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프랑스 Audencia Nantes 2013학년 2학기 교환학생 수기
이규인
안녕하세요. 2013년 가을학기에 Audencia Nantes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이규인입니다. 후기를 통해 교환학생 준비 과정과 실제로 가서 경험하고 느꼈던점들을소개하고자 합니다.
1. 학교 및 도시 소개
Audencia Nantes (이하 오덴시아)는 프랑스 낭트에 위치한 상경계열그랑제꼴이며프랑스 내 경영대학으론 5-6위쯤랭킹되어 있는 우수한 대학입니다. 종합대학이 아닌 경영 단과대이기 때문에 캠퍼스 규모는 상당히 작은 편입니다.프레파에 진학하는 소수의 고교 졸업생 중에서도 어려운 대학입시를 치르고 입학한 학생들이어서인지 학생들의 출신 지역은 매우 다양한 편이었습니다.오덴시아는 세계 곳곳의 대학은 물론 자국의 여러 그랑제꼴과도 자매결연을 맺어 네트워킹이 매우 잘 되어있단 느낌을 받았는데 실제로, 2013-2학기에 오덴시아에서 수학한 외국교환학생은 무려 200여명이었고 복수학위 프로그램(Dual degree program)을 통해 타대학에서 온 프랑스 학생들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낭트는 프랑스 북서쪽에 위치한 페이드라루아르 (Pays de la Loire) 지역의 주도(州都)로서, 파리, 리옹, 마르세유, 릴르, 뚤루즈에 이은 프랑스 6대 도시지만 실제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교환학생을 가기 전 낭트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역사 시간에 배웠던 ‘낭트 칙령’이 공포되었던 곳, 작가 쥘 베른의 고향이라는 것뿐이었는데 프랑스 내에선 친환경 도시, 교육 도시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 때문에 젊은 인구 비율이 높습니다.
파리나 프랑스 남부 도시들에 비해 관광지로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알고 보면 매력 있는 도시, 살기 좋은 도시가 바로 낭트란 생각이 듭니다. 친환경 도시란 이름에 걸맞게 도시 곳곳에 크고 작은 공원을 발견할 수 있고 여름엔 르와르 강변에서 야외 재즈 콘서트가, 고성 근처엔 야외 설치미술전이 열려 여가 생활을 즐기기에 제격입니다.
낭트엔비가 자주 내린다 길래이에 걸맞은 옷을 잔뜩 준비해 갔는데,지난 학기엔 정말 운이 좋게도 비가 내린 적이 몇 번 없었어요. 프랑스 학생들도 올해가 특이한 경우라고 하더군요. 그렇더라도 겨울이 되면 으슬으슬 추워지니 따뜻한 옷과 전기장판 (또는 핫팩) 정도는 챙겨가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2. 수강신청
교환학생 합격 통보를 받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로부터 이메일이올 것 입니다. 이와 함께 해당학기에 개설되는 강의 목록을 보내주는데, 정해진 양식에 따라수강 희망 과목을 적어 제출하면 현지 담당자가 신청 과목이 겹치는 학생들을 그룹 지어 조를 편성해줍니다. 이때, 같은 조에 속한 학생들과는시간표가 거의 같아한 학기 내내 동기들과 매시간 같은 수업을 듣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나 한번 신청한 과목은 정정(add or drop)이 불가능하므로애초에 신중하게 결정하셔야하겠습니다.
