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안녕하세요, 2025학년도 1학기에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USC)로 파견되었던 경영학과 20학번 장윤입니다. 저 역시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후기들을 참고하며 도움을 받았던 만큼, 이 글이 앞으로 교환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성합니다.
1. 파견교 소개
USC는 LA 다운타운 인근에 위치한 사립대학으로, 경영대학인 Marshall과 더불어 School of Cinematic Arts, Annenberg school for Communication and Journalism이 유명한 학교입니다. 사실 저도 교환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USC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미국 내에서 20~30위권에 해당하는 명문대이고, 특히 경영대학은 Top 10 안에 들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수업을 들어보니 교수님이나 학생들의 수준이 꽤 높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고려대-연세대와 같이 UCLA와 라이벌리를 구성하고 있으며, 두 학교 간의 스포츠 경기는 고연전처럼 큰 관심을 받습니다.
캠퍼스 바로 옆에 있는 USC Village에는 Trader Joe’s, Target 등의 마트와 카페, 식당 등이 위치해 있어 생활하는데 정말 편리했고, 주요 관광지나 공항(LAX)도 차로 30분 이내로 이동 가능하다는 점은 미국 내 다른 대학 대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학교의 명성과 생활 편의성을 모두 고려하여 USC를 1순위로 지원했는데, 만족하면서 생활했습니다.
다만, 캠퍼스가 치안이 안 좋은 LA 다운타운에 위치해 있다는 점은 걱정이었는데, USC Ambassador라고 불리는 경호원분들이 학교 내부와 기숙사 주위 곳곳에 배치되시기 때문에 생활하면서 위험을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2. 출국 전 준비사항
출국 전 준비는 USC 측에서 순차적으로 보내주는 안내 메일을 참고하면 무리 없이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메일로 문의하시면 대부분 하루 내로 답변이 오기 때문에, 모호한 부분은 직접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많은 후기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짐은 최대한 적게 가져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혹시 몰라 이것저것 많이 챙겨갔지만 대부분 사용하지 않았고, 귀국 시 짐을 정리할 때 많이 후회했습니다. LA에서는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모든 식재료, 화장품, 생활용품을 한인 마트나 대형 마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저도 혹시 몰라 액젓이랑 코인 육수만 챙겨갔지만 이 마저도 한인 마트에 모두 있었고, 심지어 풀무원 밀키트까지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젓가락은 구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1~2세트 정도 가져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 외 식기류나 침구류는 Village 내 Target에서도 구매 가능하며, 저는 IKEA에서 한 번에 구매했습니다.
3. 보험 및 비자
마찬가지로 안내 메일에 따라 진행하면 되고, 저는 기존 후기에서 waiver 절차가 복잡하다는 내용을 보고 학교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다만 다른 교환학생들 중에는 waiver를 진행한 경우도 꽤 있었던 것 같아서 절차를 미리 확인하고 비교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비자는 J1 비자로 발급되며, 비자 기간 전후로 한 달 간의 grace period가 주어져 미국에 추가로 체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 내에서 인턴을 구하실 경우 Academic Training이라는 명목으로 비자를 연장하실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학기 초부터 적극적으로 알아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4.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파견이 확정되면 USC 측에서 비자, 수강신청, 기숙사 등에 대한 안내 메일을 순차적으로 보내주십니다. 일반적으로 수업은 4학점제로 운영되며, 2학점짜리 Fun Course도 존재합니다. 보통 교환학생들은 4학점 수업 3개 + Fun Course 1개로 총 12~14학점을 듣는 경우가 많았고, 간혹 18학점까지 듣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4학점 수업은 한 수업 당 1시간 50분씩, 일주일에 두 번 진행되는데, 수업 시간이 길어서 초반에는 적응이 조금 힘들었습니다. 저는 18학점을 신청했다가, 전공 수업들이 전부 워크로드가 많은 과목이라 한 과목을 드랍해서 최종적으로 14학점을 수강했습니다.
수강신청의 경우 듣고 싶은 과목들을 1~4순위로 적고, 각 과목에 대한 대체과목을 각각 3개씩 적어서 제출하면 USC에서 자동으로 배정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보통 1~4순위로 적은 과목들을 배정해 주신다는 후기를 많이 봤는데, 저는 2과목만 배정받아서 정정 때 과목을 추가로 신청해야 했습니다. 정정은 한국에 비하면 수월하지만 그래도 인기 있는 수업들은 똑같이 힘들기 때문에 처음에 전략을 잘 세우는 걸 추천드립니다.
