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안녕하세요, 24년 1학기에 WU (비엔나 경영경제대학교)로 파견 다녀온 21학번 이승연입니다. 감사하게도 파견 전 체험 수기에서 교환학생 지원 고민부터 국가와 학교 선택, 학교생활 전반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저의 경험도 나눠보고자 합니다.
1. 파견국 및 파견교 소개
우선 교환학생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그리고 국가와 파견교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저는 비엔나라는 도시와 WU라는 학교를 정말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국가와 학교를 고르며 중요시한 기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국가를 선택할 땐 영어 사용 여부가 우선이었고, 스스로 날씨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임을 잘 알아서 영국이나 네덜란드는 영어 사용이 자유로움에도 후순위로 미뤘습니다.
그리고 국가보다 더 중요시했던 것이 교환교의 분위기였습니다. 교환학생을 가서까지 한국인 학생들과만 교류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현지 학생 혹은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과 충분히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인지가 주요 선택기준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교환교가 교환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는지, 현지/타 교환학생들과 함께 사용하는 기숙사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봤던 기억이 납니다. 결론적으로 한 학기 내내 제가 지내고 있는 도시와 교환교에 모두 완전히 만족하며 생활했습니다.
a) 파견국(도시) 소개
우선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비엔나는 지리적으로 유럽의 중심에 위치한 국제적인 도시이며 독일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하지만 웬만한 사람들과 영어로 소통이 가능합니다. 오스트리아는 유럽 비영어권 국가 중에서도 손 꼽히게 영어를 잘하는 국가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음식점이나 카페 등에서 언어 소통이 안돼서 어려움을 겪은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서울보다 훨씬 인구가 적어 여유롭지만 인프라 측면에서 수도의 편리함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지하철, 트램, 버스의 대중교통이 모두 잘, 매우 청결한 상태로 갖추어져있어 한국만큼, 혹은 그보다 더 편리하다고 느꼈고, 특히 금/토/일요일에는 대중교통을 24시간 운영하기 때문에 파티 등에 갔다 밤늦게 돌아올 때 정말 편했습니다. 또 비엔나는 동유럽권에서 가장 큰 도시로서 공항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유럽 지역 항공편을 직항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여행 다니기에 정말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치안과 시민의식이 정말 좋은 편입니다. 비엔나에서 밤 늦게 돌아다니며 한 번도 무섭다거나 위험하다고 느낀 적이 없어서 편하게 밤늦게까지 놀 수 있었고, 카페에서 짐을 두고 화장실을 다녀와도 소지품을 도난당할까 하는 걱정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단점은 대부분의 상점이 일찍 문을 닫는다는 것입니다. 봄학기 기준으로 대부분의 마트나 상점들이 7시쯤에 문을 닫고, 우리나라처럼 편의점의 개념이 없어서 미리 필요한 것들을 사두어야 합니다. 밤 늦게도 문을 여는 곳은 관광객 위주의 식당과 펍/클럽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학교에서 교환생활을 한 모든 한국인 및 외국인 친구들과 매번 ‘비엔나로 오길 잘했다’ 라고 말할만큼 비엔나는 정말 매력적인 도시였으며, 여행을 한 수많은 국가와 도시 중에서도 교환학생이 끝나고도 계속 살고 싶다고 느낀 곳은 비엔나가 유일했습니다.
b) 파견교 소개
파견교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해보자면, WU는 유럽에서 꽤나 수준 높은 경영경제대학으로 유명합니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처럼 유수의 기업들로부터 후원도 많이 받아 건물들이 모두 모던하고 깔끔한 편이며, 정규학생들의 학교 프라이드도 상당합니다. 그리고 교환학생 뿐만 아니라 정규학생들도 오스트리아가 아닌 타국에서 온 학생들이 과반 이상일만큼 학교 자체가 국제적인 분위기입니다. 그래서인지 incoming team 및 학교의 행정처리가 빨랐습니다. 학교 관계자들과 영어로 소통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고, 파견 전 혹은 파견기간 동안 각종 궁금한 사항을 메일로 보냈을 때도 빠르게 답장을 받았습니다.
또 유럽의 많은 학교들이 캠퍼스 없이 도시 각 곳에 강의실이 흩어져있는 형태가 많다고 알고 있는데, WU는 캠퍼스 라이프가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덕분에 봄학기 기준 4-5월에 캠퍼스에서 spritz stand(칵테일 스탠드)가 자주 열렸고, 학생회 측에서 무료로 커피나 간식을 나눠주는 행사들도 꽤 열립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prater 공원이 있어서 친구들과 수업 중간중간 비는 시간에 캠퍼스 뿐만 아니라 공원에서 여유를 즐기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WU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교환학생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은 개인이 얼마나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WU에는 애초에 한국인 교환학생들이 적다는 점, 학교가 교환학생들끼리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충분히 제공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우선 학기 시작 한 달 전에 학교 측에서 교환학생만을 대상으로 Pre-semester German course 및 Cultural program을 운영합니다. 두 프로그램 모두 2주간 운영되며, 낮에는 독일어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조를 편성해서 비엔나의 각종 박물관 및 의회, 혹은 다른 도시로 day trip을 다녀옵니다. 2주간 정말 바삐 움직여야 하지만 다양한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싶다면 꼭 추천드리는 프로그램입니다! 사실 막상 학기가 시작하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기회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느꼈고, 저는 학기 내내 pre-semester 프로그램에서 만난 친구들 위주로 어울려 다녔습니다.
