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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Germany] University of Cologne 2016-2 신상범

2017.03.10 Views 3838 경영대학

안녕하세요! ‘16년도 2학기 (2016.10~2017.2) 독일 쾰른대학교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경영대 12학번 신상범이라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혹시 바쁘신 분들은 반드시 3)생활/교우관계 관련 부분과 4)글을 마치며… 부분은 반드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누군가 제가 교환 가기 전 이런 얘기들을 해주었다면 너무나 좋았을 것 같은, 파견경험자가 아니면 알기 힘든 얘기들을 와 닿게 풀어 써놓았기에 반드시 읽어주시면 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우선은 쾰른대학교를 선택하신 (선택하실) 여러분께 대학시절 최고의 선택을 하셨음에 축하 드리고 싶습니다. 2016년 10월부터 2월까지의 짧은 교환학생 생활이었지만, 쾰른에서의 생활은 그 동안의 무료한 20대의 새로운 전환기이자 행복의 정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직 귀국한 지 2주일이 채 안된 만큼,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을 때 쾰른대학교로 오실 학우 여러분께 최대한 와 닿을 수 있는 솔직 담백한 후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과거에 쾰른대학교로 파견 간 선후배님들의 후기들에 주요 팩트 및 내용들이 훌륭히 담겨있기도 하고, 기존 교환수기 가이드라인이 조금은 형식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본 후기는 1)under-the-radar 한 정보들 및 2)실제 생활이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3)”내가 교환가기전에 누군가 이런 얘기를 해주었다면 정말 좋았을텐데…”하는 내용들을 담아내는 의도로 접근하겠습니다.
(사실 조금 부끄러운 얘기이지만 “출국전 준비해야 할 상황” 등 꼼꼼함이 요구되는 부분들은 저는 함께 파견되었던 강민정 학우의 도움을 너무 크게 받았기에, 그보다는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겠습니다.)
 
<1. 쾰른 및 쾰른대학교 분석 – 장/단점 분석을 중심으로>
 
A)장점:
1) 학기가 (정말정말) 짧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한국인 교환학생들의 쾰른대 학기는 2개월반 정도 됩니다. 저의 경우 10월1일에 입국하여 10월 15일쯤 개강하여 12월 중순에 종강하였습니다… 이런 환상적인 학기스케줄 덕분에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으며 여행 다니기에도 매우 좋습니다 (즉, 유동적이고 자율적인 교환 일정 플래닝이 가능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학기 중에는 어차피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정신이 없어서 여행계획을 거의 잡지 않았고, 12월 종강 이후 한 달간은 유럽으로 넘어온 친동생과, 그 후부터는 외국인 친구들과 2월말 귀국 때까지 여행을 몰아서 다녔습니다.
 
2) 커리큘럼 부담이 (거의)없다
어차피 (4학년이 아니신 이상) 경영대 교환 학부생이 들을 수 있는 수업은 얼추 15가지가 넘지 않게 한정되어있습니다. 이런 수업들 대부분이 1)과제가 없으며 2)출첵도 seminar형식이 아닌 이상 없고 3)기말고사만 치르며 4)모든 수업이 6ECTS(=고대 3학점)으로 팍팍 학점인정됩니다. 즉, 요약하자면 학기는 짧은데 수업도 부담 없으며 시험 한 번만 패스하면 전공3학점을 통크게 인정해줍니다… 경영대에서 타 유럽권 대학에 간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미안해질 정도로 학습 load가 적습니다. 단, 수업에 따라서는 조모임 과제가 있는 수업들이 있기도 한데, 이런 팀플도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배워간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면 부담 없이 재미있게 끝낼 수 있습니다… (라고 하지만 랜덤 팀 배정의 경우는…)
 