제가 수강한 과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Financial Analysis and Valuation (FBE421, Julia Plotts)
기업가치 평가 방법론(DCF, Comps 등)을 배우는 수업으로, Marshall 내에서도 명강으로 손꼽히며 실제로도 정말 만족스러웠던 수업입니다. 단순히 개념을 알려주시는 것이 아니라 케이스와 실제 사례에 적용해보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며, 현직 VC, PE, IB 등 Finance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Guest Speaker로 초청해서 현업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도 많았습니다. 특히 Final Project에서는 Kroll이라는 밸류에이션 회사와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가치를 평가하는 과제를 진행했는데, 현직자의 인사이트와 피드백을 직접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워크로드의 경우 소규모 조별 과제 4번, Final Project 1번, 중간, 기말, 소소한 개별 과제까지 적은 편이 아니고 내용도 어렵지만 많이 배울 수 있는 수업이라 추천 드립니다.
2) Mergers, Acquisitions, and Restructuring (FBE460, Gerard Hoberg)
수업명에 걸맞게 M&A를 매우 깊이 있게 다루는 수업으로, Target 가치 평가, Synergy 반영 DCF 모델링, 다양한 인수 전략, 법적 리스크와 우회 방법 등을 폭넓고 깊게 배울 수 있습니다. FBE421 내용을 이미 잘 알고 있어야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고난도 강의이며, 수강생의 수준도 매우 높았기 때문에 이 분야에 확고한 관심이 있으시다면 추천 드립니다. USC 내에서도 확실하게 Finance Career를 추구하는 학생들이 듣는 수업으로 보이고, JPM, MS 등 BB IB나 KKR, Blackstone과 같은 탑티어 PE 입사 예정자도 많았습니다. 워크로드는 메인 팀플 1개, 소규모 팀플 1개, 중간, 기말로 양은 많지 않았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가장 어려웠습니다.
3) Global Strategy (MOR492, Carl Voigt)
경영전략을 대체하기 위해 수강한 과목입니다. 교수님께서 살짝 독특한 편이시지만 알고 보면 학생들에게 관심도 많으시고 따뜻하신 분입니다. 매 수업 마다 10~20쪽에 달하는 케이스를 읽어가야 하고, 3번의 소규모 조별과제와 1개의 메인 팀플, 중간, 기말이 있는 만큼 워크로드는 많은 편입니다. 무엇보다 중간고사 전에 다 같이 멕시코 티후아나로 2박 3일 간 현장학습을 가는데, 한국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라 나름 재밌고 신기했습니다.
4) Seamanship and Navigation (NAUT301A, Paul Prioleau)
USC 후기에서 많이 언급되는 항해 수업입니다. 2학점짜리 fun course로 USC 학생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수업이고, 실제 USC가 보유하고 있는 배로 1박 2일 간 카탈리나 섬으로 항해를 나가는 것이 메인입니다. 수업은 일주일에 1번, 3시간씩 5주면 끝나고, dockside demo라고 불리는 사전 미팅과 실제 voyage에 참석하면 됩니다. 다만 항해는 생각하시는 것처럼 럭셔리한 체험은 아니고, 돌아가며 식사 준비, 설거지, 불침번 등을 해야 하고 1박 2일 동안 사실상 못 씻는 현실 항해 체험입니다. 그래도 한국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인 만큼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5. 기숙사
기숙사는 USC 담당자분의 메일의 안내에 따라 1~5순위를 작성해 최대한 빠르게 제출하시면 됩니다. 기존 후기를 보셨던 분들이라면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Troy Hall (or East)에 배정받는다고 알고 계실텐데, 이번 학기 고려대에서 파견 간 학생들은 Troy에 배정받지 못했습니다. 저도 1~5순위에 작성하지 않았던, 캠퍼스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Annenberg에 배정받았는데,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관리도 잘 안 되고, 가격도 Troy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웬만하면 reassign 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Reassign은 개강 약 3주 후에 진행되며 각 기숙사의 CSC에 직접 방문해 신청하는 방식입니다. 놀라웠던 점은 이 과정이 전산화되어 있지 않고, CSC 직원이 다른 기숙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빈 자리를 확인한 후 배정해주는 시스템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제가 원하는 기숙사의 직원이 통화 중이면 그 통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그 사이에 빈 자리가 사라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저도 신청 시작 10분 전에 도착했지만 이미 10명 정도가 대기 중이었고, 거의 1시간이 지나서야 5지망이었던 Troy Hall 3인실에 배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3인실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지만, 룸메이트들이 모두 착해서 크게 불편하지 않았고, 캠퍼스 및 Village와 가까워진 점이 매우 큰 장점으로 느껴져서 만족하며 지냈습니다.
