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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Spain] Ramon Llull University (ESADE) 22-2 신한별

2023.02.11 Views 1314 신한별

안녕하세요. 2022-2학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ESADE 경영대학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신한별입니다. 교환학생으로 생활하던 작년 하반기는 눈부신 사람들과 함께 배우고, 놀고, 먹고, 여행하고, 울고 웃으며 인연을 맺은 과분한 행운의 기간이었습니다. 덕분에 스스로를 더 알고, 이야기를 쌓으며 저를 넓혀 나간 것 같습니다. 혹시나 교환학생 파견을 망설이고 있다면, 고민하실 시간에 최대한 방법을 강구해서 하루라도 빨리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SADE 파견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제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 비자 발급
비자 발급과정은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었습니다. 대사관에서 요구하는 서류의 종류 및 발급절차가 시기에 따라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스페인 대사관 홈페이지에서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해서 한 번에 완벽히 준비하셔야 합니다. ESADE측으로부터 입학서류를 수신하자마자 하루빨리 비자 발급을 진행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6월 첫 주에 대사관 방문을 예약했는데, 5월 중순쯤으로 예약을 잡으시길 추천드립니다. 본가가 지방인 저는 필요한 서류를 부산에서 발급해서 서울로 올려야 했습니다. 필요한 서류를 꼼꼼히 체크하시고, ‘이것까지 준비해야 하나’싶은 서류는 웬만하면 같이 준비해서 대사관에 제출하여 혹시 모를 변수를 사전에 없애시기를 바랍니다.

2. 출국 전 준비사항
보험은 구글링하시면 교환학생용 보험상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기존에 가입한 현대해상의 상품을 이용했습니다.
짐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목적이었던 저는 큰 캐리어 하나와 여행용 배낭 하나에 필요한 모든 짐을 담아서 들고 갔습니다. 바르셀로나는 필요한 모든 생필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굳이 이런 것도 들고 가야하나?’ 싶은 것들은 현지에서 구매하셔도 충분합니다. 전기장판은 필요하지 않았는데, 제가 파견을 나갔던 2022년도 유럽의 겨울이 유난히 따뜻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위를 많이 타시는 분이라면 전기장판을 챙겨 가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의류의 경우 북유럽 여행용 패딩 점퍼와 겨울 일상생활용 항공점퍼를 제외하면 하계 및 춘추계 의류만 들고 갔고, 추가로 필요한 옷은 현지 자라 매장에서 구매하였습니다.
하나 팁을 드리자면, 조미김이나 미니약과와 같은 한국의 기념품을 챙겨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분명 필요한 짐을 다 들고 가기에도 캐리어 공간이 턱없이 부족할테지만, 교환학생이 끝날 시점에 친구들에게 줄 선물로 한국에서 들고 온 기념품만한 것이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챙겨 가시기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3. 수업
Espanol Intensivo
공식 개강 전 주 5일 간 스페인어를 배웁니다. 입학 전 스페인어 레벨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저는 중간 등급인 Intermediate반에 배정되었지만, 수업을 하루 듣고 교수님 말씀을 도저히 알아들 수 없어서 Beginners반으로 반을 옮겼습니다. 필수 수강과목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교환학생이 다 듣는 강의이기 때문에 학기 초반에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기 쉬워서 수강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듣지 않더라도 친구를 사귈 수 있으니, 혹시 출국 사정으로 인해 수강이 힘들더라도 크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Never Too Many Movies: Spanish & Catalan Society Through Cinema
말이 필요 없는 Alex 교수님 수업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스페인 문화를 배우고 싶던 제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강의였습니다. 고려대와 달리 150분에 달하는 괴랄한 ESADE의 강의시간 덕분에 수업시간에 영화 한 편을 통째로 감상하고, 과제로 간단한 소감문을 작성합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영화를 졸지 않고 봤다면 어렵지 않게 다 풀 수 있는 쉬운 수준이고, 팀플 역시 말랑한 그야말로 교환학생에게 완벽한 교양강의입니다. 교수님 본인께서 영화에 깊은 관심과 이해를 지니고 계시고, 직접 단편영화를 제작했던 경험도 있으시기 때문에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꼭 수강하셔서 그간 잘 접하지 못했던 스페인 영화들을 심도 있게 감상하는 좋은 기회를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Art & Culture in Spain & Catalonia: 2000 Years of beauty
역시 말이 필요 없는 Alex 교수님 수업입니다. 바르셀로나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는 이상, 바르셀로나의 문화를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수강했던 강의입니다. 까딸루냐 및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과 이해가 깊으신 Alex 교수님께서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신 덕분에 얻어가는 점이 많았던 강의였습니다. 또한 매주 교수님께서 바르셀로나 및 인근 지역에서 열리는 주요 문화 행사 정보를 알려주신 덕분에 La mercè, Correfoc 등 다양한 축제에 참여하여 잊지 못할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시험은 never too many movies 수업과 마찬가지로 평이한 수준이고, 팀플 역시 말랑합니다. 개강 전, 교수님이 진행하시는 Barcelona Walking Tour도 꼭 참여하셔서, 고딕 지구를 둘러보며 바르셀로나의 역사를 체험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Digital Successful Career
여러모로 유명하신 Xavier 교수님 수업입니다. 연사초청 강의로, 매 강의시간 마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종사 중이신 연사님들이 오셔서 산업생태계 및 프로젝트 수립/진행 방법을 설명해주십니다. 개인적으로 교환학기에 수강한 경영과목 중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가장 많이 받은 강의였습니다. 하지만 수업시간 중에 기지개를 핀다거나 강의 도중 교수님이 던져 주시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감점을 매기는 수업방식은 제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새로운 수업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럽에서의 인턴 기회를 미리 제안해주시는 등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도움을 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시는 교수님이시기 때문에 배워갈 것도, 얻어갈 것도 많은 강의라고 생각합니다.

