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안녕하세요. 저는 2025년 1학기 동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Vrije Universiteit Amsterdam, 이하 VU)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했던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김예진입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두렵기도 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제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한 학기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통해 VU에서의 수업, 생활, 준비 과정까지 솔직하게 나눠보려고 합니다. 교환학생을 준비 중인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2024년 12월 3일에 진행된 수강신청 OT에 Zoom으로 참여하면서 수강 시스템에 대해 처음 안내받았습니다. 수강신청은 일주일 뒤인 12월 9일에 시작되었고, VU Timetable 사이트를 통해 시뮬레이션도 해볼 수 있어 미리 시간표를 짜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신청은 선착순이지만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대부분 원하는 과목을 수강할 수 있었고, 한 과목 내에서도 lecture와 seminar로 나뉘는 수업 구조가 많아 seminar 분반까지 꼼꼼히 확인하고 신청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수강 중 문제가 생길 경우, VU 국제팀에 메일로 문의하면 빠르고 친절하게 응답해줘서 소통에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
VU의 수업은 대부분 강의(Lecture) + 세미나(Seminar)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과목별로 상이하지만 세미나 시간에 팀플이나 과제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Period 4]
* Global Supply Chain Management (전공 선택)
강의력 좋은 교수님의 수업으로, lecture + seminar 구조였고 세미나에서는 퀴즈와 팀플이 함께 진행됐습니다. 팀플은 4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요약 영상을 함께 촬영하는 형태였으며, 평가 방식은 객관식 시험 + 팀플 + 세미나 퀴즈였습니다. 계산 문제가 있어 시험 때 계산기를 챙기면 편합니다. IBA 1학년 대상 수업이라 난이도는 어렵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 Foundations of Strategic Management (전공 선택)
매주 다른 교수님이 수업을 진행해 다양한 관점을 접할 수 있었고, 팀플이 두 개 있는 구조였습니다. 첫 번째는 2인 1조로 전략 직무에 종사하는 분을 인터뷰하고 리더십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제였고, 두 번째는 5인 팀으로 기업 하나를 선정해 문제를 정의하고 전략을 짜는 팀플이었습니다. 모든 평가가 서술형이어서 공부량이 많았고, 첫 세미나 때 바로 팀 구성이 진행되므로 같은 학과 친구들과 미리 조를 짜두면 좋습니다.
[Period 5]
* Globalisation and Localisation (전공 선택)
교환학생들이 많이 듣는 과목이었고, 개인적으로 흥미로웠습니다. 매주 세미나 때 과제를 컴퓨터로 제출해야 해서 결석이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며, 3회 이상 결석 시 재수강 대상이 됩니다. 평가 방식은 세미나 과제 제출과 시험으로 이루어졌으며, 시수가 적어 국내 학점으로는 1.5학점 인정이 되었습니다.
* International Business Law (전공 선택)
강의와 세미나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국제법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네덜란드 법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양이 많고 내용이 복잡해서 처음에는 학습 방향을 잡기 어려웠지만, 시험은 객관식과 서술형 혼합으로, 정리만 잘 해두면 무난히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이었습니다.
VU의 수업은 전반적으로 학생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lecture 시간에는 일반적인 강의가 진행되지만 seminar에서는 질문과 토론이 자유롭고 활발했으며, 정규학생과 교환학생이 함께 수업을 듣기 때문에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과 팀플을 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영어 수업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수업 구조나 과제의 난이도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고, 무엇보다 팀플을 통해 외국인 친구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던 점이 좋은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2) 기숙사
a) 기숙사 안내 및 신청 절차
VU 측에서 2024년 11월 25일에 DUWO 기숙사 신청 관련 이메일을 보내줬고, 11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신청이 가능했습니다. Room.nl에서 신청하는 방식이며, 중개비 납부 순서에 따라 신청 순위가 결정돼 빠르게 입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숙사 계약 기간은 2025년 1월 31일부터 7월 28일까지였고, 저는 가장 합리적인 옵션인 Uilenstede Green Tower를 선택했습니다.