3) 갖출 건 다 갖춘 대도시이다
쾰른은 독일 제 4의 도시입니다 (보통 한국으로 치면 대전의 위상을 지니는 도시라고들 합니다). 이런 도시인 만큼, 흔히 교환학생들이 외국에서 경험하는 불편함들은 쾰른에선 마주칠 확률이 거의 없습니다 (예: 편의점이 없거나 교통이 불편하다, 문화생활 할 여건이 안 된다 등). 특히, 도시가 무식하게 크고 바쁜 게 아니라 학교/기숙사 밀집지역 근처에 주요 시설들이 밀집되어 있어 교환학생 입장에서는 정말 불편함을 모르고 살 수 있습니다. 보편적인 쾰른 지역 기숙사를 기준으로 몇 가지 자랑을 좀 해보자면…
1) 거진 100m마다 KIOSK(편의점)이 항상 존재/ 도보 5분거리에 마트 항상 존재
2) 학교까지 걸어서 도보 5~15분 (max)
3) 쾰른대 학생증 소지시 쾰른 (뿐만 아니라 NRW주 전체) 대중교통 무료
4) 거진 100~200m마다 트램(지하/지상 전철) 역 존재, 연계 버스 항상 존재
5) 동물원, 헬스장 영화관, 음식점, 술집, 클럽, 도서관, 공원 등 식사/여가/문화시설 트램으로 5~20분거리 내에 밀집 분포
6) 트램 10분거리에 Neumarkt (독일 최대 쇼핑거리) 존재
7) 트램 15분거리에 쾰른 중앙역 존재, 트램 40분거리에 쾰른 국제공항 존재 (단, 한국행 직행 항공편은 프랑크푸르트에서만 운영)
…결론은 쾰른은 아무래도 외지인인 한국 교환학생에게는 생활하기 너무나도 편한 곳입니다!
 
4) 치안 및 의식수준이 높다
쾰른 지역에는 쾰른 대학교, TH쾰른(과학기술교육), CBS(전문경영대학) 등 대학교들이 밀집 분포해 있는 만큼 “교육도시”의 이미지가 굉장히 강합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도시의 분위기도 안전하고 차분하며 밤늦게 귀가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래도 조심하기는 해야겠죠?).
교육도시인 만큼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장점이 또 하나 있는데, 쾰른은 정말 독일어를 하나도 못해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수준급의 영어를 구사하기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만하임대학에서 쾰른으로 놀러온 친구가 억울해 하며 놀랠 정도로 쾰른은 영어가 모든 곳에서 통합니다. 물론 이는 독일어 학습 유인을 저해하는 요인이기도 하겠죠…
 
5) 흥이 많은 도시이다
대학생이 많은 도시인 만큼 쾰른은 항상 흥과 문화가 가득합니다. 대학교에서 10분거리에 있는 Zulpicher Platz/ Barbaraossa Platz 쪽으로 가면 한국의 신촌과 비슷한 젊음의 거리가 형성되어 있으며 특별한 밤이 아니어도 항상 파티가 4~5개씩 열립니다. 특히 카니발 시즌이 되면… 도시 전체가 정지되고 사람들이 전부 코스튬을 입고 거리로 나와 아침10시부터 취하기 시작하는 진풍경도 보실 수 있습니다…
 
6) *****교환학생간 커뮤니티/ 연계 프로그램이 아주 잘 갖추어져 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쾰른 대학교는 Wiso Erasmus/ ESN등 고대로 치면 KUBA같은 교환학생 커뮤니티/프로그램이 매우 매우 매우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KUBA와 조금 차이가 있다면 현지 버디의 개입이 훨씬 적어 교환학생들끼리 친해질 기회가 굉장히 많습니다. 이 시스템이 너무 잘 되어있기에, 학기시작 전 welcoming week때 (본인의 적극적 의지를 전제로 한다면)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교환학생 친구들을 사귀기가 너무 쉽습니다. Wiso의 주관으로 pub crawl, bar crawl, 셀 수 없는 수많은 파티들, 말도 안되게 저렴한 가격의 유럽 도시 단체여행 등이 개최되며 학기초에 거의 모든 교환학생들이 참여합니다. 저 같은 경우엔 welcoming day에서 만난 7명의 유럽 친구들과 만나자마자 “가자가자!!” 하면서 즉흥적으로 근처 바에 가서 맥주를 먹기 시작했고, 대낮부터 취해 도원결의…를 맺어 결국 5개월동안 같이 모여 살기까지 하는 둥 미드 Friends처럼 동고동락하며 살았습니다 J 교환학생 커뮤니티/시스템이 충분하지 않아 결국 한국인들끼리 모이게 되는 다른 몇몇 교환 파견교들에 비하면 굉장히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B)단점
1) (겨울학기 한정) 날씨가 예측불가하며 칙칙하다
독일은 여름은 건조하고 겨울은 습한 전형적인 유럽날씨를 보이며, 쾰른은 이런 특성을 강하게 보여줍니다. 적어도 겨울 날씨만큼은 이상적이진 않았다고 하는 것이 솔직한 평일 것 같네요. 다만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봄/여름날씨는 정말 좋다고 하네요!
 
