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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Spain] IE University 24-1 전희지

2024.06.27 Views 194 전희지

1) 수강신청 및 수업:
수강신청은 IE 대학교의 수강신청 사이트에서 진행됩니다. 한국 PC방에서 수강신청을 했지만, 사이트 자체가 느린건지 30분 뒤에야 사이트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정말 아찔했습니다. 듣고 싶은 수업 중에 인기가 많은 수업은 이미 수강인원이 다 차서 애초에 시도조차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인원이 차지 않은 수업들중에서 신청을 했는데 저는 5개 수업을 들었습니다.
-BUSINESS INTELLIGENCE FOR STARTUPS(6): 스타트업에서 사용하는 지표(Exit rate같은)를 배우는 수업입니다. 시험은 기말고사 한번만 보지만, 매번 수업시간에 소그룹으로 PPT 퀴즈에 답을 구해 교수님께 메일로 보내는 참여가 있고(매우매우 가벼운 과제, 하지만 수업에 친구가 없다면 조금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옆자리 친구에게 나도 조인해도 돼?하고 그냥 같이 하면 돼서 크게 힘들지는 않아요), 중간중간 팀발표가 3번정도 있었습니다. 교수님이 되게 좋은 분 같습니다. 발렌타인데이에는 PPT에 하트를 붙여주시고, 본인의 스타트업 경험도 이야기해주시고, 매우 친근하십니다.
- MARKETING IN THE FASHION AND LUXURY INDUSTRY(3): 수업 이름만 봐도 너무 재밌어보여서 신청한 수업인데, 교수님이 굉장히 자유로우시고 재밌으십니다. 제 생각에는 패션보다는 럭셔리 브랜드를 더 많이 다룬 것 같은데, 매번 수업 시간에 이번주 패션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미리, (혹은 재빨리 그자리에서) 패션 기사를 찾아보시면 참여도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 생각에 교수님의 최애 브랜드는 자크뮈스와 자라입니다. 시험은 중간 기말 한번씩 있었는데 객관식 10문제로 기억하는데 쉽습니다(하지만 공부는 반드시 해야합니다.) 팀발표도 두번 진행하는데, 하나의 브랜드를 가지고 중간에 첫번째 발표, 기말에 두번째 발표를 진행합니다.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 SERVICES MARKETING AND CUSTOMER STRATEGY(6): 친구를 가장 많이 사귄 수업입니다. 수업 특성상 옆에 있는 친구와 이야기를 할 일이 많아서, 친구를 만들기 더 좋은 환경같기도 해요. 이 수업도 시험과 발표 외에 개인 과제가 틈틈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크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교수님께서 스페인식 영어에 최적화된 발음이시라 조금 알아듣기 힘든 적도 있었지만(세르비스마르께띵), 듣다 보면 적응되고 수업 자체가 어려운 내용을 다루지는 않다보니 크게 무리는 없었습니다.
- ART AS A FORM OF INVESTMENT(3): 주로 현대미술을 다루고, 딜러와 작가 등 그 주변의 작품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역할들에 대해서 배웁니다. 가끔 수업에서 관련 연사 초청 강연도 있습니다. 이 수업의 가장 큰 특징은 수업에서 미술관 견학을 간다는 점인데, 제가 수업을 들을 당시에 교수님이 기말고사 날짜를 바꾸면서 수업에 변동이 생겼고 견학이 토요일/종강 이후에 잡혀서 자율적 참여로 바뀐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점은 제가 다니던 시기에 교수님 사정으로 인한 특수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ESPAÑOL BÁSICO 2: 스페인어 수업인데, 아잉같습니다. 제가 들을 때는 수업이 모두 줌으로 진행되었고 마지막 기말고사만 대면이었는데, 그 점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수업에서 소그룹으로 묶어 스페인어로 대화를 나누는 식의 활동을 많이 진행했기 때문에 학생간 교류가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스페인어 레벨은 미리 블랙보드를 통해 시험을 봐서 배정받는데, 저는 제 수준보다 높은 반에 배정받아서 초반에 반을 바꾸었습니다.
2) 기숙사
정말 할 말이 많은 부분인데, 일단 IE 대학교는 기숙사가 없습니다. 제가 집을 구한 과정을 간략히 설명드리자면
1. 스페인 출국 전, idealista앱을 통해 집을 알아보고, 마음에 드는 집 주인에게 idealista 채팅과 whatsapp 채팅으로 연락해서 집 방문 약속을 정함.
