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경험보고서
2010120156 김 진 홍
안녕하세요, 저는 2012년 2학기에 WU에 교환학생으로 다녀 온 경영학과 10학번 김진홍입니다. (너무 예전이라 hot한 정보를 드릴 수가 없어서 죄송합니다.) 저는 캠퍼스가 바뀌기 전의 WU에 다녔기 때문에 학교생활에 관련해서는 많은 정보를 드릴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모든 학생들이 다들 준비해야 할 것들이나 처리해야 할 서류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니, 저는 제가 체험한 내용들 위주로, ‘다시 간다면 이렇게 해야지’ 하는 내용들을 위주로 써보겠습니다.
- 왜 WU인가
그리고 이건 가고 나서 알게 된 것인데, WU가 유럽에서는 상당히 좋은 학교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그 클래스를 실감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지만요.
- 떠나기 전에 해야 할 것들
기숙사의 경우 WU를 비롯한 오스트리아의 학교들은 교환학생들을 상대로 기숙사를 담당(?)하는 OeaD사무소를 통해서 기숙사를 배정받게 됩니다. 이 OeaD가, 아무것도 모를 때는 참 고맙게 느껴지지만 살다 보면 일 처리가 참 별로라는 것을 알게 되실 겁니다. 기본적으로 OeaD에서 제공하는 기숙사들은 가격적으로는 ‘전혀’ 저렴하지 않습니다. WU 교수님도 가격을 듣더니 “말도 안 된다” 고 하셨습니다. 저도 꽤 불만이 많았지만 달리 방을 구할 방법을 찾는 것도 귀찮고 해서 그냥 살았습니다만, 버디(우리학교의 쿠바처럼 도와주는 현지 학생이 있습니다.)에게 부탁하거나 현지에 인맥이 있다면 직접 아파트를 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제 일본 친구는 2개월정도 기숙사에 살다가 OeaD와 한판 하고 나와서 독일인 남자 학생과 쉐어하우스에서 살았는데, 그 덕분에 독일어도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가격도 더 저렴했구요.) 다만, 이 경우 주거에 관련해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OeaD를 통해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은 참고해주세요. 기숙사에 살 경우 대부분의 일들은 기숙사 관리소가 아닌, OeaD에게 메일을 보내면 처리됩니다.
기숙사는 부엌을 공용으로 사용하되, 방은 개인실인 곳이 좋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방을 같이 쓰면 친구 사귀기도 더 쉽겠지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문화를 공유하면서 살아온 사람들끼리 어느 날 갑자기 잘 맞기를 바라는 건 좀 무리가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문제들로 스트레스 받는 친구들을 많이 봤습니다. 외국생활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스트레스에 취약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푹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은 확보하는 게 좋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공용부엌의 경우는 홈 파티를 하면서 친구들을 불러모아 놀기가 좋기 때문에 추천합니다. 저는 Panorama에 살았지만, 현재는 캠퍼스 위치가 바뀌었기 때문에 캠퍼스 주변의 방으로 구하는 것이 좋겠지요. (기본적으로 교통편이 잘 되어있고 빈 자체가 작은 도시라서 멀어봤자 통학시간은 얼마 안 걸리겠지만요J)
잠깐 언급한 버디라는 것도 한국에서 입학허가서를 받고,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배정받게 되는데요, 버디 운도 복불복이기 때문에 매우 친절한 버디부터 교환학생 기간 내내 얼굴도 모르는 채로 지나가게 되는 버디도 있습니다. 그다지 큰 기대를 가질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수강신청은 학교측에서 보내주는 메일에 따라서 차근차근 진행하시면 됩니다. 선행과목이 있거나, 독일어로 진행되는 과목, 석사과정 과목들은 조심해서 피하시고, 과목들이 block course로 되어있기 때문에 날짜가 겹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실라버스 하나하나 읽어보시고 수강신청 잘 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꽤 살벌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두 과목 수업이 하루에 겹쳐서 한 과목에 출석하지 못했는데, 그 때문에 학점을 받지 못했습니다. (총 6일짜리 수업이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빠지면 F라더군요.)
