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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Italy] Turin University 2012-1 조보경

2014.03.20 Views 3666 경영대학

                                                            교환학생 경험보고서
                                                                2012년 1학기

                                                               Turin University
                                                                                                             조보경
                                                                                                             bk_cho@hotmail.com


 안녕하세요? 저는 교환학생 신분이었지만 이탈리아 현지인들과 주로 어울린 경험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여행이 아닌 생활로는 첫 외국경험이었던 이번 한 학기는 상투적인 문구지만 말 그대로 저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겨주었습니다.


1. Torino(Turin)

 토리노는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 있다고는 빈말로도 말하긴 힘들지만 유럽에서는 꽤 알려진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산업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토리노는 통일 이탈리아의 최초의 수도로서 도시의 중심부터 외곽까지 사보이 왕가의 궁전을 포함한 다양한 역사적 건물들이 있습니다. 봄, 여름 즈음에는 도시의 중심인 카스텔로 광장(piazza castello)이 우리나라 학생들이 경주로 견학을 가듯이 이탈리아 곳곳에서 견학 온 학생들로 바글바글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볼만한 역사적 건물들로는 토리노의 심볼이라고 할 수 있는 몰레 안토넬리아나(Mole Antonelliana; 내부는 영화박물관이고, 꼭대기로 올라가면 토리노 시내를 전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꼭대기에 올라가면 영영 졸업을 못한다는 속설? 이 있어서 저는 다음기회로 미뤘습니다.)가 있고,
또 토리노 시내를 조망하고 싶으시다면 외곽에 있는 언덕 위에 수페르가 성당(Basilica di Superga)에 가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수페르가 성당의 지하에는 역대 사보이 왕가의 무덤이 있고, 이곳은 또한 토리노를 대표하는 두 개의 축구구단 중 하나인 FC토리노의 비행기 참사장소이기도 합니다. FC토리노 선수단을 태운 비행기가 이 언덕에 충돌하여 선수단이 전원 사망한 곳입니다.

 그 밖에도 토리노 수의로 유명한 두오모, 바로크시대 궁전과 정원의 진수를 보여주는 베나리아 레알레(Venaria Reale), 세계에서 두번째로 소장품이 많다고 하는 이집트 박물관, FIAT 자동차 박물관 등 토리노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들릴 수 있는 근교만 하더라도 정말 볼 것이 많습니다.

 그리고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토리노를 연고로 하는 유벤투스(Juventus)를 빼놓을 수도 없습니다. 운이 좋게도 제가 교환을 하던 시즌에 유벤투스가 세리에A 무패우승을 달성하였고 세리에 클럽 중 최초로 30번째 리그우승(Scudetto)을 하여 별3개를 달게 되었고(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또한 유벤투스의 전설 델 피에로(Alessandro Del Piero)의 마지막 시즌이라는 이 모든 것들이 겹쳐서 무패우승이 확정되었던 그날 밤에는 토리노의 모든 시민들이 유니폼을 입고 밖으로 나와 밤새도록 응원 곡을 부르고 폭죽을 터뜨리고 하면서 환상적인 축제의 밤을 보냈습니다. 저도 친구들과 응원을 하며 축제를 즐겼는데 사진에 찍혀 다음날 신문에 나오기 까지 해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며칠 뒤에는 유벤투스 감독 안토니오 콘테를 비롯한 선수단 전원이 토리노 시내를 카 퍼레이드를 하면서 지나가 그것 또한 재미있는 구경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시즌부터는 토리노FC가 세리에 A로 승격을 하여, 토리노 더비라는 재미가 하나 더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2. 숙소 및 행정처리

 일단 이탈리아 비자와 관련해서는 다른 경험보고서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쉽게 알 수 있으므로 딱히 설명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비자를 받을 시에 써야 하는 이탈리아 내 거주지 주소는 미리 집을 구하지 못하셔서 빈칸으로 내셔도 토리노대학에서 오는 입학허가서에 주거관련보증이 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저는 보험은 미리 한국에서 유학생보험을 신청해 갔기 때문에, 대학에서 해주는 현지보험에 대해선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고충을 토로한 숙소와 잡다한 행정처리에 대한 제 경험을 말해보겠습니다. 저는 일단 한국에서 미리 임시기숙사를 신청해 갔습니다. 토리노 대학에서 오는 메일을 꼼꼼히 읽어보시면 임시기숙사에 대한 안내와 메일이 있고 그곳에 메일을 보내 최대 15일 안으로 날짜를 정해 보내주시면 됩니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하룻밤에 만원 이하 정도로 매우 저렴합니다. 그리고 전 밀라노가 아닌 토리노 카셀레 공항에 직접 도착을 하였는데 이틀 정도 미리 시내에 있는 호텔을 예약해서 무료로 픽업서비스를 이용하였습니다. 짐이 많으시고 밤에 도착하셔서 걱정이 되시는 분들은 하루이틀정도를 픽업이 되는 호텔로 예약하시는 방법도 추천합니다.

