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Student Experience

[USA]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UIUC) 2014-2 염수연

2015.02.16 Views 6632 경영대학

저는 2014년 가을학기에 UIUC로 파견된 10학번 염수연입니다. UIUC는 일리노이주의 어바나와 샴페인이라는 작은 도시에 걸친 커다란 캠퍼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샴페인 지역 자체가 워낙 외진 시골이라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도서관 시설들이 잘 되어 있어 지방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학업에 충실하기에 좋습니다.
 
1. 출국 전
출국 전에 준비할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학교 측에서 알아서 처리해주는 문제로 수강신청과 기숙사 신청입니다. 이 두 가지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국제처에서 필요한 서류를 직접 주기 때문에 안내에 따라 온라인으로 신청하시기만 하면 되고 특별히 주의할 점은 없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만 기숙사를 신청하실 때 기숙사 사이트에 미리 들어가셔서 각 기숙사의 특징과 동선 등을 잘 고려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준비하실 것은 비자와 비행기표, 버스 예약인데 어느 것이든 빨리 하실수록 좋습니다. 비자는 주한미대사관 사이트에서 신청할 수 있는데, 직접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이트 번역 상태며 전체적인 구조가 참 불편하게 되어 있습니다. 혼자 하셔도 못할 것은 없으나, 되도록이면 포털사이트에서 ‘교환학생 비자 신청’ 같은 검색어를 검색하셔서 자세히 안내된 블로그 포스팅 등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시는 쪽을 추천합니다. 비자 인터뷰는 따로 준비하실 내용은 없으니 그 점은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비행기표의 경우 UIUC의 경영대학 교환학생 프로그램 오리엔테이션 날짜에 맞춰 개강보다 일주일쯤 전으로 맞춰서 끊었습니다. 캠퍼스가 워낙 넓고 건물들도 야트막하니 비슷비슷해서 저처럼 길을 잘 잃는 분들은 미리 도착하셔서 캠퍼스 지리를 익히시는 쪽을 추천합니다. 필요한 물품도 하루아침에 사두기 힘드니 시간 여유를 두고 도착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비행시간이 상당히 길고 지루하니 비행기 안에서 시간을 때울 준비를 하는 것도 좋은 대비가 될 것입니다.
버스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Illini Shuttle이 가장 저렴합니다. 하지만 신청 기간이 굉장히 일찍 끝나기 때문에 미리미리 신청하지 않으시면 저처럼 사설 셔틀을 이용하셔야 하는데 이 경우 값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됩니다. Illini Shuttle은 공항에서부터 UIUC 도우미 학생들이 국제학생들을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설 셔틀버스의 경우에는 본인이 직접 홈페이지에 안내된 지정 위치로 찾아가야 합니다. 시카고 오헤어 공항의 구조가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자칫 이 과정에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을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2. 도착 후
우선 지정 기숙사에 체크인부터 하고 짐을 푼 다음 1)ISSS에 찾아가 도착 신고를 하고 2)Illini Bookstore에서 I Card를 만들고 3)맥킨리 헬스 센터에서 보험 등록을 하셔야 합니다. 도착 신고는 5분에서 10분 정도로 간단하게 끝나며, I Card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기다리는 줄이 상당히 기니 미리미리 가시는 것이 낫습니다. 특히 I Card를 만들 때는 신분을 증명할 여권이 필요하니 지참하는 것을 잊지 마시길 바라며, 그 자리에서 I Card에 들어갈 사진을 찍게 되니 한 학기 내내 괴로운 사진을 보고 싶지 않으시다면 되도록이면 깔끔한 상태로 가시는 쪽을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생활편의 면에서 해야 할 일은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것과 핸드폰을 개통하는 것 정도가 되겠는데, 둘 모두 Green street에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우선 생활용품은 green street과 6th street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월그린이라는 마트에서 구매하실 수 있으며, 핸드폰은 월그린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Blink Mobile(구글맵에 나옵니다)에서 한 학기동안 쓸 페이폰 유심칩을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데이터가 있는 요금제를 사용했는데, 학교 와이파이는 물론이고 제가 있던 기숙사의 와이파이가 몹시 불안정했기 때문에 필수불가결한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기숙사 와이파이 상태가 훌륭하다면(기숙사마다&방마다 다릅니다) 데이터가 없는 요금제를 사용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3. 수업
Principle of Real Estate: Finance계열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과목입니다. 하지만 재무적인 내용과는 별개로 부동산 관련 내용에 치중하기 때문에 이 방면에 흥미가 없다면 굉장히 지루하고 졸릴 수 있습니다.
Multinational Management: 교수님이 무척 친절하십니다. 수업에 열의를 다하시는 게 보이고 학생들의 사정에도 귀를 잘 기울여주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만 중국인 교수님이신 만큼 교수님의 영어 발음이 귀에 낯설 수 있습니다. 또 한 학기 내내 진행되는 팀 프로젝트를 하는데, 교환학생들이 많은 수업이라 그런지 책임감 없는 멤버와 팀이 될 확률도 높습니다. 팀은 교수님이 짜주시는 거라 운에 맡긴다고 봐도 좋습니다.
University Chorus: Black Chorus라 불리는 흑인 합창단 수업입니다. 기원이 흑인 합창단이었기 때문에 흑인음악을 자주 배우지만 수강생의 인종은 다양합니다. 주로 교회에서 부르는 가스펠들을 배우는데,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것에 거부감이 있다면 듣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저는 무교인데도 나름대로 즐겁게 이 수업을 들었는데, 종종 ‘아버지’, ‘하나님’ 같은 부분이 나오면 그 정서에 제가 잘 편승할 수 없어 동떨어진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Business Chinese1: 중국어로는 商务汉语라 불리는 수업입니다. 모든 수업은 중국어로 진행되며, 중간에 학생들이 교수님의 말을 알아듣지 못할 경우나 수업/시험에 대한 공지를 해야 할 때는 영어로도 말씀하십니다. 영어를 중국어로, 중국어를 영어로 바로 변환하는 능력을 기르고 싶다면 적극 추천합니다. 모국어를 배제하고 외국어로만 의미를 전달하는 연습을 하면서 언어적인 능력 자체를 증진시킬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매일 50분씩 일주일에 5번 듣는 수업이며, 학생들의 실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시험에는 수업에서 다룬 내용만 출제합니다.
Ice Skating: 말 그대로 스케이팅 수업입니다. 중학교 시절 이래로 운동 한 번 해본 적 없는 제가 따라가기에도 수월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출석만 잘 하고 시키는 연습만 꾸준히 하면 되는 수업입니다.
 