그린빌딩은 개인 화장실이 딸려있는 개인방과 공용 주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플랫에 14명이 함께 생활하며, 냉장고와 침대, 책상, 조명 등 기본적인 가구가 모두 갖춰져 있어 큰 준비 없이 입주할 수 있습니다. 베개 및 침구류, 식기류, 프라이팬, 세제 등은 입주 시 어느 정도 기본 세팅이 되어 있습니다. 월세는 약 544유로였고, BSN 등록 이후 주거보조금을 신청하면 월 138유로 정도를 환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늦게 신청해도 밀린 금액까지 정산해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기숙사 신청 팁을 몇 가지 드리자면, 층수는 7~10층이 엘리베이터 대기 시간이 짧고 적당히 조용해서 추천드립니다. 동향은 아침 햇살이 잘 들어오고, 서향은 노을이 예쁘지만 맞은편 건물이 있어 뷰는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서향 방에서 거주했는데 노을 뷰는 너무 예뻤지만 5~6월부터는 해가 길어져서 낮 동안에는 매우 덥기 때문에 해가 질 때까지 암막 커튼을 치고 지냈습니다. 부엌 앞이나 양 끝 방은 소음이나 겨울철 추위로 인해 비추천입니다.
b) 외부 숙소 정보
Uilenstede 기숙사 단지 자체가 매우 잘 되어있기 때문에 외부 숙소로 옮기지는 않았지만, 만약 사설 숙소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학교와의 거리, 대중교통 접근성, 주거보조금 신청 가능 여부 등을 잘 따져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3)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 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 여부
VU에는 정규 학생과 교환학생을 연결해주는 Buddy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국제팀에서 메일로 신청 안내를 보내주며, 보통 정규학생 1명과 교환학생 4명이 한 그룹을 이룹니다. 저희 그룹의 버디는 정말 활발하고 친절해서 시내 구경도 함께 하고, 쾨켄호프 튤립 축제에도 같이 다녀왔으며, 심지어 본인 집에 초대해서 네덜란드 가정식도 대접해줬습니다. 덕분에 문화적으로도 정말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교우회에 대한 정보는 따로 알고 있지 않지만, 네덜란드에는 한인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어 있습니다. ‘낮은 땅 높은 꿈’이라는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중고 물품 거래나 각종 정보 공유가 가능하고, 저도 귀국하기 전에 자전거를 이곳을 통해 판매했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VU에 한국인 학생이 총 23명 정도로 많았고,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등 다양한 학교에서 온 학생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특히 같은 플랫에 한국인 친구들이 있으면 더 가까워지기 쉽습니다.
c) 물가
외식 물가는 전체적으로 한국보다 높은 편이지만, 마트 물가는 저렴한 편입니다. 마트는 Jumbo가 가장 저렴하고, Albert Heijn은 품질이 약간 더 좋지만 가격이 살짝 높습니다. 알버트하인에서는 신라면, 불닭볶음면도 종종 구할 수 있어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 유용했고, 특히 삼겹살 팩을 판매해서 자주 사 먹었습니다.
한국 식재료는 Shilla 마트나 Amazing Oriental, 그리고 픽업이 가능한 온라인 앱 Ochama를 자주 활용했습니다. 특히 Ochama는 기숙사 단지 내 Foodlovers라는 마트에서 쉽게 픽업할 수 있어 굉장히 편리했습니다.
교통비는 비교적 비싼 편이라 많은 학생들이 자전거를 이용합니다. 기차는 NS 구독형 요금제(Dal Voordeel)를 이용하면 주말 및 오프피크 시간대에 40% 할인받을 수 있어 적극 추천드립니다. 교통카드는 트래블월렛이나 트래블로그 등 가지고 오신 카드 사용하시다가 BSN 발급 이후 기명 카드로 전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로 무기명 OV 칩카드를 발급받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d) 파견교 장학금 혜택
VU에서 별도로 제공되는 장학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주거보조금과 다양한 학생 혜택(뮤지엄 패스, 할인 카드 등)을 잘 활용하면 경제적인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저는 기숙사 신청이 완료 후 11월 말쯤 항공권을 왕복으로 예약했습니다. 기숙사 입주일은 1월 31일부터였는데, 저는 하루 전인 1월 30일에 암스테르담에 도착해서 근처 호텔에서 하룻밤 묵고 다음 날 입주했습니다. 입국 직후 행정 처리를 원활하게 하려면 OT보다 조금 더 일찍 입국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국 전에 준비했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서류 준비: 여권, 여권 사본, 항공권, 교환 합격증명서, DUWO 거주 계약서, 재학증명서(한/영), IND 예약확인서 등
* 보험: AON 보험
* 통신: 기존 휴대폰 정지 및 문자 수신만 가능하게 설정, 학교에서 제공하는 lebara 유심을 받기 전에 사용할 esim 구입, 해외 원화 결제 차단 등
* 기타: 공인인증서 USB 백업, 국제학생증(ISIC) 발급, 트래블월렛 카드 발급 등
그리고 입국 후 처리해야 할 일들도 꽤 많습니다.