 먼저 토리노에 도착해 가장먼저 할 일은 via po에 있는 Infopoint사무실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인포포인트에 가서 도착했다고 알리면 지도, 앞으로 해야할 일, 각종 학생편의시설정보 등 많은 자료를 친절한 설명과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이민국에 가서 코디체 피스칼레를 받고 핸드폰을 개통해야 합니다. 핸드폰의 경우 한국에서 6개월 미만이면 쉽게 전화한통으로 정지를 할 수 있고 이탈리아에 와서 통신사에 가 유심칩을 사서 끼어 넣으면 새로운 번호로 개통이 됩니다. 통신사로는 보다폰, 팀, 윈드등을 꼽을 수 있는데 보다폰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지만 좀더 요금이 비쌉니다. 팀의 경우에는 한 달에 30유로로 인터넷무제한+전화 100분+문자100통 정도의 프로모션을 제공하였습니다.

 그리고 체류허가증 쏘죠르노는 인포포인트에 말을 하면 거기서 메일을 보내고 그 뒤에 답장으로 온 안내에 따라 준비된 서류를 가지고 인포포인트에가 쉽게 처리 할 수 있습니다. 서류에 관
해 헷갈리는 사항들은 인포포인트에 물어보시거나 메일로 물어보시면 빠르고 친절히 답장이 오니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앞선 경험보고서들에서는 이 체류허가증의 행정처리가 매우 길고 복잡한 것으로 묘사되는데, 작년인가 제작년부터 행정처리가 좀 바뀌면서 간편해지고 빨라졌습니다. (빨라졌다 해도 최종적으로 체류허가증 카드를 발급받는 것은 신청 날로부터 두 세달 후입니다)

 이번엔 숙소를 구하는 것에 대한 경험을 말해보겠습니다. 일단 숙소를 구하는 경로는 크게 3가지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스포뗄로 까자(Sportello Casa)라는 메일로 안내된 대학에서 제공하는 무료 중개업소입니다. 시내에 있는 인문대학 근처에 위치하고 그곳에 가서 원하는 방과 위치 가격대등을 말하면 집주인과 연락을 해서 약속 날짜를 잡아주는 식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방을 구했습니다. 둘째는 학교건물 내에 있는 광고지를 이용하는 것인데요, 경영대 건물이나 인문대 건물 1층에 보면 룸메이트를 구한다던 지, 방을 내놓는 다던지 식으로 간략한 설명과 전화번호가 붙여져 있습니다. 문자나 전화로 연락을 취해 방문약속을 잡으면 됩니다. 셋째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방식인데요. 사진도 올려져 있고 가격도 올려져 있어서 꽤 괜찮은 것 같습니다. 추천하는 사이트로는 http://torino.bakeca.it/ 이곳과 http://www.easystanza.it/ 이곳입니다. 숙소의 위치로는 시내를 추천하고(다만, porta nuova, porta susa 역 주변은 피하세요. 또한 porta palazzo 주변도 추천하지 않습니다) 경영대학 근처도 괜찮은 것 같고, 또한 폴리테크니코 대학 주변 crocetta지역은 부유한 집들이 많은 곳으로 집세는 조금 비싸지만 치안은 확실할 것입니다.

 월세는 집의 위치, 방의 크기와 시설 등에 비례해 달라지는데요. 모노로깔레나 빌로깔레 같은 우리나라 원룸형식(monolocale, bilocale)의 집도 있고, 거실과 주방, 화장실은 공유하면서 방만 빌리는 형식도 있습니다. 또한 mansarda나 attico 같이 맨 위층 다락을 빌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격은 더블 룸을 쓰신다면 이백 유로 미만으로도 구하실 수 있습니다. 시내의 싱글룸의 경우에는 400유로 근처가 가격대 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집마다 수도세, 전기세, 인터넷비용이 월세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고 몇 개월마다 나눠서 내는 경우도 있고 하니까 미리 알아보고 계약하시기 바랍니다.


