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2013-1 KUBS 교환학생 경험보고서
[Germany] WHU-Otto Beisheim School of Business
경영학과 임효원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08학번 임효원 입니다. 독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제가 벌써 체험수기를 쓰고 있으니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유럽에서의 새로운 경험과 생활이라는 부푼 기대를 가지고 떠났던 한 학기는 앞으로도 두고두고 꺼내 볼 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
교환학생을 다녀온 이후로 저는 교환학생 가는 것을 고민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매번 그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추천하고 있습니다. 건축이나 음식, 언어, 교통수단,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태도에 이르기 까지 한국에만 있을 때에는 접할 수 없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 저를 둘러싸고 있었던 한 학기였고, 한국에서의 평범한 일상 속에 있을 때 벗어나기 어려운 여러가지 어려운 고민들에서 벗어나 하루하루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특히 저와 같이 그 전까지 해외에 길게 체류해 본 경험이 없는 분들께 교환학생은 정말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예전의 저처럼 교환학생을 갈지 말지 고민하고 계신 학우 분이 계시다면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자신을 놓아두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책이나 텔레비전을 통해서 접했던 아름다운 도시들을 여행할 수 있는 멋진 기회를 놓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제가 체험수기에 적어 둔 내용보다 더 자세한 내용이나 다른 점들이 궁금하신 분은 hyowon.lim@gmail.com 또는 ***********으로 연락 주시면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저의 교환학생 경험을 1) 왜 독일의 WHU를 선택했나?, 2) 수업 방식과 들었던 수업들, 3) 독일에서의 생활과 여행관련 정보, 4) 출국준비 순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제가 언급하지 못한 내용들은 저와 같은 학기에 파견되었던 강세영 학우의 체험수기를 참고하시거나 그 이전에 다녀온 분들의 수기를 함께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왜 독일의 WHU를 선택했나?
교환학생을 가려고 하시는 분들은 각자 교환학생을 가고자 하는 뚜렷하거나 혹은 추상적이더라도 기대하고 계신 것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목표가 영어 실력이 될 수도 있고, 해외에서의 인턴십이 될 수도 있겠죠.
제가 교환학생을 가려고 할 때, 이 경험으로부터 제가 얻고 싶었던 것은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한국에서 하기 어려운 다양한 경험들을 하고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하고 돌아오면 저는 좀 더 자유롭고 유연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과 공부나 영어 실력, 커리어와 같은 기준 보다는 문화적 다양성이나 여행 다니기 좋은 학교, 시험이나 수업 부담이 덜할 것 같은 학교를 선택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이러한 기준을 가지고 학교를 선택하고자 했습니다. 물론 그러면서도 이왕이면 조금 더 명성이 있는 학교, 영어 공부를 하기에 조금 더 유리한 환경의 학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다음의 기준을 가지고 제가 갈 학교들을 선택했습니다.
1. 교환학생 비중이 높고, 교환학생 지원을 잘해주는 학교
- 문화적 다양성이 높은 학교가 가고 싶었고, 그런 학생들과 어울리는 것을 잘 지원해주는 학교를 선택하고자 했습니다.
2. 교통이 편하고, 안전한 지역
-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었기 때문에, 교통이 편한 대도시 또는 대도시 인근의 학교를 가고 싶었고, 처음 해외에 길게 체류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한 도시를 선택하고 싶었습니다.
3. 최소한 해당 국가에서 명문이라고 인정받는 학교
- 세계 대학 랭킹 같은 지표를 통해 순위가 너무 낮은 학교는 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서 지원이 가능한 대학들에 대해 나름의 순위를 정하였습니다. 하지만 확인해 본 결과 대부분의 경영대에서 교류하고 있는 학교는 대부분 해당 국가의 최상위권 대학이라 교환학생 목적으로는 학교간에 큰 차이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4. TOEFL 같은 어학성적이 없으니 해당 성적을 요구하는 학교는 자동 배제
- 1차 지원 마감 기간 직전에 성적표가 나올 것을 기대하고 TOEFL 성적을 요구하는 학교들을 지원하였으나, 해당 기간 안에 성적표가 도착하지 않아 1차 지원에서 탈락하였고, 2차 지원으로 어학성적을 요구하지 않는 학교들을 지원하였습니다.