* IND 센터 방문: 생체 정보 등록을 해야 거주 허가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약을 미리 해야 하며, 일정이 밀리면 자동으로 취소되는 경우도 있어서 항상 메일을 자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 BSN 번호 발급: 시청 직원이 OT 기간에 기숙사로 직접 방문해주기 때문에, OT 전에 입주해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번호가 있어야 주거보조금 신청이나 은행 계좌 개설 등이 가능합니다.
* 현지 은행 계좌 개설: 저는 Bunq를 사용했는데, 학생 인증을 하면 수수료 없이 개설할 수 있고 애플페이도 사용 가능해서 정말 편했습니다.
* OV Chipkaart 발급: 유기명 교통카드는 NS 사이트에서 신청 가능하며, NS Flex 구독으로 오프피크 시간대에 40%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뮤지엄카드 발급: 한 학기 동안 반고흐 미술관,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안네 프랑크의 집 등 많은 박물관을 다녔고, 각각 입장료가 꽤 비싸기 때문에 뮤지엄카드를 잘 활용했습니다.
* 거주보조금 신청: BSN과 Digid(네덜란드판 아이핀)가 있으면 신청 가능하며, 늦게 신청해도 밀린 금액을 다 받을 수 있습니다.
귀국 준비 시에는 usim 해지, 자전거 반납, 거주 허가증 우편 반납, NS 구독 해지, BSN 해지, 은행 계좌 정리 등을 미리 체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5) 보험 및 비자
VU에서는 학교 측이 안내하는 절차에 따라 residence permit을 신청하게 됩니다. 모든 학생은 IND(네덜란드 이민국)에 생체 정보를 등록해야 하며, 등록 후 2개월 정도 지나면 거주 허가증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발급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보험은 AON 보험을 선택했는데, 가격은 50만 원대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도난, 소지품 파손, 수하물 분실 등 폭넓은 보장이 있어 안심이 되었고, 실제로 도난이나 사고에 대비해 이 정도 보장은 필요한 것 같아요. 특히 유럽 여행이 잦고, 카메라나 전자기기를 자주 들고 다니는 경우라면 AON이 훨씬 마음 편합니다.
현지 병원을 이용하려면 GP 등록이 필요합니다. OT 기간 중 등록을 도와주기도 하며, 등록된 지역 의사에게 예약 후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 병원에 갈 정도로 아픈 일은 없어서 직접 이용해보지는 않았습니다.
6) 파견교 소개
VU는 암스테르담 Zuid에 위치한 대학교로, 교환학생을 위한 행정적 지원이 매우 잘 갖춰진 학교였습니다. 캠퍼스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강의실, 도서관, 스포츠센터, 카페, 식당 등 학생을 위한 편의시설이 촘촘하게 갖춰져 있고, 메인 건물(HG)의 경우 구조가 단순해서 쉽게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강의실 번호는 ‘HG-14A37’처럼 되어 있는데, HG는 메인 빌딩, 14는 층수, A는 복도, 37은 방 번호를 의미해서 처음 보는 사람도 금방 이해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교환학생을 위한 OT는 VU에서 Introduction day를 하루 진행하고, 이 때 캠퍼스 투어 및 캐널 크루즈 투어, 시립미술관 방문 중 한 가지 액티비티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ESN VU 단체에서 일주일 정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 기간 동안 친구를 사귀거나 암스테르담 시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ESN 회원권(라이언에어·플릭스버스 할인 등)도 약 3만 원으로 발급 가능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ISIC 학생증이 더 유용했던 것 같습니다. 플릭스버스나 유럽 내 이동 시 학생 할인이 가능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스포츠센터는 월 5만 원 정도의 가격으로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요가, 필라테스, 복싱, 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저도 필라테스 수업을 종종 들었습니다.
