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안녕하세요, 2022년도 1학기에 싱가포르 난양공대(NTU)로 파견된 강세연입니다. 4학년에 교환을 가는 건 쉬운 결정은 아니었고, 코로나로 인해서 마지막까지 고민했지만 그런 고민들이 무색할 만큼 싱가포르에서 보냈던 4개월은 제 인생에서 너무 값진 경험이자 자산이 되었습니다. 저처럼 교환학생 자체를, 혹은 교환국가를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싱가포르 NTU에서 한 학기를 보낸 제 체험수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파견교 소개
NTU(난양공대)는 싱가포르 공립대로, 세계대학 랭킹 20위에 드는 상위권 대학입니다. 공대이긴 하지만 경영대학이나 언론정보대학 등도 유명합니다. 저는 고대도 캠퍼스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했는데, NTU는 셔틀버스를 타지 않으면 힘들 정도로 큰 면적을 자랑합니다. 글로벌 프로그램이 잘 되어있어 교환학생의 비율이 높고,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잘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로컬 친구들도 교환학생에 대해 우호적이고 교수님들께서도 팀플할 때 교환학생을 골고루 배치하는 등 신경을 많이 써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NTU는 건물도 많고 캔틴(canteen)이라고 불리는 학식당이 굉장히 잘 되어 있으며 수영장, 테니스장 등 운동시설도 잘 갖추고 있습니다. 저는 이용해보지 못했지만 학교 안에 갤러리와 극장도 있습니다. 시설적인 측면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고 연안가든이라는 공원도 예쁘게 조성되어 있어 가끔 산책을 하곤 했습니다. 싱가포르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주요 관광지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런만큼 학교 친구들끼리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식사도 같이 하고 방과 후에는 같이 운동을 하는데 그런 점에서 운동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최적의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1. 수강신청 및 과목
수강신청은 12월 말에 진행됩니다. 고려대학교처럼 담아두기 기능이 있어서, 해당 기간에 듣고 싶은 수업을 담아두실 수 있는데요, 총 3가지 플랜을 세워서 담아두실 수 있습니다. 각 플랜에서 순위를 정해서 담아두게 되고, 몇 명 신청했는지 보시면서 과목/분반/우선순위 정하시면 됩니다.
제가 NTU에서 수강한 과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BU2506] Digital Marketing
매주 케이스스터디를 읽고 이에 대해 강의를 듣고 토론을 하는 수업이었습니다. 과제가 가장 많았지만 그만큼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수업이었습니다. 시험은 없고 매주 케이스스터디에 대한 팝퀴즈가 있습니다. 5문제 정도 되는 부담 없는 퀴즈였습니다. 과제는 비디오레주메를 찍어 올리는 것 등이 있었고 팀 과제는 실제 싱가포르 스낵 회사의 미국 진출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기업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이 팀 과제였던 게 인상깊었는데, 실제로 기업의 CEO가 줌으로 브리핑을 했고, 1등을 한 팀에겐 인턴 기회를 준다고 했습니다. 총 3분반이 있었고 각 분반에서 2팀 정도를 뽑아서 결승을 하게 됐는데 저희 팀은 운 좋게 뽑혀서 실제로 기업 실무진 앞에서 피치를 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비록 입상은 하지 못했지만 정말 좋은 기회였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 분반은 한국인 교수님이셨는데, 열정도 넘치셨고 최신 마케팅 트렌드를 매주 알려주셔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됐던 수업이었습니다.
[BU5545] Consumer Neuroscience
경영학과 심리학, 뇌과학 등 다양한 학문을 융복합한 과목입니다. 수업에 교환학생 비율이 높은 편이며, 내용은 크게 어렵지 않고 난이도도 쉬운 편입니다. 시험은 중간/기말/Ethic 퀴즈 이렇게 3번 있었고, 교실에서 각자 노트북으로 20분 정도 동안 30문제를 풀었습니다. 퀴즈 외에도 매 수업시간마다 배운 내용을 기반으로 팀별로 ppt를 제작해서 발표를 해야했습니다. 또한 파이널 과제로 그룹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매수업시간마다 팀발표를 해야해서 그 점이 조금 힘들었지만 그것 외에는 학문 자체도 흥미롭고 부담이 많지 않은 수업이었습니다.
