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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Italy] Turin University 18-2 구보민

2019.02.14 Views 1820 경영대학

교환학생 체험수기 (토리노 대학교)

 

1. 파견교 소개

1) 파견교 위치 소개

토리노라는 도시가 생소하실 수 있는데, 유벤투스, 동계 올림픽, 라바짜 커피, 움베르토 에코 등으로 유명합니다. 많이들 알고 계시는 밀라노와 1시간 정도 떨어져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명한 도시보다는 소도시를 선호하는 편인데 그래서인지 저는 토리노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토리노에서는 인종차별을 단 한 번도 겪지 않았고 사람들도 전반적으로 친절했습니다. 나이 많으신 분들은 영어를 전혀 못하시지만, 제가 쩔쩔매고 있으면 몸짓언어를 써가면서 천천히 설명해주시거나 영어를 할 줄 아는 젊은이가 와서 도와주어 고마웠던 기억이 많습니다. 한 번은 시장에 견과류를 사러 갔었는데 제가 동전이 없고 지폐밖에 없다는 말을 해도 이해를 못하셔서 곤란해하니 상인 분께서 너 그냥 이거 가져가 (윙크) 하셨습니다. 그리고 또 굉장히 깨끗합니다! 이탈리아는 북부와 남부의 빈부격차가 큰데, 북부가 잘 사는 쪽입니다. 그래서인지 북부 도시들은 깨끗하고 치안도 좋습니다. 요약하자면 토리노는 굉장히 정이 많고 깨끗한 동네입니다! 아, 물가도 쌉니다! 일단 생활하는 데에는 돈이 별로 안 드는 것 같습니다.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식료품은 오히려 한국보다 파격적으로 쌉니다.

 

2) 파견교 소개

고려대학교는 토리노 대학교와 자매결연이 되어있고, 토리노 대학교는 SAA 대학교와 자매결연이 맺어져있습니다. SAA 대학교가 토리노 대학교와 완전히 별개인 것 같지는 않고 토리노 대학교에 포함되어 있는 굉장히 독립적인 학부인 것 같기는 한데, 사실 아직도 그 둘이 무슨 관계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수강신청도 따로 하고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도 따로 하니까 그냥 다른 학교라고 생각하고 교환학생 체험수기를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토리노 대학교는 모든 학과를 가지고 있으며, SAA 대학교는 경영학과만 가지고 있습니다. (2학기 기준) SAA 대학교는 8월 말에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을 열고 9월 초에 교환학생을 위한 이탈리아어 수업을 제공하고 9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정규 수업을 진행합니다. 토리노 대학교는 9월 초~중순에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9월 중순~말부터 본격적인 수업을 제공하고 학기가 끝날 즈음에 이탈리아어 수업을 제공합니다.

2. 수강신청 및 수업

두 학교 중 SAA 대학교가 좀 더 일처리가 빠르고 (이탈리아 정규 학생도 들을 수는 있지만) 교환학생만을 위한 영어 강의도 열어주기 때문에 꿀강도 많습니다. 하지만 토리노 대학교의 강의가 더 다양하고 진지한 수업이 많기 때문에 전공필수 인정을 받고 싶거나 이중전공 수업을 듣고 싶다면 토리노 대학교 수업을 추천합니다.

 