생활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학교에서 도보 또는 트램으로 갈 수 있는 거리에 Jumbo, Albert Heijn, 아시안마트 Shilla, 음식점, 카페 등이 있으며, 특히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있는 Gelderlandplein 쇼핑몰에는 마트뿐만 아니라 의류 브랜드, 뷰티 제품, 잡화점까지 다양하게 있어서 자주 갔던 기억이 있어요.
7) 네덜란드의 날씨 및 추천 준비물
네덜란드는 한국보다 여름엔 덜 덥고, 겨울엔 덜 춥지만 비가 자주 오고 바람이 매우 강한 날이 많습니다. 겉옷은 방수되는 바람막이 재질로 준비하는 게 좋고, 자전거를 많이 타게 되므로 장갑이나 목도리도 꼭 챙겨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겨울 (2~3월): 숏패딩, 무스탕, 따뜻한 잠옷 필수
봄 (4~5월): 후드집업, 트렌치코트, 가죽자켓
여름 (6~7월): 반팔+얇은 가디건
특히 여름철에는 해가 길고 날씨가 좋아서 친구들과 피크닉을 가거나 바다로 여행 가는 날이 많기 때문에, 돗자리, 비치타올, 선글라스, 암튜브 등 여름 소품도 챙겨가는 걸 추천합니다.
8) 마무리하며
VU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단순히 학점을 이수하는 것을 넘어, 제 삶의 태도 자체를 바꿔놓은 경험이었습니다. 스스로 계획하고, 도전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자립심과 도전정신을 키울 수 있었고, 다양한 국적과 배경의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은 앞으로의 커리어와 인생 방향에도 분명히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수업 외에도 유럽 전역을 여행하며 넓은 시야를 갖게 되었고,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처음 교환학생을 준비할 때 저도 수많은 체험수기를 읽으며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했었는데, 이 수기가 누군가에게 그런 용기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2024년 12월 3일에 진행된 수강신청 OT에 Zoom으로 참여하면서 수강 시스템에 대해 처음 안내받았습니다. 수강신청은 일주일 뒤인 12월 9일에 시작되었고, VU Timetable 사이트를 통해 시뮬레이션도 해볼 수 있어 미리 시간표를 짜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신청은 선착순이지만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대부분 원하는 과목을 수강할 수 있었고, 한 과목 내에서도 lecture와 seminar로 나뉘는 수업 구조가 많아 seminar 분반까지 꼼꼼히 확인하고 신청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수강 중 문제가 생길 경우, VU 국제팀에 메일로 문의하면 빠르고 친절하게 응답해줘서 소통에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
VU의 수업은 대부분 강의(Lecture) + 세미나(Seminar)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과목별로 상이하지만 세미나 시간에 팀플이나 과제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Period 4]
* Global Supply Chain Management (전공 선택)
강의력 좋은 교수님의 수업으로, lecture + seminar 구조였고 세미나에서는 퀴즈와 팀플이 함께 진행됐습니다. 팀플은 4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요약 영상을 함께 촬영하는 형태였으며, 평가 방식은 객관식 시험 + 팀플 + 세미나 퀴즈였습니다. 계산 문제가 있어 시험 때 계산기를 챙기면 편합니다. IBA 1학년 대상 수업이라 난이도는 어렵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 Foundations of Strategic Management (전공 선택)
매주 다른 교수님이 수업을 진행해 다양한 관점을 접할 수 있었고, 팀플이 두 개 있는 구조였습니다. 첫 번째는 2인 1조로 전략 직무에 종사하는 분을 인터뷰하고 리더십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제였고, 두 번째는 5인 팀으로 기업 하나를 선정해 문제를 정의하고 전략을 짜는 팀플이었습니다. 모든 평가가 서술형이어서 공부량이 많았고, 첫 세미나 때 바로 팀 구성이 진행되므로 같은 학과 친구들과 미리 조를 짜두면 좋습니다.
