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Student Experience

[USA] Washington University in St.Louis 20-1 박정승

2020.06.12 Views 1678 박정승

1. 파견교 소개
제가 다녀온 학교는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로, 미국 중서부 Missouri 주의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학교입니다. 그 중에서도 Olin Business School은 미국에서 2~30위 안에 드는 명문 경영대학으로 꼽힙니다. 파견교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먼저 다녀가신 분들의 체험수기와 인터넷에서 쉽게 확인하실 수 있으니 간단하게 작성하고 넘어가겠습니다.

2. 기숙사
저는 on-campus에 위치한 Millbrook이라는 아파트에 머물렀습니다. 받는 정원도 적고, 3, 4학년이 아니면 들어가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로 고학년이 머무르기 때문에 조용하고, 옆에 10m 거리에 Village가 있기 때문에 Village의 시설(카페테리아)을 사용할 수 있으면서 on-campus apartment 밀플랜을 적용 받기 때문에 가격도 훨씬 저렴합니다. 한 층에 3개의 방이 있어서 3명이 주방과 화장실, 샤워실을 공유하는 구조입니다. 와슈에는 경영대 건물이 2개 있는데, 하나는 기숙사에서 5분 거리, 나머지 하나는 10분 거리에 있어서 등하교하기에 편리합니다. 비용이 걱정이 되시면 off-campus를 알아보시고, 접근성과 편리성이 최우선 사항이시면 기숙사 중 Millbrook을 추천합니다.
Millbrook은 정원이 적기 때문에 교환학생이 우선적으로 배정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 학기 나가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현지 학생들은 보통 1년 단위로 신청을 받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배정을 못 받더라도 빈 곳이 있는지 기숙사 담당자에게 문의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고, 저도 이런 과정을 통해 배정받았습니다.

3. 수강신청 및 수업
어드미션이 끝나면 WebSTAC이라는 사이트에서 Course List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수업마다 Syllabus가 업로드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Syllabus가 없는 경우에는 담당 교수님께 이메일로 요청하면 빠른 시간 안에 보내주십니다. 제가 수강신청 할 당시에는 몰랐던 정보인데, 미국에도 Ratemyprofessor라는 익명 강의 평가 사이트가 존재합니다. Syllabus와 위 사이트를 이용하여 세심히 살펴보시고 과목을 신청하시면 됩니다. 고려대학교처럼 1분 1초를 다투어 수강신청을 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관심 있는 과목을 등록하여 academic advisor에게 보내면 자동으로 수강신청이 되는 구조입니다. 대부분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지만, 그래도 정원이 차서 Waitlist에 오르는 경우가 가끔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신청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미국은 한국과 다르게 수강하던 과목을 Drop하는 게 비교적 용이하지만, Drop 이후에 새로운 과목을 신청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신청해야 하는 것은 같습니다. 12학점 미만으로 수강을 하면 비자 유지 자격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18학점 정도 신청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1) Marketing Research
Sydney Scott 교수님의 마케팅조사론 수업입니다. 과제 5번, 팀플 1번, 시험 1번(기말고사)으로 이루어지고, 강의 전에 읽어가야 하는 article이 5개 정도 있습니다. 배우는 내용 또한 모교의 마케팅조사론보다 더 심화된 내용을 배웁니다. 내용을 습득하고 과제를 하는 데에 아주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지만, 그만큼 배우는 내용이 많고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개념들이 많습니다. 통계 프로그램으로 JMP, 설문조사 설계 프로그램으로 Qualtrics를 사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고, 무엇보다 교수님이 젊으신 분이라 열정이 넘치시고,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해주십니다.

2) Leadership in Organizations
Robert Fortnoy 교수님의 리더십 수업입니다. 중간고사와 Final Paper, 수시과제 및 발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매 수업마다 다양한 토론과 액티비티를 진행해서 미국인 친구를 사귀기에 좋고, 영어를 많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Workload 자체는 부담이 없지만 수시과제가 조금 귀찮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리더십 성향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고, 미국식 수업이 우리나라와 어떻게 다른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수업입니다.

