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안녕하세요, 2018년도 1학기 University of Cologne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16학번 홍예원입니다. 교환학생 준비과정과 정착 초기에 수기를 찾아보며 정말 많은 도움을 얻었는데, 제가 적는 수기 또한 학우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세한 정보들은 다른 분들의 수기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어 알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정보들, 좀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정보들 위주로 작성하겠습니다.
1. 파견교 선정이유
제가 쾰른대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크게 네 가지가 있습니다. 만약 쾰른대학교에 지원하지 않으시더라도 적어도 유럽국가를 파견국으로 고려중이시라면 이하 네 가지 조건은 따져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1) 여행을 다니기에 좋음
제 교환학생 생활의 목표 중 한 가지는 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경험을 쌓는 것이었습니다. 독일이라는 국가 자체도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여행에 좋은 지리적 조건을 지니고 있는데다가 쾰른공항은 웬만한 유럽 내 여행지로의 직항이 모두 존재하며, 근교 도시인 뒤셀도르프나 도르트문트 공항에 있어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파리나 브뤼셀로 갈 수 있는 Thalys, 초저가 여행버스 운행사인 플릭스버스 역도 있다는 것 또한 큰 장점입니다. 개인적으로 5월과 6월엔 날씨가 좋고 성수기 직전 시즌이어서 비교적 숙소비도 저렴하고 관광객도 그다지 많지 않아 여행할 의지가 있으신 학우분들은 4월에 미리 저렴하게 예약해두시고 이 시즌을 적극 활용하시길 권장합니다. 저는 Ryanair와 Eurowings를 주로 이용했는데, 미리 예약하여 왕복 비행기값으로 10만원 이상을 쓴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화수목에 수업을 듣고 목요일 저녁~화요일새벽까지의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학교생활과 활발한 여행을 병행했습니다.
(2) 도시의 Openness(: 영어가 어느정도 통함)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제가 제일 먼저 깨달은 것은 흔히 우리나라에서 자라며 인식하게 되는 '서방 국가, 서방 문화'는 미국에 가까우며, 유럽과 미국은 성향이 매우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유럽은 기본적으로 꽤나 보수적이며, 어느 나라던 자국에 대한 프라이드가 높아 큰 도시여도 영어가 이따금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쾰른은 체대와 음대가 유명해 유학생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 외에도 대학이 많아 학생이 많고, 쾰른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다른 독일인들과 다르게 개방적인 편이라는 자부심이 있어 외국인에 대해 포용성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사실 안하려해서 그렇지 영어를 할 줄 아는 독일인들은 대부분 아주 잘 합니다.)
(3) 단과대 welcome committee가 활발함
교환학생으로 준비과정은 고려대학교 뿐 아니라 파견교와도 이것저것 서류작업할 거리가 많아 파견교 국제처가 교환학생에게 신경을 기울이는 정도 또한 중요합니다. 특히 독일의 경우는 집 구하기도 힘들고, 비자 발급 과정도 까다롭기 때문에 국제처와 버디의 도움이 유용합니다. 쾰른대 국제처의 경우 교환학생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고려대로 치면 쿠바나 컵스버디 같은 Wiso incomings team이 활발하게 행사를 주최해 교환학생 간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격려합니다. 저 또한 교환학생 시작 전후로 많은 도움을 받았고, 행사에 참여하며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었습니다.
(4) 여유로운 학사일정
쾰른대학교의 수업에는 Lecture와 Seminar가 있는데요, 학부생들은 주로 렉쳐를 수강합니다. 학부 4학년만 세미나를 수강할 수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8주만에 커리큘럼이 끝나는 과목들도 많고, 렉쳐들은 출석체크를 하지 않고, 대형강의여서 수강신청도 널널합니다. ㅎㅎ
2. 쾰른 선택 시 주의해야할 점
(1) 쾰른은 집 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위에서 서술했듯 쾰른은 정말 많은 학생들이 모이는 도시이다보니 거처를 구하는 것이 쉽지않고, 월세 또한 몇 년째 상승 중입니다. 사립대학들의 경우 작은 기숙사를 운영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기숙사 체계는 쾰른시에서 관리하는 형태입니다. 수요가 높은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선발 기준 또한 완전 랜덤입니다. 저는 기숙사가 되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계좌 개설, 비자 발급 등 기본적인 독일 생활 조건이 모두 거주지 등록을 요구하기 때문에 큰 스트레스 요인이 됩니다.