Leading Teams in a Globalized World
국제경영론과 조직행동론을 적당히 섞어놓은 느낌의 강의입니다. 강의내용이 매우 쉽고, 과제도 없어 매우 부담이 적었던 강의였습니다. 가벼운 주제로 다른 학생들과 토론하고, 케이스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간단한 미니게임도 하면서 부담없이 편하고 재밌게 한 학기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Marketing From Strategy to Action
신제품 출시 전략과 브랜딩 전략을 배웁니다. 시험이 없고, 중간기말 발표가 있습니다. 신제품을 기획하고, 출시전략을 구상해서 보고서 작성 및 발표를 진행하면 되는데, 성의만 보이면 점수를 후하게 매겨 주시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수강할 수 있는 강의입니다.

Project Management
Sant Cugat ESADE 캠퍼스 설립을 감독하신 Ramon 교수님 수업입니다. 한 학기 동안 팀을 구성해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보고서 작성 및 발표를 진행합니다. 다른 강의와 달리 교수님께서 보고서 작성 및 발표에서 학생들에게 높은 전문성을 요구하시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워크로드가 높은 수업입니다. 교환학기 수강했던 강의 중 가장 힘들었던 강의였지만, 그렇다고 수강을 추천하지 못할 만큼 힘든 강의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똑똑한 친구들과 팀플을 진행하며 저 또한 배울 점이 많았던 강의였습니다.

4. 주거
바르셀로나에서 머물 집을 신경 써서 구하시라고 거듭 강조하고 싶습니다. ESADE는 기숙사 비용이 시내에서 집을 구하는 비용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저를 비롯한 주위 모든 학생들이 시내에 방을 구해서 생활했습니다. 비자 발급을 끝마치고 지쳐버린 나머지, spotahome 사이트에서 단 2시간만에 집을 계약하고 해치워버렸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수고로움을 피한 대가를 한 학기 내내 치러야 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이런저런 과실을 따지며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합니다. 또한 플랫폼 사이트에 게시된 집 사진과 실제 집 상태가 판이하게 다른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환학생을 준비하며 이미 너무 많은 에너지를 써버렸고, 출국 직전까지도 신경 쓸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시겠지만, 집만큼은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구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출국 직후 에어비앤비에서 아무리 길어도 일주일 정도를 머물며 집을 구하시면, 괜찮은 비용으로 준수한 방을 충분히 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귀찮게 자세히 알아보기 싫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충 방을 구한 저는 남들보다 비싼 월세를 내며, 고시원 같은 방에 살며,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집주인과 서로 얼굴에 침 튀기며 대판 싸우기도 했습니다. 부디 제가 저지른 실수를 피해가시길 바랍니다.