3) Analytics and Modelling for Business Decisions
Seung Hwan Jung 교수님의 수업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인이십니다. 수업의 전반부는 경영과학을 다루고, 후반부는 Python을 다루는 법을 배웁니다. 상대적으로 숫자에 약한 미국 학생들에게 맞춰진 수업이기 때문에 경영과학과 Python에 부담 없이 입문하시고 싶은 분들이 수강하기에 좋습니다. 과제는 총 6번 있고, 출석체크를 매일 하십니다. 시험은 중간 기말 다 있고, A4 용지 한 페이지 분량의 cheat sheet을 허용하십니다. 한국인 학생들을 반가워하셔서 수업 내용에 대한 질문이나 진로 상담을 부탁드리면 열심히 대답해 주십니다.

4) Game Theory for Business
Mariagiovanna Baccara 교수님의 게임이론 수업입니다. 이탈리아 분이셔서 처음에는 영어를 알아듣기 쉽지 않지만, 계속 듣다 보면 적응이 됩니다. 과제는 총 5번 있고, 시험은 중간 2번, 기말 1번 있습니다. 수업 제목에 Business가 붙었지만, 그냥 경제학 내용이라 경영학과 학생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부분을 다룹니다. 전략이 경영학 뿐만 아니라 정치학, 사회학, 심리학, 심지어 군사학에까지 얼마나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과제와 시험 모두 난이도가 상당히 높고,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지만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롭게 들었던 수업입니다.

5) Taylor Community Consulting Program
세인트루이스 지역의 비영리단체와 연계하여 컨설팅을 제공하는 수업입니다. 학교 측에서 클라이언트와 학생들을 매치해 주고, 클라이언트의 의뢰 내용에 대해 한 학기 동안 리서치와 솔루션 방법 도출을 고민합니다. 대학원생들에게는 의무 과목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원생입니다. 학기 중간중간에 내야 하는 과제들이 있고, 발표는 총 5번 정도 한 것 같습니다. 중간점검 때마다 교수님, 현직 컨설턴트, 프레젠테이션 전문가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영리단체와는 확연히 다른 특성들을 가진 비영리단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새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4. 생활
1) 음식: 일단 모든 와슈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밀플랜을 구매해야 하는데, 어디에 머무르냐에 따라 그 금액이 천차만별이 됩니다. 밀플랜을 소진하면 재충전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만, 밀플랜이 남을 경우에 환불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카페테리아에서 판매하는 음식의 종류가 한정되어 있어서 쉽게 질릴 수 있기 때문에 각자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밀플랜만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카페테리아의 대안으로는 외식, 장보기, 배달음식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 Delmar Loop이라는 거리가 있는데, 그곳에서 한식(퓨전), 양식, 중식, 일식, 인도, 중동 등 전세계의 음식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Delmar Loop의 United Provisions라는 식료품점을 자주 이용했습니다. UP는 아시아 식료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입니다. 식료품 뿐만 아니라 인도 카레, 마파두부, 스시롤 등 요리도 판매하기 때문에 가끔씩 캠퍼스 밖으로 나가서 식사거리를 사오기 좋은 곳입니다. 배달음식으로는 저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많은 학생들이 Uber Eats를 통해 시켜 먹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 대신에 Whole Foods 배달 서비스를 자주 이용했습니다. Amazon 앱을 다운받으시고 Whole Foods 섹션에 들어가서 주문하시면 되는데, 35불 이상 주문하시면 배달 서비스가 무료입니다. 주문하고 2시간 이내에 배달이 오기 때문에 신선도에 대한 걱정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이 앱을 이용해서 식빵, 과자, 육류, 우유, 야채, 과일 등을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카페테리아에서도 간단한 식료품을 판매하지만 일반 마트 가격보다 비싸기 때문에 Whole Foods 무료 배달 서비스를 강력 추천합니다.