6.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 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여부
파견이 확정되면 USC로부터 Buddy 매칭 희망 여부를 묻는 메일이 발송됩니다. 저는 한국인 유학생과 매칭되어 초반에 학교 투어 및 전반적인 학교 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꼭 같은 국적의 학생과 매칭되는 것은 아니고, 랜덤으로 배정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LA에 고려대학교 교우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USC에도 다양한 한인회가 존재합니다. 저는 현지 친구를 만들고 싶어서 참여하지 않았는데, 사실 현지 친구와 친해지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은 것 같아서 가입하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USC 및 LA에 한국인이 많은 만큼 같이 MT를 가거나 주점을 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것 같았습니다.
c. 날씨
LA는 1년 내내 좋은 날씨로 유명하고, 기존 후기들에서도 얇은 패딩 정도면 충분하다고 해서 저도 그렇게 준비해 갔지만, 올해는 생각보다 춥고 비도 많이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도 반바지는 한 번도 못 입었고 4월까지 항상 얇은 아우터를 입고 다녔습니다.
또한, 설령 정말 날씨가 좋다고 하더라도 교환 기간 중 캐나다나 알래스카처럼 추운 지역으로 여행을 갈 수도 있기 때문에 겨울 옷도 한 두 벌 정도는 챙겨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마찬가지로 휴양지로의 여행을 대비해서 수영복도 가져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둘 다 안 가져갔더니 여행지 선택의 폭이 조금 좁아졌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d. 물가
LA 물가는 한국보다 약 2배 정도 비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학교 근처에서 간단하게 먹으면 인당 15~20불, 관광지에서 먹으면 25~30불 정도 생각하시면 되는데, 환율도 1,430~1,470원에 육박했기 때문에 한 끼당 최소 2~3만원은 지출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밀플랜을 사용해 학식을 먹거나 Trader Joe’s에서 식재료를 사와 직접 요리해 먹었습니다. 학식은 맛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나름 먹을 만했고, Trader Joe’s는 가격도 저렴하고 질도 좋은 편이라 추천드립니다.
미국 주요 도시 중에서도 LA 물가는 비싼 편으로 알고 있는데, 제 체감 상으로는 뉴욕>=샌프란>LA=시애틀>시카고=샌디에고=라스베가스인 것 같습니다. 뉴욕이나 샌프란은 LA의 1.5배 정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물가는 학교에 지불하는 비용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이는데, 저는 기숙사, 보험, 밀플랜 등을 포함하여 출국 전에 이미 $10,000 정도를 지불했었습니다. 따라서 한정된 예산 속에서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으신 분이라면 전략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주로 파견을 고려하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 교통
LA의 교통은 도시 규모나 명성에 비해 정말 불편합니다. 우선 차가 없으면 이동이 굉장히 불편하고, 설령 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시간 당 주차비가 20~30불이기 때문에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택시 요금도 제가 가본 미국 도시 중에 가장 비쌌는데, 10분 정도만 타도 20~30불, 2~30분 거리면 4~50불 정도 나왔던 것 같습니다. 저는 Uber/Lyft/Waymo 모두 깔아놓고 꼭 필요할 때만 그때그때 가장 싼 거 불러서 탔습니다.
