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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China] Peking University 2018-2 김원영

2019.04.15 Views 1791 경영대학

저는 2018년 2학기 중국 북경대학교 광화관리학원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14학번 김원영입니다. 이미 30년 전부터 있던 얘기지만 날이 갈수록 중국은 G2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며 글로벌 슈퍼파워로서의 자리를 다져가고 있습니다. 제가 느낀 중국은 이미 그 위치에 거의 다 오른 경지였습니다. 베이징 시내를 걸으며 하루에 롤스로이스나 맥라렌을 최소 두 대씩 본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말 여러 모로 부의 과시가 두바이에 가까울 정도라고 느꼈습니다. 직접 가보기 전 저는 중국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가보니 중국이라는 잠자는 호랑이가 곧 세계를 집어삼킬 때가 왔음을 직감했습니다. 신구의 조화가 살아 숨쉬는 곳, 세계의 공장, D.C.를 억누를 수 있을만한 잠재력을 품고 있는 곳인 중국.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목적
처음 교환학생 목적지를 정할 때 저는 별 어려움 없이 중국을 정했습니다. 미국은 어릴 적 살았었는데 금융위기 이후로는 황금기가 지나버렸다 생각해 큰 관심은 없었습니다. 물론 부국이다 보니 돈도 더 많이 들고 차도 사야된다는 것이 귀찮아 우선은 여행으로나 가겠다는 생각에 미뤘습니다. 유럽은 더더욱 안끌렸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럽은 여행을 가기에나 좋은 곳이라 생각합니다. 19세기는 유럽의 시대, 20세기는 미국의 시대,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입니다. 이미 황금기가 200년 지난 곳 가봐야 뭐하냐는 생각에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중국은 현재 무섭게 치고올라오는 중입니다. 매일 변화가 생기며 인류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구의 축을 움직이고 있는 변화의 중심에 서고 싶어 중국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베이징
베이징은 첨단 도시입니다. 서울도 나름 첨단 도시라 하지만 베이징에 비하면 촌입니다. 위챗페이나 알리페이 등 모바일 결제, 메이투안 같은 음식배달 서비스, 라이드 쉐어링 앱 디디. 얼핏 들어보면 ‘어? 한국에 다 있는거잖아’ 할 것입니다. 아닙니다, 다릅니다. 전 한국 것과 중국 것 둘 다 써봤습니다. 중국것이 훨씬 좋습니다. 북경대학교 근처에 중관촌이라는 IT산업 육성 특별구역이 있는데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도 불립니다. 중관촌에서는 매일 스타트업이 80여개 생긴다고 합니다. 전에 중관촌에서 중국 스타트업과 구글이 각자 개발한 안면인식 AI로 대결을 했다고 합니다. 중관촌 광장에 사람 1,000명을 세우고 10분 안에 특정 1인을 AI 인식 기술로 찾으라고 했습니다. 구글은 10분이 지나도 못 찾았습니다. 중국 스타트업은 8초 걸려 찾아냈습니다. 그 스타트업은 현재 유니콘이 되었다고 합니다.
교통비는 서울의 반값이지만 버스나 지하철은 더 새것입니다. 음식도 더 싸고 다양합니다. 단지 좀 부담스러운 것이 있다면 부동산입니다. 월세가 서울과 비슷한 곳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베이징 집값이 더 비싼 편입니다. 2008년 올림픽 전후로 베이징 집값이 10배 뛰면서 집값이 오른 터입니다.
베이징은 놀거리가 매우 풍부합니다. 전세계 도시 중 UNESCO 세계문화 유산이 제일 많은 도시입니다. 베이징에서 4개월 살면서도 모든 문화재를 보기가 벅찰것입니다. 또한 밤문화가 아주 발달했습니다. 베이징의 강남이라 불리는 싼리툰은 초대형 클럽들과 그 앞에 줄을 선 슈퍼카, 최신 시즌 옷들을 전시해 둔 오뜨꾸뛰르 패션 브랜드들이 즐비했습니다. 눈과 귀가 쉴 틈이 없습니다.
 
북경대학교
중국에서 베이징 따쉐로 불리는 북경대학교는 바로 길 건너 있는 칭화대와 함께 중국 최고의 대학교라 불립니다. 칭화대는 이공계에 더 중심이 있는 반면 북경대는 인문계에 더 중심을 둔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경영대는 북경대가 단연 최고입니다.
북경대는 매우 글로벌합니다. 전 세계를 포용하려는 중국의 의도에 걸맞게 북경대에는 전세계 모든 대륙의 학생들이 포진해있습니다. 수업은 영어와 중국어 두 옵션이 다 주어지며 교환학생들은 영강만 수강할 수 있습니다.
북경대의 경영대인 광화관리학원은 북경대 내에서도 특별한 위치에 있습니다. 돈 많은 얼럼나이가 기부를 많이 해서 건물이 가장 멋있습니다. 가끔 강연을 여는데 초청 강사들은 워렌 버핏, 블랙숄즈 방정식을 연구한 학자 중 하나인 노벨상 수상자 로버트 머튼 등이 있습니다. 수업 자체 수준은 고대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교환학생인지라 난이도가 희석된 영어 강의를 들어서 더 쉬웠을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고대와 비슷한 강도인것 같습니다.
한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캠퍼스가 정말 큽니다. 그래서 교내 자전거 쉐어링 앱인 ofo나 Mobike가 운영하는 자전거들이 비치돼있습니다. 여기저기 다니는데 정말 오래 걸립니다. 그리고 학식이 진짜 쌉니다. 정부가 지원금을 통 크게 줘서 한 끼를 배부르게 먹어도 한국 돈 2,000원도 잘 안나옵니다. 근데 객관적으로 맛도 있습니다. 물론 주관에 따라 어느 정도 평가가 다르겠지만요.
 
