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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USA] Binghamton University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20-1 유혜선

2020.07.13 Views 1744 유혜선

안녕하세요, 2020-1학기 미국 뉴욕주에 있는 SUNY Binghamton University로 파견다녀온 2017120047 유혜선입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수강신청이 선착순으로 이루어지는 고려대학교에서의 수강신청과 달리 빙헴턴에 파견되는 교환학생들은 원하는 수업을 이메일을 통해 담당자에게 제출하여 원하는 수업을 수강할 수 있습니다. 처음 신청할 땐 어떤 수업이든 선수과목 이수 등의 자격요건만 갖춰진다면 신청 가능하지만, 학기가 시작한 이후 정정기간 동안 원하는 수업을 잡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저는 경영전략을 교환교에서 이수하였는데, 해당 학교에서도 경영전략은 인기 과목이기 때문에 정정 기간에 더 편리한 시간대로 옮기고자 했으나 자리가 빈 수업이 없어서 처음 신청했던 수업을 그대로 들었습니다.

2) 기숙사:
a) 교환교로부터의 기숙사 정보안내부터 신청 절차까지의 내용
저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기숙사 중 하나인 Hillside Community에서 생활했습니다. 학교 안에는 수많은 기숙사 커뮤니티가 있고, 커뮤니티 내에서 열리는 행사가 많아 같은 기숙사 커뮤니티 내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많이 마주치게 됩니다. Hillside Community는 Susquehanna Community와 함께 타 기숙사 커뮤니티와 다르게 1인실을 이용할 수 있는 숙소로, 상당히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쪽 기숙사에 살지 않는 학생들은 거의 올라올 일이 없는 위치입니다. 이 때문에 다른 기숙사 커뮤니티보다 Hillside Community의 일원과 Susquehanna Community의 일원을 위한 소규모 행사가 자주 열리는 편이고 (주에 3-4회 정도 열렸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행사에서 본인이 처음 옆사람에게 말걸 정도의 용기만 있다면 다른 사람과 친해지기는 아주 쉽습니다. 비록 언덕 위에 있기는 하지만, 셔틀이 계속 다니기도 하고 이러한 장점이 있기 때문에 저는 기숙사 생활이 만족스러웠습니다.

기숙사 신청기간이 확정되면, 담당자가 약 2주~한달 정도 전에 이메일을 통해 기숙사 신청기간이 언제인지 공지해줄 것입니다. 이메일에 첨부된 링크를 통해 기숙사 신청 페이지로 들어가면 원하는 기숙사 커뮤니티와 특정 건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건물에 들어갈지 고를 때 미리 그 기숙사를 사용하고 있던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의 이름과 나이 정보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미 4명 중 3명의 방은 이미 차있는 기숙사를 선택해서 들어갔는데, 룸메이트들은 다 저번 학기에도 함께 기숙사를 사용했다고 들었습니다.

같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룸메이트들이긴 하지만, 1인실이다보니 생각보다 룸메이트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질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제가 함께 생활했던 3명의 룸메이트들은 모두 자신의 방에 주로 남자친구를 데려와서 함께 있어서 더더욱 그랬습니다. 기숙사이긴 하지만, 학교 차원의 규칙이나 관리가 거의 없으며 남자친구나 반려동물을 데려오는 것도 룸메이트들만 동의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는 문화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룸메이트들과 일주일에 하루씩 거실에서 같이 요가를 하며, 일상적인 인사와 짧은 대화를 하는 정도로만 지냈습니다. 오히려 자주 놀러갔던 다른 기숙사의 룸메이트들과 더 친해졌는데, 자신이 룸메이트들과 얼마나 친해질 수 있느냐는 자신의 사교성과 룸메들의 성향이 크게 좌우할 것 같습니다.