3. 이탈리아에서의 생활

1) 언어

 이탈리아어의 경우 프랑스어나 스페인어 같은 라틴어에서 파생된 언어를 접하신 적이 있는 분이시라면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발음이 쉬운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고대에 개설되는 이탈리아어 수업을 전 학기에 듣고 갔는데 이탈리아어의 기본적 문법과 회화 그리고 문화에 대해 배우므로 기회가 된다면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토리노 대학에서 제공하는 언어수업도 꼭 들으시길 추천합니다. 레벨 별로 나눠져 있는데 이 언어수업은 경영대 교환학생뿐만 아니라 토리노 대학으로 교환을 온 타과 학생들도 같이 들으므로 여러 친구를 사귈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어에 정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방학에 일찍 오셔서 시에나에 있는 외국인을 위한 이탈리아어 과정을 수료하시거나 토리노에서도 제공하는 문화+언어 통합 과정 이런 것들을 알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2) 음식

 저는 이탈리아여학생 4명과 집을 공유해 살았고 딱히 한식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간 것
도 아니라 매끼를 이탈리아 식으로 먹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자취를 해본 적이 없어 물가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나 이탈리아에서 음식을 직접 해먹을 경우 한국보다 저렴하면 저렴하지 비싸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야채와 과일이 매우 싸고 고기도 적당합니다 다만 생선이나 어패류는 보기도 힘들고 가격도 비쌉니다. Eataly라는 말도 있듯이 정말 먹을 것이 풍부합니다. 파스타만 해도 면 종류에서부터 요리재료에 따라 무궁무진합니다. 정말 너무 먹을게 많아서 매끼마다 오늘은 뭘 먹지? 로 고민할 정도였습니다. 피자만 하더라도 크게 로마식과 나폴리식으로 나뉘고 치즈의 종류에 따라, 햄의 종류에 따라 메뉴가 나눠집니다. 그리고 토리노가 위치한 피에몬테주는 와인생산지로도 이름이 높습니다. 토리노에서 기차 3,40분 거리에 위치한 아스티나 알바 같은 유명 와인산지에 와인투어도 갈 수 있습니다. 와인가격도 정말 싸고 종류도 다양해 정말 매끼 입이 즐거우실 겁니다.

 그리고 외식을 하는 경우에도 대부분 맛집들인데 다만 가격이 비쌉니다. 메뉴가격도 원체 비싸고 거기다 테이블 비, 식탁보비, 수저 비 등등 서비스 비도 여러 가지 붙어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는다면 최저 삼만원정도는 잡으셔야 할겁니다. 하지만 레스토랑이 아니라 학생제휴식당이나 카페에서 먹거나 아뻬르띠보식으로 먹는다면 저렴이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3) 교통

 교환학생의 신분으로서 교통수단으로는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들 수 있겠습니다. (차나 오토바이, 스쿠터를 렌트 하거나 할 수도 있겠지만 주차할 곳이 적고 또 토리노 시내가 서울만큼 넓은 것이 아니라 비추합니다.) 대중교통은 주로 한달 정기권을 끊어서 이용하는데요 스뚜덴띠 멘실레 라고 학생이면 좀더 저렴이 한달 권을 살수 있습니다. 버스, 트램, 지하철까지 모두 이용가능 합니다. 그리고 자전거는 중고를 사셔서 이용하셔도 되는데 이탈리아친구들 말로는 길에 묶어두거나 하면 다음날 아침에 바퀴나 체인, 안장이 행방불명 되어 골대만 남아있는 처참한 경우도 많다 합니다. 저는 ToBike라는 토리노시에서 지원하는 자전거를 이용했는데요. 시내 곳곳에 자전거 보관대가 있고 카드를 이용해 자전거를 이용하고 도착지 근처의 자전거 보관대에 세워두면 되는 편리한 시스템 이었습니다. 일년에 20유로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4. 수업 및 기타

 처음에 via po에 있는 Infopoint사무실에서 수강신청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실 겁니다. 그 뒤
에 학교 국제처 사무실에도 항상 영어가 가능한 직원과 학생이 있으니 물어보면 친절히 알려주는 편입니다. 다만 국제처 사무실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밖에 열지 않으니 날짜와 시간을 꼭 확인하고 가시길 바랍니다.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이탈리아어 수업에 대한 안내를 하고 신청을 받습니다.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다 같이 듣고, 알파벳부터 가르치는 기초반이 있으므로 초보여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토리노대학의 강의는 일괄적으로 처음에 신청을 받고, 시험을 안보면 자동적으로 삭제가 되는 시스템이어서 처음에 강의를 많이 신청해 놓는 편이 좋습니다. 그리고 저는 듣지 못했지만 토리노대학과 교류를 맺은 토리노시의 사립경영대학이 있는데, 수강신청 기간만 맞는다면 그 대학의 수업도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쪽은 사립대여서 음식수업도 있고 다양한 수업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대학 수업은 한국과 비슷합니다. 교재를 올려주시는 교수님도 있고 필기로만 진행하는 교수님도 있고, 팀플이 있는 수업도 있고 없는 수업도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출석체크는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시험을 본 뒤 점수를 교수님이 공고한 날짜에 사무실에 찾아가서 직접 리브레또(Libretto)에 받고 싸인도 받아야 합니다.

 맛있는 음식과, 여유로움, 풍부한 문화와 역사를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