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안녕하세요 25-1학기 University of Cologne에서 교환 학기를 마치고 온 20학번 김호진입니다.
교환을 준비하며 체험 수기를 읽는 게 많은 도움이 됐는데, 조금이나마 다음에 쾰른대학교로 교환을 가실 분들을 위해 저도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성실하게 수기를 작성해보겠습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수강신청은 고려대학교처럼 열리는 시간에 기다렸다가 빠르게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많은 교환학생을 위한 강의는 자리가 거의 무제한으로 있었습니다. (주로 Lecture) 인원이 정해진 수업은 신청을 넣고 랜덤으로 뽑히는 형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주로 Seminar) Lecture 수업은 사람이 많고 출석체크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시험에서 일정 점수만 넘기면 Pass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Seminar 수업을 듣지 않았지만 다른 친구들을 보니 집중된 몇 주 동안 긴 수업을 듣고 프로젝트를 하는 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출석체크를 하지 않기 때문인지 특이하게 시간이 겹쳐도 수강신청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학교 측에서도 강조하지만 시험을 수업과 별개로 등록해야 응시 가능합니다. 저는 그래도 안 듣는 수업들도 일단 등록해났다가 천천히 삭제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또 Term 1과 Term 2 수업이 있어 학기 중간에 시험까지 끝나는 수업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저는 총 4개의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학기 시작 전에 열리는 독일어 수업(A1), International Strategic management, International taxation, Intergenerational Mobility and Inequality 수업이었습니다.
독일어 수업: 오후에 줌으로 4시간 동안 진행되어 수업이 있는 날은 하루가 거의 지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결국에 독일어 공부에는 흥미를 못 붙였지만 생활에 필요한 기본 독일어를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은 GPT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쉽게 통과 가능합니다.
International Strategic Management: 국제경영론을 수강하지 않아서 전공필수로 인정받기 위해 학점인정 신청을 했고 승인받을 수 있었습니다. 수업 내용은 복잡하기 않고 사회 수업처럼 느껴져서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모든 수업에 참석하지는 않았고 시험은 GPT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쉽게 통과했습니다. (Term 1이라 5월에 끝남)
International taxation: 경영학과 전공선택이 필요해서 앞선 체험수기를 보니 전선으로 가장 만만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수업이라 수강했습니다. 이쪽 분야는 흥미가 없어서 그런지 재밌는 수업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수업에 최대한 참석했고 exercise를 이해할 정도면 패스는 수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저는 걱정이 됐었는데 외국인 친구들이 쉽게 설명도 해주고 같이 공부해줘서 꽤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수업에 한 번도 오지 않았던 일본 친구도 패스한 걸로 보아 교환학생에게는 꽤나 널널한 평가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Term 1에 끝남)
Intergenerational Mobility and Inequality: 더 이상 학점이 필요하진 않았지만 흥미가 그나마 가는 과목이라 신청했습니다. 실제로 초반에 꽤나 재밌게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Term 2까지 이어지는 수업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놀러 다니는 게 더 재밌어서 후반에는 수업에도 잘 가지 않았습니다. 바보처럼 시험 날짜를 착각해서 여행 직후에 공부도 하지 않고 마지막 수업인 줄 알고 갔던 시험에서 문제를 거의 답안에 패러프레이징했는데 4.0을 받아서 패스했습니다. 역시 교환학생에게는 널널한듯 합니다. (교수님 죄송합니다.)
2) 기숙사:
a) 교환교로부터의 기숙사 정보안내부터 신청 절차까지의 내용
(학교 기숙사가 아닌 사설 기숙사 또는 off-campus 시설을 이용한 경우도 해당 내용을 적어주세요)
학교에서 안내를 해주기에 따라했던 것 같습니다. 쾰른대학교가 아닌 KSTW라는 사이트를 통해 기숙사를 구하게 됩니다. 쾰른은 대학교가 많고 인구가 많은 데에 비해 주거 문제가 심각한 곳입니다. 기숙사 또한 수요가 많아 몇 개월 전에 신청을 해야 겨우 오퍼를 받을 수 있습니다. 교환이 확정되면 최대한 빨리 KSTW에 기숙사를 신청하는 게 좋습니다. 몇 개월에 한 번 꼴로 계속 기숙사를 원하냐는 메일이 와서 그렇다는 링크에 회신해야 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KSTW 메일은 고려대학교 메일 기준 스팸함으로 왔기 때문에 항시 체크하는 게 중요합니다.
