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apore]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2015-2
NUS 교환학생 경험보고서
2014120359 박선영
안녕하세요! 2015학년도 2학기에 NUS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박선영이라고 합니다. 교환학생을 두 번이나 연달아 다녀오느라 수기 작성이 늦어졌지만 최대한 상세하게 싱가포르에서 배우고 느꼈던 점 위주로 적어보겠습니다.
- 싱가포르(NUS)를 선택한 동기
싱가포르는 교환학생을 가기 전부터 큰 호기심을 갖고 관심있게 지켜보던 국가였습니다. 그 계기는 싱가포르의 짧은 역사 동안 이루어낸 국가발전과정이 너무나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영국 식민지였다가 말레이시아 연방으로부터 독립 후 50년이 흐른 지금 현재, 싱가포르는 1인당 GDP가 5만불을 훌쩍 넘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선진국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외환시장 규모는 영국, 미국 다음으로 세계 3위에 이릅니다. 이러한 비약적인 발전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교육의 힘이 가장 컸다고 생각하여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공부해보고 싶었고, 또한 싱가포르 친구들과 경쟁하며 성장하는 경험을 하고 싶어 NUS에 1지망으로 지원하여 가게 되었습니다.
- 싱가포르의 문화
언어는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지정한 공용어가 개이며대부분 영어를 기본적으로 하고 중국계는 중국어말레이계는 말레이어인도계는 타밀어 이렇게 국민들이개국어를 합니다학교와 공공기관은 다 영어를 사용하므로 실질적인 공용어 역할은 영어가 하기 때문에 영어로 다양한 민족이 자유롭게 소통하며 어울려 삽니다이러한 언어적민족적 특성 덕분에 이민자나 외국인도 큰 어려움없이 싱가포르에 정착할 수 있고그 덕분에 다양성과 개방성이 더욱 커진 것 같습니다가끔 스타벅스에 앉아있으면 전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다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곤 합니다
다양성은 음식문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학교 내 식당만 가도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의 국적이 최소 개는 됩니다한식당도 몇 개 있지만 큰 기대는 안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하지만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음식인 칠리크랩카야토스트 뿐만 아니라 차 케이 타오용 타우 푸나시레막아얌팡강 등 맛있는 음식이 많기 때문에 처음에 별로 안 먹고 싶게 생겼더라도 일단 한 젓가락씩 도전정신을 잃지 마시고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매일매일 뭐 먹을지 굉장히 고민하시게 될 것입니다
싱가포르 도시 자체를 관광하는 것은 일주일이면 충분합니다싱가포르 사람들도 휴가는 주로 해외로 가고일반적인 여가시간에는 주로 맛집탐방을 다닙니다그래서 외식문화가 매우 발달해있고싱가포리안 친구들을 만나면 거의 맛있는 음식 먹으러 다녔던 것 같습니다싱가포르 주변에 여행하기 좋은 나라는 가깝게는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멀게는 태국라오스캄보디아호주 등이 있으며 항공편도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리딩위크나 공휴일을 잘 이용해서 틈틈이 미리미리 계획을 세워서 알찬 여행 하시기 바랍니다
- 학교 수업
수업은 대체로 매우 까다롭습니다. 내용 자체가 어렵다기보다는 팀플, 과제, 수업참여점수 등 평가방법이 복합적이라 시험만 잘 본다고 좋은 성적을 받기 어려운 시스템입니다.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었는데, 싱가포르에 다녀온 후로 그나마 수업시간에 손이란 걸 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싱가포르 학생들에 대해서는 매우 적극적이고 뭐든 완벽에 가깝게 열심히 한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수업시간에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하고, 토론이 자유로우며, 팀간 또는 개인간 피드백을 솔직하게 주고받습니다. 