바람에 시간이 없던 나는 여러모로 사정 얘기를 했더니 대사관 측에서 학교에 연락을 해서 기숙사 배정 서류를 이메일로 받아서 프린트 해와도 인정을 해주겠다고 했다. (의미인 즉 원본서류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 그래서 학교측에 사정을 말해서 기숙사 서류를 받았고 그걸로 비자서류를 신청하고 비자를 받았다 비자 받는 것은 대략 1주일보다 적게 걸렸던 것 같다.
이걸 가지고 헝가리에 입국하면 레지던스 퍼밋(거주허가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것도 상당히 나를 귀찮게 했다. 일단 헝가리 거주허가증을 발급하는 곳에서는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그 곳뿐만이 아니라 관공서, 은행, 핸드폰 가게 등등 영어가 통하는 곳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듯이 관광지만 벗어나면 영어가 안 통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그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 그래서 거주허가증을 받기 위한 서류들을 간단히 말하자면, 일단 비자 신청 시 작성 했던 서류들은 다시 제출할 필요가 없고 거주허가증 신청서를 받아서 작성하고 랜드로드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 집이 그 랜드로드의 집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랜드 프로퍼티 싯(Land Property Sheet)이 필요하고, Lease Contract가 필요하다. 대충 이 정도쯤 이었던 거 같은데 나 같은 경우는 이것저것 서류를 한번에 말해주지 않아서 총 5번 정도 갔었는데 정말 짜증이 많이 났었다. 그래서 다음 학생들은 한번에 서류를 준비해서 나처럼 짜증나는 절차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헝가리를 지원한 것은 어찌 보면 좀 유치하다. 일단 글루미 선데이 라는 영화에 나오는 부다페스트라는 도시가 참 매력적 이었고 미국이라는 선진국에 살아본 경험이 있어서 선진국 보다는 개발 도상국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물론 지금처럼 유로화 환율이 높았기 때문에 유로화를 쓰지 않는 헝가리라는 나라가 매력적으로 다가온 이유도 있었다. 요한 스트라우스가 헝가리의 도나우 강을 보면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이라는 곡을 작곡했듯이 헝가리는 정말 아름다운 나라다. 아름답고 멋진 풍경들도 물론 1-2주만 즐기면 되는 것이고 관광자 들에게나 해당되는 말이다. 1학기 동안 교환학생으로 지내기 위해서는 그런 것 보다는 생활의 편리성이나 문화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헝가리는 타 유럽에 비해 생활하기에 훨씬 편리하다. 그 이유는 학교 근처에 중앙시장이라는 곳 이 있는데 과일, 고기 등등 먹거리를 싸게 살 수 있는 곳이 있고 또 그 지하에는 오리엔탈 마켓이라는 곳에서 한국 고추장이나 라면 등등 한국 식품들도 심심치 않게 구할 수 있다.(물론 가격은 한국보다 훨씬 비싸다) 그리고 다른 유럽과는 달리 24시간 영업하는 슈퍼마켓도 꽤 흔하다. 내가 살았던 집 주위에는 24시간 하는 슈퍼가 2군데나 있어서 참 좋았다. 그리고 외식은 좀 비싸긴 하지만 학교 근처에 먹을 곳이 정말 많고 술값도 정말 싸다. 그래서 헝가리에서의 생활은 정말 만족이었다.
