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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USA] Tulane University 2016-1 이휘주

2016.07.06 Views 4809 경영대학

 안녕하세요, 2016-1학기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주의 뉴올리언스에 위치한 Tulane University로 파견되었던 이휘주라고 합니다. 재작년에 뉴욕과 워싱턴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교차하는 미국에 이전에 없던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다음에는 단순 여행이 아닌 ‘현지인으로서 거주’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교환학생 지원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한국인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쌓는 것이 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서부나 동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낯선 지역인 남부 쪽으로 눈을 돌렸고, 다수의 경험수기를 읽으며 Tulane University를 파견교로 선택했습니다.
 
1. New Orleans 및 Tualane University 소개
 툴레인 대학교로 교환학생을 간다고 했을 때 알아듣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을 만큼 한국에서는 생소한 축에 속합니다. 그러나 학기가 끝나고 다른 도시들을 여행하던 중 미국인들에게 뉴올리언스에서 왔다고 하면 혹시 Tulane University에 다니느냐고 물을 정도로 내부에서는 명망이 높습니다. 연간 학비가 굉장히 높은 것으로 알고 있어, 이 학교에 다닌다는 사실은 곧 집안에 어느 정도 재력이 있다는 말로 통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뉴올리언스 전체로 보면 거주민의 절반 이상이 흑인인 반면, 학교 내에서는 백인의 비율이 월등하게 높습니다. 백인 중에서도 뉴올리언스 출신은 굉장히 드물며 뉴욕과 뉴저지를 비롯한 동부 지역이나 가까운 중부 지방에서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대체로 애교심이 강한 본교에 비해, 툴레인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나 지역 커뮤니티와의 결속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인, 일본인 학생들은 학기 내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을 정도로 적지만 중국인들은 재학생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이들은 대부분 중국인끼리만 어울리려는 경향이 강해 친해질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학교 내부에서 큰 규모의 커뮤니티, 동아리들을 형성하면서 긴밀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가족처럼 서로를 챙기는 모습은 자못 부러웠습니다. 중국인들마저도 대학원생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수업은 대개 백인 학생들과 듣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뉴올리언스 하면 보편적으로 재즈 음악과 파티로 소란스러운 풍경이 연상되지만 이는 다운타운에 해당되는 묘사입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거주하시게 될) 학교 근처의 업타운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모습은 한적하게 커피를 마시며 야외에서 신문을 읽는 할아버지, 정원을 가꾸는 아주머니, 개와 함께 산책하는 대학생들로 매우 조용하고 한가롭습니다. 물론 교환학생 초기에는 street car를 타고 다운타운에서 노는 일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나 업타운에서도 Maple street을 중심으로 꽤 맛있는 브런치 레스토랑들, 힙한 카페들, 가볍게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바들이 몰려있어 이후에는 수업이 끝난 저녁이나 주말에 자주 들르곤 했습니다. 그러나 치안이 좋지 않기로 소문난 뉴올리언스인만큼, 업타운에서도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녁 여덟시만 지나면 인근의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으며 희미한 가로등마저도 꺼지는 날이 많아 앞이 안 보일 정도로 깜깜해지곤 했습니다. 툴레인 측에서는 학교 부근에서 범죄가 발생하면 이메일을 통해 alert를 전송해주는데, 실제로 집으로부터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침입 강도 사건들이 자주 벌어져 소름이 돋은 적이 많았습니다.