그리고 EBN이라는 학생회 소속의 단체도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학기 시작 전에는 speed friending, welcome dinner라는 행사가 대표적이고 학기 시작 후에는 각종 클럽 파티와 오스트리아 및 다른 나라로의 여행도 많이 진행합니다. 학기 시작 전의 Speed friending/Welcome dinner는 친구들을 사귀기에 정말 좋았으나, trip 프로그램은 딱히 추천드리진 않습니다.. 가격 대비 프로그램이 부실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번 갔다가 그 이후론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2.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수강신청은 교환교의 LPIS 라는 사이트에서 선착순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한국 대부분의 학교와 달리 과목마다 개강 시기와 종강 시기가 다르고, 매 수업마다 시간과 강의실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업들이 겹치지 않게 시간표를 짜는 것이 중요합니다. https://lvplaner.oeh-wu.at/ 위 사이트에서 듣고 싶은 과목을 검색하고 등록하면 과목별로 수업시간이 겹치는지 볼 수 있기 때문에 시간표 짜실 때 활용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학기 중간(4-5월)에 개강하는 과목들도 많으며 해당 과목의 개강 전까지는 수업을 등록 가능하니, 학기 중간에 수업을 더 수강하고 싶으시다면 incoming team에 가면 신청 가능한 수업을 안내해주십니다.
- Pre-Semester German Language Course(3 ECTS)
2주간 진행되는 독일어 수업입니다. 독일어 레벨별로 수업이 진행되며, 과목 설명에는 교수님이 독일어만 사용한다고 되어있지만 A.1.1 (가장 기초) 반에 들어가면 실제로 영어로 대부분을 가르쳐주시며 정말 알파벳부터, 기초부터 친절하게 가르쳐주셔서 좋았습니다.
- Foundations of International Business_Prof. Dr. Jonas Puck (6 ECTS)
무역의 역사나 기업의 국제화 전략, 리스크 관리에 관해 배우는 수업이고, 메인 교수님 한 분과 두 명의 초청 강연으로 진행되는 수업입니다. 전형적인 강의식 수업이며 성적은 기말고사 및 과제 1번으로 결정됩니다. 기말고사는 객관식 및 주관식으로 구성되는데, 시험 직전 수업에서 교수님이 주관식에 대한 힌트를 주셔서 주관식은 예상대로 출제되었으나 객관식이 생각보다 난이도가 있었습니다. 배운 내용이 그대로 선지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응용되어 나오기 때문에 내용을 얼마나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식이었습니다.
- Negotiation Management - How to Negotiate Sustainably and (Still) Ethically_Dr. Iris Kollinger (6 ECTS)
협상 관리에 관한 수업입니다. 기말고사는 오픈북 형식의 에세이를 쓰는 형식이었고, 팀플 발표, 수업 전 에세이 및 수업 참여도가 성적에 반영됩니다. 교환교에서 들었던 수업 중 가장 interactive한 수업이어서 재밌었으나 교수님이 정말 열정적이시고 어떻게 보면 조금 까다롭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 Global Branding_Alfred Dolecek, M.Sc. (6 ECTS)
브랜딩 전반 대해 배우는데 마케팅 원론과 꽤 유사하다고 느꼈던 수업입니다. 성적은 팀플 및 기말고사로 결정됩니다. 팀플은 신발 브랜드를 직접 런칭하는 것이었고, 기말고사는 객관식 및 주관식으로 구성됩니다. 객관식 문제는 헷갈리는 선지들이 꽤 있었어서 주의해서 공부하시면 좋을듯 하고 팀플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그래도 매 수업시간마다 준비할 시간을 주십니다.