- 적응을 위해서 해야 할 것들
그리고 만약 이름만 알 뿐 연락이 전혀 닿지 않는 불성실한 버디를 배정받게 된 경우, 적극적이고 상냥한 버디를 가진 교환학생과 친구가 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어차피 교환학생으로 가도 현지의 학생들과 친해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현지인과 소통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버디들을 통하는 것입니다. 학기 중에 교환학생 친구들을 사귀기 위해서는 WU 학생들에게 말도 안되게 싼 가격으로 낮은 퀄리티의 칵테일과 플레이스를 제공하는 클럽에 줄곧 출석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러한 문화가 싫으신 분들은 미리미리 친구들을 사귈 루트를 많이 만들어 놓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WU에는 한국인 유학생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연세대학교 경영대 학생이 한 명 있었을 뿐입니다.)
- 현지 생활에 대해서
다른 환경들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날씨는 빈이 내륙이라서 굉장히 춥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제가 갔을 때는 눈이 엄청나게 많이 내렸던 것을 제외하고는 한국과 비슷한 겨울날씨였던 것 같습니다. 그냥 서울의 가을, 겨울을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교통편도 매우 잘 되어있기 때문에 방향만 헷갈리지 않으면 어디든지 쉽게 갈 수 있습니다. ‘독일어를 못하는데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필요 없습니다. 우리가 갈 만한 곳은 다들 영어 잘 하는 사람들이 적어도 한 명 정도는 있으니까요. 독일어는 guten tag(인사), shuldigung(excuse me), danke (감사합니다), tut mir leit(미안) 만 알면 될 정돕니다.
- 학교생활에 대하여
첫 번째 과목은 관광산업에 강의로, 특히 유럽의 관광산업에 대해서 진행되었습니다. 교재는 시판되는 책이 아닌 제본이었는데, 제본처리는 안된 수 백장의 A4용지를 돈을 주고 사야 했기 때문에 돈이 좀 아까웠지만, 예습을 해 가야 수업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읽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었습니다. 수업참여와 발표가 굉장히 비중이 큰 수업이었고 매 수업마다 참여를 해야 하는 수업이었는데, WU의 학생들이 정말, 정말 적극적입니다. (교수님이 질문을 하나 던질 기미라도 보이면 이미 열 댓 명의 학생들이 손을 번쩍번쩍 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고대에서도 발표에 소극적인 분들은 반드시 피해야 하는 과목입니다. 이외에도 세 번의 팀플 발표가 있고, SPSS도 다루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고대에서 마케팅 조사론을 수강하신 분들이 들을만한 수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 과목은 단 이틀에 걸쳐서 진행되었던 수업으로, 100% 활동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대학강의라기 보다는, 수련회에 가서 할 법한 단체활동을 통해서 리더십에 대해서 배우는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수업이라는 느낌이 전혀 안 들어서 매우 재미있으면서도, 리더십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깨닫게 해 주는 강의였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참여하고 끝나고 느낀 점에 대해서 메일만 보내면 100% 크레딧이 보장되는 수업이었습니다. 다만, 1학점짜립니다.
세 번째 과목은 오스트리아이기 때문에 배울 수 있는 과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듣게 되었습니다. 중앙유럽과 신흥 동유럽 시장에 대해서 배우는 과목입니다. 사실은 동유럽시장의 특징과 전망, 그리고 현재 어떻게 발전해가고 있는지, 어떤 점에서 다른지, 여러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현지화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배울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결론적으로는 강의보다 발표 비중이 큰 수업이었고 강의는 이론적인 것 위주여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ppt발표와 팀플 레포트, 기말고사가 있었고, 출석이 매우 중요한 수업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수업의 수준은 고대의 영강과 별로 다르지 않았습니다. (저는 영어를 못하는 편인데, 크게 부담스러울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수업이 어렵지 않지만, WU이기에 와서 크게 얻어가는 것이 있다는 느낌도 아니라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제가 수업을 많이 들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화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 마무리
저의 부족한 경험이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참고로 저는 5개월의 교환학생 기간이 끝난 후 휴학계를 제출하고 베를린으로 이동하여 6개월 간 혼자 독일에서 생활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빈이나 독일의 베를린, 그리고 WU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에 대해서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신 분들은 azgr0103@gmail.com으로 마음 편히 질문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