b) 외부 숙소 정보
기숙사에서 생활하지 않는 학생들은 주로 Uclub이라는 학교 근처 자취촌(?)에 거주합니다. 기숙사는 아니지만, 사실상 오직 Binghamton University의 학생들만 거주하는 지역이며 Uclub에서 운행하는 셔틀이 학교까지 운행하므로 셔틀을 타고 다니신다면 기숙사와 별다를바 없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Uclub과 기숙사를 비교한다면, Uclub은 1) 비교적 저렴하고 2) 가까운 곳에 식당이 있으며 3) 무료로 Uclub 헬스장이 이용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2020년 상반기에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학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입국하게 되었을때, 기숙사비 일부를 환불받은 기숙사 입주자들과 달리 Uclub에 살았던 사람들은 본래 계약기간동안의 월세를 모두 납부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사태에 처했을때 기숙사는 훨씬 안전한 선택일 수 있고, 또한 기숙사 내에는 campus police에게 연락할 수 있는 부스가 수십개 설치되어 있어 치안 또한 굳이 비교하자면 기숙사가 좋을 것 같습니다(하지만 Uclub에서 단한번도 위협을 느낀적은 없긴 합니다). 또한 함께 거주하는 룸메이트의 성향 면에서, Hillside와 Susquehanna는 저학년은 거주하지 못하는 기숙사이고 1인실을 선택해서 들어오는 기숙사인 만큼 비교적 개인주의적이고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룸메이트들이 많았던 한편, 같이 교환학생을 간 친구의 Uclub 룸메이트들을 보면 Uclub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조금 더 활달하고 파티를 좋아하는 성향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요소를 모두 고려하여, 시끄럽게 노는 것을 좋아하고 처음 보는 외국인 친구와 친해질 자신이 있다거나, 자신이 헬스장을 무조건 다닐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Uclub에 거주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 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여부
고려대학교에서와 같이 공식적으로 교환학생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단체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language exchange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저는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학생의 튜터로도 지원하였고 language exchange도 신청하여 매주 2번씩 외국인 친구와 정기적인 교류를 가졌습니다. 또한 교환학생을 타겟으로한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앞서 말했듯 기숙사 내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친목을 위한 행사도 굉장히 많습니다. 따라서 교환학생으로서의 한 학기를 도와줄 수 있는 외국인 친구를 만들기는 상당히 편리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b) 물가
식사를 매번 사먹는다면 주로 학교 안에서 사먹게 될텐데, 학교 안에 있는 식당에서는 주로 7~10달러 내외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아예 학교 밖에서 음식을 사먹는 경우 10~15달러 정도 나왔던 것 같습니다. 저는 마트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식재료를 사와 일주일에 몇 번은 밖에서 해결하고, 몇 번은 직접 해먹는 식으로 식사를 해결했습니다. 매 끼니를 밖에서 밥을 사먹기엔 부담되는 물가일 수 있으나, 적당히 본인이 밥을 해서 먹으면서 생활한다면 물가가 크게 생활에 걸림돌이 되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칫솔과 같은 생필품은 도착하자마자 사용할 것 하나씩 이외에는 챙겨가지 않을 것을 추천합니다. 근처 월마트와 같은 곳에서 수도없이 구할 수 있으며, 가격도 비싸지 않습니다. 옷도 굳이 잔뜩 챙겨갈 필요 없이 자주 입는, 꼭 필요한 옷만 챙겨가시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몇 달 생활하는 동안 생각보다 쇼핑 욕구가 크게 들며 온오프라인 쇼핑몰을 모두 적절히 이용하여 비싸지 않은 가격에 마음에 드는 옷을 겟할 수 있습니다. 쇼핑과 패션을 즐기는 분이라면 더더욱 옷도 많이 챙겨가지 않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옷을 많이 챙겨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미국에 도착해서 맨해튼에서 빙헴턴으로 이동하는 동안 짐이 무거워서 정말 고생했습니다...짐은 최소화시켜서 가볍게! 들고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5) 보험 및 비자