- Diversity Management in Practice_Univ.Prof. Dr. Maria Theresia Claes (6 ECTS)
이번 학기 들은 수업 중 가장 꿀강이었습니다. 출석과 매 수업 후 쓰게 되는 reflection paper를 통해 성적이 결정됩니다. 다양성에 대해 다각도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3. 기숙사:
a) 교환교로부터의 기숙사 정보안내부터 신청 절차
교환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기숙사는 없지만 비엔나는 사설 플랫폼들이 운영하는 학생 기숙사가 잘 발달되어 있어 대부분의 친구들이 학생 기숙사를 이용했습니다. 저는 OeaD라는 플랫폼을 통해 기숙사를 구했고, Molkereistraße 라는 학교 근처의 기숙사에서 생활했습니다. Nomination이 진행되고 나면 WU에서 메일로 기숙사에 대한 정보를 보내줍니다. 그 때 각종 학생 기숙사에 대해 비교해보시고 결정하면 됩니다. 교환교에서 보내주는 기숙사들은 모두 학교랑 정식 계약이 되어있는 기숙사기 때문에 기숙사 신청 과정이 힘들진 않았습니다만 제가 머물렀던 Molk 같은 경우는 신청자가 많아 늦으면 자리가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최대한 빨리 신청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Molk는 24-1학기 기준 월세 565유로, 보증금 1,100 유로 정도였습니다. 기숙사 중에선 비싼 편에 속했지만 만족하며 지냈습니다. 우선 학교에서 걸어서 15분 거리라 매우 가까웠고, 대부분의 WU 교환학생들이 생활하는 기숙사기 때문에 같은 기숙사에 사는 친구들이랑 파티를 하거나 방에 놀러가는 등 자연스레 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TV가 있는 Common room과 지하의 파티룸, 그리고 정말 하찮지만 Gym도 있습니다. 그리고 2주에 한 번 공용공간(부엌 및 화장실)을 청소해주시기 때문에 따로 청소용품을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 좋았고, 식기나 이불 등도 모두 제공됩니다. 또한 OeaD 라는 플랫폼 자체는 문제사항이 있으면 바로 보고하고 해결해주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있고 영어로 모든 것이 원활하게 소통 가능한 점이 좋았지만, booking fee, 중개수수료, 청소비 등 각종 명목으로 수수료를 꽤 많이 가져간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습니다.
b) 외부 숙소 정보
다른 친구들은 Molk 외에 Gasgasse, Viennabase 등에서 지내는 걸 봤습니다.
4.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 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여부
학교 내 EBN 단체에서 정규 학생과 버디 매칭을 해줍니다. 파견 전 신청 기간에 요청할 수 있고, 만약 버디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면 EBN 측에 연락하면 버디를 변경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저는 버디가 차와 함께 공항에 마중을 나와줘서 편하게 기숙사까지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없습니다.
c) 물가
비엔나는 여타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외식 물가가 비싸며 grocery 물가는 한국보다 쌉니다. 특히 과일은 한국에 비해 정말 싸서 마음껏 먹고 왔습니다. 외식할 경우 인당 최소 2-3만원대 정도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비엔나에서 생활하는 동안 대부분 외식보다 요리를 해서 먹었습니다. 식료품은 BILLA/HOFER/Lidl/SPAR에서 주로 구매할 수 있으며 화장품과 샴푸 린스 등의 기성품들은 DM/BIPA/MÜLLER 등에서 살 수 있습니다.
d) 교통
학생이라면 비엔나 교통편 할인을 받아서 저렴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생활하는 내내 80유로의 semester ticket으로 모든 대중교통(U-bahn, REX, 트램 등)을 이용가능합니다. Wien mobil 이라는 앱 혹은 역 내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실물 티켓을 늘 소지하기 불편하니 앱으로 구매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비엔나 소재 대학교 학생임을 증명하면 되는데, WU에 학생회비(약 10-20유로)를 지불해야 정상적으로 학생 인증이 되니 혹시나 앱 내에서 구매가 안된다면 학생회비를 지불했는지 체크해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꼭! 꼭!!! 주의하실 점은 공항행 ÖBB 열차는 semester ticket으로 다 커버가 안된다는 점입니다. 따로 역에서, 혹은 ÖBB 앱에서 티켓을 구매해야 하며, 저는 그 사실을 모르고 티켓을 구매하지 않고 탔다가 운이 안 좋게 걸려서 100유로 넘는 벌금을 낸 경험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꼭 주의하셔서 불미스럽게 벌금을 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ÖBB는 오스트리아의 국영 열차인데, WU의 culture program 중에 ÖBB 학생할인 카드를 나눠주니 해당 카드를 소지하고 다니거나 앱에 등록하면 할인 금액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e) 기타
생활하면서 필요한 각종 팁들에 대해 간단하게 적어보겠습니다.
- 통신은 Hofer 유심을 사용했습니다. 매달 총 40GB (그 중 10GB는 타 EU 국가에서 사용가능)를 9.9유로에 사용할 수 있어서 굉장히 싸다고 느꼈습니다. 유심은 Hofer 지점 어디든 구매할 수 있습니다.
- 한국의 당근과 같은 오스트리아의 중고 앱은 Willhaben 입니다. 영어 지원이 되지 않아 하나하나 번역하면서 이용해야 하긴 하지만, 선풍기나 밥솥 등 현지에서 나름의(?) 고가 제품들도 매우 싸게 구할 수 있습니다.
- 생활하다보면 현지 계좌가 필요한 일이 반드시 생기는데 (보증금 수령 및 외국 친구들과의 송금 등) Revolut 계좌를 추천드립니다. Revolut는 한국의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뱅킹 계좌로 실제로 많은 유럽 친구들이 사용하고 있고 사용자 간 수수료 없이 송금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애플페이 등록이 되는 것도 편리했고, 귀국 시 계좌를 닫지 않아도 됩니다.