2) ***기숙사 구하기가 어렵다
가장 큰 문제입니다… 쾰른 지역은 대체로 주거공간이 만성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교환학생들 중 상당수는 기숙사 배정을 받지 못합니다. 피부로 느낀 제 경험에 의하면, 쾰른대 교환학생 10명중 적어도 4~5명은 결국 기숙사 신청에 탈락하여 현지에서 집을 구하고 다니게 됩니다… 이럴 경우 매우 매우 매우 골치 아파지는데, 독일어도 안되는데 가본적도 없는 쾰른이라는 지역의 거주가능한 방을 한국에서 인터넷만 가지고 찾는건 정말 고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장 친하게 지냈던 벨기에 친구의 경우 독일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함에도 불구하고 6개월 단기계약이라는 이유로 줄줄이 집주인들에게 퇴짜를 맞아 결국 11월까지 에어비엔비 및 제 소파에서 지내야 했습니다…
특이하게도 한국인 학생들의 경우에는 주거문제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아 걱정하실 일이 없을 수도 있지만… 주거지 문제는 틀어지기 시작하면 정말 한도 끝도 없기 때문에 1%의 가능성도 용납하시면 안됩니다. 기숙사 신청이 열렸다고 메일이 올 때부터 주구장창 장문의 절실한 이메일을 지칠 때까지 보내시면 웬만하면 기숙사 배정되는 것 같습니다.
 
3) (장점이자 단점) 학풍이 매우 정량적이다
쾰른대 사회과학부/경영학부는 전통적으로 현상을 추상적/이론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매우 정량적으로 풀어내는 경향이 강합니다. 예를 들자면, 보통 조금은 이론적이고 추상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마케팅 쪽 수업들도 쾰른대 교수들은 철저히 통계적/정량적으로 모델을 사용하여 풀어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이런 soft skill들에 대해 고대에서는 아쉬움을 많이 느낀 편이어서 색다른 접근방법에 매우 만족했지만, 이런 수업들에 관심이 없거나 반감이 있으신 분들은 조금 수업이 막막할 수도 있겠습니다.
 
… 이 외에는 정말 단점이 생각나는 게 없네요… 정말이지 쾰른은 교환학생을 위해 만들어진 도시가 아닐까라는 우스갯소리를 친구들이랑 자주 할 정도로 불평할 것이 없었던 도시였습니다.
그러나 독일 도시인 만큼 쾰른은 독일이라는 나라 자체의 불편한 특성들은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데요…
 
1) 모든 종류의 행정 시스템이 매우 불편하고 느리다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독일 사회”의 이미지는 무엇인가요? 아마 “원리원칙, 합리적, 직설적, 효율적” 등의 선진국형 특성들이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하고 과감히 생각해봅니다. 이런 환상은 정말 독일에서 딱 1주일만 지내면 와르르 무너지게 됩니다…
독일의 행정시스템 (공공기관, 학교, 기업 막론)은 정말 정말 불편하고 느립니다. 그 정점에 있는 공공기관의 경우 하루에 창구를 2시간만 여는 경우도 허다하며 정말 자질구레한 서류 실수를 트집잡아 퇴짜를 놓기는 예사이고 (특이하게도) 공무원들만 영어를 못해서 정말 답답합니다. 정말 중요한 일들 (예: 비자신청, 거주지 등록 등) 때문에 동사무소에 문 여는 시간 오전 7:30에 새벽같이 찾아갔는데 “Waiting time: 4 hours”라고 적혀있는 전광판을 볼 때의 그 뜨거운 감정이란…
공공기관 뿐 아니라 학교행정 및 일반기업 행정 (예: 우편, 소포, 홈쇼핑 등)도 엉망입니다. 독일인들 특성상 “원칙은 어기면 안되다”라는 생각이 너무 강하기에 융통성이 전혀 없고, 쓸데없는 단계/절차가 굉장히 많아 답답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현지사정에 밝은 독일어에 능통한 친구가 없으면 정말 난감할 경우가 많습니다.
 