4. 생활
생활 면에서 소소한 팁을 드리자면, 1) 학교 부대시설을 적극 활용해라 2) 입맛에 맞는 음식집을 찾아둘 것 이 두 가지입니다.
우선 첫 번째는 학교 내 부대시설에 관한 것인데, UIUC에는 ARC라고 해서 규모가 크고 시설도 잘 된 체육관이나 Ice Arena 같은 체육시설이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습니다. 모두 학생을 대상으로 무료이거나 1~2불 정도의 설비대여비만을 받고 시설을 제공하는데, 저는 ARC에서 2달러를 주고 암벽등반을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학교 시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설비가 잘 되어 있으니 꼭 적극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참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저처럼 토종 한국인 입맛인 분들을 위한 팁입니다. 저는 Ikenberry라는 기숙사에서 숙식을 해결했는데, 이 기숙사 식당의 메뉴는 매일, 매 끼마다 나오는 피자와 파스타, 그리고 영문을 알 수 없는 ‘Oriental’ 요리 약간으로 제 입에는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하루 한 끼씩 억지로 때우고 쫄쫄 굶다가 중국 음식점을 하나 발견한 뒤부터는 줄곧 거기에서 연명했는데, 부디 다음에 가는 학우님들은 초반부터 입맛에 맞는 음식집들을 잘 찾아뒀다가 기숙사 식당 메뉴가 형편없는 날이면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이런저런 경험을 하다 보니 역시 집이 제일 좋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왔습니다. 정말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국제실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