주로 기숙사는 쾰른 시가 아닌 후르트 시의 에페른이라는 동네에 배정받게 됩니다. 저는 기숙사도 아니고 에페른에 살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교환학생들이 많다 보니 에페른에도 꽤나 자주 갔습니다. 18번 트램을 타면 곧장 학교 주변으로 올 수 있고 예쁜 호수와 야생 토끼 등이 있어서 나름 좋다고 생각합니다.
b) 외부 숙소 정보
저는 비자가 꼬인 뒤로부터 쾰른 시가 비자 절차가 빠르다고 해서 쾰른에 기숙사 오퍼를 못 받으면 차라리 사설로 방을 쾰른에서 구해 비자를 받을 생각이었습니다. 사설 숙소의 경우 여러 사이트가 있지만 WG-Gesucht.de를 많이 사용했고 결국 여기서 방을 구했습니다. 사기가 정말 많은데 저는 버디가 도와줘서 다급해 판단력이 흐려졌을 때도 스캠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혹시 사설로 숙소를 구하게 된다면 다들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노출을 늘리기 위해 구독도 했고, 방 오퍼에 직접 신청을 넣기도 하고 제 프로필을 설정해서 주인들이 오퍼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결국 Ehrenfeld에 가격은 있지만 좋은 방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집주인이 세입자가 갑자기 한 달을 연장해서 3월이 아닌 4월부터 입주 가능하다고 해서 저는 급하게 다른 한국인을 통해 3월에는 기숙사를 재임대해서 살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고 월세를 많이 냈지만 방이 넓어서 친구들을 데리고 파티를 많이 할 수 있어서 결국에는 숙소 문제도 잘 풀렸습니다.
3)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 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여부
버디 프로그램이 존재하나 모두가 좋은 버디를 만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여자친구와 함께 5학기째 한국인들의 버디를 하고 있는 버디를 만나 도착하는 당일에도 기숙사까지 가는 길에 도움을 받고 자주 같이 놀기도 했습니다. 교환을 두 학기 하는 교환학생 중에서 두 번째 학기에 다른 교환학생의 버디가 되는 친구들도 꽤 있었습니다. 버디 프로그램은 다만 행사가 많다기보다는 일대일로 매칭을 해주는 거라 성의 없는 버디를 만나면 얼굴도 모른 채로 교환 학기가 끝나는 경우도 꽤 봤습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참여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c) 물가
외식 및 쇼핑 물가는 확실히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되너나 케밥 등이 아니라면 밖에서 음식을 사먹으면 최소가 10유로, 조금 근사한 식당을 가면 20유로도 심심찮게 지불해야 했습니다. 한국 돈으로 생각하면 비싸지만 유로는 숫자 단위가 작아서 돈을 좀 더 쉽게 쓰게 되는 심리적 요인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 장을 보러 가면 과일과 채소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좀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 가능했습니다. 다른 식재료도 한국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고아시아나 타인스 같은 아시아 마트도 자주 가곤 했는데 한국과 비교하면 비쌌지만 김치나 소주 등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았습니다.
d) 파견교 장학금 혜택
파견교 자체에서 장학금을 주는 건 없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함께 교환을 갔던 한국인 중 제가 아는 바로는 장학금을 받고 온 사람은 없었습니다. 반면 유럽 친구들은 Erasmus 프로그램을 통해 장학금을 받고 있었고 일본 친구들도 정부 지원으로 대학에서 받는 장학금을 대부분 받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교환학생에 대한 장학금 지원이 다른 나라에 비해 조금 부족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장학금까지 있으면 지원율이 훨씬 올라갈 것 같긴 합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진통제나 감기약 같은 상비약의 경우 독일은 비싸기도 하니 한국에서 가져가면 좋습니다. 석회수 때문에 샤워헤드와 필터를 가져갔는데 막상 사용하지는 않아서 버리고 왔습니다. 생각보다 물은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커피믹스나 차 등도 사갔는데 선물용으로는 좋았지만 한국에서도 안 먹던 건 독일에서도 안 먹게 되었습니다. 요리를 아무래도 많이 하게 되는데 코인육수는 정말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저는 이전 학기 한국인에게 1인용 밥솥도 사서 사용했고 다이소에서 파는 전자레인지용 냉동 용기를 활용했습니다. 옷은 여름을 고려해서 좀 얇게 가져갔는데 3월은 생각보다 추웠고 7월에도 생각보다 기온이 많이 올라가지는 않았습니다. 출국 직전에 다른 한국인에게 빌린 간이 저울은 캐리어 무게를 잴 때 꽤 유용했던 것 같습니다. 서비스나 인프라가 확실히 불편하지만 저는 없으면 없는 대로 적당히 생활했던 것 같습니다.
