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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Singapore]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NUS) 2015-1 최재원

2015.07.27 Views 6255 경영대학

안녕하세요. 저는 2015-1학기에 NUS(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다녀온 09학번 최재원입니다. 이미 많은 학우님들이 NUS의 기본적인 정보에 대해 많은 수기를 남겨주었으므로 저는 조금 더 마이너 하지만 싱가포르 생활에 더 직접적으로 관여되어 있는 경험들을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싱가포르에 대해서
싱가포르는 ‘노는 행위’에 있어서 제한이 많은 나라입니다. 전체적으로 비싼 물가, 더욱 더 많이 비싼 담뱃값과 술값, 더운 날씨, 작은 땅덩어리가 무한정 놀기에 많은 제약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특히 자신이 아마도 더위를 매우 많이 타거나(제가 그렇습니다.) 더운 걸 많이 싫어하신다면 싱가포르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미리 말씀 드리는 바입니다. 싱가포르라는 나라가 원체 에어컨이 잘 되어 있으니 그래도 상관 없지 않을까 하는 분들 계실 지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 자신이 1. 더위에 강하고 2. 동남아 여행을 좋아하며 3. 술, 담배를 즐기지 않고 4. 운동을 좋아하고 5. 공부를 좋아하신다면 싱가포르란 나라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하지만 전 더위에 약하고 술, 담배를 즐겨 하고 공부와 운동을 싫어하는 본능에 충실한 학생이라는 게 한가지 안타까운 점입니다.


싱가포르로 떠나기 전
만약 합격을 한다면, NUS로 부터 많은 메일을 받으실 것입니다. 저도 하나하나 일일이 기억을 하진 못하지만 약간 복잡한 준비과정과 절차들이 있습니다. 준비과정을 제시간에 내지 못하거나 부실하다면 입국 후 NUS 등록 시 엄청 귀찮아 지므로 확실하게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을 추천하는 바입니다. 또한 되도록이면 합격한 학생들끼리 카카오톡 단체카톡방을 개설하여 준비과정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숙사의 경우에는 다른 학우들 수기에도 많이 나와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무조건 UTOWN을 추천합니다. 그 중 에어컨이 달려있는 방이 최고이지만 이는 운이 매우 좋은 일부에게만 돌아가는 방이므로 “되면 좋다”라는 생각만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일단 PGP를 피하셔야 합니다. 정 가고 싶으시다면 가셔도 좋지만 고생을 사서 하시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운이 매우 좋지 않아 PGP에 배정받으신 경우에는 너무 서러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 방법이 있습니다. 싱가폴 입국 전까지는 변경이 불가능 하지만 PGP에서 며칠 생활하신 뒤 학교에 메일로 계속 못살겠다고 투정부리시면 바꿔줍니다. 이를 통해 PGP에 배정받아 살고 있던 학우들이 에어컨이 달린 시나몬 기숙사로 가서 오히려 유타운 학생들로부터 부러움을 샀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준비물
다음은 준비물입니다. 최소 4개월이나 있어야 하는 만큼 많은 물품들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싱가포르도 다 사람 사는 곳입니다. 자질구레한 물품들은 다 여기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돌아올 때 짐 무게 때문에 다들 많이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개인적으로 정말 중요한 물품들만 챙기고 정이 많이 든 물품들은 챙겨오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분명히 부득이하게 버리고 와야 할 경우가 생깁니다. 그럼 정말 가져오는 것이 필요한 물품들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1. 무선공유기
 필수입니다. 학교 기숙사 내 와이파이가 없기 때문에 개인 공유기가 없다면 룸메이트와 공유하거나 없이 살아야 합니다.