2) 교환학생 프로그램
와슈에도 교환학생을 위한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이 있지만 고려대만큼 잘 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개강 1주일 전에 도착해서 5일간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학교 생활에 대해 배우게 되고, 그 이후로는 프로그램이 따로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 대신 매 학기 초에 KISS라는 한인 교우회가 만나는 자리가 있는데, 모임이 있을 때 참석하셔서 친구를 만들어 놓으시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치안
세인트루이스는 미국에서도 치안이 나쁘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학교 안은 치안이 잘 되어 있지만 밖으로 나가면 무법지대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Delmar Loop에만 가더라도 돈을 요구하는 노숙자들이 있고, 학생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는 사례가 많습니다. 늦은 밤에는 절대로 혼자 다니지 마시고,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모르는 사람과 아이 컨택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눈을 마주친 순간 무언가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빨리 그 자리를 피하시는 게 상책입니다.

4) 교통
와슈 캠퍼스와 주변을 도는 스쿨버스가 있고, 캠퍼스 바로 밖에 지하철 역이 있습니다. 일반 버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용해본 적은 없습니다. 학교 과제가 많고 주변에 놀거리가 없어서 캠퍼스 밖으로 나갈 일이 많지 않겠지만, 학교에 도착해서 교통카드를 신청하면 한 학기 동안 무료로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의 경우 장을 보러 가거나 주변 도시 여행을 위해 기차나 고속버스를 타야 할 때 이용하게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한 번도 겪어보진 않았지만 이 때에도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택시에는 Uber와 Lyft, 그리고 일반 택시로 나뉩니다. 일반 택시는 바가지를 씌우기도 용이하고, 같은 거리를 가더라도 요금 자체가 훨씬 비쌉니다. 팁도 거의 의무적으로 주어야 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주로 Uber와 Lyft를 사용하시게 될 겁니다.
국제면허가 있으시면 차를 렌트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WashU와 Enterprise라는 회사가 연계를 맺어서 국제면허와 여권, 학생증을 들고 회사 사무실에 가서 등록하시면 등록도 무료로 할 수 있고 아주 저렴한 가격에 차를 렌트해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등록해놓고 두 달 만에 귀국해야 해서 렌트는 한 번도 못해 보았지만, 친구들과 자유롭게 주변을 여행하거나 장을 보고 싶으실 때 유용할 것 같습니다.


5. 출국 전 준비사항
비자나 학생 보험 등은 출국 전 Orientation에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고 책자도 주시기 때문에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단, 봄 학기에 파견을 가시는 분들은 방한에 대비를 많이 하셔야 합니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자체가 매우 춥고 날씨 변덕이 심합니다. 영상 10도로 올라갔다가 이틀 뒤에 영하 15도로 떨어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날씨에 민감하신 분들은 고생을 하실 것입니다. 두꺼운 잠바와 옷, 이불 등을 단단히 준비해 가시고, 전기장판도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미국 기숙사 중에 전기장판을 금지하는 곳도 있다고 들었는데, 적어도 제가 머무른 Millbrook에서는 소지품 검사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건물 특성상 난방도 잘 안 되기 때문에 전기장판을 필수품으로 추천합니다.

6. 기타
그 외에 생활하면서 궁금한 점들은 국제 학생 담당 부서인 OISS와 academic advisor에게 문의하면 자세하게 가르쳐 줍니다. 제가 두 달 간 WashU에서 지내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수준 높은 교육, 고려대학교에서 제공하지 않는 수업, 세계 각국에서 온 학생들과의 교류,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깨끗한 공기였습니다. 힐링과 여행이 교환학생의 주 목적이라면 세인트루이스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지만, 공부와 새로운 경험이 목적이라면 아주 의미 있는 한 학기를 보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