- Bawag 은행 지점에 가면 수수료 없이 유로를 출금할 수 있습니다.
- 오스트리아에서 한국으로 택배를 보낼 때는 10kg 이하로 무게를 맞추시면 좋습니다. 10kg에 87유로 정도 지불했는데, 10kg가 넘어가면 기하급수적으로 요금이 증가합니다.
- 비엔나의 마트들은 대부분 식료품점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생활에 필요한 제품들은 ikea나 Action, Tedi 에 가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5. 출국 전 준비사항
출국 전에 대표적으로 준비할 건 기숙사 신청, 비자 신청, 보험 신청, 항공권 예매였습니다. 우선 항공권에 관해서는 ISIC 국제학생증을 미리 발급받아서 KISES라는 사이트에서 학생요금으로 항공편을 끊었습니다. 사실 학생요금으로 외항사에서 경유 비행편을 예매하는 것이 직항이랑 요금 자체는 크게 차이나지 않았지만 항공권 변경 수수료 면제 및 짐 추가가 무료로 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생각보다 귀국일을 바꾸게 되는 일이 흔히 발생하고, 특히 돌아올 때 기념품 등과 함께 짐이 정말 많아져서 학생요금의 메리트를 잘 누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싸오면 좋을 짐, 굳이 가져오지 않아도 될 것들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현지에서 구하기 어렵거나 한국에서 가져오면 좋을 것들은 젓가락, 필터샤워기, 고무장갑, 다진마늘, 스킨케어/메이크업 제품, 상비약 정도이고, 굳이 한국에서 가져오지 않아도 현지에서 구할 수 있거나 필요없는 것들 중 대표적인 건 전기장판과 밥솥, 각종 한식들이었습니다. 상비약은 꼭 넉넉히 종류별로 챙겨오시길 추천드립니다! 특히 환경이 자주 바뀌다보니 한국에서보다 훨씬 감기에 자주 걸렸고, 감기약을 챙겨왔는데도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현지 apotheke에서 약을 샀는데 감기약 한 통에 20,000원 정도로 비쌌으며 특히 항생제 등을 받으려면 병원을 방문해야 하니 미리 처방받아 가져오시는 것들을 추천드립니다. 혹시 피부가 예민하시거나 알러지가 있으신 분들은 본인에게 맞는 연고도 꼭 챙겨오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봄학기 파견 예정이신 분들은 전기장판 정말 필요없습니다… 2-3월에도 기숙사가 충분히 따뜻해요. 전 가져갔다가 단 한 번도 쓰지않고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비엔나, 유럽도 다들 사람 사는 곳이니 웬만한 건 다 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옷들도 자라/H&M/버쉬카에서 비싸지 않게 살 수 있고 저는 특히 여름 옷들은 대부분 구매해서 입었습니다. 봄학기 파견 예정이신 분들은 현지에서 봄/여름옷들이 비싸지 않으니 최대한 짐을 많이 줄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그리고 한식 재료도 한인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위에서 말씀드린 중고 앱을 적극 활용하시면 현지에서 비싸게 파는 것들도 저렴하게 구할 수 있습니다.
6. 보험 및 비자
보험은 인터월드라는 사이트에서 메리츠 ‘해외장기체류보험’을 가입했습니다. 보험사는 상관없지만 오스트리아 비자 신청 요건에 나와있는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보험으로 고르시면 됩니다.
비자는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관 홈페이지에서 방문 일정을 온라인으로 신청 후 필요한 서류를 구비해가면 됩니다. 제 경우에는 비자가 3-4일 안에 나왔으나 최대한 기간을 여유롭게 잡고 방문 일정을 미리 신청해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교환학생/유학생들이 많이 출국하는 시즌에는 가까운 시일 내의 비자 방문예약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7. 마무리
돌아보면 교환 파견 전의 저는 한국 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학점, 취업 등의 가치를 우선으로 쫓으며 정신없이 바삐 달려왔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무얼하고 싶은지보다 한국 사회에서 성공으로 여겨지는 가치들을 쫓으며 살아왔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유럽에서 생활하며 자본주의보다 중시되는 다양한 가치를 직접 보고 경험한 후 삶을 대하는 가치관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잠깐이나마 다른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한국과는 다른 삶의 방식에 녹아들고, 각 국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가치관과 생각들을 체감하는 경험은 단순 여행으로는 얻어지지 못할 값진 경험이라고 확신합니다. 특히 비엔나는 저를 절대 이방인으로 대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하듯 독일어로 말을 걸어주는 환경 속에서 오히려 한국보다 더 편안함을 느끼며 제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들을 찾아나갈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낯선 환경 속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헤쳐나가는 과정이 저를 더 성장시키고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확신합니다.