[BU5642] Leadership in 21st Century
NTU로 교환학생을 가신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과목입니다. 저는 정정기간에 우연히 수업을 잡게 됐는데, 이 수업에서 친구를 정말 많이 사귈 수 있었습니다. 플립클래스라서 수업 전 온라인 수업(30분~1시간)을 들어야 했고, 중간/기말 퀴즈, 수업 중 팀발표, 리더십 세션(개인), 파이널 페이퍼가 평가항목이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할 게 정말 많아 보이지만 소소하게 할 게 많은 거지 까다롭거나 어렵지는 않습니다. 이 수업은 In-class activity가 가장 많았던 수업으로, 조별로 토론은 기본이고 조를 바꿔가면서 다른 조원들과 이야기하거나 롤플레잉하는 세션도 있었습니다. 반 전체 친구들이 다 친절하고 착해서 항상 재밌게 참여했던 것 같습니다. 이 수업 자체가 네트워킹을 중시하는 수업이라 조원들뿐만 아니라 반 친구들 전체와도 상호작용할 기회가 많고, 또 문화적 차이에 따른 소통과 리더십에 대해서도 배우는데 그런 수업 내용이 교환학생으로 온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됐습니다.
[HC5901] Chinese level 1
싱가포르는 영어와 마찬가지로 중국어도 공용어이기에 영어뿐만 아니라 중국어도 공부하기 좋은 나라입니다. 저는 원래 전공 4개를 들으려고 했으나 한 과목당 워크로드가 많아서 대신 중국어를 신청했습니다. 교수님도 좋으시고, 다른 국적의 교환학생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시험은 총 3번 봤고, 개인발표 1번, 조별과제(동영상 만들기) 1번있었습니다.
2. 기숙사
NTU는 총 25개의 홀이 있습니다. 홀은 기숙사 단지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정말 큰 리조트 같은 느낌입니다.
로컬 친구들에게 들어보니까, 로컬 학생들은 기숙사 배정이 매 학기 불확실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교환학생들은 거의 다 기숙사를 배정받는 것 같습니다. NTU의 장점은 정말 많지만 그 중 하나가 기숙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도 크고 시설도 좋습니다. 저는 Crescent hall에 일인실 배정을 받았습니다. 처음 기숙사를 신청할 때는 어디 홀에 거주할지는 정할 수 없고 다인실을 쓰고 싶은지 일인실을 쓰고 싶은지 선택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선호파악만 하는 거지 보장되진 않아요).