평상시에는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인터넷에 알려진 바에 비하면 탈 만하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처럼 약속된 시간에 오는 것이 아니라, 2~30분씩 늦거나, 오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실 때는 시간을 여유롭게 잡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버스나 지하철 자체는 크게 더럽거나 낙후된 느낌은 아니었고, 가끔 홈리스 분들이 타시긴 하지만 그렇게 위험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해가 진 후에 이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니 가급적 주간에만 이용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추가로 공항(LAX)의 경우 Arrival 시 Uber/Lyft 등은 출입구 바로 앞까지 접근하지 못하고, ‘LAXIT’라는 전용 Ride Share Zone에서만 탑승이 가능합니다. 이 곳까지는 별도 셔틀을 타거나 10분 정도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데, 짐이 많지 않을 때는 걸어갈만 하지만 처음 입국할 때와 같이 짐이 많을 경우에는 한인택시를 이용하시면 출입구 바로 앞에서 타실 수 있으니 추천드립니다.
f. 기타
i. 핸드폰: 대부분의 학생들이 Mint Mobile의 3개월 무제한(약 $45) 플랜을 사용한 뒤, 남은 기간은 다른 알뜰폰으로 갈아타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민트를 사용하고 Tello라는 통신사로 남은 기간을 사용했습니다. 다만 통신사를 변경할 때 알아보니 T-Mobile이나 Verizon 같은 대형 통신사에서도 처음에 3개월 무료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서 다양한 통신사를 비교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ii. 현지 계좌: 현지 계좌는 귀찮더라도 꼭 개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현지 친구들과 송금할 일이 꽤 있기도 하고, 기숙사 변경이나 학교 보험 부분 환불 등의 이유로 학교로부터 돈을 받을 일이 종종 생기는데, 이때 현지 계좌가 없으면 절차가 다소 복잡하고 환급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USC Village와 Figueroa에 Bank of America (BoA) 지점이 있으니 가까운 곳에 가셔서 발급 받으시면 됩니다.
iii. USC 근처 맛집, 카페
Café Dulce (말차, 빵), Pot of Cha (버블티), City Taco (타코, 브리또), Holbox (미쉐린 원스타, 해산물) 추천드립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교환학생 경험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거나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억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교환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무조건 추천드리지는 못하겠지만, 시간과 돈의 여유가 있다면 한 번쯤 해볼만한 경험이라는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리고 교환 파견을 결정하셨다면, USC는 학업에 집중하고자 하는 분이든, 자유로운 교환 라이프를 즐기고자 하는 분이든 모두에게 추천드릴 만한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이 글이 교환학생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편하게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
1. 파견교 소개
USC는 LA 다운타운 인근에 위치한 사립대학으로, 경영대학인 Marshall과 더불어 School of Cinematic Arts, Annenberg school for Communication and Journalism이 유명한 학교입니다. 사실 저도 교환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USC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미국 내에서 20~30위권에 해당하는 명문대이고, 특히 경영대학은 Top 10 안에 들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수업을 들어보니 교수님이나 학생들의 수준이 꽤 높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고려대-연세대와 같이 UCLA와 라이벌리를 구성하고 있으며, 두 학교 간의 스포츠 경기는 고연전처럼 큰 관심을 받습니다.
캠퍼스 바로 옆에 있는 USC Village에는 Trader Joe’s, Target 등의 마트와 카페, 식당 등이 위치해 있어 생활하는데 정말 편리했고, 주요 관광지나 공항(LAX)도 차로 30분 이내로 이동 가능하다는 점은 미국 내 다른 대학 대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학교의 명성과 생활 편의성을 모두 고려하여 USC를 1순위로 지원했는데, 만족하면서 생활했습니다.
다만, 캠퍼스가 치안이 안 좋은 LA 다운타운에 위치해 있다는 점은 걱정이었는데, USC Ambassador라고 불리는 경호원분들이 학교 내부와 기숙사 주위 곳곳에 배치되시기 때문에 생활하면서 위험을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2. 출국 전 준비사항
출국 전 준비는 USC 측에서 순차적으로 보내주는 안내 메일을 참고하면 무리 없이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메일로 문의하시면 대부분 하루 내로 답변이 오기 때문에, 모호한 부분은 직접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많은 후기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짐은 최대한 적게 가져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혹시 몰라 이것저것 많이 챙겨갔지만 대부분 사용하지 않았고, 귀국 시 짐을 정리할 때 많이 후회했습니다. LA에서는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모든 식재료, 화장품, 생활용품을 한인 마트나 대형 마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저도 혹시 몰라 액젓이랑 코인 육수만 챙겨갔지만 이 마저도 한인 마트에 모두 있었고, 심지어 풀무원 밀키트까지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젓가락은 구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1~2세트 정도 가져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 외 식기류나 침구류는 Village 내 Target에서도 구매 가능하며, 저는 IKEA에서 한 번에 구매했습니다.