저는 위의 기준을 가지고, 1순위에서 5순위까지의 학교 중에서 대부분의 학교를 유럽학교로 채웠고, 나라로는 스페인(ESADE), 독일(WHU), 이탈리아(Bocconi)의 학교들을 선택했습니다. 이들 나라는 문화적으로 유럽을 대표하는 나라이기도 하고, 여행을 다니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의 나라들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제가 지원했던 학교 중 하나인 WHU에 합격하여 이 학교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습니다.
교환학생에서 돌아온 지금 다시 WHU를 평가해 보면 제가 고려했던 위의 기준에 굉장히 적합한 학교였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교환학생 비중이 학교 정원의 20% 이상이며, 교환학생 교류 프로그램이 훌륭했고, 또한 학교의 수업 시간표 자체가 여행이나 다양한 다른 경험들을 하기 좋은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프랑크푸르트에서 멀지 않은 지역으로 여행할 때 저가항공사의 항공기를 쉽게 이용할 수 있었고, 밤늦게 혼자 외부에 돌아다닐 때에도 굉장히 안전한 지역에 학교가 위치해 있었습니다.
생활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독일에서의 생활에서 언급하겠습니다.
수업방식과 들었던 수업들
WHU의 커리큘럼은 크게 두 가지 점에서 본교와 다릅니다. 한 학기가 두개의 쿼터로 구성되며, 과목 별로 시간표가 일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먼저 한 학기는 두개의 쿼터로 구성됩니다. 1쿼터는 10~12주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Final Exam Period 포함). 쿼터 단위로 수업이 개설되지만 대부분의 수강신청은 학기초에 끝납니다. 다만 수업이 시작되지 않은 경우 또는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경우에는 수강신청 철회가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수업은 한 쿼터만에 수업이 끝나지만, 언어 관련 수업이나 일반 수업이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두 쿼터에 걸쳐 수업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목마다 ECTS라는 학점인정시간이 있는데 교환학생들에 대해서는 모두 4.5 ECTS로 인정을 해줍니다. (독일어 수업은 5.0 ECTS로 인정) 아마 제가 기억하기로는 본교 학점으로 변환하면 2.5 학점 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두 번째 특징은 수업 시간이 일정치 않다는 것인데, 보통의 경우는 1주일에 2번씩 3시간짜리 수업을 총 6번 하면 수업이 끝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매주 수업을 하는 요일이 다른 경우가 일반적이며, 세미나 과목의 경우는 단 이틀동안 10시간 씩 수업을 하고 종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3주 만에 수업일정이 모두 끝나는 수업도 꽤 여럿 있습니다. 이는 이 학교를 다니는 독일 학생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지만 여행이나 다른 활동을 하고 싶어하는 교환학생들에게는 굉장한 이점으로 작용하는데, 보통 한번에 3시간씩 수업을 하다 보니 절대적인 수업 일수 적고, 1쿼터에 수업을 몰아 듣고 2쿼터에 여행을 다닌다던지, 중간에 2~3주는 수업 없이 비워 둔다던지 하는 시간표 구성이 가능합니다. 또한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강의 시간이 겹칠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겹치더라도 신청은 가능하지만 물리적으로 한번에 두 과목을 들을 수는 없으니 수강신청 시에 유의하세요. 하지만 독일어 수업을 제외하고는 출석 체크를 하는 수업은 없으니 출석이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German for Exchange Students I - Basics, group 2 (Olbrich, A.)
