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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herland] VU Amsterdam 25-1 김나연

2025.10.29 Views 34 김나연

안녕하세요, 저는 2025년 1학기에 네덜란드 Vrije Universiteit Amsterdam(이하 VU)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23학번 경영학과 김나연입니다. 제가 파견을 준비 중일 때 체험 수기를 통해 큰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교환학생을 준비 중이신 모든 분들께 이 글이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가장 많은 고민을 했던 것은 파견 국가 선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유럽 국가들과 미국 중에 고민했었는데, 1) 교환학생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가 여러 곳으로 여행을 다니는 것이었고, 2) 입주할 수 있는 기숙사가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는 곳, 3) 치안이 좋은 곳을 찾다 보니 네덜란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네덜란드어도 사용하기는 하지만 영어를 누구나 유창하게 구사하기 때문에 이 점도 저에게는 가점이 되었습니다.

VU는 특히 Schipol 공항과 아주 가깝고, 대형 기숙사 단지가 학교 근처에 있어서 기숙사도 무리 없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모든 기준들을 만족하고 있었고, 그 외에도 교환학생으로서 다니기 정말 좋은 학교라는 생각을 1학기 내내 하면서 지냈습니다. 파견교를 선정할 때 저와 비슷한 기준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VU에 만족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은 고대처럼 티켓팅 방식이 아니고, 폼을 통해 본인이 수강하기 원하는 과목을 제출하면 수강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교환학생으로 등록되고 난 후 VU 측에서 이메일이 오면 해당 절차를 따르시면 됩니다. 한국과 다른 점은 수업의 구성 방식입니다. 한국의 경우 lecture로만 거의 모든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요일과 시간대 정도만 정해서 신청하면 되지만, VU의 수업은 lecture, tutorial, seminar 이렇게 세 가지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제가 수강한 경영학과 수업 기준 tutorial의 경우 많은 수의 분반이 개설되기 때문에 시간표를 짜실 때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해 보는 게 좋습니다.

lecture는 한국의 강의식 수업과 거의 유사하며, tutorial은 소규모의 분반으로 나뉘어 조교님과 함께 토론이나 discussion, 팀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seminar는 tutorial과 유사한데, lecture 시간에 배운 내용을 기반으로 응용문제를 풀어보거나 질의응답 시간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한국 기준 1학기에 파견되면 p4~6, 2학기에 파견되면 p1~3을 수강하게 됩니다. 여기서 period 3과 period 6은 한국으로 치면 계절학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보통의 교환학생은 한 학기당 두 개의 period를 수강하게 됩니다. 수강신청을 할 때에는 period마다 2개 이상의 수업을 신청해야 하지만, 중간에 drop하거나 fail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Period 4

Foundations of Strategic Management
경영학과 전공 선택으로 인정받은 과목입니다. 세미나 형식으로 여러 분야의 교수님들이 진행하시는 수업으로, 교환 학기 도중 들은 수업 중 가장 워크로드가 많은 수업이었습니다. 2인 1조로 이루어지는 duo 팀플 하나, 5인 1조로 이루어지는 group 팀플 하나, 이렇게 총 두 개의 팀플이 있었습니다. Duo 팀플은 경영 전략 관련 분야에 종사 중이신 전문가를 인터뷰하고 레포트를 써야 했고, group 팀플에서는 기업 하나를 선정하여 기업이 처한 위기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는 레포트를 쓰는 방식이었습니다. tutorial 시간에 중간 점검과 피드백이 자주 이루어지기도 하고, 분량이 꽤 많은 팀플이기 때문에 팀 구성에 신경을 쓰는 게 좋습니다. 시험은 서술형으로 출제됩니다.

Global Supply Chain Management
이 과목 역시 경영학과 전공 선택 과목으로 인정받았습니다. 교수님이 열정적이시고 학생들에게 질문도 적극적으로 하셔서 수업에 의지를 가지고 참여한다면 많은 걸 얻을 수 있습니다. 팀 프로젝트는 4인 1조로, 레포트를 작성하고 레포트의 내용을 담은 동영상을 함께 촬영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시험은 계산 문제를 포함한 객관식으로 출제됩니다.

Period 5

Globalisation and Localisation
전공 선택으로 인정받은 과목입니다. 첫 몇 주는 교수님께서 간단한 개념 등을 강의해 주시고, 이후부터는 세미나 형식으로 lecture 내용과 관련된 과제를 수업 시간 도중에 제출하면 출석이 인정됩니다. 다른 과목과 달리 성적에 출석이 중요하게 반영되는 수업입니다. 과목 특성상 수강생 중 교환학생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수업 내용이 쉽고 흥미로워서 부담 없이 수강할 수 있습니다.