5) 보험 및 비자
역시 학교에서 나눠준 파일을 따라 진행했습니다. 비자의 경우 인터뷰 일정을 잡는 링크에 회신을 안 해서 대사관에 갔는데 제 이름이 없어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 중 하나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90일까지는 무비자로 체류가 가능했고 한국인은 독일에서 비자(Residence Permit)이 신청 가능했습니다. 90일이 만료되기 전까지는 해외여행도 꽤 다녔고 비록 온라인으로 신청한 비자는 원래 처리가 느리고 서류를 계속 다시 내는 등 문제가 생겨 받지 못했지만 큰 아쉬움은 없었습니다. 독일 내로 여행을 많이 다녔고 충분히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보험의 경우 TK 공보험을 가입했고 딱히 혜택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공보험이 비싸기 때문에 사보험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 들었는데 생각이 있으시면 자세히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6) 파견교 소개 및 교환 생활 후기
찾아보니 독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학교라고 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학생식당에 해당하는 Mensa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음식이 그렇게 맛있지는 않지만 쌌고, 교환학생 친구들이 항상 있어서 밥만 먹는 게 아니라 앉아서 오랫동안 떠들곤 했습니다. 그리고 경영대 학생이 수업을 듣게 될 Wiso 건물의 카페에서 도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어폰을 끼고 피아노를 치기도 하고, 친구들과 떠들고, 제 교환 프로젝트의 일부였던 책을 쓰기 위해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넓은 잔디에서 피크닉을 하기도 했고 제 생일파티나 플렁키볼 같은 활동도 했습니다.
저는 제가 신경을 쏟지 않는 것들은 야무지게 챙기지 못하는 편인데, 놀러 갈 생각에 카메라를 사고, 독일에서도 싼 통기타를 사고 책을 쓰겠다는 계획이나 세웠지 가장 중요한 비자나 기숙사를 완벽히 해결하지 못한 채로 출국했습니다. 그럼에도 인터넷에, 그리고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충분히 찾아보면 미연에도 방지할 수 있는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이런 문제를 포함해 자잘한 문제들도 있었지만, 저는 인생 최고의 5개월을 보냈다고 할 만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외국인 친구들도 정말 많이 사귀었고, 한국인들과도 끈끈해졌습니다. 세계의 다양한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고 영어 실력도 향상되었습니다. 돈이 많이 들긴 했지만 그만한 값어치가 있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정보 글을 잘 쓰는 편이 아니라 이 수기가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교환을 준비하며 체험 수기를 읽는 게 많은 도움이 됐는데, 조금이나마 다음에 쾰른대학교로 교환을 가실 분들을 위해 저도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성실하게 수기를 작성해보겠습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수강신청은 고려대학교처럼 열리는 시간에 기다렸다가 빠르게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많은 교환학생을 위한 강의는 자리가 거의 무제한으로 있었습니다. (주로 Lecture) 인원이 정해진 수업은 신청을 넣고 랜덤으로 뽑히는 형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주로 Seminar) Lecture 수업은 사람이 많고 출석체크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시험에서 일정 점수만 넘기면 Pass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Seminar 수업을 듣지 않았지만 다른 친구들을 보니 집중된 몇 주 동안 긴 수업을 듣고 프로젝트를 하는 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출석체크를 하지 않기 때문인지 특이하게 시간이 겹쳐도 수강신청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학교 측에서도 강조하지만 시험을 수업과 별개로 등록해야 응시 가능합니다. 저는 그래도 안 듣는 수업들도 일단 등록해났다가 천천히 삭제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또 Term 1과 Term 2 수업이 있어 학기 중간에 시험까지 끝나는 수업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저는 총 4개의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학기 시작 전에 열리는 독일어 수업(A1), International Strategic management, International taxation, Intergenerational Mobility and Inequality 수업이었습니다.
독일어 수업: 오후에 줌으로 4시간 동안 진행되어 수업이 있는 날은 하루가 거의 지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결국에 독일어 공부에는 흥미를 못 붙였지만 생활에 필요한 기본 독일어를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은 GPT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쉽게 통과 가능합니다.
