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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Canada]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UBC) 23-1 하예린

2023.09.07 Views 954 하예린

1) 수강신청 및 수업
수강신청은 UBC 메일을 통해 발송되는 링크에서 희망하는 수업을 요청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UBC의 수강신청 안내가 제 지메일 기본함이 아닌 Promotion함으로 전송되는 바람에 기간 내에 해당 메일을 확인하지 못했고, 별도로 UBC측과 메일을 주고받으며 원하는 수업들을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수업들은 정원이 널널하고, 다 찬 경우에도 웬만하면 add and drop period에 수시로 주워담을 수 있었습니다.

Witches, Vampires, and Zombies: Anthropology of the Supernatural은 인류학과 수업으로, 마녀와 뱀파이어, 좀비를 포함한 각종 초자연적 현상들에 대해 배웁니다. 초자연적인 현상이란 무엇인지, 어떠한 역사적, 사회적 배경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 등의 주로 이론적인 공부를 하게 됩니다. 중간고사 없이 기말고사와 과제, 그리고 매주 제공되는 온라인 퀴즈로 성적을 부여받습니다. 퀴즈를 풀기 위해서는 매주 꽤나 많은 양의 리딩을 해야 하지만 하다 보면 금세 요령이 생기고, 이 문제들이 기말고사에 거의 그대로 출제됩니다. 수업 중간중간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발표하고 참여하는 분위기가 좋았고, 독특한 수업인 만큼 한 번쯤 들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Economics of Entrepreneurship and Innovation: 영국인 교수님의 잔잔하고 고급스러운 억양을 들으면서 힐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기업가정신에 대해 배우는 수업이고 중간중간에 케이스 스터디, 시뮬레이션과 같이 직접적인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좋았습니다. 시험은 없고 수업 참여와 팀플, 발표, 그리고 수시로 부여되는 개인과제로 평가받았습니다. 교수님께서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주시며, 하버드 비즈니스 웹사이트에서 75CAD를 지불하고 직접 케이스를 구매해야 했던 것만 빼면 전반적으로 정말 좋았습니다.

Design Methods for Business Innovation: 매 학기 클라이언트를 선정하여 협업하는 주 1회 2시간 30분짜리 수업입니다. 제품의 디자인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저의 예상과 다르게 기업의 제품 자체를 디자인하는 과정을 배웁니다. 학기 내내 팀원들과 함께 주어진 problem space를 정의하고 그것을 개선할 방안을 모색하며, 최종적으로 하나의 제품을 설계합니다. 저희 클라이언트는 Microsoft Education이었는데, 당사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직접 오셔서 매주 저희의 진행사항을 지켜보며 피드백을 주시고 저희의 발표에 꼼꼼히 코멘트해셨습니다. 특별하고 의미 있는 수업인 만큼 매주 해야 할 과제가 정말 많고, 저희 팀은 수업 외에 주 2회씩 모여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저는 운이 좋게 정말 능력 있고 적극적인 조원들을 만나서 조원들을 보며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서 많은 것을 얻어가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다만 reading week나 휴일, 주말에 여행지에 노트북을 가져가서까지 팀플을 진행할 각오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New Product Development: UBC Sauder 내에서 정말 재밌는 괴짜 교수님으로 유명하신 Tim Silk 교수님 수업인데, 아쉽게도 학생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예전만큼 재밌게 하시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이론보다는 실제 케이스를 분석하고 적용해보는 연습을 하며, 시험이 없는 대신 매주 리딩과 퀴즈가 있으며 개별 및 조별과제가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적당한 워크로드에 꽤나 많은 것들을 배워간 수업이었습니다.

International Business Management: 국제경영 수업입니다. 중간 기말과 팀플로 평가받습니다. 전공 필수 과목을 인정받기 위해 수강했으며, 당연히 재미를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수업과 시험 모두 무난했습니다.


2) 기숙사
a) 교내 숙소: 기숙사 신청은 선착순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어서 8월 중순에 메일이 오자마자 바로 신청했습니다. 이후 메일에서 안내해준 절차는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었습니다. 교환학생은 전부 Walter Gage나 Fairview Crescent로 배정되었습니다. Walter Gage는 캠퍼스의 버스 정류장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17층 건물에 한 flat을 6명이서 사용합니다. 1인 1실이 주어지지만 한 flat에서 6명이 하나의 주방, 두 개의 샤워실, 그리고 하나의 화장실을 함께 사용합니다.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으나 전반적으로 기숙사 시설이 오래되었으며 6명 간의 사이가 모두 좋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희 방은 3명의 재학생과 3명의 교환학생이 있었고, 동양인은 저뿐이었습니다.
b) 외부 숙소: 캠퍼스가 밴쿠버의 서쪽 구석에 있기 때문에 외부 숙소를 구하게 되면 통학시간이 기본 30-40분은 걸립니다. 보통 페이스북 sublet이나 월세방을 구하는 것 같았습니다.