2) 기숙사

a) 교환교로부터의 기숙사 정보 및 신청
VU의 기숙사는 신청부터 관리까지 DUWO라는 위탁 업체가 맡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걸어서 30분, 자전거로는 10분 내 위치에 있는 Uilenstede라는 학생 기숙사 단지가 있는데, 교환학생은 보통 Green Tower나 Red Tower 중에 거주하게 됩니다. Green Tower는 Red Tower보다 월세가 다소 비싸고 대신 화장실이 방 안에 있어 혼자 사용할 수 있습니다. Red Tower의 경우 남녀공용 화장실과 샤워실을 사용해야 하며, Green Tower보다 더 시끌벅적한 분위기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트램역과 학교에서 조금 더 가까운 것은 장점입니다. 한국인 교환학생은 보통 Green Tower에 더 많이 거주합니다.

저 역시 Green Tower에서 한 학기를 보냈는데, 한 플랫에 14명이 함께 살면서 주방을 공유하는 형태입니다. 냉장고는 개인 방에 하나씩 있고, 냉동고는 주방에 있는 것을 플랫메이트들과 공유합니다. Green Tower 건물 자체는 오래되었지만 내부 시설은 잘 관리되어 있고, 처음 입주할 때에도 DUWO에서 물품을 많이 제공해 줍니다. 침구류, 스탠드, 식기, 프라이팬 등이 제공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기숙사 신청은 중개비를 먼저 납부해야 빨리 할 수 있기 때문에 메일이 오는 대로 바로 입금하는 것이 좋습니다. 선착순 신청이기 때문에 원하는 층수와 방 위치 또한 생각해 두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Uilenstede는 Amsterdam이 아니라 근교인 Amstelveen에 위치해 있는데,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도 좋고 트램역이 있어서 교통도 좋습니다. 또한 학생들이 대부분 거주하고 있고, 단지 외부도 조용하고 치안이 좋기 때문에 살기 좋은 동네입니다.

b) 외부 숙소 정보
대부분 Uilenstede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 숙소에 대해서는 특별히 얻은 정보가 없습니다.

3)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 여부
VU에는 교환학생과 정규 학생을 매칭시켜주는 버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연락처 교환이 파견 전부터 이루어지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으시다면 학교에서 오는 이메일을 잘 확인해서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프로그램 특성상 버디의 성격에 따라 활발하게 활동하는지의 여부가 갈리는 것 같기는 합니다. 저의 경우 학교 측에서 한 학기에 2~3번 정도 열리는 공식 행사에 버디와 함께 참여하면서 다른 정규 학생들과도 어울릴 수 있었고, 버디와도 여러 번 만남을 가졌습니다. 단순한 교류를 넘어, 현지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참여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따로 교우회가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들은 바가 없습니다만, 페이스북의 한인회 페이지를 통해 스포츠 동호회 활동이나 중고 물품 판매 등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c) 물가
네덜란드는 외식 물가는 한국보다 비싸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비슷하거나 조금 더 싼 편이기 때문에 여행을 하지 않을 때에는 직접 음식을 해 먹곤 했습니다. 기숙사 주변에는 Jumbo와 Albert Heijn이라는 마트가 있어서 이 두 곳을 가장 자주 이용했습니다. Jumbo는 Albert Heijn보다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한 편이고, Albert Heijn은 품질이 조금 더 좋고 물건의 종류가 더 많습니다. 전용 앱을 설치하면 여러 보너스 혜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추천드립니다.

Green Tower 바로 앞에 Food Lovers라는 식료품점도 있는데, 가격이 조금 비싸고 종류도 많은 편이 아니라 급할 때가 아니면 자주 이용하지는 않았습니다. 학교 근처에는 Gelderlandplein이라는 쇼핑몰이 있는데, Shilla라는 한식·일식 식료품점과 Albert Heijn, Jumbo, Hema(생활용품점)가 모두 있어서 하교길에 장 보러 많이 간 기억이 납니다. Shilla에는 웬만한 한국 라면, 쌀, 양념류, 냉동식품 등이 모두 있지만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이라 Ochama라는 인터넷 쇼핑 앱을 사용할 때도 있었습니다.