(2) 독일은 비자받기가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독일 교환학생은 독일에서 학생비자를 발급받기 때문에 출국 전엔 딱히 고민하실 일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비자 발급에도 운이 안좋아서 두어달간 고생을 좀 했습니다. 유럽 내에서 난민에게 가장 포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독일이기에 그만큼 비자 발급 과정도 엄격합니다. 비자 발급 시 재정보증을 요구하는데 이 과정이 무척 까다롭고, 비자 발급 과정의 모든 게 담당 공무원의 재량이어서 운이 좋으면 무난하게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아닐 경우 레드테이프 현상의 끝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1월에 입국해서 5월 말에 귀국하기까지 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사례도 보았습니다.. 독일 학생비자발급, 슈페어콘토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보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ㅎㅎ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워홀 비자를 발급받아가신다하더라도 학교에서 요구하는 비자가 학생비자이기 때문에 학생비자를 신청하셔야하는 걸로 알고있습니다.
저는 쾰른대에서의 한 학기를 전혀 후회하지 않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왔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저 두 문제 또한 큰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에 잘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
2. 출국 전 준비사항
(1) 보험 - 독일에서 공보험을 들거나 미리 한국에서 해외장기체류 보험을 가입해 영문 서류를 뽑아가 공보험사에서 공증을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동부화재에서 가입하여 쾰른대학교 내에 있는 AOK에서 공증을 받았고, 아무 문제없었습니다.
(2) 서류 사본 - 만일을 대비해 여권사본, 보험서류 사본, Acceptance Letter을 여러 장 복사해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주로 정착 초기에 필요한데 갓 떨어진 외국땅에서 복사집 잘 찾아서 인쇄하기 힘듭니다..
(3) 짐 - 개인차가 커 이건 꼭 챙기세요!하기엔 어렵지만 저는 신발 신고 돌아다니는 걸 싫어해서 욕실 슬리퍼 싸게 사들고가서 잘 신고 다니다가 버리고 왔습니다. 잘 맞는 필기구, 공책, 스킨로션, 폼클렌징도 넉넉히 들고가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독일 수돗물이 석회수라 물갈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독일유학생들의 네트워크'라는 페이스북 그룹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3. 거주지 구하기
앞서 기술했듯이 저는 거주지 구하는 데 많은 난항을 겪었습니다. 기숙사에 자동으로 지원된다고는 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최대한 신청 조건을 관대하게 선택하시고, 교환학생 파견이 확정나자마자 하시길 바랍니다. www.kstw.de 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결국 배정받지 못해 베를린리포트 (www.berlinreport.com)에서 한인 분께 쯔비쉔(한두달 정도 중장기 룸 렌탈의 형태를 일컫습니다.)을 구한 후 현지에서 방을 구했습니다. 독일에 도착한 후 kstw 오피스를 두어번 직접 방문해 이틀 전 누가 나간 방을 받았습니다. 이 방법도 100%의 확률로 방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나마 운이 따라줬었습니다. 페이스북 그룹 'Efferen Studiendorf'에도 쾰른 기숙사단지에 거주중인 학생들이 가끔 세입자나 본인의 방을 장기렌트하는데, efferen은 비자발급이 까다로워 아주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Jungkersdorf나 Rodenkirchen의 방이 혹시 올라온다면 연락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이 친구들도 다시 기숙사 들어가는 게 어렵다는 것을 알아 세입자를 구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중장기로 렌트하는 경우는 거주지등록이 불가능하므로 아주 도움이 될 진 모르겠습니다.