2) 일요일은 쉬는날… 정말 다 쉬는날
일요일은 마트, 식당 등 웬만한 편의시설이 칼같이 닫습니다. 물론 쾰른 지역은 24시간 KIOSK가 너무 많아 그리 큰 상관은 없습니다만… 일요일에 막상 식재료가 떨어지면 난감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3) 독일은 현금의 나라
세계 최상위권 경제대국 타이틀을 항상 놓치지 않는 독일!...이지만 독일은 현금의 나라입니다. 웬만한 업소는 그냥 카드를 안받는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실제로 거의 그렇습니다.) 따라서 현금을 반드시 항상 여유 있게 소지하셔야 됩니다. 특히 유로 특성상 동전이 한화 2600원 (2유로)까지 있고 일상 생활 속에선 동전만 쓰는 경우가 많은데, 동전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한국인들의 경우 적응이 안 되어 돈 관리에 실패하고, 잔돈이 “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돈이 다 합쳐보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남자분들 반드시 동전지갑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2. 수업 관련>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쾰른대에서는 아마 학부생으로 수강 가능한 과목이 제한적일 겁니다. 전체적인 과목들의 총평을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Erasmus student(=교환학생)들은 채점을 따로 완화된 기준으로 한다는 소문이 공공연할 정도로 학점을 교수님들이 잘 주는 편이며, 과제 및 학습 로드도 고대에 비해 상당히 가벼운 편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곳 수업은 정말 본인이 노력하는 대로 아카데믹한 성취감 및 지식을 얻어가는 구조이기에, 저 같은 경우는 기말고사 공부를 하며 (=한 과목은 처음 material을 읽으며…) “아 이 과목은 수업 성실히 들었으면 얻어 가는게 많았을 텐데…” 라는 후회가 드는 과목이 많았습니다. 아래는 개별과목에 대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괄호 안 학점표시는 고대인정기준입니다 (할렐루야!))
 
1) Methods of Marketing Mix Mgmt. (3학점) – (출석X 과제X 팀플X 중간X 기말O 리포트X), Bruno 교수님
고대 기준 마케팅조사론 과목과 비슷한 과목입니다만, 배우는 depth가 상당합니다. 더군다나 모든 concept를 정말 심도 있게 수식 및 모델로 풀어내시기에… 기말 때 벼락치려다 포기하고 어떻게 패스는 한 과목입니다. 단, 만약 본인이 마케팅에 관심이 있다면 정말 정말 좋은 과목입니다. 국내경영대에선 마케팅과목들을 정량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적기에 매우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2) ***Rational Decision Making (3학점) – (출석O 과제X 팀플X 중간X 기말X 리포트O), Graumann 교수님
제가 가장 사랑했던 과목입니다. 전략사고, 가설사고 등의 기초를 탄탄하게 배울 수 있는 수업입니다. 이 수업이 좋은 이유는: A) 수업을 단 세 번 만 갑니다!!!!! Block course라고 해서 하루에 한 6시간씩 몰아 듣는 과목입니다. 전혀 부담이 없습니다. B) 정말 소수정예 수업이고, 교수님께서 컨설턴트출신이셔서 학생들에 대한 push가 상당합니다. 얻어가는게 많다는 뜻이겠죠? C) 저는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커리어가 전략 쪽이어서 기본기를 다시 익히는데 상당히 유익한 수업이었습니다. 혹시 전략/ problem-solving 쪽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들으셔야 하는 수업입니다!!! 중간기말이 없지만 기말 레포트가 있긴 합니다.
 
3) Channel Mgmt (3학점) – (출석x 과제x 팀플x 중간x 기말o 리포트x), Wagner 교수님
…전형적인 암기과목이었습니다. 정말 부담이 1g도 없는 과목입니다. 솔직히 수업 거의 안 갔습니다… 기말고사도 그냥 요점 정리하셔서 하루 정도 공부하시면 무난하게 패스하실겁니다. 별로 할 말이 없는 수업이네요… 수업 내용은 유통/리테일쪽의 채널 관리에 대한 전반을 다룹니다.
 