 2월 10일 언저리에 열리는 Mardi Gras의 인기는 타 지역에서도 오로지 이 축제만을 위해 뉴올리언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몰려들 정도로 대단합니다. 마디그라스의 절정은 다운타운의 프렌치쿼터에서 맛볼 수 있는데 거리 거리를 누비는 화려한 퍼레이드(퍼레이드에서 공연하는 사람들은 뉴올리언스 내 댄스학원 수강생들, 치어리더 팀, 클럽 직원들로 공연의 퀄리티가 높지는 않음에도 불구, 오히려 정감 가는 분위기라 개인적으로는 더 좋았습니다)는 장관입니다. 축제 분위기에 휩쓸려 각종 마약, 성추행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만 배제하면 생애 최고의 추억을 만드실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 축제가 의미 없는 국가적 낭비라는 여론이 거세지면서 축제 기간을 축소하는 추세라고는 하나, 여전히 1월 중반부터 2월 중반까지 적어도 한달동안은 파티 분위기에 흠뻑 젖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마디그라스 뿐만 아니라, 뉴올리언스에서는 거의 매주 재즈와 지역 특산물들을 활용한 각종 축제가 열립니다. 학교 측에서도 무료 티켓을 지원해주는 등 참여를 독려해주는 편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모든 파견교들 중에서 가장 큰 유흥과 쾌락을 누릴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2. 출국 전
 ① 서류 전송
 파견이 확정되면 툴레인 측에서 여러가지 준비할 서류들이 담긴 봉투를 보내줍니다. 툴레인 국제실 측에서 한눈에 보기 좋은 체크리스트를 동봉해주었으며, 이메일을 통해 궁금한 사항을 문의하면 신속하게 답변을 받을 수 있었던 덕분에 준비하는 데에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라면 비자발급, 수강신청, 백신접종, 잔고증명 등 네 가지 정도입니다.
 미국의 비자는 타국에 비해 다소 까다롭다는 이야기를 들어 툴레인으로부터 서류를 받은 직후부터 준비했습니다. 발급 절차, 작성해야 할 각종 서류들에 대해 굉장히 자세히 서술해놓은 블로그 포스팅이 많기 때문에 이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필요한 서류들만 잘 정리하여 빠짐없이 대사관으로 가져가 인터뷰만 무사히 치른다면 별 문제 없이 발급 받으실 수 있습니다. 가장 이른 시각을 예약하여 떨리는 마음으로 비 오는 날 광화문으로 행했는데 정작 인터뷰는 1분만에 끝나고 비자는 바로 다음날 받아 조금은 허무했던 기억이 납니다.
 툴레인은 해당 학기에 열리는 강의들의 목록과 Class selection form을 출국 전에 미리 보내주고 수강신청도 타 서류들과 함께 데드라인까지 받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포털에 업로드되어있는 syllabus들이 이번 학기에 업데이트된 것이 아니라 지난 년도의 것이라, 강의명만 동일할 뿐 교수님과 수업 스케줄, 내용이 전혀 매칭되지 않습니다. 이번 학기 syllabus를 열람하기 위해서는 툴레인 국제실에 별도로 요청해야 하는데 국제실도 이를 위해 해당 교수님과 따로 연락을 취해야 하는 등 번거롭다고 느껴져서 일단 희망하는 시간대에 열리는 수업들 위주로 신청했습니다. 1차로 신청하는 강의에서 튕겨나갈 가능성에 대비하여 2차 희망란에 최대한 많은 과목들을 적는 것을 추천합니다. 수강정정은 개강 이후 한달여간 가능한데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백신접종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미리 맞았습니다. 건강증명에 관련된 툴레인의 공고를 가져가면 의사 선생님께서 알아서 진행해주십니다. 다만 백신을 맞은 뒤 몸에 반응이 일어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체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출생 이후에 맞지 않은 예방접종을 파악하기 위해 아기수첩도 필요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잔고증명의 경우에는 집에서 가까운 우리은행에서 발급 받았습니다. 잔고증명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은행에서 알아서 진행해주며 저는 당일에 바로 발급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짐 꾸리기
 먼저 뉴올리언스의 날씨에 대해 설명 드리자면, 1월 초에 도착 후 3주간은 쌀쌀하지만(그러나 이것 역시 우리나라의 늦가을 정도로 극심한 추위는 절대 없습니다) 그 이후로는 반팔을 입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따뜻한 날씨가 펼쳐집니다. 그러나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는 날이 빈번하고, 한번 비가 내리면 온 동네가 떠내려갈 정도로 퍼붓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실제로 제가 파견되었을 당시에는 비 때문에 캠퍼스가 세 번이나 봉쇄되었습니다. 때문에 반드시 빗속에서도 뒤집어지지 않는 튼튼한 우산을 늘 가방 속에 지니고 다니시기 바랍니다.
 옷은 부피가 큰 겨울옷 없이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반팔/반바지/레깅스, 기모가 들어가지 않는 보통 두께의 점퍼, 간혹 쌀쌀한 날에 대비한 두꺼운 가디건 정도로 챙기셔도 충분합니다. 참고로 저는 겨울용 코트와 항공점퍼를 네벌이나 가져갔는데 단 한번도 입지 않았습니다. 대신 학생회관 격인 LBC Quad 기념품점에서 툴레인의 로고가 그려져있는 후드티/후드점퍼, 티셔츠 등을 다양하게 판매하는데 여기에서 긴팔 저지 점퍼를 하나 구매해서 교복처럼 입고 다녔습니다. 디자인이 예쁘기도 하고 현지 학생들도 많이 입고 다니기 때문에 기념용으로 하나 구입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두루마리 휴지, 샴푸, 여성용품을 비롯한 각종 생활용품은 전에도 언급한 LBC Quad에서 모두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출국 전부터 바리바리 챙겨가실 필요가 없습니다. 이곳에는 화장품 코너도 마련되어있어 메이블린뉴욕, smashbox 등의 제품은 여기에서 구매해서 썼습니다. 뿐만 아니라 매주 월마트로 운행되는 셔틀버스도 있으며 학교에서 가까운 S.Carrolton street에도 간단한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구비할 수 있는 Rite AID, Walgreen이 있습니다. 
 