일단 기숙사가 안되면 독일 밖에서 방을 구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고, 사기꾼도 워낙 많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kstw를 통해 기숙사를 구하셔서 보증금을 먼저 보내는 것 외엔 어떤 경우에도 절대 미리 송금해주지 마세요. 99%의 확률로 사기꾼입니다. 저도 이 문제로 인해 스트레스를 정말정말정말 많이 받았는데, 쯔비쉔이나 호스텔 등 임시거처만 구해둔 후 마음을 비우시고 출국 준비에 집중한 뒤 고민하더라도 독일 땅을 밟고 하시길 바랍니다.
4. 비자발급
쾰른 내에서도 구역에 따라 외국인관청이 다르고, Efferen의 경우 쾰른에 붙어있지만 쾰른이 아니라 Huerth라는 소도시에 속한 동네이기 때문에 Bergheim이라는 대중교통으로 한시간 사십분 거리의 관청으로 가야합니다. 기존 파견 학우분들의 경우 다수가 쾰른 내에서 사셨지만, 저는 Efferen에 살아 수기에서도, 검색엔진에서도 그리 많은 도움을 받지 못해 상세히 기술해볼까합니다.
일단 비자 발급엔 쾰른대학교 재학증명서, Acceptance Letter, 공보험(한국보험의 경우 영문서류와 공보험의 공증), 여권사진, 여권, 거주지등록증명서, 집주인과의 계약서, 재정보증서가 필요합니다. Efferen이나 Huerth 거주자의 경우 Rhein-erft Kreis Der Landrat(https://www.rhein-erft-kreis.de/)에서 비자를 발급받습니다. 그런데 Huerth 지역에 이민자가 엄청 많아서 이 관청이 매우 엄격합니다. 저는 테어민을 잡으러가서 제 독일어 번역을 해줄 독일인을 데려올 것을 요구받았고, 독일인 버디와 비자신청 당일에 동행하여 버디가 계속 재정보증과 관련하여 공무원을 설득해주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슈페어콘토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제 담당 공무원이 매우 엄격한 분이셨어요. 그리고 담당 공무원은 고정입니다) 대부분의 정보는 인터넷에 잘 나와있으니 Efferen에서 비자받은 제가 느끼기에 알아두어야 할 점들만 적겠습니다.
Bergheim이라는 다른 도시로 넘어가는 기차를 타야하기 때문에 표검사를 합니다. 학생증을 꼭 챙겨가야 합니다. 테어민을 잡으러가면 테어민날짜와 필요한 서류 목록, 작성해올 신청서류를 줍니다. 꼭 볼펜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마다 신청서류가 생긴게 다르니 내가 받은 서류가 이상하게 생겼다고 겁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권사진의 경우 한국과 규격이 좀 다른데, dm의 사진인쇄기계에서 가지고 계신 파일로 뽑아도 되지만 저는 그냥 쾰른대 메인빌딩의 여권사진기계에서 찍었습니다.(노뽀샵, 잔돈을 안줘 도서관 1층 환전기계에서 동전 바꿔갔습니다. Neumarkt역에도 기계 있어요)
그리고 보험 공증하며 깨달았는데, 우리나라 이름의 영어 표기가 대부분 YE WON HONG 이렇게 돼있어 어디까지가 이름이고 어디가 미들네임인지, 성인지를 헷갈려합니다. Vorname(Firstname)이 맞게 쓰여있는지 꼭 확인하시고(보험 공증 뿐만 아니라 독일에서 받는 모든 서류에서도요), 비자발급신청 날짜 기준으로 한달 내외의 싱싱한 공증서류를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실제로 처음 뗐던 보험 공증서류에 제 Vorname가 엉뚱하게 적혀있었습니다.