보험은 학교에서 발급해주는 비자가 있으니 학교에 금액을 납부하고 따로 보험은 가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결과적으로 보험의 혜택을 받은 적이 없으나 같이 교환학생을 갔던 친구들은 갑자기 응급실에 가게 되는 등의 일이 있었는데 보험 커버리지가 꽤 넓었다고 들었습니다. 비자 또한 학교에서 우편으로 발송하는 DS-2019를 잘 챙기고 정상적인 절차를 밟는다면 크게 문제되는 것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6) 파견교 소개
SUNY Binghamton Univeristy는 뉴욕주에 위치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뉴욕의 이미지와는 매우 다릅니다. 학교에서 노루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으며 학교 주변에 nature preserve로 지정되어 있는 산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 nature preserve 안에는 커다란 호수를 둘러싼 수많은 산책로가 있어 다같이 수업이 없는 날이면 nature preserve로 아침 산책을 가서 오리를 구경하는, 그런 일상이 있는 학교입니다.
한적한 도시인 만큼 도시 내에 다양한 볼거리가 있지 않습니다. 빙헴턴 시내에 있는 하키장엔 주말마다 온 동네 주민이 모이는 느낌이며, 주말에 파티가 열리는 부근은 대략 30분이면 모든 가게를 둘러볼 수 있는 크기입니다. 그런 만큼, 학교에서 제공하는 놀거리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Movie night을 학교에서 주최해서 무료로 팝콘과 콜라를 제공하며 다같이 영화를 보는 행사가 주마다 있고, 뭔가를 만들거나 그림을 그리는 행사와 같은 것이 꾸준하게 열려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학부 학생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볼링장과 당구장이 있어 포켓볼을 치거나 볼링을 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학교 밖 시내에는 주말마다 파티가 열리는데, 이 파티는 장소만 알고있다면 별다른 초대장 없이도 입장할 수 있는 클럽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아침이 되어서야 끝나는 한국 클럽과 달리 이 파티는 새벽 2-3시쯤 되면 건전하게 종료됩니다...그 때면 학교 학생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길게 줄지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워낙 사람이 많아서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위험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또한 Binghamton Univeristy에는 굉장히 다양한 동아리가 존재하는데, 이를테면 Cheese Club과 같이 수많은 치즈를 맛보고 어떤 치즈가 최고인지를 진지하게 토론하는(...) 동아리도 존재합니다. 저는 여러 동아리에 발을 담궈봤지만 결과적으로는 유기동물 봉사센터에 주말마다 봉사를 가는 동아리에서 주로 활동했습니다. 소형견을 주로 키우는 우리나라에서와 달리 미국의 보호소에는 주로 대형견이 많아 안전상의 이유로 유기견보다는 유기묘와 관련된 봉사를 주로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막연한 거리감으로 막상 실천하지는 못했던 동물 봉사를 매주 하며 보람도 있고 고양이도 보는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여행 측면에서, 사실 대중교통을 통해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위치는 많지 않습니다. 뉴욕시티까지는 대략 3시간 정도 걸리며 15-20달러 정도 선에서 왕복 표를 구할 수 있습니다(빨리 구한다면 10달러 이내에도 가능합니다). 뉴욕시티 이외의 여행지는 대중교통으로 간다면 거의 무조건 뉴욕을 경유해서 가야 하므로 주말이나 짧은 방학동안 여행을 다녀오기엔 곤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로지 지리적인 위치로만 볼 때, 빙헴턴은 미국 동부의 정중앙 정도에 있는 느낌이고 뉴욕시티까지와 비슷한 거리에 캐나다 국경이 위치해 있습니다. 운전할 수 있는 사람만 있다면 국경을 넘어 나이아가라폭포를 보고 토론토를 보고 오거나, 뉴욕시티를 지나쳐 보스턴을 보고 오거나 하는 것이 꽤 편리한 위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반드시 경유를 해야만 갈 수 있는 캐나다 퀘벡시나 미국의 마이애미를 여행하고 오기에도 좋은 위치입니다.
번화한 도시가 아닌 한적한 시골에서 교환 학기를 보내는 것이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그만큼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만을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이 도시가 '내 공간'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지역에 여행을 갔다가 다시 빙헴턴에 돌아올 때마다 이 도시가 '내 집'으로 느껴지는 것이 정말 신선하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무조건 도회적인 곳에서 바쁘고 화려한 교환학기를 보내고 싶은 분만 아니라면, 빙헴턴은 한 학기 동안 힐링을 하기에도, 특별한 여행을 하기에도,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에도 모두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