International Strategic Management: 국제경영론을 수강하지 않아서 전공필수로 인정받기 위해 학점인정 신청을 했고 승인받을 수 있었습니다. 수업 내용은 복잡하기 않고 사회 수업처럼 느껴져서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모든 수업에 참석하지는 않았고 시험은 GPT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쉽게 통과했습니다. (Term 1이라 5월에 끝남)
International taxation: 경영학과 전공선택이 필요해서 앞선 체험수기를 보니 전선으로 가장 만만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수업이라 수강했습니다. 이쪽 분야는 흥미가 없어서 그런지 재밌는 수업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수업에 최대한 참석했고 exercise를 이해할 정도면 패스는 수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저는 걱정이 됐었는데 외국인 친구들이 쉽게 설명도 해주고 같이 공부해줘서 꽤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수업에 한 번도 오지 않았던 일본 친구도 패스한 걸로 보아 교환학생에게는 꽤나 널널한 평가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Term 1에 끝남)
Intergenerational Mobility and Inequality: 더 이상 학점이 필요하진 않았지만 흥미가 그나마 가는 과목이라 신청했습니다. 실제로 초반에 꽤나 재밌게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Term 2까지 이어지는 수업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놀러 다니는 게 더 재밌어서 후반에는 수업에도 잘 가지 않았습니다. 바보처럼 시험 날짜를 착각해서 여행 직후에 공부도 하지 않고 마지막 수업인 줄 알고 갔던 시험에서 문제를 거의 답안에 패러프레이징했는데 4.0을 받아서 패스했습니다. 역시 교환학생에게는 널널한듯 합니다. (교수님 죄송합니다.)
2) 기숙사:
a) 교환교로부터의 기숙사 정보안내부터 신청 절차까지의 내용
(학교 기숙사가 아닌 사설 기숙사 또는 off-campus 시설을 이용한 경우도 해당 내용을 적어주세요)
학교에서 안내를 해주기에 따라했던 것 같습니다. 쾰른대학교가 아닌 KSTW라는 사이트를 통해 기숙사를 구하게 됩니다. 쾰른은 대학교가 많고 인구가 많은 데에 비해 주거 문제가 심각한 곳입니다. 기숙사 또한 수요가 많아 몇 개월 전에 신청을 해야 겨우 오퍼를 받을 수 있습니다. 교환이 확정되면 최대한 빨리 KSTW에 기숙사를 신청하는 게 좋습니다. 몇 개월에 한 번 꼴로 계속 기숙사를 원하냐는 메일이 와서 그렇다는 링크에 회신해야 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KSTW 메일은 고려대학교 메일 기준 스팸함으로 왔기 때문에 항시 체크하는 게 중요합니다.
주로 기숙사는 쾰른 시가 아닌 후르트 시의 에페른이라는 동네에 배정받게 됩니다. 저는 기숙사도 아니고 에페른에 살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교환학생들이 많다 보니 에페른에도 꽤나 자주 갔습니다. 18번 트램을 타면 곧장 학교 주변으로 올 수 있고 예쁜 호수와 야생 토끼 등이 있어서 나름 좋다고 생각합니다.
b) 외부 숙소 정보
저는 비자가 꼬인 뒤로부터 쾰른 시가 비자 절차가 빠르다고 해서 쾰른에 기숙사 오퍼를 못 받으면 차라리 사설로 방을 쾰른에서 구해 비자를 받을 생각이었습니다. 사설 숙소의 경우 여러 사이트가 있지만 WG-Gesucht.de를 많이 사용했고 결국 여기서 방을 구했습니다. 사기가 정말 많은데 저는 버디가 도와줘서 다급해 판단력이 흐려졌을 때도 스캠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혹시 사설로 숙소를 구하게 된다면 다들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노출을 늘리기 위해 구독도 했고, 방 오퍼에 직접 신청을 넣기도 하고 제 프로필을 설정해서 주인들이 오퍼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결국 Ehrenfeld에 가격은 있지만 좋은 방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집주인이 세입자가 갑자기 한 달을 연장해서 3월이 아닌 4월부터 입주 가능하다고 해서 저는 급하게 다른 한국인을 통해 3월에는 기숙사를 재임대해서 살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고 월세를 많이 냈지만 방이 넓어서 친구들을 데리고 파티를 많이 할 수 있어서 결국에는 숙소 문제도 잘 풀렸습니다.
3)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 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여부
버디 프로그램이 존재하나 모두가 좋은 버디를 만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여자친구와 함께 5학기째 한국인들의 버디를 하고 있는 버디를 만나 도착하는 당일에도 기숙사까지 가는 길에 도움을 받고 자주 같이 놀기도 했습니다. 교환을 두 학기 하는 교환학생 중에서 두 번째 학기에 다른 교환학생의 버디가 되는 친구들도 꽤 있었습니다. 버디 프로그램은 다만 행사가 많다기보다는 일대일로 매칭을 해주는 거라 성의 없는 버디를 만나면 얼굴도 모른 채로 교환 학기가 끝나는 경우도 꽤 봤습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참여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c) 물가
외식 및 쇼핑 물가는 확실히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되너나 케밥 등이 아니라면 밖에서 음식을 사먹으면 최소가 10유로, 조금 근사한 식당을 가면 20유로도 심심찮게 지불해야 했습니다. 한국 돈으로 생각하면 비싸지만 유로는 숫자 단위가 작아서 돈을 좀 더 쉽게 쓰게 되는 심리적 요인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 장을 보러 가면 과일과 채소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좀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 가능했습니다. 다른 식재료도 한국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고아시아나 타인스 같은 아시아 마트도 자주 가곤 했는데 한국과 비교하면 비쌌지만 김치나 소주 등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았습니다.