3. 집 구하기
교환학생 합격 여부가 결정되면 현지코디네이터가기숙사 (Residence) 추천 목록을 함께보내줄 겁니다. 저는플랫 셰어링을 하기원했기 때문에프랑스 도착 후, 발품을 팔아 계약을 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스튜디오를 구하는 과정이 매우 까다롭단 것을 알게 되었고현지 거주지를 정하여 출국하기 전 미리 학교에 통보해야 했기 때문에 결국기숙사 추천 목록 1순위였던 Residence ‘La Brunelliere’ 에서 지냈습니다. 이 기숙사의 경우 보증인 없이 보증금을 지불하기만 하면 계약을 할 수 있었고 최신식 시설은 아니어도 기본 시설은 모두 구비되어 있는 등,생활이 편리하단 점에서 제 선택에 만족하였습니다. 리셉션이 밤낮으로 개방되어 있어 집을 잠시 비우더라도 아래층에서 편지나 택배를 대신 수령해주었고, 카프 신청 시 필요한 서류를 일괄적으로 준비하여 주는 등, 사소한 듯 보이지만 매우 중요한 것에 있어서 불필요한 일에 힘쓰지 않아도 되었던 것 같네요. 중심가인 Commerce에서 매우 가깝단 점, 주7일 영업하는 까르푸도 바로 기숙사 맞은 편에 있단 것도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상점들은 대부분 평일이나 토요일까지만 정상 영업하고 이른 시각에 문을 닫기 때문에 식료품 구입하는 데도 제약이 많습니다).또한, 이 곳에 거주하는 학생들 대다수가 오덴시아 교환학생들이었기 때문에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기에 훨씬 수월했습니다. 아, 그리고 오덴시아에선 매주 수요일마다 OB 파티라는 게 열리는데, 파티 장소에서도 그리 멀지 않아 오고 가기 편한 것은 물론, 같은 기숙사 친구들과 귀가할 수 있어 늦은 밤, 아시아 여학생 혼자 인적 드문 거리를 걷게 될 경우를 걱정하실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단, 한 가지 단점이라면만만치 않은 월세를 꼽을 수 있습니다. 개인 스튜디오에 사는 친구들은 매달평균340-350유로를 낸 반면 전580유로를 (15m2 기준, VAT포함 가격) 지불해야 했습니다.이는 공과금이 포함된 가격으로, 개인용 아파트/스튜디오에서 지낸 친구들이 공과금을 합쳐 부담한 비용과 비교하더라도 살짝 높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4. 학업정보
저희가 소속된 프로그램은 ‘그랑제꼴 프로그램 (경영 석사, 5년제)’입니다. 프랑스 정규 학생들의 경우, 첫 1~2학기엔 전공 학습을 위한 기초 수업을 듣고, 2학년 진입하기 전 첫 번째 인턴십 경험을 쌓습니다. 세 번째 학기(Semester 3)엔 필수 전공 수업 (Specialization)을 수강하며 학기를 마치고 또한 차례의 인턴십에 참여합니다. 이후 4, 5학기(Semester 4,5)엔 마케팅/컨설팅/인사관리Major 중 하나를 택하여 심화전공(Core)으로좁혀가게 되는 것이죠. 반면, 교환학생은 Semester 3 (가을학기 파견 시) 또는 Semester 5 (Specialization)에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때, semester 3,4,5를 듣는 정규/교환 학생들은 프랑스어와 영어 트랙중 선택이 가능합니다.
Management Control (3 ECTS)
본교의 관리회계 수업과 유사합니다. 예산 관리, 원가 관리 관련 내용을 다루며 교수님께서 문제풀이 위주로 수업을 나가십니다. 첫 수업부터 개념 설명 없이 케이스를 풀기 시작하는데, 관리회계를 선수강하지 않은 저로선 매우 당혹스러웠습니다. 이미 수강신청을 한 이상 정정은 원칙상 불가능하여 결국 독학으로 개념을 혼자 익혀야 했습니다. 반면, 이미 본교에서 관리회계를 듣고 온 학생들은 수월하게 따라가더군요. 따라서기본기가 부족한 학생이라면 비추를, 회계 쪽에 관심 있거나 이전에 관리회계를 수강하셨다면 이 수업을 권해드리고 싶네요.
European Business Environment and Culture(5 ECTS)
유럽권 지역의 기업 환경과 기업 문화에 대해 배우길 기대했는데기업의 국제화와 마케팅 방법 등 상당히 제너럴한 주제를 다루었습니다. 학기 말 프로젝트론 EU 회원국 하나를 선정하여 기업 환경을 분석하고 그 나라의 유망한 산업 분야를 제시해야 했는데 기말고사만큼 점수 비중이 높습니다. 스스로 자료를 찾아보며 새로 알게 된 부분도 많았고 한 조가 되었던 친구들과도 핏이 맞아서 즐겁게 조별활동을 했던 기억은 있으나 수업 내용은 전체적으로 산만했고 배운 내용과 시험 문제와의 연관성이 적어 다소 당황스러웠습니다.