3. 출국 후

 파견 확정 후 다른 서류들과 함께 on-campus dormitory, off-campus housing에 관한 자료들도 받게 됩니다. 이전에는 교환학생들에게 캠퍼스 내에 위치한 기숙사 자체를 내주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제가 파견되었던 시기부터 정책이 바뀌었는지 학생 본인이 굳이 희망한다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것이 가능해지긴 했습니다. 그러나 한 학기 거주비용이 최소 1200달러부터 시작하는 등 매우 비쌀 뿐만 아니라, 국제 학생들에게 허용되는 기숙사 건물들은 낡고 굉장히 시끄러운 것으로 악명이 높다고 합니다. 이를 근거로 툴레인의 경영대 국제처 측에서조차 기숙사를 신청한 교환학생들을 설득하여 off-campus housing을 알아보게 할 정도였습니다.
 우선 집을 언제 계약해야 하는가가 가장 큰 고민이었던 저는 이 문제에 관하여 경영대생 교환 담당이었던 Cooper에게 문의했었고, ‘학생에 따라 다르지만 미리 계약을 마치고 출국한 학생들은 직접 눈으로 집의 상태를 확인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단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면 다른 교환학생들 가운데 룸메이트를 연결해주고, 오랫동안 툴레인 학생들에게 숙소를 제공해온 집주인들의 리스트가 있으니 계약도 도와주겠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도착 후 집 계약이 이루어질 때까지 머무를 B&B(서류들 중에는 집을 찾을 때까지 3-4일 정도 머무를 수 있는 호텔 및 호스텔의 목록도 포함되어있습니다. 에어비엔비 사이트를 이용하면 보다 저렴한 숙소들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학교가 추천하는 곳들을 반드시 따르지 않아도 됩니다)만 예약하고 아무 걱정 없이 출국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오리엔테이션에 도착해보니 동일한 학교 혹은 동일한 국가에서 파견된 학생들끼리 이미 출국 전에 삼삼오오 모여 온라인으로 계약을 마친 상태였습니다. 그러자 국제처도 ‘다른 학생들도 알아서 구했으니 너도 알아서 구해라’라고 태도가 바뀌어, 제한된 시간 내에 스스로 발품을 팔며 적당한 집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저와 함께 끝까지 집을 구하지 못했던 오스트리아 친구가 한 집주인의 번호를 넘겨준 덕분에 개강 직전 주말에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습니다. 주로 B&B로 운영되었던 제 집은 월세가 850달러(utility 포함)로 높은 축에 속했지만 학교에서 도보 5분 거리라는 점, 모든 가구가 완비되어있다는 점, 주인 중국 아저씨가 안전에 매우 철저하다는 점, 방은 따로 쓰되 다른 사람들과 플랫메이트로 지낼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아르바이트로 숙소에서 housekeeping 일을 했던 Stacy와는 함께 한국 음식도 먹으러 가고 여행계획도 검토해주는 등 가족처럼 지낸 기억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가장 추천 드리는 방법은 출국 전 페이스북의 International Students 그룹을 통해 룸메이트를 구하신 뒤에(만약 룸메이트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라면 이 절차는 생략하셔도 됩니다) Tulane Classifieds 그룹, craigslist.com, 두 매체를 통해서 자신의 조건에 부합하는 집 후보들을 뽑아놓고 출국 후에 직접 방문하며 상태를 확인한 뒤에 계약하는 것입니다. 당시에는 저의 절박한 도움 요청을 무시했던 툴레인 측의 무책임한 태도가 원망스러웠으나 직접 조건을 따져가며 집을 알아보는 것도 나름대로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리엔테이션(은행계좌, 통신)
 개강 전 이틀에 걸쳐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됩니다. 하루는 경영대생 대상이며 다음날은 전체 국제학생 대상으로 정확한 날짜는 사전에 공지됩니다. 그러나 자신이 입국했음을 신고하는 절차, 은행계좌 및 통신에 관한 정보 전달 등 실질적으로 정착하기 위한 준비는 오리엔테이션 전 국제처 개별방문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선택할 수 있는 은행으로는 Whitney Bank, Chase, Capitol One 등이 있습니다. 휘트니 은행의 경우에는 LBC Quad 내부에 지점이 위치하기 때문에 계좌 개설이 편한 반면, 뉴올리언스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는 아예 지점이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종강 이후에 미국 전역을 여행하실 의사가 있다면 여행 끝까지 쳔하게 체크카드를 이용하고 계좌를 닫은 뒤 귀국할 수 있도록 Chase를 선택할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이용할 수 있는 통신사로는 크게 AT&T, T-mobile 두 곳이 있습니다. 블로그 후기들을 검색해보니 미국 어디에서나 잘 터지는 것은 AT&T라고 하여 입국 다음날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을 방문하여 Prepaid plan을 신청했습니다. 국제학생이라는 점을 밝히면 직원이 몇 가지 플랜을 제시해주는데 저는 전화, 문자, 데이터 무제한 한달 $45짜리 플랜을 선택했습니다.
 