4) Supply Chain Mgmt (3학점) – (출석x 과제x 팀플o/x 중간x 기말o 리포트x), Margharrita 교수님
오퍼레이션스쪽 수업입니다. 고대의 LSOM수업들, 특히 오퍼레이션스 관리와 굉장히 비슷한 수업입니다. 거대한 팀플이 있기는 한데!!!! optional입니다… 시험공부가 조금 까다롭긴 한데 오퍼레이션스관리를 들으셨다면 무난하실 겁니다.
 
5) Operations Research (3학점) – (출석x 과제x 팀플o 중간x 기말o 리포트x), Anna-sachs 교수님
흔히 생각하는 생산관리 쪽 수업과는 좀 다른, “우리가 이 business question을 가장 효율적으로 풀기위헤 모델링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수업입니다. 말은 거창하지만, 수업의 대부분은 Excel의 solver (해 찾기) 기능을 통한 방정식풀기입니다. 엑셀을 못하시는 분들께 강추 드리는 게, 꼭 필요한 엑셀 개념들에 대해 친숙해 질 수 있는 기회입니다. 팀플이 하나 있기는 한데 그렇게 부담되지는 않지만… 교환학생들과의 팀플이라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반드시 팀을 지인들과 짜야합니다!!! 기말고사는 무난한 편입니다.
 
6) Connecting Across Cultures (3학점) – (출석o 과제o 팀플o 중간x 기말x 리포트o), Kinsella 교수님
딱 한마디로 표현 하자면… “교환학생들의 문화를 서로 교류하는 조직행동론 수업” 입니다. 고대로 치자면 국제관에서 열리는 비즈니스영어 등 영어교양수업의 편한 분위기에서 학생들이 교류하며, 교수님께서 “the role of culture in the business field”를 강의하시는 수업입니다. Seminar형식의 수업이기 때문에 출석체크가 있으며 (저는 세 번 정도 빠졌는데, 교수님께 사전에 정중히 메일 보내시면 봐주십니다) 좀 자잘한 과제와 좀 큰 팀플이 하나 있습니다. 이 팀플은 랜덤배정이라 팀장역할을 맡으셔야 할 수도 있습니다…. 기말 레포트는 전혀 부담이 없습니다.
 
***위 수업들 중 Methods of Marketing Mix, Supply Chain Mgmt, Operations Research 과목은 본 수업 외에 “discussion session/ exercise/ tutorial”등의 부가 수업이 있습니다. 딱히 의무는 아니지만, 본 수업에서 배우는 모델/계산법/개념 등을 연습해보는 수업인데, 보통 시험문제는 이 세션들을 바탕으로 출제되기에 가시는걸 권장합니다 (물론 저는 참석율이 그렇게 높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와서는 조금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3. *****생활/ 교우관계 관련*****>
 
… 이라고 거창하게 적어놓았지만 실제로 “어떻게 하면 교환학생을 알차게, 눈물 나게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까?” 에 대한 저만의 팁입니다. NOTE: 본 항목은 철저히 제 기준으로 작성되었기에 개인마다 성향에 맞게 쓱 읽어보시고 “아 뭐 그럴 수도 있겠구나~” 정도로 편하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결론부터 요약해드리면, 1)무조건 자신감 있는, 사교적인 애티튜드를 가져라 2)외국인 친구와의 “패밀리”를 만들어라 3)하루에 집에 3시간이상 있지 마라 입니다.
 