각 기숙사에는 공부할 수 있는 리딩룸이 있고, 건물마다 1-2개의 pantry가 있어요. 거기에 인덕션하고 전자레인지가 있어서 간단한 조리를 할 수 있고, 후라이팬이나 냄비 같은 주방용품은 개인이 준비해야해요. 또 식당이 있는 기숙사도 있고 없는 기숙사도 있는데 거의 모든 홀에 식당이 있어요. 저는 매번 사먹었기 때문에 요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거주했던 크레센홀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헬스장도 있고 식당도 있고 리딩룸도 2개나 있고 또 각 건물엔 스카이테라스라고 발코니도 있는 정말 좋은 홀입니다. 저희 홀 식당은 태국음식이 유명한데, 태국음식 말고도 차이판이라고 불리는 반찬가게도 정말 맛있고, 반미엔이라고 불리는 넓적한 국수도 맛있어요. 그리고 제가 이 홀에 살면서 가장 좋았던 건 복지가 굉장히 잘 되어 있다는 점이에요. 시험기간에는 물론 평소에도 간식행사나 아이스크림 행사, 버블티 행사 등을 자주 열고, 비즈 액세서리 만들기 워크샵, 쿠키 워크샵, 버블티 만들기 워크샵, 마카롱 워크샵 등 기숙사 차원에서 워크샵들을 많이 진행해요. 다 무료로 진행이 되고 기숙사 학생회에서 운영하는 거라서 가면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습니다. 저도 틈날 때마다 참가했고 총 3-4번 워크샵에 참여하다보니 학생회 친구들이랑도 친해질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살았던 홀의 또 다른 특징은 원숭이가 많다는 것입니다. 저는 학교에 온 첫날부터 기숙사에서 원숭이를 봤기 때문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었는데, 원숭이 출몰이 그렇게 흔한 건 아니고 이주에 한 번 정도 나올까 말까 해요. 원숭이가 다니는 기숙사가 대표적으로 저희 홀, 타마린드 홀, 노스힐 홀이 있어요. 기숙사 엘리베이터에 원숭이 만났을 때 대처방법을 담은 안내문이 있어요. 그래서 외출할 땐 꼭 창문을 닫고, 바나나 같은 과일이나 음식도 창문에서 잘 보이지 않게 놔둬야 하는데, 제 홀에 사는 다른 한국인 교환학생은 창문 열고 잠깐 나갔다 온 사이에 원숭이가 방에 들어와서 난장판으로 만들고 갔었습니다. 방충망이 있어도 그거 다 열고 들어오니까 진짜 조심해야 해요.
기타 기숙사에 대한 정보를 말씀드리자면, 냉장고가 없고 침대 커버도 개인이 가져가야 합니다. 또 일인실이라고 해서 화장실이 안에 있는 건 아니고 공용화장실/샤워실을 써야 해요. 냉장고는 렌탈 서비스를 사용해도 되는데, 저는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같이 간 친구는 렌탈 서비스를 이용해서 냉장고를 배달 받았는데, 냉장고 상태가 그리 좋진 않았습니다. 차라리 carousell이라는 싱가포르 중고나라 앱을 통해서 하나 장만하시고 가기 전에 되파시는 걸 추천드려요!
기숙사에 살면서 딱히 불편한 점은 없었고 매번 나갈 때마다 휴양지 온 느낌이라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는 크레센 홀은 체육시설인 SRC와 수영장이 가까워서 운동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최적의 기숙사라고 생각합니다.
3. 생활 및 기타
3-1. 교환학생 도우미 제도
NTU에는 두가지 버디 제도가 있습니다. 첫번째 UNI FRIENDS라는 프로그램으로, 로컬 학생과 교환학생을 1:2로 매칭해주는 버디제도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12월 말에 이메일로 신청 메일이 왔습니다. 취미나 성향 등을 간단하게 기입해야 하는데, 그걸 기반으로 그룹을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이걸 몰라서 신청 못한 친구들이 몇 명 있었는데 12월에 아웃룩으로 오는 메일을 잘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매칭이 되면 텔레그램으로 버디한테 톡이 오고, 1월 중순에 다같이 모이는 행사가 있습니다. 여러 그룹들이 모여서 게임도 하고 얘기도 나누면서 친해지는 시간입니다. 두번째는 학기 중에 신청 메일이 온 1:1 버디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버디와 연락은 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서 결국 만나진 못했습니다.
3-2. 교우회
싱가포르 고대 교우회 선배님들께서 싱가포르로 파견나온 고대 학생들에게 밥을 사주셨습니다. 저희가 설날도 싱가포르에서 보냈는데, 떡국도 못 먹었을 것 같다면서 떡국 교우회를 열어 주셨습니다. 83학번 선배님이 운영하시는 ‘홍대’라는 한식집에서 고기와 보쌈, 비빔냉면, 치즈불닭, 그리고 떡국까지 정말 제대로 된 한식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설날에 떡국을 못 먹어서 너무 먹고 싶었는데 메뉴에 없는 떡국도 끓여주시고 정말 너무 감사했습니다.