3. 보험 및 비자
마찬가지로 안내 메일에 따라 진행하면 되고, 저는 기존 후기에서 waiver 절차가 복잡하다는 내용을 보고 학교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다만 다른 교환학생들 중에는 waiver를 진행한 경우도 꽤 있었던 것 같아서 절차를 미리 확인하고 비교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비자는 J1 비자로 발급되며, 비자 기간 전후로 한 달 간의 grace period가 주어져 미국에 추가로 체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 내에서 인턴을 구하실 경우 Academic Training이라는 명목으로 비자를 연장하실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학기 초부터 적극적으로 알아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4.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파견이 확정되면 USC 측에서 비자, 수강신청, 기숙사 등에 대한 안내 메일을 순차적으로 보내주십니다. 일반적으로 수업은 4학점제로 운영되며, 2학점짜리 Fun Course도 존재합니다. 보통 교환학생들은 4학점 수업 3개 + Fun Course 1개로 총 12~14학점을 듣는 경우가 많았고, 간혹 18학점까지 듣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4학점 수업은 한 수업 당 1시간 50분씩, 일주일에 두 번 진행되는데, 수업 시간이 길어서 초반에는 적응이 조금 힘들었습니다. 저는 18학점을 신청했다가, 전공 수업들이 전부 워크로드가 많은 과목이라 한 과목을 드랍해서 최종적으로 14학점을 수강했습니다.
수강신청의 경우 듣고 싶은 과목들을 1~4순위로 적고, 각 과목에 대한 대체과목을 각각 3개씩 적어서 제출하면 USC에서 자동으로 배정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보통 1~4순위로 적은 과목들을 배정해 주신다는 후기를 많이 봤는데, 저는 2과목만 배정받아서 정정 때 과목을 추가로 신청해야 했습니다. 정정은 한국에 비하면 수월하지만 그래도 인기 있는 수업들은 똑같이 힘들기 때문에 처음에 전략을 잘 세우는 걸 추천드립니다.
제가 수강한 과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Financial Analysis and Valuation (FBE421, Julia Plotts)
기업가치 평가 방법론(DCF, Comps 등)을 배우는 수업으로, Marshall 내에서도 명강으로 손꼽히며 실제로도 정말 만족스러웠던 수업입니다. 단순히 개념을 알려주시는 것이 아니라 케이스와 실제 사례에 적용해보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며, 현직 VC, PE, IB 등 Finance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Guest Speaker로 초청해서 현업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도 많았습니다. 특히 Final Project에서는 Kroll이라는 밸류에이션 회사와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가치를 평가하는 과제를 진행했는데, 현직자의 인사이트와 피드백을 직접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워크로드의 경우 소규모 조별 과제 4번, Final Project 1번, 중간, 기말, 소소한 개별 과제까지 적은 편이 아니고 내용도 어렵지만 많이 배울 수 있는 수업이라 추천 드립니다.
2) Mergers, Acquisitions, and Restructuring (FBE460, Gerard Hoberg)
수업명에 걸맞게 M&A를 매우 깊이 있게 다루는 수업으로, Target 가치 평가, Synergy 반영 DCF 모델링, 다양한 인수 전략, 법적 리스크와 우회 방법 등을 폭넓고 깊게 배울 수 있습니다. FBE421 내용을 이미 잘 알고 있어야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고난도 강의이며, 수강생의 수준도 매우 높았기 때문에 이 분야에 확고한 관심이 있으시다면 추천 드립니다. USC 내에서도 확실하게 Finance Career를 추구하는 학생들이 듣는 수업으로 보이고, JPM, MS 등 BB IB나 KKR, Blackstone과 같은 탑티어 PE 입사 예정자도 많았습니다. 워크로드는 메인 팀플 1개, 소규모 팀플 1개, 중간, 기말로 양은 많지 않았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가장 어려웠습니다.