1) 무조건 자신감 있는, 사교적인 애티튜드를 가져라!
간혹 “동양인이라 무시하지는 않을까? 인종차별이 있지는 않을까? 서양인들과 문화적으로 공감대가 없진 않을까?” 라는 고민들이 관련 커뮤니티에 종종 올라오곤 합니다. 저는 한국인이 영어실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먼저 outgoing하게 사교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 고민들의 99%는 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강한 어조로 말씀 드리면, 저는 “소심함은 교환학생에게 있어서 악덕이다” 라고 까지 얘기하고 싶습니다. 생각해보시면, Erasmus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교환학생들은 기본적으로 “나는 자국에만 있지 않고 넓은 세상을 보고 싶다. 열린 마음으로 다른 문화권의 학생들과 소통하고 싶다” 라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만이 모인 장이라, 아직도 생각하면 살면서 그렇게 사교적이고 오픈한 집단에 속해볼 기회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학기 초에 Welcoming Week 행사가 주르륵 열리게 됩니다 (Welcoming Day, Pub/Bar crawl, trips to other cities, scavenger hunt, bar night out 등). 이런 행사에 반드시 최대한 되는 데까지 다 필참하시기를 강력 권장합니다. 진짜 디테일한 팁을 드리자면, 첫날 Welcoming Day 오리엔테이션 (오전 11시경에 열리며 학교 행정사항 등을 전달함) 후에 Mensa 학생식당에서 다같이 밥을 먹게 되는데, 이때 같은 테이블에서 밥을 먹게 되는 학생들과 거의 90%이상 확률로 한 학기를 패밀리처럼 보내시게 될 겁니다 (저 또한 그랬고, 쾰른 교환학생들이 입을 모아 신기하다고 이야기하는 현상입니다. 어떻게 보면 운명적이죠…) 이 때 좋은 친구들을 만나시길 바라며, 어차피 한국인들은 나중에 가면 100% 친해지니 최대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 친해지시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그날 멘자에서 밥을 함께한 7명의 친구들과 점심식사 후 “야, 이거 지루한데 우리 낮술하러 갈래?” 해서 바로 Zulpicher거리에 있는 맥주집에서 맥주를 마시게 되었고, 그렇게 평생친구가 되었습니다. 바로 카톡방 (사실은 페이스북 단체채팅이죠)가 파졌고, 그 후 모든 Welcoming Week 행사를 뭉쳐 다니면서 서로에 대해 알게 되었고, 다들 침구류가 없으니 벨기에 친구의 자가용을 몰고 IKEA에 가서 무려 6시간(!!!)동안 쇼핑을 하며 정점을 찍었습니다. 개강 무렵에는 이미 가족이 되어있었습니다. 쓰면서도 운명으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는 생각만 드네요…
 
2) 외국인 친구들과의 패밀리를 만들어라!
이 부분은 제 의견이 조금 많이 주입되었음을 앞서 밝힙니다. 자칫하면 “어 이거 편가르기 아니야? 유치하네…”라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명심하셔야 할 부분은, 일단 Welcoming week이 지나면 뭉쳐 다니는 학생들의 소위 말하는 “팸”이 생각보다 단단한 결속력을 지니기에 시기와 기회를 놓친다면 외로운 교환학생 생활을 보내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물론 딱 그 “팸”끼리 만 친한 건 절대 아닙니다. 그렇지만 분명히 외로운 타지생활을 하면서 소속감이 드는 공동체에 들지 못한다는 것은 정말 큰 외로움이 source가 되며, 거꾸로 얘기하면 “팸”이 있는 순간 정말 커다란 안정감 및 소속감을 느끼실 겁니다.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처음 친해지게 된 친구들끼리 결국 소속집단이 형성되고 평생 가게 되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다고 절대 부담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쾰른교환생들의 90%는 정말 오픈한 사람들이기에 걱정하실 필요도 없는 뿐더러 자연스럽게 당연한 듯이 친한 친구들과의 그룹이 맺어질 겁니다. 다만 드리고 싶은 얘기는 이 모든 것이 welcoming week 때 진행된다는 것이죠!!!
**아, Welcoming week은 보통 (10월 중순 개강 기준) 9월 10월 두 번 개최되는데, 이 중 하나만 가셔도 무방합니다. 즉, “어 나는 조금 늦게 입국해서 9월행사를 못갔어 ㅠㅠㅠ”하실 필요가 전혀 없다는 거죠!
 