3) 생활 및 기타
a)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 여부: 교환학생 Buddy 프로그램이 있으나, 저를 포함한 누구도 버디 프로그램으로 혜택 본 사람이 없었습니다. 매칭이 되어도 버디랑 이메일 한 번 주고받고 더 이상의 교류는 없었습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파견 국가의 교우회는 보지 못했습니다.
c) 물가: 물가는 식료품을 제외한 모든 것이 비싼 것 같습니다. CAD 환율이 1:1 정도인데, 외식물가나 기타 생활물가는 기본 1.5-3배였고, 과일이나 식재료는 비교적 저렴했습니다.
d) 파견교 장학금 혜택: 파견교의 장학금 혜택은 받지 못했습니다.


4) 파견 전 준비사항
저의 경우 날씨를 고려한 옷과 한국식 수저를 챙겨가고, 적당한 금액을 환전한 것을 빼면 별도로 준비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UBC측에서 보내는 기숙사, 보험, 비자 관련 메일을 꼼꼼히 확인하고 절차를 따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5) 비자 및 보험
저는 기존에 1년 파견을 가려고 했기에 Study Permit을 신청했으나, 한 학기 파견은 eTA로 충분합니다. 건강검진, 생체등록 등등 절차가 까다로워 스터디 퍼밋을 받기까지 오래 걸리기도 하고 총비용 또한 40-50만원가량이 드니 2학기 이상 파견 혹은 아르바이트를 하실 생각이 아니라면 eTA를 추천합니다. 보험은 UBC에서 메일을 받은 대로 서류를 작성하고 파견 기간동안 적용되었습니다.

6) 파견교 소개
UBC는 맥길대, 토론토 대학과 함께 캐나다의 3대 학교에 속하며,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밴쿠버 서쪽 끝자락에 위치해있습니다. 밴쿠버 특성상 동양인이 많고, 그중 중국인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워낙 다양한 인종들이 분포해 있다보니 인종차별을 겪을 일도 없고 현지인들이 운영하시는 아시안 음식들이 맛있습니다. UBC는 인종이나 성과 젠더와 같은 사회적 이슈에 다양성을 지지하고 굉장히 진보적인 편이며, 학교 곳곳에는 젠더 뉴트럴 (gender neutral)한 화장실도 있습니다.

캠퍼스는 전부 다녀보지 못할 정도로 큰데, 각종 식당과 카페뿐 아니라 Save On이라는 대형 마트, 한인마트, 아시안 푸드코트, 무료 수영장을 포함한 각종 경기장, 바닷가, 그리고 바와 클럽까지 과장 없이 모든 것을 갖추었습니다. 캠퍼스 내에 위치한 바닷가인 Wreck Beach에서는 정말 아름다운 선셋을 볼 수 있고, 공강이나 수업 끝나고 내려가서 시간을 보내기 좋습니다. 카페 중에서는 Walter Gage 근처에 있는 The Great Dane의 런던포그 스콘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밴쿠버의 겨울은 영하로 내려가지 않아 한국보다 춥지 않지만, 비가 굉장히 자주 내립니다. 제가 다녀오는 2023-1학기는 특히 겨울이 길어서 3월 중순까지는 날씨가 안 좋았습니다. 밴쿠버는 4월-10월까지의 날씨가 정말 좋다고 합니다. 밴쿠버로 교환을 가신다면 2학기 (9월-12월)을 추천합니다. 위도가 높아 계절마다 낮길이 차이가 큰 편인데, 1월 초에는 해가 4시 반에 지지만, 제가 떠날 때쯤인 4월 말에는 9시쯤 졌습니다.