2. 발표용 정장
경영대 특성상 발표가 많은데, NUS는 더 많습니다. 저는 4과목 수강했는데 7번 발표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많은 수업들은 발표시 정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교환학생의 경우, 정장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너무 딱딱할 필요는 없습니다. 남성분들은 패턴 없는 셔츠와 어두운 색 슬랙스나 면바지, 그리고 깔끔한 로퍼 정도면 충분할 것입니다. 여성분들은 저는 잘 몰라서 알아서 잘 준비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3. 여름옷
짐은 적을수록 좋지만 반팔, 반바지는 많을수록 좋습니다. 아시다시피 싱가포르는 적도 선에 붙은 나라입니다. 기숙사 안에서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흐르는 극한의 더위를 보여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여름옷들을 요하는데 저의 경우에는 반팔을 많이 가져 갔음에도 싱가포르 안에서 반팔들을 더 구매했습니다. 꼭 반팔, 반바지는 많이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4. 가을옷
가을옷의 경우 다 잘 챙겨오실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제가 목록에 가을옷을 적은 이유는 많이 챙겨오실 필요가 없다고 말씀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무슨 패션모델을 한다고 가을옷을 후드, 가디건, 긴 추리닝 바지 2개 이런 식으로 가져갔는데 후드, 긴 추리닝 바지들은 입국해서 출국할 때까지 단 한번도 입어본 적 없이 깨끗하게 다시 가져 갔습니다. 제가 봤을 때 추위에 극도로 민감한 경우가 아닌 이상 절대 많이 가져가실 필요 없습니다. 나중에 돌아올 때 짐만 될 뿐입니다.
5. 술
싱가포르 입국할 때 양주 1리터까지 반입이 허용되는데 만약 술을 싫어하시지 않는 분이라면 꼭 면세점에서 구매하시길 바랍니다. 엄청난 찬스이기 때문에 괜히 소주 이런 것으로 1리터의 제한을 채우기 보다 도수 높은 야무진 1리터로 준비하여 섞어 드시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이유는 술값이 너무너무 비싸기 때문입니다. 거의 맨 정신으로는 구매하실 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만약 준비해 가신다면 서로 서먹한 룸메이트, 친구들 사이에서 초반 인기스타가 될 수 있습니다.
6. 시티카드
시티카드는 교환학생들에게 최고의 효율을 보입니다. 비단 싱가포르에서의 환전 뿐 아니라 동남아 많은 나라에서 환전 시 가장 안전하면서도 좋은 환율로 환전하실 수 있습니다. 환전에 대해서 첨언하자면 되도록이면 한번에 많은 돈을 환전해서 기숙사 자물쇠 서랍 안에 넣어두는 것이 제일 아끼는 방법입니다만 혹시나 도난이 걱정되신다면 조금씩 뽑아 쓰셔도 됩니다. 저는 전자의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수업 정보
 매번 같은 이름의 수업이라도 가르치는 교수님이 다르기 때문에 저는 제가 들었던 개별적인 과목에 대해서는 서술하지 않고 큰 범주 내에서 NUS수업의 특징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NUS의 중요한 시스템 특징이라고 한다면 lecture/tutorial의 구분입니다. 대형강의의 경우, 일주일에 3시간이 배정된다고 하면 2시간은 대형 강의실에서 이루어지는 lecture와 1시간은 15명 내외의 학생들이 조교에게 받는 tutorial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튜토리얼의 경우 인원이 적기 때문에 주로 토론, 발표가 활발히 진행될 수 있으며 따라서 더욱 많은 참여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렉쳐의 경우 너무 인원이 많고 강의실이 커서 수업을 제대로 듣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특징은 거의 모든 수업이 활발한 참여를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발표가 많기도 하고, 많은 참여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경제과목에서도 2번의 발표를 필요로 하였습니다. 따라서 저와 같이 영어로 말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은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이는 반대로 생각해보면 또한 영어 실력을 높일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이므로 너무 슬프게 생각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여행