1) 수강신청

저 이전에 다녀오신 분들의 수기에 SAA 대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싶으면 자발적으로 미리 컨텍을 해야 한다고 적혀있어서 저는 SAA의 국제처 이메일 주소(아마도 Exchange SAA )로 미리 연락드렸습니다. 그러면 학기가 시작하기 전 방학에 들을 수 있는 강의 목록과 신청 양식을 보내주십니다. 그러면 양식에 듣고 싶은 강의를 적고 본교 국제처의 서명을 받아서 SAA로 보내드리면 됩니다. 강의 제목만 알고 수업을 신청하자니 좀 불안하기는 한데,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 때에 강의 자료집도 나눠주시고 강의하시는 교수님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시간도 주기 때문에 그 이후에 정정하셔도 됩니다! 정정횟수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정정기간이 꽤 길고(정정기간은 수업 시작 이후까지도 이어졌습니다. 따라서 드랍도 가능합니다.) 절차도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토리노 대학교의 경우 꽤나 오랫동안 무슨 강의가 열리는지 말이 없어서 불안했습니다(교환교 입장에서는 9월 말이나 돼야 개강을 하는 것이고 10월 초는 돼야 본격적으로 개강을 하니까 일처리가 느렸던 건 아닌데 저는 8월 말에 출국을 해서 제 입장에서는 들을 수업조차 정해지지 않은 채로 출국하기가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교환교에 미리 연락을 드려서 작년에 열렸던 강의 목록을 받았었는데, 거의 그대로 열리는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에 가면 그때 수강할 수 있는 수업 목록을 볼 수 있는 웹사이트 (아마 https://en.unito.it/course-search)를 알려주십니다. 여기에서 검색해서 들을 수업을 정하고 주시는 신청 양식에 SAA 대학교와 같은 방식으로 듣고 싶은 수업 목록을 적고 본교 국제처 서명을 받아서 보내드리면 됩니다.

토리노 대학교의 경우 학생들에게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네 번이나 주기 때문에 그중 언제 시험을 볼지 선택해야합니다. 따라서 수강신청 이외에도 시험 응시 신청을 따로 해야 합니다. 이건 교환학생 생활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에 친구들도 생기면 그제야 할 일이기 때문에 아마 그때쯤이면 잘 하실 수 있을 거예요!

 

2) 들었던 수업

수업마다 개강 날짜도 제각각이었고, 시험기간도 따로 없어서 시험 보는 날짜도 제각각입니다.

 

(1) Business Ethics and Fair Trade (SAA)

9월 14일 개강. 중간고사(필기), 기말고사(필기), 태도점수, 팀플(ppt 및 보고서)로 성적이 결정됩니다. 현직 이탈리안 변호사님께서 가르치셨는데, 영어도 잘 하시고 스윗하셔서 만족스러운 수업이었습니다. SAA 대학교가 교환학생을 위해 열어준 수업이라 이탈리안 학생은 없었습니다. 전공선택으로 인정받을 것입니다. (사전 검토를 받았지만 아직 학점인정 절차가 끝나지 않아서...)

 

(2) Intermediate Financial Accounting (토리노)

9월 18일 개강. 기말고사(필기)와 온라인 퀴즈 점수로 성적이 결정됩니다. 교수님 두 분께서 기본적인 설명을 해주시고 이외에도 조교님과 함께 문제 풀이를 연습하는 튜터링 수업이 또 있었습니다. 전공필수 중급 회계로 인정받을 것 입니다.

 

(3) Digitalizing Everything ... (SAA)

11월 14일 개강. 기말고사(필기), 팀플, 출석으로 성적이 결정됩니다. 신기술이 경영 분야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컨설팅 회사에서 현직으로 일하고 계셔서 학교에 오래계실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짧은 기간 동안 하루에 수업시간을 길게 하고 진도도 굉장히 빨리 나갔습니다. 수업 시간이 길어서 힘들기는 했지만, 교수님께서 공부할 시간을 많이 주지 못했던 게 못내 미안하셨는지 시험범위를 많이 줄여주셔서 굉장히 꿀강이었습니다. 전공선택으로 인정받을 것입니다.

 

(4) Philosophy of Law (토리노)

9월 24일 개강. 기말고사(오랄)로 성적이 결정됩니다. 교수님 두 분께서 법철학에 대해서 가르쳐주셨습니다. 굉장히 만족스러운 수업이었습니다. 이중전공 전공선택으로 인정받을 것 입니다.

 

(5) Macroeconomics (토리노)

12월 4일 개강. 기말고사(필기)로 성적이 결정됩니다. 두 분의 교수님께 거시경제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들께서 천사십니다. 이중전공 전공선택으로 인정받을 것입니다.