기타 캠퍼스 및 밴쿠버에 관한 내용은 많이 알려져 있으니, 저는 제가 다닌 여행지 몇몇 곳을 언급해보겠습니다.
밴쿠버 내에서 가볼 만한 곳들로는: Wreck Beach (캠퍼스 내 바닷가, 선셋 명소), English Bay (다운타운 근처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선셋 명소), Stanley Park (자전거 타고 360도 돌기 좋은 섬/반도), Jericho Beach (저의 go to 선셋 명소, 토끼도 있습니다), Kitsilano Beach, Pacific Spirit Regional Park (하이킹 코스), Granville Island (아기자기한 샵 구경), North Vancouver, West Vancouver의 Lighthouse Park (하이킹 코스, 밴쿠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 Downtown (발달된 상권, 볼거리), Charleson Park (저의 최애 스팟, 시티 및 바다 전망 명소), Cleveland Dam (호수와 설산, 짧은 하이킹 코스)
밴쿠버 근교에 가볼 만한 곳들: Vancouver Island (Victoria라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주도가 있습니다), Sunshine Coast (평화롭고 아름다운 마을), Whistler (스키장), Deep Cove (카약 타러 가는 곳), Coquitlam (한인들이 많이 사는 곳), Burnaby (유명한 마라탕집, 대형 쇼핑몰)


<밴쿠버 외>
Seattle: 저는 밴쿠버 학기 시작 전, 인천에서 출국해 시애틀에서 먼저 혼자 2박 3일 여행을 다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과 같은 대기업의 본사가 있고 스타벅스 1호점이 있는 등 몇몇 군데의 관광지 랜드마크가 있지만 다운타운은 홈리스가 많아 혼자 다니기 다소 위험하며, 전반적으로 도시가 공허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밴쿠버에 있을 때 한 번쯤 다녀와볼 만하며, 뷰가 좋은 스팟으로 Kerry Park를 추천합니다. 또한 밴쿠버와 시애틀 사이를 오가는 Amtrak 기차가 해안가를 따라 달리기 때문에 뷰가 정말 좋습니다.

Yellowknife: 오로라를 보러 간 곳입니다. 비행기값과 오로라 투어비가 상당했지만, 인생 한 번뿐인 기회라고 생각하며 후회는 없습니다. 옐로나이프는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세계적인 스팟이며, 저희는 다행히 첫날밤에 하늘이 맑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초록빛깔의 오로라는 인간의 눈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옐로나이프에서 먹은 피시앤칩스는 제 인생 최고의 피시앤칩스였습니다.


Reading Week는 북미에서 중간고사 전 1주일간 주어지는 짧은 방학으로, 공부를 하라는 취지이겠지만 교환학생들에게는 여행을 다녀오기 좋은 기간입니다. 저는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날에 만난 친구들 5명과 함께 1주일간 토론토, 나이아가라 폭포, 그리고 뉴욕을 다녀왔습니다.

Toronto: 밴쿠버보다 오래된 도시이기에 분위기가 옛스럽고, 캐나다의 경제 중심지인 만큼 도심 쪽은 여의도 느낌이 나는 고층빌딩이 많습니다. 가장 인상 깊은 곳은 Toronto Islands였는데, 배를 타고 갔다 오는 길에 도시 옆으로 해가 지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Niagara Falls: 폭포를 보기 전부터 주변지역이 놀이동산마냥 밝고 재밌게 꾸며져 있어서 즐겁게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폭포가 보이기 전부터 들린 폭포소리는 정말 시원했으며, 폭포 자체도 멋있었습니다. 길을 따라 걸으며 폭포를 저만치서 한눈에 볼 수도, 정말 가까이서 볼 수도 있어 좋았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더욱 예뻤으며, 낮과 밤의 분위기도 사뭇 달랐습니다.

New York: 저와 친구들은 나이아가라 폭포쪽 다리를 건너 미국 캐나다 국경을 걸어서 통과했습니다. 그 후 뉴욕 버팔로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뉴욕 시티 JFK공항으로 갔고, 거기서 또 우버를 타서 맨하탄 쪽으로 갔습니다. 저는 친구들보다 몇 시간 일찍 일어나 아침부터 옛 대성당과 길거리 풍경, 또 바쁘게 출근하는 사람들을 구경했습니다. 타임스퀘어, 자유의 여신상, 9.11메모리얼,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센트럴파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이외에도 Gossip Girl에 나온 기차역인 Grand Central Terminal 등등 볼거리가 정말 많습니다. 전부 꼼꼼히 여유있게 보려면 일주일은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페리를 타고 맨하탄 주변을 한 바퀴 쭉 도는 Circle Line Sightseeing Cruise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