5. ESADE
ESADE 비즈니스 캠퍼스는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지하철로 40분 거리인 Sant Cugat에 위치해 있습니다. Sant Cugat은 바르셀로나의 부촌으로, 쾌적하고 조용하며 공기도 맑습니다. 덕분에 한 학기 동안 즐겁게 등하교할 수 있었습니다. 작은 규모의 캠퍼스는 강의실로 이동하기에 편리하고, 극심하게 무더운 바르셀로나의 여름에도 시원했습니다. 점심을 학교에서 해결하실 때가 잦을 텐데, 교내 식당은 카페테리아와 Bite 두 곳입니다. 카페테리아는 샌드위치와 같은 간단한 빵과 커피를 파는 1층과 식사를 파는 지하 1층 식당으로 구분되는데, 1층 식당을 자주 이용했습니다. 지하1층의 식당은 이용해본 주위 모든 친구들이 살면서 이렇게 맛없는 음식은 처음 먹어본다며 경악을 금치 못해서 감히 먹어볼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Bite는 가격이 좀 비싼 편이지만,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Sant Cugat 캠퍼스로 등하교하기 위해서는 지하철 정기권을 끊어서 이용해야 하는데, 가을학기 파견이신 분들은 8월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전까지는 정기권을 구매하시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보통 9월부터 학생들을 위해 정기권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사실을 모르고 8월 중순에 바르셀로나에 도착하자마자 제 값을 다 치르고 정기권을 구매했고, 오리엔테이션에서 정기권이 9월부터 할인 판매될 예정이라는 말을 듣고 그저 허탈해 했습니다. 당시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온 것으로 보아 저만 호구된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었습니다.

6. 바르셀로나
• 치안
바르셀로나에서 소매치기가 빈번히 일어나고, 밤길 치안 역시 좋지 못하다는 말을 주위에서 종종 들었습니다. 그러나 걱정한 것과 달리 바르셀로나는 런던이나 파리 등 제가 다녀본 유럽의 어느 도시보다도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은 도시였습니다. 친구들과 밤 늦게까지 파티를 하고 새벽 언제든 귀가를 할 때 위험했던 경험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다만, 까딸루냐 광장이나 바르셀로네타 해변 등 유명 관광지에서는 소매치기가 종종 일어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주위에서 갑자기 친한 척을 하며 다가오는 낯선 사람만 경계한다면 소매치기 당할 일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날씨
일 년 중 하반기가 주로 우기인 유럽에서 가장 날씨가 좋은 도시 중 한 곳이 바르셀로나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ESADE 파견을 지원했었습니다. 그리고 파견학기 내내 제 선택에 매우 만족하며 지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날씨가 무척이나 맑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 여름과 겨울을 통틀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여름은 서울과 비슷한 수준으로 덥지만, 바르셀로나의 낮은 에어컨 보급률로 인해 더위를 피할 곳이 없다는 점이 고문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낮에는 하이킹이나 해수욕 등 피서를 즐길 방법이 주위에 널려 있고, 밤에는 선선해서 친구들과 놀러 다니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서부 및 중부 유럽 사람들이 패딩을 입고 다닐 11월에도 바르셀로나는 반팔을 입을 정도로 날씨가 따뜻합니다. 겨울 역시 맑은 날이 대다수이고, 다른 유럽도시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따뜻합니다. 날씨가 교환학기 생활에 중요한 변수이신 분들께 바르셀로나는 정말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생활
바르셀로나는 외식 물가가 비싸고, 식재료 물가가 싼 편입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약속이 있는 날을 제외하면 직접 장을 봐서 음식을 해먹었습니다. 도시 곳곳에 메르카도나를 비롯한 마트들이 즐비하게 위치해있어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유명 관광지인 바르셀로나의 특성상 중식, 일식, 말레이시아 음식, 타파스, 이탈리아 음식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을 판매하는 전문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심심할 틈 없이 친구들과 외식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대신 유로 화폐 단위에 익숙하지 않아 맛이 가버린 금전감각 덕분에 학기 말 재정난에 시달릴 수 있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마드리드보다 그 역사가 훨씬 오래된 도시로, 도시 곳곳에 흥미로운 유적 및 관광명소가 자리하고 있어 한 학기 내내 즐겨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입니다. 그리고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매일이 휴일 같은 바르셀로나의 분위기 덕분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정적이고 역동적인 생활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 유심
유심은 오렌지, 보다폰 등 선택지가 다양합니다. 저는 보다폰 10유로 심카드를 구매해서 사용했습니다. 시내 어디서든 심카드 판매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구매 후 인터넷에서 자동충전 기능을 활용하여 편리하게 결제했습니다. 다 사용하지 못한 데이터는 다음 달로 자동 이월되기 때문에, 바르셀로나 내에서 데이터 걱정 없이 데이터를 막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로밍 데이터도 충분한 정도였기 때문에 유럽 다른 도시를 여행할 때에도 추가로 심카드를 구매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7. 파견교 장학금 및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ESADE에서 제공하는 교환학생 장학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역시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Espanol Intensivo 주간의 마지막 날인 금요일 저녁에 열리는 웰커밍 파티가 있습니다. 참석하셔서 다른 여러 나라에서 온 많은 학생들과 이야기하고 놀며 친구를 많이 만드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