[Period 5]
* Globalisation and Localisation (전공 선택)
교환학생들이 많이 듣는 과목이었고, 개인적으로 흥미로웠습니다. 매주 세미나 때 과제를 컴퓨터로 제출해야 해서 결석이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며, 3회 이상 결석 시 재수강 대상이 됩니다. 평가 방식은 세미나 과제 제출과 시험으로 이루어졌으며, 시수가 적어 국내 학점으로는 1.5학점 인정이 되었습니다.
* International Business Law (전공 선택)
강의와 세미나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국제법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네덜란드 법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양이 많고 내용이 복잡해서 처음에는 학습 방향을 잡기 어려웠지만, 시험은 객관식과 서술형 혼합으로, 정리만 잘 해두면 무난히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이었습니다.
VU의 수업은 전반적으로 학생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lecture 시간에는 일반적인 강의가 진행되지만 seminar에서는 질문과 토론이 자유롭고 활발했으며, 정규학생과 교환학생이 함께 수업을 듣기 때문에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과 팀플을 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영어 수업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수업 구조나 과제의 난이도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고, 무엇보다 팀플을 통해 외국인 친구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던 점이 좋은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2) 기숙사
a) 기숙사 안내 및 신청 절차
VU 측에서 2024년 11월 25일에 DUWO 기숙사 신청 관련 이메일을 보내줬고, 11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신청이 가능했습니다. Room.nl에서 신청하는 방식이며, 중개비 납부 순서에 따라 신청 순위가 결정돼 빠르게 입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숙사 계약 기간은 2025년 1월 31일부터 7월 28일까지였고, 저는 가장 합리적인 옵션인 Uilenstede Green Tower를 선택했습니다.
그린빌딩은 개인 화장실이 딸려있는 개인방과 공용 주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플랫에 14명이 함께 생활하며, 냉장고와 침대, 책상, 조명 등 기본적인 가구가 모두 갖춰져 있어 큰 준비 없이 입주할 수 있습니다. 베개 및 침구류, 식기류, 프라이팬, 세제 등은 입주 시 어느 정도 기본 세팅이 되어 있습니다. 월세는 약 544유로였고, BSN 등록 이후 주거보조금을 신청하면 월 138유로 정도를 환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늦게 신청해도 밀린 금액까지 정산해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기숙사 신청 팁을 몇 가지 드리자면, 층수는 7~10층이 엘리베이터 대기 시간이 짧고 적당히 조용해서 추천드립니다. 동향은 아침 햇살이 잘 들어오고, 서향은 노을이 예쁘지만 맞은편 건물이 있어 뷰는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서향 방에서 거주했는데 노을 뷰는 너무 예뻤지만 5~6월부터는 해가 길어져서 낮 동안에는 매우 덥기 때문에 해가 질 때까지 암막 커튼을 치고 지냈습니다. 부엌 앞이나 양 끝 방은 소음이나 겨울철 추위로 인해 비추천입니다.
b) 외부 숙소 정보
Uilenstede 기숙사 단지 자체가 매우 잘 되어있기 때문에 외부 숙소로 옮기지는 않았지만, 만약 사설 숙소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학교와의 거리, 대중교통 접근성, 주거보조금 신청 가능 여부 등을 잘 따져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3)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 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 여부
VU에는 정규 학생과 교환학생을 연결해주는 Buddy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국제팀에서 메일로 신청 안내를 보내주며, 보통 정규학생 1명과 교환학생 4명이 한 그룹을 이룹니다. 저희 그룹의 버디는 정말 활발하고 친절해서 시내 구경도 함께 하고, 쾨켄호프 튤립 축제에도 같이 다녀왔으며, 심지어 본인 집에 초대해서 네덜란드 가정식도 대접해줬습니다. 덕분에 문화적으로도 정말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교우회에 대한 정보는 따로 알고 있지 않지만, 네덜란드에는 한인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어 있습니다. ‘낮은 땅 높은 꿈’이라는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중고 물품 거래나 각종 정보 공유가 가능하고, 저도 귀국하기 전에 자전거를 이곳을 통해 판매했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VU에 한국인 학생이 총 23명 정도로 많았고,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등 다양한 학교에서 온 학생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특히 같은 플랫에 한국인 친구들이 있으면 더 가까워지기 쉽습니다.