3-3. 물가
싱가포르의 물가는 높습니다. 외식비 기준으로 한국의 1.6배 정도 되는데, 서비스비와 세금이 10%, 7% 붙어서 계산할 때 깜짝깜짝 놀란 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희 학교는 학식이 정말 잘 되어있기 때문에 외식보다는 학교에서 많이 먹었고, 메뉴도 많고 맛도 있어서 질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옷 같은 경우는 싱가포르가 더 저렴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싱가포르에서 쇼핑하는 걸 정말 좋아했는데, 디자인도 더 다양하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괜찮았습니다. 옷을 더 사오지 못한 걸 후회합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4-1. 짐 챙기기
싱가포르는 항상 여름이기 때문에 두꺼운 옷을 챙기실 필요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짐 챙기는 게 수월합니다. 싱가포르에 가기 전에 실내는 냉방병 걸릴 정도로 에어컨을 세게 틀어놓는다고 했는데, 저는 실내에서 딱히 추위를 느낀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얇은 가디건 하나 챙기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또 경영대학은 꼭 마지막에 발표할 일이 있기 때문에 세미정장을 하나 챙겨가시면 좋아요. 저는 자켓 하나를 가져갔는데, 경영대 발표하는 친구들보니까 흰색 긴팔 와이셔츠에 검정 슬랙스/치마 입더라고요. 발표 복장으로 슬랙스, 블라우스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공유기도 꼭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싱가포르에도 팔지만 온라인 구매하면 배송이 오래 걸리고,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면 비싸기 때문에 한국에서 가져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또 저는 햇반이랑 즉석 식품을 조금 가져갔는데, 학식이 워낙 잘되어 있어서 저는 챙겨간 햇반 5개를 겨우 먹었습니다. 또 한인마트랑 fair price에도 햇반이나 한국 음식 많이 파니까 굳이 챙겨가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4-2. 금융
저는 현지계좌를 개설하지 않고 마스터카드/NETS Flash/현금 이렇게 사용했습니다. 하나 비바카드가 해외결제 시 수수료가 적게 든다고 해서 가기 며칠 전에 급하게 발급받았습니다. 미리미리 신청하셔서 여유있게 받아두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신용카드도 하나 가져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제 체크카드가 온라인 상에서 결제가 잘 안돼서 초반에 고생했습니다.
가기 전에 찾아보니까 싱가포르가 현금없는 사회 만든다고 현금을 별로 안쓴다고 하던데, 그래도 호커센터나 긴급시에 사용할 일이 꽤 있으니까 넉넉하게 환전해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수수료가 없는 atm도 있지만 저는 처음에 급해서 학교 안에 있는 OCBC 은행 ATM에서 현금인출했다가 수수료만 8천원이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공인인증서 기간 안 지나게 잘 발급받으셔서 가세요! 유심 결제 등 온라인 결제할 때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경우도 있어서 그때 당황하시지 않으려면 꼭 미리 준비해가시길 바랍니다.