대미를 장식하는 재정보증입니다. 독일은 한 달 최저생활비를 정해놓고, 비자 발급을 원하는 기간만큼의 액수를 통장에 잠궈놓고 매달 자동이체 받을 것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계좌의 유형을 슈페어콘토라고 합니다. 2018년 기준으로 쾰른은 720유로를 요구하고, 저는 3개월 비자를 신청해서 3*720=2160유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증해야 했습니다. 운이 좋으면 잔액증명서로 오케이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저는 담당 공무원이 끝까지 슈페어콘토를 요구했기 때문에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쾰른의 슈파카세는 슈페어콘토를 지원하지 않아 도이치방크와 핀티바가 가능한 옵션입니다. 그런데 슈페어콘토를 만드는 데도 최소 2주가 걸리고, 비자 발급이 끝나야 그 돈을 출금할 수 있기 때문에 대략 1~2주가 더 소요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계좌가 필요한 기간이 비효율적으로 짧아 도이치방크에서 슈페어콘토 개설을 거절한 경우를 보았습니다.(그리고 개설비 또한 100유로가 넘습니다) 저는 온라인 은행인 핀티바에서 슈페어콘토를 개설했는데요, 모든 인터넷 절차가 승인이 나는대로 처리했더니 대략 열흘만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었습니다.(이 경우 개설비는 89유로, 매달 4.5유로의 수수료를 냅니다) 다만 핀티바는 비자 인증 전에 여권으로 신분인증을 해야하는데, 한국여권의 경우 우체국 자동처리기계에 문제가 있어 따로 고객센터에 이메일을 보내 legitimation 서류를 받아 DFK라는 보험회사에서 공증받았습니다. Neumarkt에 지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비자 승인이 나도 정식비자 발급까지 시간이 조금 소요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때 받는 임시비자로도 비자인증이 가능하니 저처럼 돈을 오랜 시간동안 못 찾는 줄 알고 절망하시는 분은 없길 바랍니다. 아니 애초에 슈페어콘토 개설까지 해야하는 경우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ㅎㅎ
5. 들은수업
Connecting Across Cultures (6ECTS - 3학점, 전선): 자잘한 숙제도 많고 세미나이기 때문에 매번 출석체크도 하지만, 교환학생들 전용 강의로 Hofstede이론과 같은 문화와 조직관리의 상관관계에 대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토론하고 수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팀플이 있고, 시험 없이 오픈북 테스트라고 하여 에세이 작성하는 과제가 성적을 주로 결정합니다.
Corporate Finance(6ECTS - 3학점, 전선): 기업재무입니다. 재무관리와 투자론을 들으신 분이라면 무난하게 들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개인적으로 재무관리수업과 매우 유사하다고 느꼈습니다. 교수님이 애플을 좋아하세요 ㅎㅎ
Economic Psychology(12ECTS - 6학점, 전선): 행동경제학과 관련된 내용을 다룹니다. 아침 여덟시 수업이어서 저는 불성실한 학생으로 지냈지만, ppt 자료가 잘 돼있어 시험공부엔 지장이 없었습니다. exercise ppt, exercise problem이 있는데 그 둘에서 시험문제가 그대로 많이 나옵니다. 시험은 객관식입니다. ㅎㅎ
6. 마무리
쾰른에서의 한 학기는 배운 것도, 즐거운 것도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독일이 왜 선진국인지에 대해서도 배워갈 수 있었고, 예상치도 못했던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사실 한국에 비하면 대도시라 하더라도 꽤나 한적한 쾰른이 처음에는 지루할 수도 있지만, 마음의 여유를 갖추는 것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유럽 교환학생은 여행이 주된 목적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앞서 언급한 지리적 이점으로 활발한 학교생활과 여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활발히 잡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언어와 인종차별 같은 외국을 앞두고 모두가 갖게 되는 두려움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독일에서 만나는 교환학생들도 영어가 모국어인 친구들은 거의 없습니다. 다들 완벽하지 못한 언어로 소통하며 서로를 더 이해하려 노력하고, 유대감을 쌓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쾰른대학교에 파견되시는 학우분들도 좋은 시간을 보내고 무사히 돌아오실 수 있길 바랍니다.