 

3. 숙소

교환 학기 전에 SAA 대학교로부터 다양한 숙소를 소개하는 이메일이 왔습니다. 나라에서 운영하는(?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기숙사 두 종류, 원룸 그리고 하숙방 등 다양한 가격대의 다양한 숙소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 중 Collegio Einaudi 라는 기숙사에 들어갔습니다. 이 기숙사는 토리노 대학교로 교환학생을 가신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곳입니다!!!!!! 4개월을 살면서 보증금 200유로를 냈고 월세로는 883유로를 두 번 냈습니다. 한 달에 약 50만원입니다. 화장실과 방은 혼자 썼고, 주방과 열람실은 같은 층의 룸메들과 공유했습니다. Collegio Einaudi는 제가 살던 곳 이외에도 도시 각지에 다섯 동 정도가 있다고 하는데, 그 다섯 동의 분위기와 시설이 각자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동, 저희 층은 냄비 등 주방용품들을 주방에 놓고 공유했었는데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또 저는 1인실을 썼는데 더 저렴한 2인실을 제공하는 동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동으로 배정받을지는 랜덤입니다. 이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은 대부분 이탈리안이기 때문에 이탈리안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학교를 가도 영어 강의만 듣다보니 솔직히 이탈리안 친구들을 만날 일이 많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룸메들과 같이 근교 여행도 가고 파티도 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말이 안 통하거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항상 든든하게 도와줘서 정말 고마웠던 친구들입니다. 주의할 점은 이 기숙사에서 살기 위해서는 기숙사에서 제공하는 특별 활동에 약 25시간 정도 참여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활동도 많았지만 25시간이 적은 시간은 아니라 조금 귀찮았습니다. 하지만 25시간을 채우지 않으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기 때문에 꼭 채워야 합니다. 저는 초콜릿 공장 견학, 영어 수업, 사진 찍는 수업을 들었습니다.

 

4. 생활 및 기타

1)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SAA 대학교와 토리노 대학교 모두 자체적으로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교환학기가 시작되기 전 방학에 두 학교로부터 버디 프로그램을 원하는지 물어보는 이메일이 오는데 하겠다고 답하면 버디가 생깁니다. SAA의 경우 외국인 학생 세네명 당 한 명의 버디를 붙여주고, 토리노 대학교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이탈리안 버디 한 명에 외국인 교환학생이 10명 넘게 붙어 있었습니다. 두 학교 다 버디와 함께하는 활동을 여러 가지 제공하지만 저는 별로 참여하지 않아서 버디들과 친하지는 않았습니다.

버디 프로그램 이외에도 SAA 대학교의 경우 다른 교환학생들, 버디들과 함께 가는 여행을 기획해주시기도 했습니다. 한 학기에 여섯 번 정도의 여행을 기획하셨던 것 같은데 저는 친퀘테레에 가는 거 한 번만 참가했습니다.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2) 장학금

토리노 시는 피아몬테 주에 속해 있는데, 이 피아몬테 주에서 장학금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기숙사를 무상으로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고 다른 하나는 학비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사전에 이러한 정보를 전혀 알지 못해서 필요한 서류(부모님 연봉이나 가족 재산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등 필요한 서류가 꽤나 많았습니다, 그리고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 서류를 이탈리아어로 번역? 공증? 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를 준비해 가지 못해서 포기했습니다. 만약 프로그램에 지원하려면 한국에서부터 서류를 준비해서 가야할 것 같습니다. 금액은 가정의 소득분위에 따라서 차등지급하는 것 같았는데 꽤 많았습니다. 제가 당시에 알아보기로는 이탈리안 정규 학생 외에도 외국인 정규 학생과 유럽의 교환학생들에게까지도 제공한다고 들었는데 유럽 밖에서 오는 교환학생들도 이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정보는 학생증을 발급해주는 곳인 토리노 대학교 학생 센터? 같은 곳에서 얻었었습니다. 궁금하시다면 토리노 대학교 쪽에 한 번 여쭤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9월인가 8월인가 마감기한이 꽤나 이른 시기였던 것 같으니 신청을 원하신다면 미리 신청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특히 기숙사에 들어가는 프로그램은 학비 지원 프로그램보다 마감이 일주일 정도 더 일렀는데, 다음 년도를 위한 지원이었던 것 같기도 해서 현실적으로 우리 학교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원받은 기숙사에서 사는 친구의 숙소에 놀러갔었는데 1인실이고 굉장히 좋아보였습니다. 알아보셔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3) 여행