4-3. 비자 및 보험
저는 삼성화재에서 보험을 들었습니다. 이 보험을 들어놓으면 꼭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교환 중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갈 때도 커버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자는 출국 전 12월 달에 신청을 했고, 1차 승인이 나면 돈을 지불하고 2차 신청을 또 해야하는데, 돈을 지불할 시기를 잘 적어놓으시고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저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납입시기를 놓쳐서 싱가포르 대사관에 메일까지 넣었었는데,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지만 꼭 메일 수시로 확인해보시고 기한 맞춰 납입하시길 바래요! 그리고 비자를 신청할 때 수령일을 고르게 되는데, 수령일 고르는 것도 선착순이니까 최대한 빨리 하시는 거를 추천드려요. 비자를 수령하는 곳이 학교와 1시간 넘는 거리이기 때문에 학기 시작하고 받으러 가면 피곤하실 수도 있어요. 비자 수령하는 ICA는 Lavender역에 있는데, 저는 30분 일찍 갔는데도, 2시간 기다렸습니다. 30분만에 수령한 친구들도 있고 저처럼 오래 기다린 사람들도 있는데, 팁을 드리자면 최대한 ICA 오픈시간으로 예약하셔서 오픈하자마자 가서 수령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1. 파견교 소개
NTU(난양공대)는 싱가포르 공립대로, 세계대학 랭킹 20위에 드는 상위권 대학입니다. 공대이긴 하지만 경영대학이나 언론정보대학 등도 유명합니다. 저는 고대도 캠퍼스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했는데, NTU는 셔틀버스를 타지 않으면 힘들 정도로 큰 면적을 자랑합니다. 글로벌 프로그램이 잘 되어있어 교환학생의 비율이 높고,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잘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로컬 친구들도 교환학생에 대해 우호적이고 교수님들께서도 팀플할 때 교환학생을 골고루 배치하는 등 신경을 많이 써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NTU는 건물도 많고 캔틴(canteen)이라고 불리는 학식당이 굉장히 잘 되어 있으며 수영장, 테니스장 등 운동시설도 잘 갖추고 있습니다. 저는 이용해보지 못했지만 학교 안에 갤러리와 극장도 있습니다. 시설적인 측면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고 연안가든이라는 공원도 예쁘게 조성되어 있어 가끔 산책을 하곤 했습니다. 싱가포르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주요 관광지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런만큼 학교 친구들끼리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식사도 같이 하고 방과 후에는 같이 운동을 하는데 그런 점에서 운동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최적의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1. 수강신청 및 과목
수강신청은 12월 말에 진행됩니다. 고려대학교처럼 담아두기 기능이 있어서, 해당 기간에 듣고 싶은 수업을 담아두실 수 있는데요, 총 3가지 플랜을 세워서 담아두실 수 있습니다. 각 플랜에서 순위를 정해서 담아두게 되고, 몇 명 신청했는지 보시면서 과목/분반/우선순위 정하시면 됩니다.
제가 NTU에서 수강한 과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BU2506] Digital Marketing
매주 케이스스터디를 읽고 이에 대해 강의를 듣고 토론을 하는 수업이었습니다. 과제가 가장 많았지만 그만큼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수업이었습니다. 시험은 없고 매주 케이스스터디에 대한 팝퀴즈가 있습니다. 5문제 정도 되는 부담 없는 퀴즈였습니다. 과제는 비디오레주메를 찍어 올리는 것 등이 있었고 팀 과제는 실제 싱가포르 스낵 회사의 미국 진출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기업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이 팀 과제였던 게 인상깊었는데, 실제로 기업의 CEO가 줌으로 브리핑을 했고, 1등을 한 팀에겐 인턴 기회를 준다고 했습니다. 총 3분반이 있었고 각 분반에서 2팀 정도를 뽑아서 결승을 하게 됐는데 저희 팀은 운 좋게 뽑혀서 실제로 기업 실무진 앞에서 피치를 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비록 입상은 하지 못했지만 정말 좋은 기회였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 분반은 한국인 교수님이셨는데, 열정도 넘치셨고 최신 마케팅 트렌드를 매주 알려주셔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됐던 수업이었습니다.
[BU5545] Consumer Neuroscience
경영학과 심리학, 뇌과학 등 다양한 학문을 융복합한 과목입니다. 수업에 교환학생 비율이 높은 편이며, 내용은 크게 어렵지 않고 난이도도 쉬운 편입니다. 시험은 중간/기말/Ethic 퀴즈 이렇게 3번 있었고, 교실에서 각자 노트북으로 20분 정도 동안 30문제를 풀었습니다. 퀴즈 외에도 매 수업시간마다 배운 내용을 기반으로 팀별로 ppt를 제작해서 발표를 해야했습니다. 또한 파이널 과제로 그룹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매수업시간마다 팀발표를 해야해서 그 점이 조금 힘들었지만 그것 외에는 학문 자체도 흥미롭고 부담이 많지 않은 수업이었습니다.