혹시 궁금한 점이나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y4979h@쥐메일으로 주저않고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저도 저보다 훨~씬 오래 전에 파견되셨던 선배님께도 연락드리며 도움을 받았었습니다. ㅎㅎ 긴 수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파견교 선정이유
제가 쾰른대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크게 네 가지가 있습니다. 만약 쾰른대학교에 지원하지 않으시더라도 적어도 유럽국가를 파견국으로 고려중이시라면 이하 네 가지 조건은 따져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1) 여행을 다니기에 좋음
제 교환학생 생활의 목표 중 한 가지는 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경험을 쌓는 것이었습니다. 독일이라는 국가 자체도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여행에 좋은 지리적 조건을 지니고 있는데다가 쾰른공항은 웬만한 유럽 내 여행지로의 직항이 모두 존재하며, 근교 도시인 뒤셀도르프나 도르트문트 공항에 있어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파리나 브뤼셀로 갈 수 있는 Thalys, 초저가 여행버스 운행사인 플릭스버스 역도 있다는 것 또한 큰 장점입니다. 개인적으로 5월과 6월엔 날씨가 좋고 성수기 직전 시즌이어서 비교적 숙소비도 저렴하고 관광객도 그다지 많지 않아 여행할 의지가 있으신 학우분들은 4월에 미리 저렴하게 예약해두시고 이 시즌을 적극 활용하시길 권장합니다. 저는 Ryanair와 Eurowings를 주로 이용했는데, 미리 예약하여 왕복 비행기값으로 10만원 이상을 쓴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화수목에 수업을 듣고 목요일 저녁~화요일새벽까지의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학교생활과 활발한 여행을 병행했습니다.
(2) 도시의 Openness(: 영어가 어느정도 통함)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제가 제일 먼저 깨달은 것은 흔히 우리나라에서 자라며 인식하게 되는 '서방 국가, 서방 문화'는 미국에 가까우며, 유럽과 미국은 성향이 매우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유럽은 기본적으로 꽤나 보수적이며, 어느 나라던 자국에 대한 프라이드가 높아 큰 도시여도 영어가 이따금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쾰른은 체대와 음대가 유명해 유학생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 외에도 대학이 많아 학생이 많고, 쾰른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다른 독일인들과 다르게 개방적인 편이라는 자부심이 있어 외국인에 대해 포용성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사실 안하려해서 그렇지 영어를 할 줄 아는 독일인들은 대부분 아주 잘 합니다.)
(3) 단과대 welcome committee가 활발함
교환학생으로 준비과정은 고려대학교 뿐 아니라 파견교와도 이것저것 서류작업할 거리가 많아 파견교 국제처가 교환학생에게 신경을 기울이는 정도 또한 중요합니다. 특히 독일의 경우는 집 구하기도 힘들고, 비자 발급 과정도 까다롭기 때문에 국제처와 버디의 도움이 유용합니다. 쾰른대 국제처의 경우 교환학생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고려대로 치면 쿠바나 컵스버디 같은 Wiso incomings team이 활발하게 행사를 주최해 교환학생 간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격려합니다. 저 또한 교환학생 시작 전후로 많은 도움을 받았고, 행사에 참여하며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었습니다.
(4) 여유로운 학사일정
쾰른대학교의 수업에는 Lecture와 Seminar가 있는데요, 학부생들은 주로 렉쳐를 수강합니다. 학부 4학년만 세미나를 수강할 수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8주만에 커리큘럼이 끝나는 과목들도 많고, 렉쳐들은 출석체크를 하지 않고, 대형강의여서 수강신청도 널널합니다. ㅎㅎ
2. 쾰른 선택 시 주의해야할 점
(1) 쾰른은 집 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위에서 서술했듯 쾰른은 정말 많은 학생들이 모이는 도시이다보니 거처를 구하는 것이 쉽지않고, 월세 또한 몇 년째 상승 중입니다. 사립대학들의 경우 작은 기숙사를 운영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기숙사 체계는 쾰른시에서 관리하는 형태입니다. 수요가 높은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선발 기준 또한 완전 랜덤입니다. 저는 기숙사가 되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계좌 개설, 비자 발급 등 기본적인 독일 생활 조건이 모두 거주지 등록을 요구하기 때문에 큰 스트레스 요인이 됩니다.