-> 보내는 연락에 비해 답이 오는 경우는 정말 적습니다. 또한 지금 마음에 드는 집이고, 미리 약속을 잡았다고 해도 직접 집을 보러 가기 전에 다른 사람과 먼저 거래된 경우도 많기 때문에 여기서 너무 많은 기대를 하면 안됩니다. 하지만 최대한 많은 약속을 잡아두고 연락을 보내둬야 스페인에서 발품을 팔 때 조금이라도 더 편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지내는 기간에도 마음이 편합니다.
2. 스페인에 도착한 후에, 약 일주일간 친구들과 호텔에서 지내면서 발품을 팔았습니다. 미리 연락해서 약속 잡은 집을 보고, 동시에 중간중간 idealista를 확인하면서 새로 올라온 집에 계속 연락을 보냅니다. 사진에서는 괜찮았지만, 실제로는 담배 냄새에 쩔어있는 집도 있었고, 아저씨랑 단둘이 살아야하는 집도 있었고, 개가 무지막지하게 짖는 집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집에서 살고 싶었는데, 나중에는 큰 하자가 없는 집이면 어디든 좋다는 생각으로 집을 구했어요. 어떤 날은 집을 보러 가서 사진과 실물이 다름에 실망하고, 어떤 날은 다음날 볼 집이 없어서(그만큼 연락 답장이 안와서) 막막하고, 어떤 날은 계약이 거의 성사된 집주인에게 연락이 오지 않아서 불안에 떨고, 이 기간에 몸과 마음이 가장 지쳤습니다. 제가 호텔에서 지낸 기간은 새해가 겹쳐있었기 때문에 집주인에게 더욱 연락이 오지 않았고, 결국 저는 혼자 호텔을 하루 연장하는 좌절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3. 결국에 저는 생각보다 높은 가격대를 가진(제가 집을 구할 당시에 적당한 조건의 300-400유로는 정말 드문 매물이었습니다), 학교에서 40분 거리, 개가 무지막지하게 짖는 집에서 살기로 결정했습니다. 집을 구하고 나서는 걱정했던 것에 비해서 정말정말 좋았습니다. 엘레베이터가 있는 건물에, 경비아저씨가 계시고, 넓은 방, 20대 후반, 30대, 40대가 모두 섞인 룸메들 사이에서 막내로 지내며 많은 챙김을 받았고, 지치고 힘들 때마다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또한 걱정했던 개는 오히려 타지 생활에서 은근히 위로가 되는 귀여운 존재가 되었으며, 제가 집에서 살기 시작하자 짖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거리가 있는 조건도, 조금 일찍 일어나면 될 뿐, 8유로만 내면 한 달 대중교통이 무제한인 마드리드의 특성상,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저는 마드리드에서 집을 구하는 것이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마 IE 대학교에 파견을 오신다면 가장 힘든 부분이 될 것입니다. 초반에는 집만 생각하면, 저는 IE 대학교를 선택한 것을 많이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집을 구하고 나면, 집을 구할 때 느낀 악조건이 생각보다 별 게 아닌 부분이 되기도 하고, 모든 환경에 적응하게 됩니다. 생각지 못한 행운을 찾기도 하고요. 저는 그 집에서 살지 않았다면 훨씬 재미없는 교환 생활을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마드리드가 치안 부분이나 인프라 부분에서 이미 너무 괜찮기 때문에 정말 집만 구하면 살기 너무너무 좋습니다.
3) 생활 및 기타
마드리드는 정말 살기 좋습니다. 서울같아요. 아니 저는 서울보다 좋아요. 저는 저희 집 근처 마트인 디아와 메르까도나에서 장을 많이 봤는데, 디아의 뺑오쇼콜(0.58유로), 메르까도나의 에그타르트(0.4유로)는 정말정말 맛있습니다. 학교 카페테리아와 학교 주변 식당이 비싼 편이라 저는 보통 점심을 마트에서 빵을 사가서 먹기도 했습니다. 포도도 3유로 이내로 저렴하고 맛있어서 많이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일주일에 100유로 이내로 쓰기 챌린지를 해본 적이 있는데 성공했습니다. 물가가 막 싸다고 느껴지는 편은 아닌데, 그렇다고 비싸다고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한국 물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다만 환율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그 점은 유의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교통은 위에서 언급했듯, abono joven으로 한 달에 8유로만 내고 무제한으로 마드리드 내 대중교통을 이용했습니다. 근교인 톨레도도 이 교통카드로 갈 수 있으니, 마드리드 교환학생이시라면 꼭 가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하철은 새벽 1시반까지 합니다. 통신사는 orange를 사용했습니다. 4주마다 10유로를 내고 25기가 데이터를 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자라의 나라답게 쇼핑할 곳은 정말 많습니다. 옷은 처음에 적게 가져오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참고로 마드리드에는 Hualian market이라는 아시안 마켓이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비빔면, 떡볶이 떡, 김치, 굴소스 등 모든 재료를 샀어요.