3) Global Strategy (MOR492, Carl Voigt)
경영전략을 대체하기 위해 수강한 과목입니다. 교수님께서 살짝 독특한 편이시지만 알고 보면 학생들에게 관심도 많으시고 따뜻하신 분입니다. 매 수업 마다 10~20쪽에 달하는 케이스를 읽어가야 하고, 3번의 소규모 조별과제와 1개의 메인 팀플, 중간, 기말이 있는 만큼 워크로드는 많은 편입니다. 무엇보다 중간고사 전에 다 같이 멕시코 티후아나로 2박 3일 간 현장학습을 가는데, 한국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라 나름 재밌고 신기했습니다.
4) Seamanship and Navigation (NAUT301A, Paul Prioleau)
USC 후기에서 많이 언급되는 항해 수업입니다. 2학점짜리 fun course로 USC 학생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수업이고, 실제 USC가 보유하고 있는 배로 1박 2일 간 카탈리나 섬으로 항해를 나가는 것이 메인입니다. 수업은 일주일에 1번, 3시간씩 5주면 끝나고, dockside demo라고 불리는 사전 미팅과 실제 voyage에 참석하면 됩니다. 다만 항해는 생각하시는 것처럼 럭셔리한 체험은 아니고, 돌아가며 식사 준비, 설거지, 불침번 등을 해야 하고 1박 2일 동안 사실상 못 씻는 현실 항해 체험입니다. 그래도 한국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인 만큼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5. 기숙사
기숙사는 USC 담당자분의 메일의 안내에 따라 1~5순위를 작성해 최대한 빠르게 제출하시면 됩니다. 기존 후기를 보셨던 분들이라면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Troy Hall (or East)에 배정받는다고 알고 계실텐데, 이번 학기 고려대에서 파견 간 학생들은 Troy에 배정받지 못했습니다. 저도 1~5순위에 작성하지 않았던, 캠퍼스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Annenberg에 배정받았는데,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관리도 잘 안 되고, 가격도 Troy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웬만하면 reassign 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Reassign은 개강 약 3주 후에 진행되며 각 기숙사의 CSC에 직접 방문해 신청하는 방식입니다. 놀라웠던 점은 이 과정이 전산화되어 있지 않고, CSC 직원이 다른 기숙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빈 자리를 확인한 후 배정해주는 시스템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제가 원하는 기숙사의 직원이 통화 중이면 그 통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그 사이에 빈 자리가 사라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저도 신청 시작 10분 전에 도착했지만 이미 10명 정도가 대기 중이었고, 거의 1시간이 지나서야 5지망이었던 Troy Hall 3인실에 배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3인실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지만, 룸메이트들이 모두 착해서 크게 불편하지 않았고, 캠퍼스 및 Village와 가까워진 점이 매우 큰 장점으로 느껴져서 만족하며 지냈습니다.
6.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 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여부
파견이 확정되면 USC로부터 Buddy 매칭 희망 여부를 묻는 메일이 발송됩니다. 저는 한국인 유학생과 매칭되어 초반에 학교 투어 및 전반적인 학교 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꼭 같은 국적의 학생과 매칭되는 것은 아니고, 랜덤으로 배정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LA에 고려대학교 교우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USC에도 다양한 한인회가 존재합니다. 저는 현지 친구를 만들고 싶어서 참여하지 않았는데, 사실 현지 친구와 친해지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은 것 같아서 가입하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USC 및 LA에 한국인이 많은 만큼 같이 MT를 가거나 주점을 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것 같았습니다.
c. 날씨
LA는 1년 내내 좋은 날씨로 유명하고, 기존 후기들에서도 얇은 패딩 정도면 충분하다고 해서 저도 그렇게 준비해 갔지만, 올해는 생각보다 춥고 비도 많이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도 반바지는 한 번도 못 입었고 4월까지 항상 얇은 아우터를 입고 다녔습니다.