나이나 취업 등의 이유로 혹시나 늦진 않았을까, 교환학생을 다녀오면 뒤처지진 않을까 하며 교환학생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없이 다녀오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것을 경험하셨던 만큼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모두들 행복한 교환생활 되셨으면 합니다!
1. 파견국 및 파견교 소개
우선 교환학생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그리고 국가와 파견교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저는 비엔나라는 도시와 WU라는 학교를 정말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국가와 학교를 고르며 중요시한 기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국가를 선택할 땐 영어 사용 여부가 우선이었고, 스스로 날씨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임을 잘 알아서 영국이나 네덜란드는 영어 사용이 자유로움에도 후순위로 미뤘습니다.
그리고 국가보다 더 중요시했던 것이 교환교의 분위기였습니다. 교환학생을 가서까지 한국인 학생들과만 교류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현지 학생 혹은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과 충분히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인지가 주요 선택기준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교환교가 교환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는지, 현지/타 교환학생들과 함께 사용하는 기숙사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봤던 기억이 납니다. 결론적으로 한 학기 내내 제가 지내고 있는 도시와 교환교에 모두 완전히 만족하며 생활했습니다.
a) 파견국(도시) 소개
우선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비엔나는 지리적으로 유럽의 중심에 위치한 국제적인 도시이며 독일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하지만 웬만한 사람들과 영어로 소통이 가능합니다. 오스트리아는 유럽 비영어권 국가 중에서도 손 꼽히게 영어를 잘하는 국가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음식점이나 카페 등에서 언어 소통이 안돼서 어려움을 겪은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서울보다 훨씬 인구가 적어 여유롭지만 인프라 측면에서 수도의 편리함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지하철, 트램, 버스의 대중교통이 모두 잘, 매우 청결한 상태로 갖추어져있어 한국만큼, 혹은 그보다 더 편리하다고 느꼈고, 특히 금/토/일요일에는 대중교통을 24시간 운영하기 때문에 파티 등에 갔다 밤늦게 돌아올 때 정말 편했습니다. 또 비엔나는 동유럽권에서 가장 큰 도시로서 공항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유럽 지역 항공편을 직항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여행 다니기에 정말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치안과 시민의식이 정말 좋은 편입니다. 비엔나에서 밤 늦게 돌아다니며 한 번도 무섭다거나 위험하다고 느낀 적이 없어서 편하게 밤늦게까지 놀 수 있었고, 카페에서 짐을 두고 화장실을 다녀와도 소지품을 도난당할까 하는 걱정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단점은 대부분의 상점이 일찍 문을 닫는다는 것입니다. 봄학기 기준으로 대부분의 마트나 상점들이 7시쯤에 문을 닫고, 우리나라처럼 편의점의 개념이 없어서 미리 필요한 것들을 사두어야 합니다. 밤 늦게도 문을 여는 곳은 관광객 위주의 식당과 펍/클럽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학교에서 교환생활을 한 모든 한국인 및 외국인 친구들과 매번 ‘비엔나로 오길 잘했다’ 라고 말할만큼 비엔나는 정말 매력적인 도시였으며, 여행을 한 수많은 국가와 도시 중에서도 교환학생이 끝나고도 계속 살고 싶다고 느낀 곳은 비엔나가 유일했습니다.
b) 파견교 소개
파견교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해보자면, WU는 유럽에서 꽤나 수준 높은 경영경제대학으로 유명합니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처럼 유수의 기업들로부터 후원도 많이 받아 건물들이 모두 모던하고 깔끔한 편이며, 정규학생들의 학교 프라이드도 상당합니다. 그리고 교환학생 뿐만 아니라 정규학생들도 오스트리아가 아닌 타국에서 온 학생들이 과반 이상일만큼 학교 자체가 국제적인 분위기입니다. 그래서인지 incoming team 및 학교의 행정처리가 빨랐습니다. 학교 관계자들과 영어로 소통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고, 파견 전 혹은 파견기간 동안 각종 궁금한 사항을 메일로 보냈을 때도 빠르게 답장을 받았습니다.
또 유럽의 많은 학교들이 캠퍼스 없이 도시 각 곳에 강의실이 흩어져있는 형태가 많다고 알고 있는데, WU는 캠퍼스 라이프가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덕분에 봄학기 기준 4-5월에 캠퍼스에서 spritz stand(칵테일 스탠드)가 자주 열렸고, 학생회 측에서 무료로 커피나 간식을 나눠주는 행사들도 꽤 열립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prater 공원이 있어서 친구들과 수업 중간중간 비는 시간에 캠퍼스 뿐만 아니라 공원에서 여유를 즐기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WU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교환학생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은 개인이 얼마나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WU에는 애초에 한국인 교환학생들이 적다는 점, 학교가 교환학생들끼리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충분히 제공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우선 학기 시작 한 달 전에 학교 측에서 교환학생만을 대상으로 Pre-semester German course 및 Cultural program을 운영합니다. 두 프로그램 모두 2주간 운영되며, 낮에는 독일어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조를 편성해서 비엔나의 각종 박물관 및 의회, 혹은 다른 도시로 day trip을 다녀옵니다. 2주간 정말 바삐 움직여야 하지만 다양한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싶다면 꼭 추천드리는 프로그램입니다! 사실 막상 학기가 시작하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기회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느꼈고, 저는 학기 내내 pre-semester 프로그램에서 만난 친구들 위주로 어울려 다녔습니다.