싱가포르의 정말 몇 되지 않는 장점 중 하나가 바로 동남아 여행을 싸게 다녀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싱가포르는 저가 항공이 정말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정말 저렴한 가격에 인근 여러 나라를 다녀올 수 있습니다. 저는 친구들과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홍콩을 다녀왔는데 개인적으로는 싱가포르 교환학생으로서 가장 만족했던 부분입니다. 되도록 많은 나라를 돌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만 그 나라의 특징에 대해서 잘 알고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캄보디아, 미얀마는 저희 사이에서 호불호가 정말 많이 갈린 나라(불호가 많습니다)이므로 자신과 잘 맞는지 인터넷을 통해 잘 알아보고 가시길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태국이 정말 좋았는데 이 나라는 휴양지를 좋아하시든 도시를 좋아하시든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꼭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또한 여행 하면 인근 인도네시아 바탐/빈탄 섬을 빼놓을 수 없는데 저는 바탐을 두 번 다녀왔습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정말 꿀 같은 휴양을 보장하는 곳입니다. Deal.com(강추)에서 인당 99싱달러면 1박 2일 뚜리비치 리조트 휴양이 가능합니다. 싱가포르 생활 초반에 한국인 동료들끼리 다녀오시면 더욱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전반적인 생활
싱가포르는 매우 지루합니다. 입국 후 한 달이면 저의 수기에 상당 부분 공감하시기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땅이 워낙 좁아서 일주일이면 중요 관광지를 다 돌 수 있습니다. 관광지라고 해 봤자 마리나베이샌즈 외에는 모든 부분에서 한국이 더 놀기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클락키는 너무 비싸고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너무 작고 차이나타운은 그냥 볼 게 별로 없습니다. 놀기 좋아하시는 분이면 절대 큰 기대하고 가시면 안됩니다.
그리고 생활 전반 모든 부분에서 날씨가 발목을 잡는데 전 개인적으로 그 날씨에서 그냥 야외로 나가기 싫었습니다. 그런데 기숙사도 에어컨이 달리지 않은 방을 걸릴 확률이 높으니 더위에 약하신 분들은 많은 대비를 하시고 가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3월의 어느 날 밤에 기숙사 방안에서 누워있는데 땀이 비 오듯 흐르고 정신이 혼미하여 날씨 어플을 켜보니 온도 32도에 습도 95퍼센트였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가자마자 선풍기를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1월에 가서 초반에는 밤에 그렇게 덥지 않아 구매하지 않았는데 3월부터 거의 죽을 뻔 했습니다. 2개월밖에 남지 않아서 구매하진 않았는데 초기부터 구매했다면 효과적으로 사용했을 것이라 후회합니다. 이케아 근처에 전자제품을 저렴하게 파는 매장들이 몰려있는데 4만원이면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놀지 않고 자기개발 측면에서는 싱가포르에서 얻어갈 것이 정말 많습니다. 일단 이 나라는 영어를 쓰는 나라이기 때문에 영어실력을 충분히 늘릴 수 있습니다. 싱글리시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을 지 모르겠는데 적어도 NUS에서는 대부분 좋은 발음의 영어를 사용하며 듣기, 말하기, 쓰기 모든 부분에서 실력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학교 자체가 매우 학구적이기 때문에 수업을 열정적으로 듣고 많은 참여를 한다면 수업 자체에서도 배워갈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뿐만 아니라 건강 부분에서도 발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일단 나라 자체가 술, 담배를 거의 못하게 가격으로 막아놓기 때문에 끊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저는 실패했습니다.) UTOWN의 최고의 무료 헬스장과 곳곳의 수영장은 건강유지에 엄청난 도움을 줄 것입니다. 줄여서 말씀 드리자면 교환학생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 대신, 마치 절에 들어가서 몸과 마음을 건전히 하고자 한다면 싱가포르에서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며
 싱가포르에서 돌아갈 당시에는 수기에 적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았는데 좀 시간이 지나서 쓰다 보니 많은 부분을 기억하지 못해서 안타깝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날씨와 스타일이 맞지 않아 살짝 부정적으로 적었지만, 그래도 싱가포르는 정말 좋은 나라입니다. 모든 부분에서 선진국의 면모를 보여주며 시민의식은 정말 최고수준입니다. 특히 여성학우들에게 싱가포르는 더욱 더 매력적인 나라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욱 궁금하신 부분이 있다면 drogsingod@gmail.com으로 연락 주시면 제 경험과 기억을 총동원하여 답변해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긴 수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