c) 물가
외식 물가는 전체적으로 한국보다 높은 편이지만, 마트 물가는 저렴한 편입니다. 마트는 Jumbo가 가장 저렴하고, Albert Heijn은 품질이 약간 더 좋지만 가격이 살짝 높습니다. 알버트하인에서는 신라면, 불닭볶음면도 종종 구할 수 있어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 유용했고, 특히 삼겹살 팩을 판매해서 자주 사 먹었습니다.
한국 식재료는 Shilla 마트나 Amazing Oriental, 그리고 픽업이 가능한 온라인 앱 Ochama를 자주 활용했습니다. 특히 Ochama는 기숙사 단지 내 Foodlovers라는 마트에서 쉽게 픽업할 수 있어 굉장히 편리했습니다.
교통비는 비교적 비싼 편이라 많은 학생들이 자전거를 이용합니다. 기차는 NS 구독형 요금제(Dal Voordeel)를 이용하면 주말 및 오프피크 시간대에 40% 할인받을 수 있어 적극 추천드립니다. 교통카드는 트래블월렛이나 트래블로그 등 가지고 오신 카드 사용하시다가 BSN 발급 이후 기명 카드로 전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로 무기명 OV 칩카드를 발급받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d) 파견교 장학금 혜택
VU에서 별도로 제공되는 장학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주거보조금과 다양한 학생 혜택(뮤지엄 패스, 할인 카드 등)을 잘 활용하면 경제적인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저는 기숙사 신청이 완료 후 11월 말쯤 항공권을 왕복으로 예약했습니다. 기숙사 입주일은 1월 31일부터였는데, 저는 하루 전인 1월 30일에 암스테르담에 도착해서 근처 호텔에서 하룻밤 묵고 다음 날 입주했습니다. 입국 직후 행정 처리를 원활하게 하려면 OT보다 조금 더 일찍 입국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국 전에 준비했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서류 준비: 여권, 여권 사본, 항공권, 교환 합격증명서, DUWO 거주 계약서, 재학증명서(한/영), IND 예약확인서 등
* 보험: AON 보험
* 통신: 기존 휴대폰 정지 및 문자 수신만 가능하게 설정, 학교에서 제공하는 lebara 유심을 받기 전에 사용할 esim 구입, 해외 원화 결제 차단 등
* 기타: 공인인증서 USB 백업, 국제학생증(ISIC) 발급, 트래블월렛 카드 발급 등
그리고 입국 후 처리해야 할 일들도 꽤 많습니다.
* IND 센터 방문: 생체 정보 등록을 해야 거주 허가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약을 미리 해야 하며, 일정이 밀리면 자동으로 취소되는 경우도 있어서 항상 메일을 자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 BSN 번호 발급: 시청 직원이 OT 기간에 기숙사로 직접 방문해주기 때문에, OT 전에 입주해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번호가 있어야 주거보조금 신청이나 은행 계좌 개설 등이 가능합니다.
* 현지 은행 계좌 개설: 저는 Bunq를 사용했는데, 학생 인증을 하면 수수료 없이 개설할 수 있고 애플페이도 사용 가능해서 정말 편했습니다.
* OV Chipkaart 발급: 유기명 교통카드는 NS 사이트에서 신청 가능하며, NS Flex 구독으로 오프피크 시간대에 40%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뮤지엄카드 발급: 한 학기 동안 반고흐 미술관,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안네 프랑크의 집 등 많은 박물관을 다녔고, 각각 입장료가 꽤 비싸기 때문에 뮤지엄카드를 잘 활용했습니다.
* 거주보조금 신청: BSN과 Digid(네덜란드판 아이핀)가 있으면 신청 가능하며, 늦게 신청해도 밀린 금액을 다 받을 수 있습니다.