그리고 EBN이라는 학생회 소속의 단체도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학기 시작 전에는 speed friending, welcome dinner라는 행사가 대표적이고 학기 시작 후에는 각종 클럽 파티와 오스트리아 및 다른 나라로의 여행도 많이 진행합니다. 학기 시작 전의 Speed friending/Welcome dinner는 친구들을 사귀기에 정말 좋았으나, trip 프로그램은 딱히 추천드리진 않습니다.. 가격 대비 프로그램이 부실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번 갔다가 그 이후론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2.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수강신청은 교환교의 LPIS 라는 사이트에서 선착순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한국 대부분의 학교와 달리 과목마다 개강 시기와 종강 시기가 다르고, 매 수업마다 시간과 강의실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업들이 겹치지 않게 시간표를 짜는 것이 중요합니다. https://lvplaner.oeh-wu.at/ 위 사이트에서 듣고 싶은 과목을 검색하고 등록하면 과목별로 수업시간이 겹치는지 볼 수 있기 때문에 시간표 짜실 때 활용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학기 중간(4-5월)에 개강하는 과목들도 많으며 해당 과목의 개강 전까지는 수업을 등록 가능하니, 학기 중간에 수업을 더 수강하고 싶으시다면 incoming team에 가면 신청 가능한 수업을 안내해주십니다.
- Pre-Semester German Language Course(3 ECTS)
2주간 진행되는 독일어 수업입니다. 독일어 레벨별로 수업이 진행되며, 과목 설명에는 교수님이 독일어만 사용한다고 되어있지만 A.1.1 (가장 기초) 반에 들어가면 실제로 영어로 대부분을 가르쳐주시며 정말 알파벳부터, 기초부터 친절하게 가르쳐주셔서 좋았습니다.
- Foundations of International Business_Prof. Dr. Jonas Puck (6 ECTS)
무역의 역사나 기업의 국제화 전략, 리스크 관리에 관해 배우는 수업이고, 메인 교수님 한 분과 두 명의 초청 강연으로 진행되는 수업입니다. 전형적인 강의식 수업이며 성적은 기말고사 및 과제 1번으로 결정됩니다. 기말고사는 객관식 및 주관식으로 구성되는데, 시험 직전 수업에서 교수님이 주관식에 대한 힌트를 주셔서 주관식은 예상대로 출제되었으나 객관식이 생각보다 난이도가 있었습니다. 배운 내용이 그대로 선지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응용되어 나오기 때문에 내용을 얼마나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식이었습니다.
- Negotiation Management - How to Negotiate Sustainably and (Still) Ethically_Dr. Iris Kollinger (6 ECTS)
협상 관리에 관한 수업입니다. 기말고사는 오픈북 형식의 에세이를 쓰는 형식이었고, 팀플 발표, 수업 전 에세이 및 수업 참여도가 성적에 반영됩니다. 교환교에서 들었던 수업 중 가장 interactive한 수업이어서 재밌었으나 교수님이 정말 열정적이시고 어떻게 보면 조금 까다롭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 Global Branding_Alfred Dolecek, M.Sc. (6 ECTS)
브랜딩 전반 대해 배우는데 마케팅 원론과 꽤 유사하다고 느꼈던 수업입니다. 성적은 팀플 및 기말고사로 결정됩니다. 팀플은 신발 브랜드를 직접 런칭하는 것이었고, 기말고사는 객관식 및 주관식으로 구성됩니다. 객관식 문제는 헷갈리는 선지들이 꽤 있었어서 주의해서 공부하시면 좋을듯 하고 팀플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그래도 매 수업시간마다 준비할 시간을 주십니다.