[BU5642] Leadership in 21st Century
NTU로 교환학생을 가신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과목입니다. 저는 정정기간에 우연히 수업을 잡게 됐는데, 이 수업에서 친구를 정말 많이 사귈 수 있었습니다. 플립클래스라서 수업 전 온라인 수업(30분~1시간)을 들어야 했고, 중간/기말 퀴즈, 수업 중 팀발표, 리더십 세션(개인), 파이널 페이퍼가 평가항목이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할 게 정말 많아 보이지만 소소하게 할 게 많은 거지 까다롭거나 어렵지는 않습니다. 이 수업은 In-class activity가 가장 많았던 수업으로, 조별로 토론은 기본이고 조를 바꿔가면서 다른 조원들과 이야기하거나 롤플레잉하는 세션도 있었습니다. 반 전체 친구들이 다 친절하고 착해서 항상 재밌게 참여했던 것 같습니다. 이 수업 자체가 네트워킹을 중시하는 수업이라 조원들뿐만 아니라 반 친구들 전체와도 상호작용할 기회가 많고, 또 문화적 차이에 따른 소통과 리더십에 대해서도 배우는데 그런 수업 내용이 교환학생으로 온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됐습니다.
[HC5901] Chinese level 1
싱가포르는 영어와 마찬가지로 중국어도 공용어이기에 영어뿐만 아니라 중국어도 공부하기 좋은 나라입니다. 저는 원래 전공 4개를 들으려고 했으나 한 과목당 워크로드가 많아서 대신 중국어를 신청했습니다. 교수님도 좋으시고, 다른 국적의 교환학생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시험은 총 3번 봤고, 개인발표 1번, 조별과제(동영상 만들기) 1번있었습니다.
2. 기숙사
NTU는 총 25개의 홀이 있습니다. 홀은 기숙사 단지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정말 큰 리조트 같은 느낌입니다.
로컬 친구들에게 들어보니까, 로컬 학생들은 기숙사 배정이 매 학기 불확실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교환학생들은 거의 다 기숙사를 배정받는 것 같습니다. NTU의 장점은 정말 많지만 그 중 하나가 기숙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도 크고 시설도 좋습니다. 저는 Crescent hall에 일인실 배정을 받았습니다. 처음 기숙사를 신청할 때는 어디 홀에 거주할지는 정할 수 없고 다인실을 쓰고 싶은지 일인실을 쓰고 싶은지 선택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선호파악만 하는 거지 보장되진 않아요).
각 기숙사에는 공부할 수 있는 리딩룸이 있고, 건물마다 1-2개의 pantry가 있어요. 거기에 인덕션하고 전자레인지가 있어서 간단한 조리를 할 수 있고, 후라이팬이나 냄비 같은 주방용품은 개인이 준비해야해요. 또 식당이 있는 기숙사도 있고 없는 기숙사도 있는데 거의 모든 홀에 식당이 있어요. 저는 매번 사먹었기 때문에 요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거주했던 크레센홀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헬스장도 있고 식당도 있고 리딩룸도 2개나 있고 또 각 건물엔 스카이테라스라고 발코니도 있는 정말 좋은 홀입니다. 저희 홀 식당은 태국음식이 유명한데, 태국음식 말고도 차이판이라고 불리는 반찬가게도 정말 맛있고, 반미엔이라고 불리는 넓적한 국수도 맛있어요. 그리고 제가 이 홀에 살면서 가장 좋았던 건 복지가 굉장히 잘 되어 있다는 점이에요. 시험기간에는 물론 평소에도 간식행사나 아이스크림 행사, 버블티 행사 등을 자주 열고, 비즈 액세서리 만들기 워크샵, 쿠키 워크샵, 버블티 만들기 워크샵, 마카롱 워크샵 등 기숙사 차원에서 워크샵들을 많이 진행해요. 다 무료로 진행이 되고 기숙사 학생회에서 운영하는 거라서 가면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습니다. 저도 틈날 때마다 참가했고 총 3-4번 워크샵에 참여하다보니 학생회 친구들이랑도 친해질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살았던 홀의 또 다른 특징은 원숭이가 많다는 것입니다. 저는 학교에 온 첫날부터 기숙사에서 원숭이를 봤기 때문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었는데, 원숭이 출몰이 그렇게 흔한 건 아니고 이주에 한 번 정도 나올까 말까 해요. 원숭이가 다니는 기숙사가 대표적으로 저희 홀, 타마린드 홀, 노스힐 홀이 있어요. 기숙사 엘리베이터에 원숭이 만났을 때 대처방법을 담은 안내문이 있어요. 그래서 외출할 땐 꼭 창문을 닫고, 바나나 같은 과일이나 음식도 창문에서 잘 보이지 않게 놔둬야 하는데, 제 홀에 사는 다른 한국인 교환학생은 창문 열고 잠깐 나갔다 온 사이에 원숭이가 방에 들어와서 난장판으로 만들고 갔었습니다. 방충망이 있어도 그거 다 열고 들어오니까 진짜 조심해야 해요.