보험/보건비
 일단 툴레인을 다니는 학생이라면 무조건 보험을 들고 이를 증빙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학교 측에서는 내부적으로 제공하는 보험을 일차로 추천하지만 금액이 말도 안되게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 waive를 선택합니다. Waive가 가능한 보험사들 가운데 ISO가 가장 저렴하여 저는 이곳을 선택했고 한달 100-150만원 정도를 지불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구매하는 과정은 굉장히 쉬웠으나 정작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경영대 국제실이 새롭게 도입한 온라인 인증시스템이었습니다. 본인이 구매한 보험의 정보를 기입하면 저절로 waive가 처리되는 방식이었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decline되는 일이 많아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이를 매우 번거로워했습니다.
 또한 학교 측에 $320 정도를 보건비로 지불해야 했습니다. 이를 한번 지불하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아플 때 캠퍼스 내부의 양호실을 무료로 이용하기 위함으로, 보험과는 완전히 별개의 개념입니다. 학생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필수로 지불해야 하는 항목입니다. 참고로 저는 단 한번도 양호실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4. 수업
Intermediate Accounting(Prof.Adrienne Huffman, 3학점, 전공필수 인정)
 중급회계에 해당하는 과목입니다. 교수님께서 굉장히 열의가 넘치고 친절하신데, 다른 교환학생 친구로부터 회계/재무 분야에서는 상당히 저명하신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Syllabus를 참조하여 꾸준하게 예습/복습하고 강의시간에 집중만 한다면 무난하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습니다. 교수님이 학생들의 피드백을 매우 중요시 여기셔서 중간중간 평가 방식이 변경되었는데, 최종적으로는 3번의 큰 시험(가장 높은 점수를 가장 높은 비중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가장 낮은 비중으로 반영), 매일 있는 예습퀴즈(학기 초에는 부재했으나 학생들의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동시에 출석까지 체크하기 위해 신설됨), 챕터가 끝날 때마다 주어지는 assignment로 구성되었습니다.
 