(2) 독일은 비자받기가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독일 교환학생은 독일에서 학생비자를 발급받기 때문에 출국 전엔 딱히 고민하실 일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비자 발급에도 운이 안좋아서 두어달간 고생을 좀 했습니다. 유럽 내에서 난민에게 가장 포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독일이기에 그만큼 비자 발급 과정도 엄격합니다. 비자 발급 시 재정보증을 요구하는데 이 과정이 무척 까다롭고, 비자 발급 과정의 모든 게 담당 공무원의 재량이어서 운이 좋으면 무난하게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아닐 경우 레드테이프 현상의 끝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1월에 입국해서 5월 말에 귀국하기까지 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사례도 보았습니다.. 독일 학생비자발급, 슈페어콘토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보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ㅎㅎ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워홀 비자를 발급받아가신다하더라도 학교에서 요구하는 비자가 학생비자이기 때문에 학생비자를 신청하셔야하는 걸로 알고있습니다.
저는 쾰른대에서의 한 학기를 전혀 후회하지 않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왔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저 두 문제 또한 큰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에 잘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
2. 출국 전 준비사항
(1) 보험 - 독일에서 공보험을 들거나 미리 한국에서 해외장기체류 보험을 가입해 영문 서류를 뽑아가 공보험사에서 공증을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동부화재에서 가입하여 쾰른대학교 내에 있는 AOK에서 공증을 받았고, 아무 문제없었습니다.
(2) 서류 사본 - 만일을 대비해 여권사본, 보험서류 사본, Acceptance Letter을 여러 장 복사해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주로 정착 초기에 필요한데 갓 떨어진 외국땅에서 복사집 잘 찾아서 인쇄하기 힘듭니다..
(3) 짐 - 개인차가 커 이건 꼭 챙기세요!하기엔 어렵지만 저는 신발 신고 돌아다니는 걸 싫어해서 욕실 슬리퍼 싸게 사들고가서 잘 신고 다니다가 버리고 왔습니다. 잘 맞는 필기구, 공책, 스킨로션, 폼클렌징도 넉넉히 들고가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독일 수돗물이 석회수라 물갈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독일유학생들의 네트워크'라는 페이스북 그룹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3. 거주지 구하기
앞서 기술했듯이 저는 거주지 구하는 데 많은 난항을 겪었습니다. 기숙사에 자동으로 지원된다고는 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최대한 신청 조건을 관대하게 선택하시고, 교환학생 파견이 확정나자마자 하시길 바랍니다. www.kstw.de 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결국 배정받지 못해 베를린리포트 (www.berlinreport.com)에서 한인 분께 쯔비쉔(한두달 정도 중장기 룸 렌탈의 형태를 일컫습니다.)을 구한 후 현지에서 방을 구했습니다. 독일에 도착한 후 kstw 오피스를 두어번 직접 방문해 이틀 전 누가 나간 방을 받았습니다. 이 방법도 100%의 확률로 방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나마 운이 따라줬었습니다. 페이스북 그룹 'Efferen Studiendorf'에도 쾰른 기숙사단지에 거주중인 학생들이 가끔 세입자나 본인의 방을 장기렌트하는데, efferen은 비자발급이 까다로워 아주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Jungkersdorf나 Rodenkirchen의 방이 혹시 올라온다면 연락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이 친구들도 다시 기숙사 들어가는 게 어렵다는 것을 알아 세입자를 구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중장기로 렌트하는 경우는 거주지등록이 불가능하므로 아주 도움이 될 진 모르겠습니다.