학교에서 제공하는 독일어 초급과정 수업입니다.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수강하기 때문에 초반에 다른 학생들과 친해지고 싶다면 신청해서 수업을 들으세요. 수업에 집중하고 과제를 꼼꼼히 한다면 학점을 받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과목들에 비해 수업 횟수 자체가 많고, 거의 매번 과제가 있는 데다가, 중간/기말로 시험을 보고 유일하게 출석체크를 하는 수업이다 보니, 뒤로 갈수록 수업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아집니다. 학기말에는 처음 수강생의 절반 정도만 수업에 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수업 자체는 독일어로 수업이 진행되며, 옆에 앉은 친구들과 직접 배운 내용들을 대화하는 연습을 많이 합니다. 인삿말이나 슈퍼마켓 기차역 등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어휘 등을 가르쳐 주니 생활하는데 여러모로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Strategic Management (von Oetinger, B.)
경영 전략 과목으로 BCG 출신의 교수님께서 비즈니스 및 그 외에 전쟁과 같은 다양한 전략이 사용된 사례들을 가지고 수업을 하십니다. 수업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저 같은 경우에는 교수님의 억양을 알아듣기 어려웠고, 게다가 굉장히 악필이셔서 필기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기말시험으로는 오픈북으로 그동안 언급했던 다양한 전략에 대한 사례를 응용해서 답해야 하는 문제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름대로 괜찮은 답안을 썼다고 생각했었는데 좋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Leadership in Practice (Kretschmer, S.-D.)
이전에 다녀온 선배의 체험수기를 읽고 수강한 수업이었습니다. 독일군 장성 출신의 교수님께서 리더십이라는 주제에 대해 다양한 사례들을 가지고 수업을 하십니다. 교수님이 굉장히 유쾌한 분이셔서 지루하지 않게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끔씩 학생들이 지루해한다 싶으면 미리 수업전에 준비해둔 초콜릿이나 캔디들을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십니다.
개강 첫 수업 때 “이 수업은 재미와 학점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수업이다”라는 설명을 해주셨는데, 그 말 그대로 기말시험은 그동안 나누어주셨던 핸드아웃만 잘 읽어보고 갔는데 무난하게 좋은 점수를 받으실 수 있었습니다.
Investment Banking (Achleitner, P.)
베인앤컴퍼니와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하셨던 경력의 교수님께서 지도하시는 수업입니다. 투자은행에서 하는 다양한 역할들이나 상품들에 대해서 설명해주시는데, 수업자체는 꽤 지루한 편이라 후반부에는 출석하지는 않고 핸드아웃만 보고 기말고사를 쳤습니다.
대부분 암기해서 봐야 하는 시험으로 수업자료만 꼼꼼히 공부하시면 학점은 잘 주십니다. 아시아계 학생들이 확실히 암기해서 보는 시험은 잘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시험입니다.
Introduction to Banking (Wieandt, A.)
도이치방크에서 근무하셨던 교수님께서 지도하시는 수업입니다. 본교의 금융론 수업과 유사한 과목이었던 것 같고, 수업 중에 게스트 스피커 두 분이 오셨었는데 한 분은 마이크로 파이낸싱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으로 해당 업계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주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Investment Banking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암기해서 봐야 하는 시험으로 에세이 형태로 문제가 나오긴 하지만 수업자료만 꼼꼼히 공부하시면 학점은 잘 주십니다.
Financial Statement Analysis (Goncharov, I.)
본교 재무관리, 회계원리와 유사한 과목인데, 보다 “재무제표” 그 자체에만 집중해서 수업이 진행됩니다. 본교에서 수업을 들은 지 꽤 오래된 데다 현금흐름표 같은 것을 꽤 깊이 보는데 본교에서는 이렇게 깊이 본적이 없었던 것 같아 약간 어려웠습니다. 러시아 출신의 교수님께서 강의해주시는데, 교수님의 독특한 억양과 학생들이 아주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인상적이었던 과목입니다.
Distinct questions of family firm (Rau, S. B.)