또한 발표할 때는 전문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본교에서 전공필수로 인정받는 경영전략 과목에 해당합니다. 막연하게 pass/fail이니까라는 생각으로 편하게 들어야겠다 하고 들을 과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과목 때문에 한 학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시험도 기말고사 때 하나 치는데 비중이 거의 없고, 이 수업이 요구하는 것은 케이스 분석, 이론적 개념 이해 및 케이스에의 적용과 이 모든 것을 발표로 구성하여 하나의 수업을 한 팀이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수업은 거의 학생들 발표로 3시간이 채워지고 발표 끝날 때마다 교수님이 약간의 설명을 덧붙이시는 형식이었습니다. 또한 매주 기업 분석 팀 레포트를 내야하는데 마지막에 레포트 편집했더니 100페이지 정도 나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레포트를 바탕으로 발표 동영상도 제출해야 했습니다. 수업 참여 점수도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본교의 기업재무와 같은 수업입니다초반에 교수님 싱글리쉬에 정신 못 차리긴 했지만 나중에 적응되고 나서는 설명도 잘해주시고 질문하면 답도 잘해주셔서 나름 재미있게 들었던 수업이었습니다문제 푸는 팀 과제 세 개는 큰 부담 없었는데케이스 발표가 답이 없었습니다심지어 배우지도 않은 기업가치평가 방법을 알아야해서 팀원들 모두 애먹었었습니다하지만 열심히 한 만큼 성적이 잘 나와서 성취감이 큰 수업이었습니다
- Investment Analysis and Portfolio Management
본교의 전공선택인 투자론으로 인정받는 수업입니다교수님께서 미국식 영어 아주 유창하게 구사하시고 설명도 꼼꼼하게 두 세번 반복적으로 해주셔서 이해가 가장 잘 되는 수업이었습니다교수님이 학계에서 활발하게 연구하시는 분이시라 나중에 교수님 최근 논문도 소개해 주시고 현재 금융계 동향을 많이 반영해서 설명하신 점이 매우 좋았습니다케이스 분석과 발표 하나 있었고마지막에 엑셀 활용해서 수업시간에 배운 개념 모두 적용하는 큰 과제 하나 있었습니다
- Asian Business Environment
본교에는 없는 수업이라 제목이 흥미로워 보여서 신청했는데 비즈니스 보다는 거시경제를 다루는 수업이었습니다엄청 큰 대형강의실에서 수업이 진행됐는데 수업분위기가 정말 어수선했습니다가 있어서 수업을 안 나가도 집에서 언제든지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영영 안 듣게 될 수도 있다는 맹점이 있습니다수업 초반에만 몇 번 나가다가 리딩이 밀리기 시작하자 거의 후반부에는 손을 놓는 지경이 되었습니다참고로 리딩 양이 엄청나게 방대합니다그 리딩을 해야만 튜토리얼에 참여할 수 있고매주 온라인 퀴즈를 풀 수 있는데리딩을 못 따라가서 그냥 기말고사만 쳤더니 패스는 받았습니다추천하고 싶지 않은 수업입니다
중국어 처음 배우기에 딱 좋은 수업인 듯합니다완전 기초부터 배우기 때문에 학습량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수업만 차근차근 잘 따라가면 좋은 성적 받으실 수 있습니다또한 교환학생들이 많이 수강하는 수업이라 친구 사귀기도 좋고팀플도 각 나라의 축제에 대해 발표하는 것이어서 부담 없고 매우 흥미로웠습니다마지막에 중국어로 대본 짜서 연극을 해야하는 것 빼고 다 좋았습니다
- 기숙사 생활
UTOWN을 신청했는데 떨어져서 PGPR을 배정받았고 C type에 살게 되었습니다. A type은 에어컨과 개인 화장실이 있는 1인실이고, B type은 세면대만 있는 1인실, C type은 그냥 1인실입니다. C type에 살게 되시면 진짜 너무 더워서 창문을 안 열 수는 없고, 그렇다고 창문을 열면 벌레와 헤이즈가 들어오는 딜레마 상황에 마주하게 됩니다. 물론 저는 다 포기하고 매일 창문 열고 지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크기의 바퀴벌레가 날아 들어오기도 하고 가끔 도마뱀이 룸메이트처럼 반겨주는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공동 주방에서 요리를 할 수 있긴 하지만 요리 재주가 없어 주로 기숙사 canteen에서 사 먹었습니다. 위생과 청결은 포기해야하지만 그래도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나름 맛도 있습니다. PGPR에 자랑할 것이 있다면 난양마트와 배드민턴 체육관이 있다는 것입니다. 난양마트에서 웬만한 생필품, 문구류 다 구입할 수 있고, 무엇보다 과자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배드민턴 체육관은 오피스에 가서 예약하고 사용할 수 있는데 체육관이 진짜 더워서 몇 발자국 안 움직여도 사우나처럼 땀이 납니다. 그래도 배드민턴 치는 거 좋아해서 자주 갔었습니다.