귀국 준비 시에는 usim 해지, 자전거 반납, 거주 허가증 우편 반납, NS 구독 해지, BSN 해지, 은행 계좌 정리 등을 미리 체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5) 보험 및 비자
VU에서는 학교 측이 안내하는 절차에 따라 residence permit을 신청하게 됩니다. 모든 학생은 IND(네덜란드 이민국)에 생체 정보를 등록해야 하며, 등록 후 2개월 정도 지나면 거주 허가증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발급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보험은 AON 보험을 선택했는데, 가격은 50만 원대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도난, 소지품 파손, 수하물 분실 등 폭넓은 보장이 있어 안심이 되었고, 실제로 도난이나 사고에 대비해 이 정도 보장은 필요한 것 같아요. 특히 유럽 여행이 잦고, 카메라나 전자기기를 자주 들고 다니는 경우라면 AON이 훨씬 마음 편합니다.
현지 병원을 이용하려면 GP 등록이 필요합니다. OT 기간 중 등록을 도와주기도 하며, 등록된 지역 의사에게 예약 후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 병원에 갈 정도로 아픈 일은 없어서 직접 이용해보지는 않았습니다.
6) 파견교 소개
VU는 암스테르담 Zuid에 위치한 대학교로, 교환학생을 위한 행정적 지원이 매우 잘 갖춰진 학교였습니다. 캠퍼스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강의실, 도서관, 스포츠센터, 카페, 식당 등 학생을 위한 편의시설이 촘촘하게 갖춰져 있고, 메인 건물(HG)의 경우 구조가 단순해서 쉽게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강의실 번호는 ‘HG-14A37’처럼 되어 있는데, HG는 메인 빌딩, 14는 층수, A는 복도, 37은 방 번호를 의미해서 처음 보는 사람도 금방 이해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교환학생을 위한 OT는 VU에서 Introduction day를 하루 진행하고, 이 때 캠퍼스 투어 및 캐널 크루즈 투어, 시립미술관 방문 중 한 가지 액티비티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ESN VU 단체에서 일주일 정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 기간 동안 친구를 사귀거나 암스테르담 시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ESN 회원권(라이언에어·플릭스버스 할인 등)도 약 3만 원으로 발급 가능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ISIC 학생증이 더 유용했던 것 같습니다. 플릭스버스나 유럽 내 이동 시 학생 할인이 가능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스포츠센터는 월 5만 원 정도의 가격으로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요가, 필라테스, 복싱, 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저도 필라테스 수업을 종종 들었습니다.
생활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학교에서 도보 또는 트램으로 갈 수 있는 거리에 Jumbo, Albert Heijn, 아시안마트 Shilla, 음식점, 카페 등이 있으며, 특히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있는 Gelderlandplein 쇼핑몰에는 마트뿐만 아니라 의류 브랜드, 뷰티 제품, 잡화점까지 다양하게 있어서 자주 갔던 기억이 있어요.
7) 네덜란드의 날씨 및 추천 준비물
네덜란드는 한국보다 여름엔 덜 덥고, 겨울엔 덜 춥지만 비가 자주 오고 바람이 매우 강한 날이 많습니다. 겉옷은 방수되는 바람막이 재질로 준비하는 게 좋고, 자전거를 많이 타게 되므로 장갑이나 목도리도 꼭 챙겨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겨울 (2~3월): 숏패딩, 무스탕, 따뜻한 잠옷 필수
봄 (4~5월): 후드집업, 트렌치코트, 가죽자켓
여름 (6~7월): 반팔+얇은 가디건
특히 여름철에는 해가 길고 날씨가 좋아서 친구들과 피크닉을 가거나 바다로 여행 가는 날이 많기 때문에, 돗자리, 비치타올, 선글라스, 암튜브 등 여름 소품도 챙겨가는 걸 추천합니다.
8) 마무리하며
VU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단순히 학점을 이수하는 것을 넘어, 제 삶의 태도 자체를 바꿔놓은 경험이었습니다. 스스로 계획하고, 도전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자립심과 도전정신을 키울 수 있었고, 다양한 국적과 배경의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은 앞으로의 커리어와 인생 방향에도 분명히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수업 외에도 유럽 전역을 여행하며 넓은 시야를 갖게 되었고,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처음 교환학생을 준비할 때 저도 수많은 체험수기를 읽으며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했었는데, 이 수기가 누군가에게 그런 용기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