일단 기숙사가 안되면 독일 밖에서 방을 구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고, 사기꾼도 워낙 많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kstw를 통해 기숙사를 구하셔서 보증금을 먼저 보내는 것 외엔 어떤 경우에도 절대 미리 송금해주지 마세요. 99%의 확률로 사기꾼입니다. 저도 이 문제로 인해 스트레스를 정말정말정말 많이 받았는데, 쯔비쉔이나 호스텔 등 임시거처만 구해둔 후 마음을 비우시고 출국 준비에 집중한 뒤 고민하더라도 독일 땅을 밟고 하시길 바랍니다.
4. 비자발급
쾰른 내에서도 구역에 따라 외국인관청이 다르고, Efferen의 경우 쾰른에 붙어있지만 쾰른이 아니라 Huerth라는 소도시에 속한 동네이기 때문에 Bergheim이라는 대중교통으로 한시간 사십분 거리의 관청으로 가야합니다. 기존 파견 학우분들의 경우 다수가 쾰른 내에서 사셨지만, 저는 Efferen에 살아 수기에서도, 검색엔진에서도 그리 많은 도움을 받지 못해 상세히 기술해볼까합니다.
일단 비자 발급엔 쾰른대학교 재학증명서, Acceptance Letter, 공보험(한국보험의 경우 영문서류와 공보험의 공증), 여권사진, 여권, 거주지등록증명서, 집주인과의 계약서, 재정보증서가 필요합니다. Efferen이나 Huerth 거주자의 경우 Rhein-erft Kreis Der Landrat(https://www.rhein-erft-kreis.de/)에서 비자를 발급받습니다. 그런데 Huerth 지역에 이민자가 엄청 많아서 이 관청이 매우 엄격합니다. 저는 테어민을 잡으러가서 제 독일어 번역을 해줄 독일인을 데려올 것을 요구받았고, 독일인 버디와 비자신청 당일에 동행하여 버디가 계속 재정보증과 관련하여 공무원을 설득해주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슈페어콘토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제 담당 공무원이 매우 엄격한 분이셨어요. 그리고 담당 공무원은 고정입니다) 대부분의 정보는 인터넷에 잘 나와있으니 Efferen에서 비자받은 제가 느끼기에 알아두어야 할 점들만 적겠습니다.
Bergheim이라는 다른 도시로 넘어가는 기차를 타야하기 때문에 표검사를 합니다. 학생증을 꼭 챙겨가야 합니다. 테어민을 잡으러가면 테어민날짜와 필요한 서류 목록, 작성해올 신청서류를 줍니다. 꼭 볼펜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마다 신청서류가 생긴게 다르니 내가 받은 서류가 이상하게 생겼다고 겁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권사진의 경우 한국과 규격이 좀 다른데, dm의 사진인쇄기계에서 가지고 계신 파일로 뽑아도 되지만 저는 그냥 쾰른대 메인빌딩의 여권사진기계에서 찍었습니다.(노뽀샵, 잔돈을 안줘 도서관 1층 환전기계에서 동전 바꿔갔습니다. Neumarkt역에도 기계 있어요)
그리고 보험 공증하며 깨달았는데, 우리나라 이름의 영어 표기가 대부분 YE WON HONG 이렇게 돼있어 어디까지가 이름이고 어디가 미들네임인지, 성인지를 헷갈려합니다. Vorname(Firstname)이 맞게 쓰여있는지 꼭 확인하시고(보험 공증 뿐만 아니라 독일에서 받는 모든 서류에서도요), 비자발급신청 날짜 기준으로 한달 내외의 싱싱한 공증서류를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실제로 처음 뗐던 보험 공증서류에 제 Vorname가 엉뚱하게 적혀있었습니다.