Corvinus University 측에서는 교환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어서 그런지 시스템이 참 잘 되어 있다. 개강 전에 총 오티가 있어서 이런저런 필요한 설명들을 잘 들려주었고 버디 시스템도 잘 되어 있다. 다들 부다페스트로 출국하기 약 한달 전 쯤에 버디에게 연락이 올 것이다. 이 버디는 정말 꼭 필요하니 연락을 잘 주고 받는 것을 추천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영어가 잘 안 통하기 때문이다. 은행계좌 만들 때도, 핸드폰을 만들 때도, 버디 친구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는 은행계좌를 만들었지만 그냥 시티은행 국제현금카드를 가져오는 것도 참 괜찮은 방법 같다. 물론 현지에서 계좌를 여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긴 하지만 송금수수료나 출금수수료 등등이 비싸기 때문에 국제현금카드를 가져오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교환학생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가 바로 숙소다. 적어도 나는 숙소가 너무 중요했다. 학교측에서 교환학생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알아서 방을 구해야 한다. 나는 어떻게 운이 좋았는지 학교에서 기숙사를 제공 했지만 방을 보고 나서 한 학기 동안 이곳에 살 자신이 없어서 그냥 바로 방을 구했다. 기숙사는 사진을 첨부 하겠지만 정말 좁은 방을 두 명이 써야 한다. 그리고 그다지 깨끗하지 않고 기숙사 지하에 클럽이 있어서 밤에 상당히 시끄럽다. 물론 장점도 있다. 가격이 정말 싸다는 것이다. 한달 기숙사 비가 한화로 10만원도 안 한다. 그러므로 만약 학교에서 기숙사를 제공하겠다고 하면 자신의 상황을 잘 고려해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물론 자신의 판단에 따른 결과는 자신의 몫이다. 그리고 방을 구할 경우 보통 한달 렌트비가 200-250유로 정도에 유틸리티가 한 10만원 정도 나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한국의 자취방보다 방 크기가 세배는 되기 때문에 용납할 만 하다. 방을 구하는 위치는 보통 많이 구하는 곳이 학교 근처 혹은 옥토곤이다. 옥토곤이라는 곳은 헝가리에서 젤 번화가로 클럽 등등 교환학생들이 많이들 놀러 가는 곳이 다 그 근처다. 그러나 옥토곤에서는 학교에 오려면 지하철을 한번 갈아타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내가 헝가리에서 들었던 과목은 총 4 과목인데 한 교수의 수업을 3개나 들었다. 그 이유는 그 교수님이 CFA 이고 싱가폴 사람이라 영어가 매우 잘 통하며 내가 재무분야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다른 한 과목은 헝가리 교수 수업이었는데 국제회계와 감사라는 과목인데 대학원생 과정이긴 하지만 수업 내용이 어렵거나 하진 않았지만 다소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장점은 과제도 거의 없고 발표도 없고 중간, 기말 고사만 보면 된다는 것이다.
헝가리 물가는 그냥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물론 자신의 생활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렌트비 빼고 50만원 이면 생활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나의 경우는 항상 밥을 사 먹었기 때문에 돈이 꽤 많이 들었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헝가리에서는 제대로 된 한국 음식 먹기가 상당히 힘들다. 부다페스트 한인회도 있고 한 모양이지만 내가 가본 한국 음식점 2곳 모두 최악이었다. 한 번 가고 두 번 다시 안 가봤으니 말 다 했다. 한국 슈퍼도 있긴 하지만 좀 멀고 가격도 비싸다. 그러므로 정말 한국 음식 생각날 때만 가길 추천 한다. 주소는 한국 주 헝가리 대사관 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하다. 헝가리 사람들도 고추를 먹고 마늘을 먹기 때문에 헝가리 음식 중 한국인의 입맛에도 꽤나 잘 맞는 음식들도 많다. 그래서 음식 때문에 고생하는 일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이 곳에서의 생활은 꽤나 재미있을 것이다. 교환학생들끼리 파티도 많이 하고 클럽도 엄청 자주 가고 술도 많이 마신다. 나는 정말 헝가리 생활에 만족했고 다음 사람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단점이라면 여긴 한국사람이 너무 없어서 가끔 외로울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런 외로움마저도 떠날 때가 되면 그리움으로 다가 오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내가 올 당시 고려대학교에서는 나 혼자였고 서강대에서 온 어린 여학생 두 명이 한국인 전부 였는데 그 학생들과 종종 만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국 사람이 많이 그리웠다. 아마도 한국사람이 너무 없다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고 단점이라면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헝가리, 많이 들어보지도 못하고 접해보지도 못한 나라지만 겪어 보니 상당히 매력 있는 곳이다. 유럽에 간다는 학생이 있다면 추천해 주고 싶은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