기타 기숙사에 대한 정보를 말씀드리자면, 냉장고가 없고 침대 커버도 개인이 가져가야 합니다. 또 일인실이라고 해서 화장실이 안에 있는 건 아니고 공용화장실/샤워실을 써야 해요. 냉장고는 렌탈 서비스를 사용해도 되는데, 저는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같이 간 친구는 렌탈 서비스를 이용해서 냉장고를 배달 받았는데, 냉장고 상태가 그리 좋진 않았습니다. 차라리 carousell이라는 싱가포르 중고나라 앱을 통해서 하나 장만하시고 가기 전에 되파시는 걸 추천드려요!
기숙사에 살면서 딱히 불편한 점은 없었고 매번 나갈 때마다 휴양지 온 느낌이라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는 크레센 홀은 체육시설인 SRC와 수영장이 가까워서 운동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최적의 기숙사라고 생각합니다.
3. 생활 및 기타
3-1. 교환학생 도우미 제도
NTU에는 두가지 버디 제도가 있습니다. 첫번째 UNI FRIENDS라는 프로그램으로, 로컬 학생과 교환학생을 1:2로 매칭해주는 버디제도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12월 말에 이메일로 신청 메일이 왔습니다. 취미나 성향 등을 간단하게 기입해야 하는데, 그걸 기반으로 그룹을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이걸 몰라서 신청 못한 친구들이 몇 명 있었는데 12월에 아웃룩으로 오는 메일을 잘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매칭이 되면 텔레그램으로 버디한테 톡이 오고, 1월 중순에 다같이 모이는 행사가 있습니다. 여러 그룹들이 모여서 게임도 하고 얘기도 나누면서 친해지는 시간입니다. 두번째는 학기 중에 신청 메일이 온 1:1 버디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버디와 연락은 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서 결국 만나진 못했습니다.
3-2. 교우회
싱가포르 고대 교우회 선배님들께서 싱가포르로 파견나온 고대 학생들에게 밥을 사주셨습니다. 저희가 설날도 싱가포르에서 보냈는데, 떡국도 못 먹었을 것 같다면서 떡국 교우회를 열어 주셨습니다. 83학번 선배님이 운영하시는 ‘홍대’라는 한식집에서 고기와 보쌈, 비빔냉면, 치즈불닭, 그리고 떡국까지 정말 제대로 된 한식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설날에 떡국을 못 먹어서 너무 먹고 싶었는데 메뉴에 없는 떡국도 끓여주시고 정말 너무 감사했습니다.