독일 내 기업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Family Firm의 특징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과목입니다. 수업 내용은 평이한데 기말레포트를 제출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기말레포트는 학기 중에 수업을 열심히 들었어야 충실하게 작성할 수 있는 주제가 나옵니다. 핸드아웃 같은 경우에는 수업을 듣지 않았을 경우 이해하기 어려운데, 대부분 설명보다 개념들에 대해 요약한 도형 등으로 채워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학기 막판에 진행되는 수업이라 여행 다닌다고 자주 수업에 빠졌었는데 덕분에 좋은 성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독일에서의 생활과 여행관련 정보
1) 거주
저는 Hohrer Strasse라는 아파트의 4명이 쉐어하는 플랫에 살았는데 각자 방을 독립적으로 가지고 있고, 주방과 거실 그리고 2개의 화장실을 공유하는 형태의 공간이었습니다.
Hohrer Strasse는 가장 최근에 지은 건물인 데다가 교환 학생들이 많이 사는 건물이라 인기가 높고, 교환학생 생활을 즐기기에 적합합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거주지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학교로부터 Admission을 받고 나면 메일을 통해 친절하게 설명해 주니, 잘 확인해보고 선택하시면 됩니다. 다만 신청은 선착순으로 진행되니, 원하시는 곳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신청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살았던 Hohrer Strasse 4인용 플랫에 포커스해서 조금만 더 설명을 드리면, 거실은 꽤 넓어서 다른 방 학생들을 불러서 놀기에 좋고, 조리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고, 화장실이랑 냉장고도 2개여서 큰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저는 남자인데다 플랫메이트 4명 중 2명이 요리를 거의 안해서 별 불편이 없었던 것일 수 있는데, 여학생이거나 플랫메이트들이 어떤 사람 들이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희 아랫집에는 살았던 여학생 4명이 살았었는데, 모두 각자 요리를 해서 자기 밥을 먹어서 주방 사용 시간 같은 것을 정해두고 사용했다고 합니다.
학교까지는 약 5분 정도 걸리고, 가장 가까운 슈퍼마켓인 REWE까지는 3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다만 REWE는 다른 슈퍼마켓들에 비해 가격이 조금 높은 편인데, 조금 저렴하게 식료품 쇼핑을 하고 싶으면, Lidl, Aldi, Netto와 같은 슈퍼마켓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각 슈퍼마켓들은 Hohrer Strasse에서 도보로 15분 이내의 거리에 있으며, 학교 근처의 다른 어떤 곳에 사시더라도 15분 이내로 접근하실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2) 방과 후
거의 매주, 일주일에 두 세 번은 하우스 파티가 있습니다. 보통 Horer Strasse나 In-Praxi와 같은 교환 학생들이 많이 모여 사는 아파트 위주로 파티가 열리는데, 저녁 먹을 때 쯤 각자 요리를 한 가지씩 해오거나 와인이나 맥주를 가져와서 나누어 먹고 놀곤 합니다. 또는 한 두명의 친구가 음식을 모두 준비하고 초대하는 경우도 있는데, 초대받은 사람들은 술이나 디저트 등을 가지고 와서 나누어 먹습니다.
덕분에 저는 다양한 나라의 여러 음식들을 맛볼 수 있었고, 가끔씩 한국 음식들을 해서 나누기도 했는데, 다들 꽤 좋아라 하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미국에서 온 학생들이 주로 살았던 In-Praxi에서는 Beer Pong이라는 게임을 하기도 하고 같이 영화를 보기도 하고, 이것저것 하면서 노는데, 제가 간 학기에는 미국에서 온 학생들은 미국 외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친해지려고 하지는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먼저 친해지려고 다가가는 걸 벽을 치고 막지는 않으니 북미쪽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으신 분들은 좀더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갈 필요가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대부분 학기초에 교환학생들을 위한 facebook 페이지가 만들어지는데 어디를 놀러가거나 어디에서 큰 파티가 있거나 한 경우에는 이 페이지에 포스팅이 올라오니 눈여겨 보고 있다가 가보고 싶은데가 있으면 참석하시면 됩니다.