- Diversity Management in Practice_Univ.Prof. Dr. Maria Theresia Claes (6 ECTS)
이번 학기 들은 수업 중 가장 꿀강이었습니다. 출석과 매 수업 후 쓰게 되는 reflection paper를 통해 성적이 결정됩니다. 다양성에 대해 다각도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3. 기숙사:
a) 교환교로부터의 기숙사 정보안내부터 신청 절차
교환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기숙사는 없지만 비엔나는 사설 플랫폼들이 운영하는 학생 기숙사가 잘 발달되어 있어 대부분의 친구들이 학생 기숙사를 이용했습니다. 저는 OeaD라는 플랫폼을 통해 기숙사를 구했고, Molkereistraße 라는 학교 근처의 기숙사에서 생활했습니다. Nomination이 진행되고 나면 WU에서 메일로 기숙사에 대한 정보를 보내줍니다. 그 때 각종 학생 기숙사에 대해 비교해보시고 결정하면 됩니다. 교환교에서 보내주는 기숙사들은 모두 학교랑 정식 계약이 되어있는 기숙사기 때문에 기숙사 신청 과정이 힘들진 않았습니다만 제가 머물렀던 Molk 같은 경우는 신청자가 많아 늦으면 자리가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최대한 빨리 신청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Molk는 24-1학기 기준 월세 565유로, 보증금 1,100 유로 정도였습니다. 기숙사 중에선 비싼 편에 속했지만 만족하며 지냈습니다. 우선 학교에서 걸어서 15분 거리라 매우 가까웠고, 대부분의 WU 교환학생들이 생활하는 기숙사기 때문에 같은 기숙사에 사는 친구들이랑 파티를 하거나 방에 놀러가는 등 자연스레 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TV가 있는 Common room과 지하의 파티룸, 그리고 정말 하찮지만 Gym도 있습니다. 그리고 2주에 한 번 공용공간(부엌 및 화장실)을 청소해주시기 때문에 따로 청소용품을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 좋았고, 식기나 이불 등도 모두 제공됩니다. 또한 OeaD 라는 플랫폼 자체는 문제사항이 있으면 바로 보고하고 해결해주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있고 영어로 모든 것이 원활하게 소통 가능한 점이 좋았지만, booking fee, 중개수수료, 청소비 등 각종 명목으로 수수료를 꽤 많이 가져간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습니다.
b) 외부 숙소 정보
다른 친구들은 Molk 외에 Gasgasse, Viennabase 등에서 지내는 걸 봤습니다.
4.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 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여부
학교 내 EBN 단체에서 정규 학생과 버디 매칭을 해줍니다. 파견 전 신청 기간에 요청할 수 있고, 만약 버디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면 EBN 측에 연락하면 버디를 변경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저는 버디가 차와 함께 공항에 마중을 나와줘서 편하게 기숙사까지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없습니다.
c) 물가
비엔나는 여타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외식 물가가 비싸며 grocery 물가는 한국보다 쌉니다. 특히 과일은 한국에 비해 정말 싸서 마음껏 먹고 왔습니다. 외식할 경우 인당 최소 2-3만원대 정도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비엔나에서 생활하는 동안 대부분 외식보다 요리를 해서 먹었습니다. 식료품은 BILLA/HOFER/Lidl/SPAR에서 주로 구매할 수 있으며 화장품과 샴푸 린스 등의 기성품들은 DM/BIPA/MÜLLER 등에서 살 수 있습니다.
d) 교통
학생이라면 비엔나 교통편 할인을 받아서 저렴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생활하는 내내 80유로의 semester ticket으로 모든 대중교통(U-bahn, REX, 트램 등)을 이용가능합니다. Wien mobil 이라는 앱 혹은 역 내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실물 티켓을 늘 소지하기 불편하니 앱으로 구매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비엔나 소재 대학교 학생임을 증명하면 되는데, WU에 학생회비(약 10-20유로)를 지불해야 정상적으로 학생 인증이 되니 혹시나 앱 내에서 구매가 안된다면 학생회비를 지불했는지 체크해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꼭! 꼭!!! 주의하실 점은 공항행 ÖBB 열차는 semester ticket으로 다 커버가 안된다는 점입니다. 따로 역에서, 혹은 ÖBB 앱에서 티켓을 구매해야 하며, 저는 그 사실을 모르고 티켓을 구매하지 않고 탔다가 운이 안 좋게 걸려서 100유로 넘는 벌금을 낸 경험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꼭 주의하셔서 불미스럽게 벌금을 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ÖBB는 오스트리아의 국영 열차인데, WU의 culture program 중에 ÖBB 학생할인 카드를 나눠주니 해당 카드를 소지하고 다니거나 앱에 등록하면 할인 금액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e) 기타
생활하면서 필요한 각종 팁들에 대해 간단하게 적어보겠습니다.
- 통신은 Hofer 유심을 사용했습니다. 매달 총 40GB (그 중 10GB는 타 EU 국가에서 사용가능)를 9.9유로에 사용할 수 있어서 굉장히 싸다고 느꼈습니다. 유심은 Hofer 지점 어디든 구매할 수 있습니다.
- 한국의 당근과 같은 오스트리아의 중고 앱은 Willhaben 입니다. 영어 지원이 되지 않아 하나하나 번역하면서 이용해야 하긴 하지만, 선풍기나 밥솥 등 현지에서 나름의(?) 고가 제품들도 매우 싸게 구할 수 있습니다.
- 생활하다보면 현지 계좌가 필요한 일이 반드시 생기는데 (보증금 수령 및 외국 친구들과의 송금 등) Revolut 계좌를 추천드립니다. Revolut는 한국의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뱅킹 계좌로 실제로 많은 유럽 친구들이 사용하고 있고 사용자 간 수수료 없이 송금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애플페이 등록이 되는 것도 편리했고, 귀국 시 계좌를 닫지 않아도 됩니다.