파견 국가의 교우회는 제가 갔을 당시 없었습니다. 버디를 연결해주긴 하지만 크게 의미가 없었습니다. 저는 버디에게서 담당 교환학생들 whatsapp 그룹방을 만들겠다는 메일이 왔지만, whatsapp 링크가 이상해서 애초에 연결도 안됐습니다. 초반에 교환학생들을 위한 타파스 파티가 있었는데, 그곳에서도 가벼운 스몰톡만 나눌 뿐, 친구를 사귀기에는 쉽지 않은 환경이었습니다. IE 대학교 자체가 친구를 사귀기에 막 좋은 환경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가 사귄 친구들은 모두 수업에서 만났어요. 그러니 초반에 너무 마음을 급하게 먹고 친구를 사귀려고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장학금을 받지 않았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Idealista와 whatsapp을 다운받고, 최대한 여러 집을 보면서 집을 고르는 기준을 세우고, 위치를 익히세요. 그리고 최대한 많은 집에 연락을 해서 약속을 잡으세요. 저는 미리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집만 약속을 잡은 채 출국했습니다.
스짱이라는 네이버 카페에서 밥솥, 전기장판 등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 도움을 구할 수 있으니, 카페에 가입하시면 조금 더 수월하게 출국 준비를 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이소에서 한국 전통 굿즈들을 사갔는데, 외국인 친구들에게 선물하니 다들 매우 좋아했습니다. 전래동화 캐릭터 키링을 줄 때, 모두가 캐릭터의 의미를 물어봤으니, 간략하게 내용을 숙지해서 선물을 주시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생각보다 고마운 인연을 정말 많이 만났고, 저는 선물을 가져가서 작은 마음이라도 표현할 수 있었던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5) 보험 및 비자
보험은 insuplus를 통해서 했습니다. 비자 조건에 충족하는 보험을 들으시면 됩니다.
스페인 비자는 까다롭기로 유명한데요, 저는 스페인 교환이 결정되자마자 비자 인터뷰 예약을 잡았습니다. 나중에 날짜가 다가와서 하려고 보면 이미 예약이 다 차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해서 예약은 반드시 일찍 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비자 신청 서류가 까다롭기는 하지만, 워낙 네이버 블로그에 정보가 많아서, 꼼꼼히 준비만 하시면 크게 힘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자 예약은 일찍 신청하고, 서류는 미리미리 꼼꼼히 준비하기!!

6) 파견교 소개
IE 대학교는 외국인 본교생이 많은 학교이기 때문에, 스페인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는 다양한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실제로 스페인 친구를 사귀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그래서 더 다양한 문화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스페인어를 하지 못해도 학교 안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요.
학교가 여의도 회사 건물같이 생겼습니다. 실제로도 회사 건물들 사이에 있고, 인프라도 나눠 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교 옆에 망고가 있어서 저는 수업 끝나고 자주 들러서 구경했어요. 학교 자체는 정말 신식에 깔끔합니다. 하지만 학교 주변의 식당, 학교 카페테리아 모두 비쌉니다. 저는 외국인 친구들이랑 점심을 먹었는데, 모두 음식을 집에서 싸왔습니다.
IE 대학교를 가장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IE Connects라는 앱을 깔아야 하는데요, 그곳에서 학교 내 다양한 행사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gym 사용, 스피닝, 복싱, 수영 등 여러 스포츠 활동도 신청할 수 있어요. 그리고 미술 클래스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7) 마무리
교환 생활 초반에 저는 체험수기에 IE 대학교를 절대 추천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을 구하는 것도 너무 힘들고, 학교도 생각보다 재미가 없고요.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다릅니다. 집을 구하면서 배운 것들이 너무 많고, 학교에서는 정말 많은 값진 경험을 했습니다. 학교에 도시락을 싸와서 외국인 친구들과 점심 시간을 함께 보내고, 학교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고, 친구들과 스피닝을 하고 난 후에 먹은 엠빠나다의 맛은 잊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 순간에 아쉬운 점은, 제가 더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 때로 돌아가면 학교에서 발표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그 무엇보다, 마드리드에서 살 수 있었다는 게 정말 큰 행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