Leadership (Prof. Ambika Prasad, 3학점, 전공선택 인정)
 리더십의 종류, 특징을 비롯한 리더십 이론에 관한 무난한 강의입니다. 교수님께서 업로드해주시는 프리젠테이션 위주로 진행되는 강의이지만 그 못지않게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요구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수강한 모든 강의들에서 participation은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특히 이 수업은 학생들이 매번 이끌어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장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졌습니다. 미국에서 화제가 된 뉴스, 시사상식,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기 때문에 평소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토론에 임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강의 내용 자체는 굉장히 쉬운 편에 속합니다. 그렇지만 중간고사/기말고사뿐만 아니라 3번의 퀴즈(퀴즈임에도 불구하고 범위는 정기고사와 동일, 3번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는 버릴 수 있음), Team presentation & report(봉사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의 리더와 인터뷰를 진행한 뒤 다른 사회적 지도자를 선정하여 서로 비교하는 것이 주제, 프리젠테이션 발표자로는 모든 팀원들이 참여해야 함)까지 있어 생각보다 많은 힘과 노력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 Service Learning: Tulane University에서는 전반적으로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매개한 뉴올리언스 커뮤니티와의 연대를 중시하는 풍토가 있어, 정해진 봉사시간을 의무적으로 채워야 하는 과목들이 몇몇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Leadership도 그 중 하나로 조교가 사전에 6개의 기관 중 스케줄이 맞는 곳과 매칭해줍니다. 저는 Second Harvest라는 기관에서 식료품이 필요한 빈민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물품들을 정리했는데,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은 이곳으로 배정되는 것 같았습니다
3) Management of New Venture(Prof. Mazhar, 3학점, 전공선택 인정)
 주로 성공한 스타트업 케이스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후반부에는 팀을 구성하여 직접 하나의 스타트업을 창업해보는 과제도 있습니다. 그런데 수업을 위해서 미리 읽어가야 하는 reading과 케이스의 양이 어마어마하며, 제대로 예습을 해왔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에 대해 교수님께서 무작위로 질문을 던지십니다. 중간/기말을 보지 않고 퀴즈도 1회에 불과하기 때문에 평소에 수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는지의 여부가 성적을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교환학생의 경우에는 교수님의 편애로 특히 집중 질문 공세를 받을 수 있습니다.
 
4) Marketing Strategy(Prof. John Healy, 3학점, 전공선택 인정)
 일반 마케팅 과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수학, 데이터의 측면에서 정량적으로 접근하는 강의라 초반에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마케팅 이론에 관한 reading과 각각의 사례에 해당하는 케이스에 관한 설명이 번갈아 진행되는데, 케이스는 총 6번의 간단한 퀴즈 중 5번이 최종성적에 반영됩니다. 그러나 중간/기말고사에는 전혀 출제되지 않으므로, 정기고사를 준비하실 때에는 수업에 쓰였던 리딩 관련 PPT만 복습하셔도 문제 없습니다. 한 기업을 선정하여 현재의 상황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전략을 제시하는 학기말 team report도 한번 있었으며, 이에 관한 프리젠테이션 과제는 없었습니다. 교수님은 젊은 남성 분이셨는데 학생들에 대한 배려심이 넘치셔서 결석한 날에 대한 make-up quiz/exam도 허용해주셨습니다.
 
5. 여행
 저의 면허가 없어 가까운 도시로 여행을 가려 해도 메가버스나 암트랙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금요일 오후까지 수업이 있어, 시간과 돈의 압박감에 시달리면서까지 떠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학기 중에는 여행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 다만 3월 중순에 있는 일주일 간의 spring break 중에는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과 함께 마이애미, 키웨스트에 다녀왔습니다. 그러나 주4 시간표를 만들거나 차를 렌트할 수 있는 친구와 계획을 세우신다면 충분히 주말을 이용하여 남부 여러 곳을 여행할 수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학기가 끝난 뒤에는 뉴욕-나이아가라-토론토-보스턴-시카고-샌프란시스코-라스베가스-로스앤젤레스로 이어지는 루트로 여행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와 라스베가스에서는 친구와 만나 동행했으나 대부분의 지역들은 혼자 다녔습니다. 생각보다 위험한 미국의 치안에 놀랐으나 평생 간직할 추억을 얻었습니다.
 
마치며
 100% 자발적인 선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파견교를 확정 짓고 나니 버디 프로그램도 없이 유일한 한국인 교환학생으로서 한 학기를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커다란 부담감으로 다가왔습니다. 바닥부터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고 그것을 공고하게 만들기까지 언뜻 한 학기는 지나치게 짧다고 느껴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마음먹기에 따라 4-5개월은 굉장히 많은 것들을 시도해보고 느끼기에 충분한 기간입니다. 궁금한 사항이나 곤란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gnlwn1995@gmail.com으로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