3-3. 물가
싱가포르의 물가는 높습니다. 외식비 기준으로 한국의 1.6배 정도 되는데, 서비스비와 세금이 10%, 7% 붙어서 계산할 때 깜짝깜짝 놀란 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희 학교는 학식이 정말 잘 되어있기 때문에 외식보다는 학교에서 많이 먹었고, 메뉴도 많고 맛도 있어서 질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옷 같은 경우는 싱가포르가 더 저렴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싱가포르에서 쇼핑하는 걸 정말 좋아했는데, 디자인도 더 다양하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괜찮았습니다. 옷을 더 사오지 못한 걸 후회합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4-1. 짐 챙기기
싱가포르는 항상 여름이기 때문에 두꺼운 옷을 챙기실 필요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짐 챙기는 게 수월합니다. 싱가포르에 가기 전에 실내는 냉방병 걸릴 정도로 에어컨을 세게 틀어놓는다고 했는데, 저는 실내에서 딱히 추위를 느낀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얇은 가디건 하나 챙기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또 경영대학은 꼭 마지막에 발표할 일이 있기 때문에 세미정장을 하나 챙겨가시면 좋아요. 저는 자켓 하나를 가져갔는데, 경영대 발표하는 친구들보니까 흰색 긴팔 와이셔츠에 검정 슬랙스/치마 입더라고요. 발표 복장으로 슬랙스, 블라우스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공유기도 꼭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싱가포르에도 팔지만 온라인 구매하면 배송이 오래 걸리고,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면 비싸기 때문에 한국에서 가져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또 저는 햇반이랑 즉석 식품을 조금 가져갔는데, 학식이 워낙 잘되어 있어서 저는 챙겨간 햇반 5개를 겨우 먹었습니다. 또 한인마트랑 fair price에도 햇반이나 한국 음식 많이 파니까 굳이 챙겨가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4-2. 금융
저는 현지계좌를 개설하지 않고 마스터카드/NETS Flash/현금 이렇게 사용했습니다. 하나 비바카드가 해외결제 시 수수료가 적게 든다고 해서 가기 며칠 전에 급하게 발급받았습니다. 미리미리 신청하셔서 여유있게 받아두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신용카드도 하나 가져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제 체크카드가 온라인 상에서 결제가 잘 안돼서 초반에 고생했습니다.
가기 전에 찾아보니까 싱가포르가 현금없는 사회 만든다고 현금을 별로 안쓴다고 하던데, 그래도 호커센터나 긴급시에 사용할 일이 꽤 있으니까 넉넉하게 환전해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수수료가 없는 atm도 있지만 저는 처음에 급해서 학교 안에 있는 OCBC 은행 ATM에서 현금인출했다가 수수료만 8천원이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공인인증서 기간 안 지나게 잘 발급받으셔서 가세요! 유심 결제 등 온라인 결제할 때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경우도 있어서 그때 당황하시지 않으려면 꼭 미리 준비해가시길 바랍니다.
4-3. 비자 및 보험
저는 삼성화재에서 보험을 들었습니다. 이 보험을 들어놓으면 꼭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교환 중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갈 때도 커버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자는 출국 전 12월 달에 신청을 했고, 1차 승인이 나면 돈을 지불하고 2차 신청을 또 해야하는데, 돈을 지불할 시기를 잘 적어놓으시고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저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납입시기를 놓쳐서 싱가포르 대사관에 메일까지 넣었었는데,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지만 꼭 메일 수시로 확인해보시고 기한 맞춰 납입하시길 바래요! 그리고 비자를 신청할 때 수령일을 고르게 되는데, 수령일 고르는 것도 선착순이니까 최대한 빨리 하시는 거를 추천드려요. 비자를 수령하는 곳이 학교와 1시간 넘는 거리이기 때문에 학기 시작하고 받으러 가면 피곤하실 수도 있어요. 비자 수령하는 ICA는 Lavender역에 있는데, 저는 30분 일찍 갔는데도, 2시간 기다렸습니다. 30분만에 수령한 친구들도 있고 저처럼 오래 기다린 사람들도 있는데, 팁을 드리자면 최대한 ICA 오픈시간으로 예약하셔서 오픈하자마자 가서 수령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