Strategic Management (5 ECTS)
원래 Strategic management (5 ECTS)란 명으로 개설되었다가 Initiation to Entrepreneurship (2 ECTS)과 Strategy and Entrepreneurship (3 ECTS), 이 두 과목으로 수업이 분리되었는데 성적 산출 시엔 이 두 과목을 다시 합쳐 Strategic Management로 성적을 냈어요. 본교에서 제공되는 경영전략 수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팀플과 과제의 부담이 적은 편이라 교환 학기에 들으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Strategy and Entrepreneurship 수업에선 기업의 내부 및 외부 환경을 분석할 수 있는 툴을 배우고 실제 기업 사례에 해당 툴을 적용해 보며 이해도를 높입니다. 학기 말이 될 무렵 Initiation to Entrepreneurship 과목을 수강하게 되는데, 이 수업에선 실행 가능한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여 30페이지 분량의 사업 계획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예산 짜기부터 추정 재무제표 작성하기, 시장 조사,마케팅 리서치 등 재무, 회계, 마케팅, LSOM이란 경영학의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지식을 필요로 하는 과제여서 부담이 절대적으로 적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Financial Analysis (4 ECTS)
본교의 재무관리 과정과 난이도가 비슷합니다. 범위도 재무관리와 상당히 겹치고 추가적으로익혀야 할 개념이 있다면 연결 재무제표 (consolidated statement)의 작성법입니다.교환 학기서 들었던 수업 중 가장 기본에 충실한 과목이었는데, 아마존의 실제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기업의 수익성, 부채 지급 능력, 유동성 비율, 활동성 비율을 분석하는 식으로수업 내용을 응용해볼 기회도 많았던 수업이었습니다.
Project Management (3 ECTS)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적절히 조합한 수업이란 점에서 색달랐는데요. 먼저, WBS (Work Breakdown Structure)를 이용하여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방법 (이론)을 배우고 이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간트 차트 작성법을 익힙니다. 학기 말에 조별 과제가 주어지는데, 한프로젝트를 지정하여 해당 프로젝트의 범위를 설정하고, 작업 패키지로 세분화하여 각각의 일정과 비용을 계획하고 감시 및 통제하는 것이 그 조별 발표의 주제였습니다.
한 학기 동안 오덴시아를다녀보니 프랑스의 경영대 프로그램은 이론보단 실무 중심적이란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기본 원리를 익히는 수업보단 케이스 스터디를 주로 활용하는 수업들이 많았고 프랑스 학생들은 학기 중에도파리를 왔다갔다하며 기업 면접을 보는 등 인턴십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프랑스 취업 시장에선 학점보단 학교의 명성이 훨씬 중요한 편이어서 그런지 학점을 따려는치열한 분위기는 아니었음에도 시험은 모두 주관식/서술형으로 진행되고높은 점수를 얻긴어려운 편이었습니다.
5. 학교 생활
프랑스에서 생활하면서 궁금했던 점이나 어려움이 있을 때면 교환학생 교류 동아리인 IC TEAM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낭트에 도착하는 첫날 IC TEAM에게 픽업 서비스를 요청하였더니 도우미 학생이 저를 기숙사까지 안내해주었고 기타 은행 계좌 개설, 핸드폰 유심칩주문이나 CAF 신청할 시 문제가 있었을 때도 IC TEAM 학생들이 친절히 도와주었습니다. 프랑스의 행정 처리는 느리고 비효율적인 것으로 유명하므로 주변의 현지인들의 도움을 받는 게그로 인한 수고를 훨씬 덜 수 있는 방법입니다.그 밖에도 IC TEAM은 학기 중 여러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하는데 이번 학기엔르몽생미셸, 르와르 고성 지대를 당일치기로 다녀왔습니다. 이런 지역들은 승용차 없인 가기 힘든 곳이므로 웬만하면 IC TEAM 이벤트에 참여하시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밖에도, 학교 짐 (gym)에선볼리볼, 핸드볼, 농구, 배드민턴, 스웨덴식 짐, 킥복싱, 육상 경기등의 무료 세션을 진행합니다. 운동에 관심 있으신 분께는 스포츠 세션에 참가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프랑스 학생들과도 같이 수업을 듣다 보니 현지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경험보고서를 작성하다 보니 그 곳에서 교환학생 및 현지 친구들과 함께 어울렸던 시간들이 새삼떠오르네요. 앞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될 여러분들도 인생의 소중한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이 기회를 잘 활용하셨으면 합니다. 끝으로, Audencia Nantes에 파견될 예정이거나 지원을 고민하시는 분들은klkubs10@gmail.com으로 문의 주시면 최선을 다해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