수업
저는 광화관리학원에서 총 5개 수업을 들었습니다: Financial Risk Management, Chinese Financial Markets and Institutions, Strategy Management, E-Commerce, 그리고 Business Chinese 2. 고대랑 달리 주로 수업들이 1시간 반씩 주 2회가 아니라 한번에 3시간에 주 1회로 진행됩니다. 팀플은 고대랑 비슷하게 많습니다. 그런데 교환학생들한테는 전반적으로 교수님들이 쉽게쉽게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들은 수업 별로 간략히 설명을 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Financial Risk Management : 리스크 관리에 관한 수업입니다. Equity risk, debt risk, 그리고 other risk를 커버합니다. 쉽게 설명드리자면 VAR같은 컨셉을 배운다고 보시면 됩니다.
  • Chinese Financial Markets and Institutions :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수업입니다. VC, PE, 투자은행, 상업은행, 채권시장, 외환시장 등 그야말로 금융시장 전체를 정리해 설명해줍니다. Chinese적인 면모는 교수님이 때때로 중국시장은 어떤지 설명해주시는 정도입니다.
  • Strategy Management : 고대에서 듣는 경영전략 수업입니다. 똑같습니다. 근데 경영대에서 전필 인정 안해줍니다. 조심하세요. 저도 속았습니다.
  • E-Commerce : 전자상거래에 대한 소개를 해주는 수업입니다. 정말 쉽습니다.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되도록이면 듣지 않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Business Chinese 2 : 중국어로 진행되는 중국어 수업입니다. 교수님 천사입니다. 진짜 엄마같이 대해줍니다. 들었던 수업 중 제일 도움 되는 수업이었습니다.
 
비자, 보험, 은행계좌 등
비자는 아마 6개월간 유효한 X2 유학비자로 받으실겁니다. 중국 출입은 1회로 한정돼서 외국 갔다오려면 중국 내 비자센터 가서 double entry 비자를 신청해야 합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1-2주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험은 학교에서 한 학기 300위안 (5만원) 정도입니다. 학생센터에서 5분이면 발급 가능합니다.
은행계좌는 입학허가증과 북경대에서 주는 서류 들고 가서 학교 바로 앞에 있는 은행에서 만들 수 있습니다. 중국은행이나 중국공상은행에서 만들 수 있습니다.
 
숙소
기숙사 추천합니다. 학교 바로 길 건너 맞은편이라 좋습니다. 시설도 편하고 좋습니다. 월세도 싼 편이고요. 한달에 한국 돈 40-50만원이였던 걸로 기억나네요. 근데 기숙사 경쟁이 엄청 빡세서 신청 열심히 해야 합니다. 그래도 고대 수강신청으로 다져진 내공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외부에 살고 싶으시다면 자전거로 10분 거리, 걸어서 20분 거리에 우다우커우(오도구)에 아파트 많습니다. 주로 한 아파트에 방이 4-5개라서 다른 사람이랑 같이 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같이 살 친구는 구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학기 초에 광화관리학원에서 Venus라는 친절한 행정실 직원 분이 위챗 단톡방을 만들어 주시는데 여기 한 120명이 집 같이 구할 사람 없냐고 물어봅니다. 이 때 그냥 같이 살 사람 구하면 됩니다. 그리고 말 나온 김에 Venus는 엄청난 분이십니다. 중국에서 여러분의 ‘엄마’가 되어주실 분입니다. 고대 행정실 분들 보다 훨씬 친절하시고 더 잘 챙겨주십니다. 친해지고 사무실 찾아가면 초콜렛도 주고 그럽니다.


끝으로
중국은 진짜 살기 편하고 놀거리도 많습니다. 처음 지원할 때 중국 본토를 지원한 게 저 밖에 없어서 좀 놀랐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저는 상하이도 교환 한번 가고 싶습니다. 다음 기회에. 중국에 지내시는 동안에 여행 많이 다니시는걸 추천합니다. 진짜 여행하기도 편하고 아시다시피 지형, 문화, 음식이 무궁무진하게 다양해서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중국 꼭 가세요. 후회 안합니다. 끝으로, 다른 분들은 중국 생활 사진 좀 올리셨더라구요. 저도 몇 장 올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