3) 하루에 3시간이상 집에 있지 마라!!!!
가장 강조하고 싶은 얘기입니다. ***교환학생의 주적(主敵)은 비용도 아닌, 사고도 아닌, 바로 외로움입니다.*** 한번 외롭기 시작하면 정말 끝도 없이 외로워지면서 무서운 느낌마저 드는 것이 교환학생입니다. 교환학생들이 입을 모아서 하는 얘기가 집에 오래 있으면 괜히 외로워지기 시작하고 잡생각이 들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온지 1주일만에 지나친 음주… 로 인해 핸드폰을 분실했었는데, 그 다음날 숙취에 시달리며 침대에만 있었더니 정말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외로움과 두려움, 그리고 무서운 생각들까지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어 이건 위험하다” 싶어서 바로 외국인 친구들에게 아득 바득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을 취하고 너무 피곤한 몸을 이끌고 bar에서 맥주 (물론 저는 물만…)한잔 했더니 정말 기분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물론, 외로움은 언젠가 찾아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말 helpless 한 외로움을 처음 느껴보고 견뎌보는 과정도 교환학생의 엄청난 learning point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런 외로움이 들기 취약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어리석겠죠! 진짜 집에 혼자 장기간 있는 건 되도록 지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1분 1초가 아까운 교환생활, 집에서만 보낸다면 너무 아쉽겠죠? 당장 심심 할 때 available 한 친구들이 없더라도 운동이라는 훌륭한 선택지가 있으며 (ps. Unicenter 밑의 high-5 gym은 최고급 시설에 한 달에 10유로 (!!!!)라는 저렴한 가격을 받습니다), 운동은 피곤하시더라도 쾰른이라는 도시를 혼자서 탐험하는 재미 또한 쏠쏠합니다.
PS) “3시간”이라는 수치는 제 point를 강조하기 위해 편의상 쓴 단어입니다. 물론 밤 시간대에 피곤하다면 집에서 밀린 미드라도 보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무조건 필요하죠! 단지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건 그런 생활이 일상처럼 되는걸 지양하시면 좋겠다는 거죠!
 
<*****6. 글을 마치며…*****>
 
제가 교환학생 생활을 가장 크게 얻은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1) 평생 만날 친구들을 얻었다
저와 친구들이 입버릇처럼 한 얘기가 있습니다. “Dudes, I’d take a bullet for you man hahaha” 식인데요, 말 그대로 교환학생이라는 몽환적인 시공간에서 만난 친구들의 우정은 다른 환경에서의 우정보다 배는 깊습니다. 사실은 무서울 정도로 느껴질 정도로 정을 서로에게 너무 주었기 때문에 귀국 후 적응하는 것이 모두에게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렇지만 bright side를 본다면, 정말 나를 위해서는 모든걸 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내 남은 80년 인생을 함께 보낼 친구들이 세계 곳곳에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저는 믿기지도 않으며 신기합니다. 현실적으로 2년마다 한번은 꼭 보자라는 pact를 맺고 저를 공항에 배웅해주며 다같이 울던 그 상황의 잔상은 아직도 저를 괴롭게 하지만, 역으로 힘든 취준 생활의 엄청난 motivation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유럽 여행”이 아닌 “유럽 교환학생”은 풍족한 여행, 맛있는 음식, 황홀한 풍경을 다 떠나서 바로 사람입니다.
 
2) 세계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거창하죠? 하지만 정말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 저는 “한국에서 명문대를 나와서, 한국에서 취업하고, 한국에서 결혼함과 동시에 가정을 시작하고, 한국에서 은퇴해서 한국땅에 묻히는” 시나리오가 저도 모르게 programming되어 있었습니다. 정말 오만한 추측이지만, 제가 감히 과감하게 추측해 본다면 한국 학생들의 80% 이상은 알게 모르게 이러한 생각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느낀 “어? 이거 외국에 나와서 사는 거 가능한데? 아니, 어려울 게 없는데? 아니, 꼭 내 남은 80년 인생, 한번은 해봐야겠는데?” 라는 생각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하루 하루가 머리를 얻어맞는 충격의 연속이었고, 그에 비례하게 저 자신에 대한 자신감도 커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없는 것은 딱 한가지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솔직히 한국인들만큼 영어 잘하는 동양인들 없습니다. 배우고 연습하면 됩니다. 외국어? 마찬가지입니다. 문화적 차이? 적응하면 됩니다. 우리가 없는 건 비자밖에 없습니다. 저는 교환학생을 다녀와서 어떻게든 해외비자를 취득해서, 꼭 언젠가는 유럽에서 살겠다는 다짐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물론 이게 일시적인 흔들림 (소위 말하는 교환”뽕”) 일 수도 있지만, 그 자체로도 너무나 달라진 저 자신이기에 이 생각을 놓지 않아보려 합니다.
 
5개월간의 교환생활은 제 대학생활의 새로운 터닝포인트였습니다. 쾰른으로 향하시는 모든 분들께서 저보다 훨씬 다채롭고 다이나믹한, 몽환적인 교환학생 생활을 보내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