또한, 설령 정말 날씨가 좋다고 하더라도 교환 기간 중 캐나다나 알래스카처럼 추운 지역으로 여행을 갈 수도 있기 때문에 겨울 옷도 한 두 벌 정도는 챙겨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마찬가지로 휴양지로의 여행을 대비해서 수영복도 가져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둘 다 안 가져갔더니 여행지 선택의 폭이 조금 좁아졌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d. 물가
LA 물가는 한국보다 약 2배 정도 비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학교 근처에서 간단하게 먹으면 인당 15~20불, 관광지에서 먹으면 25~30불 정도 생각하시면 되는데, 환율도 1,430~1,470원에 육박했기 때문에 한 끼당 최소 2~3만원은 지출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밀플랜을 사용해 학식을 먹거나 Trader Joe’s에서 식재료를 사와 직접 요리해 먹었습니다. 학식은 맛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나름 먹을 만했고, Trader Joe’s는 가격도 저렴하고 질도 좋은 편이라 추천드립니다.
미국 주요 도시 중에서도 LA 물가는 비싼 편으로 알고 있는데, 제 체감 상으로는 뉴욕>=샌프란>LA=시애틀>시카고=샌디에고=라스베가스인 것 같습니다. 뉴욕이나 샌프란은 LA의 1.5배 정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물가는 학교에 지불하는 비용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이는데, 저는 기숙사, 보험, 밀플랜 등을 포함하여 출국 전에 이미 $10,000 정도를 지불했었습니다. 따라서 한정된 예산 속에서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으신 분이라면 전략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주로 파견을 고려하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 교통
LA의 교통은 도시 규모나 명성에 비해 정말 불편합니다. 우선 차가 없으면 이동이 굉장히 불편하고, 설령 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시간 당 주차비가 20~30불이기 때문에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택시 요금도 제가 가본 미국 도시 중에 가장 비쌌는데, 10분 정도만 타도 20~30불, 2~30분 거리면 4~50불 정도 나왔던 것 같습니다. 저는 Uber/Lyft/Waymo 모두 깔아놓고 꼭 필요할 때만 그때그때 가장 싼 거 불러서 탔습니다.
평상시에는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인터넷에 알려진 바에 비하면 탈 만하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처럼 약속된 시간에 오는 것이 아니라, 2~30분씩 늦거나, 오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실 때는 시간을 여유롭게 잡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버스나 지하철 자체는 크게 더럽거나 낙후된 느낌은 아니었고, 가끔 홈리스 분들이 타시긴 하지만 그렇게 위험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해가 진 후에 이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니 가급적 주간에만 이용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추가로 공항(LAX)의 경우 Arrival 시 Uber/Lyft 등은 출입구 바로 앞까지 접근하지 못하고, ‘LAXIT’라는 전용 Ride Share Zone에서만 탑승이 가능합니다. 이 곳까지는 별도 셔틀을 타거나 10분 정도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데, 짐이 많지 않을 때는 걸어갈만 하지만 처음 입국할 때와 같이 짐이 많을 경우에는 한인택시를 이용하시면 출입구 바로 앞에서 타실 수 있으니 추천드립니다.
f. 기타
i. 핸드폰: 대부분의 학생들이 Mint Mobile의 3개월 무제한(약 $45) 플랜을 사용한 뒤, 남은 기간은 다른 알뜰폰으로 갈아타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민트를 사용하고 Tello라는 통신사로 남은 기간을 사용했습니다. 다만 통신사를 변경할 때 알아보니 T-Mobile이나 Verizon 같은 대형 통신사에서도 처음에 3개월 무료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서 다양한 통신사를 비교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ii. 현지 계좌: 현지 계좌는 귀찮더라도 꼭 개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현지 친구들과 송금할 일이 꽤 있기도 하고, 기숙사 변경이나 학교 보험 부분 환불 등의 이유로 학교로부터 돈을 받을 일이 종종 생기는데, 이때 현지 계좌가 없으면 절차가 다소 복잡하고 환급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USC Village와 Figueroa에 Bank of America (BoA) 지점이 있으니 가까운 곳에 가셔서 발급 받으시면 됩니다.
iii. USC 근처 맛집, 카페
Café Dulce (말차, 빵), Pot of Cha (버블티), City Taco (타코, 브리또), Holbox (미쉐린 원스타, 해산물) 추천드립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교환학생 경험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거나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억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교환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무조건 추천드리지는 못하겠지만, 시간과 돈의 여유가 있다면 한 번쯤 해볼만한 경험이라는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리고 교환 파견을 결정하셨다면, USC는 학업에 집중하고자 하는 분이든, 자유로운 교환 라이프를 즐기고자 하는 분이든 모두에게 추천드릴 만한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이 글이 교환학생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편하게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