다른 유럽 국가로 여행을 가기 위해서 비행기를 탈 때는 주로 밀라노 공항을 이용했습니다. 토리노/밀라노는 유럽 정중앙에 위치해있어서 여행하기에 굉장히 좋습니다. 토리노에도 공항이 있기는 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서 밀라노 공항을 거치는 게 더 저렴하게 다양하게 여행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토리노 공항에서도 가끔 엄청 나게 저렴한 비행기표가 있습니다. 토리노에서 체코로 가는 비행기가 10유로인 걸 봤습니다!)

 

4) 유심칩, 교통비 및 슈퍼마켓

이탈리안 유심칩에는 보다폰, 팀, 쓰리심, 윈드가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통신비가 굉장히 저렴해서 한달에 10유로면 핸드폰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보다폰을 사용했는데 가끔 사용하지도 않은 서비스로 돈이 나갔습니다. 의문스러웠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일이 꽤나 자주 일어난다고 하는데 모든 통신사가 비슷한 것 같고, 어차피 그런 돈이 나가도 통신비가 싼 편이라서 괜찮았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등에 더 잘 나와있으시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토리노 시는 버스, 트램, 지하철을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 한달 정기권이 있습니다. 학생은 한 달에 약 25유로 정도입니다. 학생 교통 정기권은 지하철역에 있는 GTT에서 구매할 수도 있고 아니면 나중에 토리노 대학교 학생증을 만들게 되면 학생증에 충전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저는 몰라서 교통권을 따로 만들었는데 그래서 별도로 돈을 내야했습니다.) 슈퍼마켓은 까르푸, PAM, CRAI가 있는데 물건은 PAM이 제일 좋고 가격은 CRAI가 가장 저렴했습니다. 까르푸는 무난하게 좋았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탈리아는 시장에 가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깨끗하고 신선한 식료품을 정말 싸게 살 수 있습니다!

 

5. 비자

이탈리안 비자는 받기 어려운 것으로 악명 높습니다. 하지만 저는 안달복달 하면서 열심히 준비해서인지 한 번에 성공했습니다. 이탈리안 학생 비자 관련 내용은 네이버 블로그 등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어려웠던 점은... 저는 이탈리아로 바로 입국하지 않고 다른 유럽 국가들을 여행하다가 들어갔는데 대사관에서 말하기를 쉥겐국가로 들어간 이후 8일 이내에 ‘소조르노’라는 이탈리아 거주증 신청을 해야 한다며 다른 쉥겐 국가에서 너무 오래 머무르지 말고 적어도 5일 이내에 이탈리아로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탈리아 대사관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탈리아에 들어간 이후 8일 이내에 거주증을 신청하라고 쓰여 있었던 것 같아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직원 분께서 헷갈리신건지 어떻게 된 건지.. 다행히 대사님께서는 괜찮다고 하셔서 무사히 비자를 받기는 했지만 아직도 의문입니다. 비자 서류를 준비하시다가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대사관에 전화를 해시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어떤 블로그에서 이탈리안 대사관은 이메일 문의만 받는다는 글을 보기도 했는데, 제가 정화드렸을 때는 다행히도 친절하게 질문에 답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비자는 생각보다 예약 경쟁이 치열해서 미리 준비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