d) 파견교 장학금 혜택
파견교 자체에서 장학금을 주는 건 없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함께 교환을 갔던 한국인 중 제가 아는 바로는 장학금을 받고 온 사람은 없었습니다. 반면 유럽 친구들은 Erasmus 프로그램을 통해 장학금을 받고 있었고 일본 친구들도 정부 지원으로 대학에서 받는 장학금을 대부분 받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교환학생에 대한 장학금 지원이 다른 나라에 비해 조금 부족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장학금까지 있으면 지원율이 훨씬 올라갈 것 같긴 합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진통제나 감기약 같은 상비약의 경우 독일은 비싸기도 하니 한국에서 가져가면 좋습니다. 석회수 때문에 샤워헤드와 필터를 가져갔는데 막상 사용하지는 않아서 버리고 왔습니다. 생각보다 물은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커피믹스나 차 등도 사갔는데 선물용으로는 좋았지만 한국에서도 안 먹던 건 독일에서도 안 먹게 되었습니다. 요리를 아무래도 많이 하게 되는데 코인육수는 정말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저는 이전 학기 한국인에게 1인용 밥솥도 사서 사용했고 다이소에서 파는 전자레인지용 냉동 용기를 활용했습니다. 옷은 여름을 고려해서 좀 얇게 가져갔는데 3월은 생각보다 추웠고 7월에도 생각보다 기온이 많이 올라가지는 않았습니다. 출국 직전에 다른 한국인에게 빌린 간이 저울은 캐리어 무게를 잴 때 꽤 유용했던 것 같습니다. 서비스나 인프라가 확실히 불편하지만 저는 없으면 없는 대로 적당히 생활했던 것 같습니다.
5) 보험 및 비자
역시 학교에서 나눠준 파일을 따라 진행했습니다. 비자의 경우 인터뷰 일정을 잡는 링크에 회신을 안 해서 대사관에 갔는데 제 이름이 없어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 중 하나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90일까지는 무비자로 체류가 가능했고 한국인은 독일에서 비자(Residence Permit)이 신청 가능했습니다. 90일이 만료되기 전까지는 해외여행도 꽤 다녔고 비록 온라인으로 신청한 비자는 원래 처리가 느리고 서류를 계속 다시 내는 등 문제가 생겨 받지 못했지만 큰 아쉬움은 없었습니다. 독일 내로 여행을 많이 다녔고 충분히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보험의 경우 TK 공보험을 가입했고 딱히 혜택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공보험이 비싸기 때문에 사보험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 들었는데 생각이 있으시면 자세히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6) 파견교 소개 및 교환 생활 후기
찾아보니 독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학교라고 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학생식당에 해당하는 Mensa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음식이 그렇게 맛있지는 않지만 쌌고, 교환학생 친구들이 항상 있어서 밥만 먹는 게 아니라 앉아서 오랫동안 떠들곤 했습니다. 그리고 경영대 학생이 수업을 듣게 될 Wiso 건물의 카페에서 도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어폰을 끼고 피아노를 치기도 하고, 친구들과 떠들고, 제 교환 프로젝트의 일부였던 책을 쓰기 위해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넓은 잔디에서 피크닉을 하기도 했고 제 생일파티나 플렁키볼 같은 활동도 했습니다.
저는 제가 신경을 쏟지 않는 것들은 야무지게 챙기지 못하는 편인데, 놀러 갈 생각에 카메라를 사고, 독일에서도 싼 통기타를 사고 책을 쓰겠다는 계획이나 세웠지 가장 중요한 비자나 기숙사를 완벽히 해결하지 못한 채로 출국했습니다. 그럼에도 인터넷에, 그리고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충분히 찾아보면 미연에도 방지할 수 있는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이런 문제를 포함해 자잘한 문제들도 있었지만, 저는 인생 최고의 5개월을 보냈다고 할 만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외국인 친구들도 정말 많이 사귀었고, 한국인들과도 끈끈해졌습니다. 세계의 다양한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고 영어 실력도 향상되었습니다. 돈이 많이 들긴 했지만 그만한 값어치가 있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정보 글을 잘 쓰는 편이 아니라 이 수기가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