- Bawag 은행 지점에 가면 수수료 없이 유로를 출금할 수 있습니다.
- 오스트리아에서 한국으로 택배를 보낼 때는 10kg 이하로 무게를 맞추시면 좋습니다. 10kg에 87유로 정도 지불했는데, 10kg가 넘어가면 기하급수적으로 요금이 증가합니다.
- 비엔나의 마트들은 대부분 식료품점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생활에 필요한 제품들은 ikea나 Action, Tedi 에 가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5. 출국 전 준비사항
출국 전에 대표적으로 준비할 건 기숙사 신청, 비자 신청, 보험 신청, 항공권 예매였습니다. 우선 항공권에 관해서는 ISIC 국제학생증을 미리 발급받아서 KISES라는 사이트에서 학생요금으로 항공편을 끊었습니다. 사실 학생요금으로 외항사에서 경유 비행편을 예매하는 것이 직항이랑 요금 자체는 크게 차이나지 않았지만 항공권 변경 수수료 면제 및 짐 추가가 무료로 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생각보다 귀국일을 바꾸게 되는 일이 흔히 발생하고, 특히 돌아올 때 기념품 등과 함께 짐이 정말 많아져서 학생요금의 메리트를 잘 누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싸오면 좋을 짐, 굳이 가져오지 않아도 될 것들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현지에서 구하기 어렵거나 한국에서 가져오면 좋을 것들은 젓가락, 필터샤워기, 고무장갑, 다진마늘, 스킨케어/메이크업 제품, 상비약 정도이고, 굳이 한국에서 가져오지 않아도 현지에서 구할 수 있거나 필요없는 것들 중 대표적인 건 전기장판과 밥솥, 각종 한식들이었습니다. 상비약은 꼭 넉넉히 종류별로 챙겨오시길 추천드립니다! 특히 환경이 자주 바뀌다보니 한국에서보다 훨씬 감기에 자주 걸렸고, 감기약을 챙겨왔는데도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현지 apotheke에서 약을 샀는데 감기약 한 통에 20,000원 정도로 비쌌으며 특히 항생제 등을 받으려면 병원을 방문해야 하니 미리 처방받아 가져오시는 것들을 추천드립니다. 혹시 피부가 예민하시거나 알러지가 있으신 분들은 본인에게 맞는 연고도 꼭 챙겨오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봄학기 파견 예정이신 분들은 전기장판 정말 필요없습니다… 2-3월에도 기숙사가 충분히 따뜻해요. 전 가져갔다가 단 한 번도 쓰지않고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비엔나, 유럽도 다들 사람 사는 곳이니 웬만한 건 다 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옷들도 자라/H&M/버쉬카에서 비싸지 않게 살 수 있고 저는 특히 여름 옷들은 대부분 구매해서 입었습니다. 봄학기 파견 예정이신 분들은 현지에서 봄/여름옷들이 비싸지 않으니 최대한 짐을 많이 줄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그리고 한식 재료도 한인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위에서 말씀드린 중고 앱을 적극 활용하시면 현지에서 비싸게 파는 것들도 저렴하게 구할 수 있습니다.
6. 보험 및 비자
보험은 인터월드라는 사이트에서 메리츠 ‘해외장기체류보험’을 가입했습니다. 보험사는 상관없지만 오스트리아 비자 신청 요건에 나와있는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보험으로 고르시면 됩니다.
비자는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관 홈페이지에서 방문 일정을 온라인으로 신청 후 필요한 서류를 구비해가면 됩니다. 제 경우에는 비자가 3-4일 안에 나왔으나 최대한 기간을 여유롭게 잡고 방문 일정을 미리 신청해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교환학생/유학생들이 많이 출국하는 시즌에는 가까운 시일 내의 비자 방문예약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7. 마무리
돌아보면 교환 파견 전의 저는 한국 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학점, 취업 등의 가치를 우선으로 쫓으며 정신없이 바삐 달려왔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무얼하고 싶은지보다 한국 사회에서 성공으로 여겨지는 가치들을 쫓으며 살아왔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유럽에서 생활하며 자본주의보다 중시되는 다양한 가치를 직접 보고 경험한 후 삶을 대하는 가치관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잠깐이나마 다른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한국과는 다른 삶의 방식에 녹아들고, 각 국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가치관과 생각들을 체감하는 경험은 단순 여행으로는 얻어지지 못할 값진 경험이라고 확신합니다. 특히 비엔나는 저를 절대 이방인으로 대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하듯 독일어로 말을 걸어주는 환경 속에서 오히려 한국보다 더 편안함을 느끼며 제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들을 찾아나갈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낯선 환경 속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헤쳐나가는 과정이 저를 더 성장시키고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확신합니다.
나이나 취업 등의 이유로 혹시나 늦진 않았을까, 교환학생을 다녀오면 뒤처지진 않을까 하며 교환학생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없이 다녀오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것을 경험하셨던 만큼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모두들 행복한 교환생활 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