대미를 장식하는 재정보증입니다. 독일은 한 달 최저생활비를 정해놓고, 비자 발급을 원하는 기간만큼의 액수를 통장에 잠궈놓고 매달 자동이체 받을 것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계좌의 유형을 슈페어콘토라고 합니다. 2018년 기준으로 쾰른은 720유로를 요구하고, 저는 3개월 비자를 신청해서 3*720=2160유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증해야 했습니다. 운이 좋으면 잔액증명서로 오케이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저는 담당 공무원이 끝까지 슈페어콘토를 요구했기 때문에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쾰른의 슈파카세는 슈페어콘토를 지원하지 않아 도이치방크와 핀티바가 가능한 옵션입니다. 그런데 슈페어콘토를 만드는 데도 최소 2주가 걸리고, 비자 발급이 끝나야 그 돈을 출금할 수 있기 때문에 대략 1~2주가 더 소요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계좌가 필요한 기간이 비효율적으로 짧아 도이치방크에서 슈페어콘토 개설을 거절한 경우를 보았습니다.(그리고 개설비 또한 100유로가 넘습니다) 저는 온라인 은행인 핀티바에서 슈페어콘토를 개설했는데요, 모든 인터넷 절차가 승인이 나는대로 처리했더니 대략 열흘만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었습니다.(이 경우 개설비는 89유로, 매달 4.5유로의 수수료를 냅니다) 다만 핀티바는 비자 인증 전에 여권으로 신분인증을 해야하는데, 한국여권의 경우 우체국 자동처리기계에 문제가 있어 따로 고객센터에 이메일을 보내 legitimation 서류를 받아 DFK라는 보험회사에서 공증받았습니다. Neumarkt에 지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비자 승인이 나도 정식비자 발급까지 시간이 조금 소요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때 받는 임시비자로도 비자인증이 가능하니 저처럼 돈을 오랜 시간동안 못 찾는 줄 알고 절망하시는 분은 없길 바랍니다. 아니 애초에 슈페어콘토 개설까지 해야하는 경우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ㅎㅎ
5. 들은수업
Connecting Across Cultures (6ECTS - 3학점, 전선): 자잘한 숙제도 많고 세미나이기 때문에 매번 출석체크도 하지만, 교환학생들 전용 강의로 Hofstede이론과 같은 문화와 조직관리의 상관관계에 대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토론하고 수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팀플이 있고, 시험 없이 오픈북 테스트라고 하여 에세이 작성하는 과제가 성적을 주로 결정합니다.
Corporate Finance(6ECTS - 3학점, 전선): 기업재무입니다. 재무관리와 투자론을 들으신 분이라면 무난하게 들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개인적으로 재무관리수업과 매우 유사하다고 느꼈습니다. 교수님이 애플을 좋아하세요 ㅎㅎ
Economic Psychology(12ECTS - 6학점, 전선): 행동경제학과 관련된 내용을 다룹니다. 아침 여덟시 수업이어서 저는 불성실한 학생으로 지냈지만, ppt 자료가 잘 돼있어 시험공부엔 지장이 없었습니다. exercise ppt, exercise problem이 있는데 그 둘에서 시험문제가 그대로 많이 나옵니다. 시험은 객관식입니다. ㅎㅎ
6. 마무리
쾰른에서의 한 학기는 배운 것도, 즐거운 것도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독일이 왜 선진국인지에 대해서도 배워갈 수 있었고, 예상치도 못했던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사실 한국에 비하면 대도시라 하더라도 꽤나 한적한 쾰른이 처음에는 지루할 수도 있지만, 마음의 여유를 갖추는 것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유럽 교환학생은 여행이 주된 목적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앞서 언급한 지리적 이점으로 활발한 학교생활과 여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활발히 잡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언어와 인종차별 같은 외국을 앞두고 모두가 갖게 되는 두려움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독일에서 만나는 교환학생들도 영어가 모국어인 친구들은 거의 없습니다. 다들 완벽하지 못한 언어로 소통하며 서로를 더 이해하려 노력하고, 유대감을 쌓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쾰른대학교에 파견되시는 학우분들도 좋은 시간을 보내고 무사히 돌아오실 수 있길 바랍니다.
혹시 궁금한 점이나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y4979h@쥐메일으로 주저않고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저도 저보다 훨~씬 오래 전에 파견되셨던 선배님께도 연락드리며 도움을 받았었습니다. ㅎㅎ 긴 수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