d) 파견교 장학금 혜택
학교에서 지급하는 장학금은 따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지원 주거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꼭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VU에서 Lebara 유심을 제공하기 때문에, 저는 한국 유심을 꽂아둘 공기계를 가져갔습니다. 원래 사용하고 있던 요금제는 파견 기간 동안 중지하고, 문자 수신만 가능하게 설정해 두었습니다. 종종 한국 전화번호를 통해 인증번호를 받을 일이 있었기 때문에 유용하게 사용하였습니다. Lebara 유심의 경우 국경을 넘더라도 EU 내라면 다른 절차 없이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고, EU를 벗어나더라도 Lebara 앱에서 데이터를 따로 편하게 구매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자전거가 필수품으로 여겨집니다. 저는 원래 자전거를 잘 타지 못하는 편이라 네덜란드에 도착해서도 자전거를 대여할지 많이 고민했었는데, 대여한 것이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은 Swapfiets를 통해 대여하고 월별 이용료를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자전거로 등교나 장보기에서부터 주변 공원에 피크닉을 가거나 센트럴에 갈 때 모두 타고 다닐 정도로 네덜란드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통의 경우 네덜란드 계좌를 개설하고 난 후 기명 OV-chipkaart를 발급할 수 있습니다. 기명 카드를 발급하면 여러 NS(네덜란드 기차) 요금제에도 구독할 수 있습니다. 기명 카드를 발급하기 전에도 트래블로그 등 체크카드를 찍고 탑승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계좌는 Bunq에서 개설하였습니다. 실물 카드는 발급받지 않았지만 애플페이를 사용해서 불편함은 전혀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현금을 꽤 많이 챙겨갔지만 생각보다 쓸 일이 많이 없어서 귀국 때까지 현금이 남았을 정도로 카드를 대부분 이용하였습니다.

한국으로 귀국하시기 전 Digid, 휴대폰 요금제, Swapfiets 등은 해지 기한을 잘 계산하셔서 요금을 더 납부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 해지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5) 보험 및 비자

보험은 학교에서 추천하는 Aon 학생보험에 가입하였습니다. 다행히 교환학생 생활 도중 병원에 가는 등 보험 관련 문제는 없었지만, 생활 중이나 여행 중에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보험이 최소한의 장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GP 등록의 경우 미리 해두어야 병원 방문이 편하다고 듣긴 하였지만, 저와 제 주변에서는 아예 하지 않았거나 시도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비자가 아닌 거주허가증(residence permit)을 발급합니다. IND에 직접 방문하여 지문 등록, 사진 촬영 등을 해야 하기 때문에 출국 전에 사이트에서 미리 예약을 해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거주허가증은 유럽에서 신분증과 유사한 역할을 하고, 박물관 등 입장 시 EU 내 거주 혜택을 주는 곳이 많아서 항상 소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에는 거주허가증을 반납해야 합니다. 등록할 때 했던 것처럼 IND에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부치면 되는데, 거주허가증 반납 용건으로는 사이트로 예약이 되지 않아서 우편으로 반납하였습니다. 처음 네덜란드에 도착해서는 Orientation Week에 IND 공무원분들이 기숙사를 방문해 주시기 때문에 Digid 등 등록 절차를 편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6) 파견교 소개

VU는 교환학생 및 국제학생 비율이 높아서 교환학생을 위한 행정 절차가 굉장히 체계적이고 빠르게 진행됩니다. 그리고 버디 프로그램, 언어교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와 더불어 여러 사회적인 이슈와 관련된 행사와 집회도 열리기 때문에 학생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장려하는 학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수님들 또한 열정적인 분이 많으셨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수업 분위기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고려대학교처럼 캠퍼스 규모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Zuid 역과 가까이 위치해 있어서 트램, 메트로 등의 접근성이 높고 주변에 회사들이 많아서 Central과는 또 다른 현대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단순히 새로운 경험을 넘어 저의 근본적인 가치관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가기 전의 저는 새로운 것과 익숙한 것 중에서 늘 익숙한 것을 선택하곤 했고, 낯선 환경에서는 시도하기도 전에 잘할 수 있을지부터 걱정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저를 바꿔보고 싶은 마음에서 교환학생이라는 도전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6개월 동안 저는 훨씬 더 자신감 있고 독립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저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어려움을 느끼는지 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앞으로의 진로와 삶의 방향을 정할 때 참고할 중요한 기준이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해보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낫다”라는 교훈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실제로 문제 상황이 닥쳤을 때 포기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아보려는 적극적인 태도를 기르게 되었고, 덕분에 새로운 상황에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함을 얻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교환학생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너무 완벽하게 준비하려고 하기보다는 ‘그 나라에서의 나’를 경험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도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교환학생을 위해 오랜 시간 철저하게 준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막상 그곳에서 부딪히고 배우는 과정 속에서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 속에서도 결국 그 모든 경험이 제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교환학생이라는 선택이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듯, 여러분에게도 그 시간이 소중한 성장의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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