PGPR C type에서 살고 난 이후로 생활력과 적응력이 많이 길러진 것 같고, 고생한 만큼 추억도 많아서 한번쯤 해볼만한 경험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알아두면 좋은 팁
- 출국 전 준비 관련: NUS로 파견되는 학생 수가 워낙 많다 보니 서로 정보 공유하며 준비하면 크게 어려운 점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보 공유도 좋지만, 먼저 이메일을 꼼꼼히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프린트 할 수 있는 것 다 프린트하시고, 추가로 혹시 모르니 여권 사본도 몇 장 챙겨가세요! 6개월 이내에 찍은 증명 사진도 챙기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더운 나라라고 반팔 반바지만 챙기지 마시고 긴 팔 가디건이나 후드 집업 한 두개 가져가야 합니다. 에어컨을 추울 만큼 트는 곳이 많기 때문에 가디건 필수입니다. 또한 모든 수업에 발표가 최소한 하나는 있기 때문에 포멀한 옷과 신발 꼭 챙기세요! 중국어 수업만 빼고 거의 다 정장입고 발표했습니다. PGPR 이라면 와이파이 공유기도 필수!
- 한국에서 돈 보내는 법: atm에서 카드로 인출하는게 제일 편하고 저렴합니다. 시티은행 atm이 곳곳에 많아서 (켄트리지 역에도 있습니다) 시티은행 체크카드 추천합니다.
- 교재 구입방법: 전공 서적이 필요하면 중고로 구입하실 수 있는데 Carousell 어플 추천 드립니다. 기업재무, 투자론, 중국어 교재 다 여기서 사고 한국 오기 전에 팔고 왔습니다.
- 학생증, 기숙사 키 등 재발급 비용이 굉장히 비싸기 때문에 절대 잃어버리지 않도록 잘 챙기셔야 합니다. 학생증 막판에 잃어버렸는데 재발급 비용이 너무 비싸서 그냥 없이 살았습니다.
- 싱가포르하면 스콜인데 비가 많이 오는 만큼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경영대 내에서는 모든 곳을 비 안 맞고 다닐 수 있도록 위에 비 가림막이 다 있습니다. 그리고 건물과 건물 사이는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다 연결되어 있으니 연결 통로를 잘 찾으신다면 비가 와도 편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 싱가포르는 시험 바로 전 주에 recess week, reading week가 있어서 미리미리 그 때 뭐할지 계획을 세우는게 좋습니다. 여행을 가려면 비행기 티켓은 최소 한 달 전에 끊어야 싸게 갈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recess 때 Forex 잠깐 배웠었는데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 싱가포르는 택시 색깔 잘 보고 타야 합니다. 택시 색깔과 택시 차종에 따라 금액이 달라집니다. 특히 공항에서 학교로 올 때 주의하세요! 현대나 도요타 타는 것이 제일 무난합니다. 그리고 할증이 시도 때도 없이 붙으니까 그것도 잘 알아보고 타야 합니다. 참고로 12시 넘으면 50프로 붙습니다. 아니면 Uber나 Grabtaxi 이용하시면 편할 듯합니다.
- 글을 마치며
결과적으로 싱가포르는 살아보니 살기 좋은 나라임에는 틀림없지만 살고 싶은 나라는 아니었습니다. 안전하고 잘 계획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경쟁적이고 능력 중심주의 사회이며 다들 정해진 틀 안에서 정해진 답을 찾아가는 삶을 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한 다들(주로 제가 만난 NUS 학생들) 굉장히 바쁘게 열심히 열정적으로 살고, 그렇게 끊임없이 자기 개발을 함으로써 오는 자아성취감과 보람과 뿌듯함이 그 친구들의 주된 행복의 원천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가끔 뒤처지지 않기 위해 참 애 많이 쓴다는 생각이 들 때면 문득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나중에 저 친구들과 붙었을 때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정신이 바짝 차려지기도 했습니다. 또 배운 것이 있다면, NUS에서 제가 수강했던 모든 수업에서 발표는 팀원 전원이 무조건 해야 했기 때문에 발표 능력 향상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싱가포르만큼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섞여있는 국가가 또 있을까 싶을 만큼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너무나 만족스러운 한 학기였습니다. 이러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경영대학 국제처 선생님들과 고려대학교에 정말로 너무나 깊이 감사 드립니다.
느끼고 배운 점 위주로 적다 보니 상세한 정보들이 많이 누락된 것 같은데, 언제든지 궁금한 점 있으시면 주저 마시고 tjsdud9563@gmail.com으로 이메일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