제가 갔던 학기에는 화요일마다 Tauschies Tuesday라고 하여 교환학생들이 돌아가면서 학교 앞에 있는 Bar를 빌려 자기네 나라 음식과 술을 만들어 팔았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터키에서 온 친구들과 Turkish & Korean Tauchies Tuesday를 열어서 두부요리와 소주를 팔았었습니다.
가끔은 클럽도 가는데, 학교가 위치한 도시가 굉장히 작은 도시라서 학교 근처에는 클럽이 없습니다. 버스를 타고 Koblenz라는 곳으로 가면 번화가가 나오는데, 그곳에 위치한 클럽을 삼삼오오 모여서 갑니다.
또한 옷이나 전자기기를 사러 백화점을 가야하거나 행정업무 등을 볼 일이 있으면 대부분 Koblenz에 가서 해결하면 됩니다.
3) 날씨
Vallendar가 위치한 독일 중서부의 1~5월 날씨는 우중충과 맑음의 사이쯤에서 왔다갔다 합니다. 겨울에는 눈도 가끔 오고 비는 꽤 자주 내리는 편인데, 길게 내리는 비는 별로 없어서 비가 온다고 해도 대부분 우산을 잘 안들고 다닙니다. 한국 날씨보다 약간 덜 추운 거 같은데 대체로 한국 날씨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Vallendar의 풍경은 꽤 예쁜 편인데 그래서 겨울에 눈이 오면 좀 춥긴 하지만 굉장히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집니다. 예쁜 집들과 그 위에 쌓인 눈들 그리고 그 앞에 흐르는 라인강의 풍경은 엽서에 나올 법한 아름다운 유럽마을의 모습 같습니다. 날씨가 풀리고 나서 초록으로 변한 라인강 변의 모습도 굉장히 아름답습니다.
4) 음식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 그렇겠지만, 밖에 나가서 어떤 음식을 먹는 것은 인건비가 포함되기 때문에 굉장히 비쌉니다.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먹는 점심도 4~6유로(6~9천원) 정도 하고, 그냥 그저그런 레스토랑에서 뭔가 먹으려고 해도 메뉴 하나당 10~15(1만 5천원~2만원 이상) 유로가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하지만 슈퍼마켓에서 식재료를 사다가 집에서 요리해먹는 경우는 굉장히 저렴한 편인데, 보통 고기를 포함한 한끼 식사를 2유로 안팎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독일은 슈퍼마켓 물가는 굉장히 저렴한 편인데, 소고기나 돼지고기, 유제품 같은 경우는 한국의 절반정도 수준에 불과하고 기타 가공식품의 경우도 대부분 한국의 50~70% 수준입니다. 술종류는 그야말로 천국인데 대부분의 와인이 2~5유로 범위 내에 있으며, 맥주는 1병에 50센트~1유로 수준입니다. Pfand라는 빈병 보증금 때문에 실제 가격보다는 구매가격이 좀더 높으나 빈병을 슈퍼마켓에 반납하면 보증금은 다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독일 음식은 진짜 맛있는 게 별로 없긴 한데, 슈니첼(독일식 돈까스)이나 소시지, 브랫버스트(독일식 핫도그), 커리버스트(소시지에 커리 소스를 얹은 요리) 등등은 먹을만 합니다! 딱히 지역마다 유명한 음식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독일 내의 도시들을 여행하신다면 사실 독일 음식들 보다는 케밥이나 맥도날드 같은 음식만 먹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유럽에서도 한국음식이 드시고 싶은때가 가끔씩 있을텐데, 독일에 계신다면 어렵지 않게 한국음식을 드실 수 있습니다. Kmall.de 나 Kjfood.de 라는 사이트에서 한국음식을 팔고 있으니 학기 초에 먹고 싶은 것을 이것저것 한번에 주문해 두고 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배송료가 있는데 50유로 이상 구매하시면 무료이니 같이 가는 한국 친구랑 함께 주문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한국음식 해준다고 이것저것 사고, 신라면 한박스 사다 놓고 애들 놀러오면 끓여주거나, 집에서 혼자서 된장찌개 같은 한국음식도 가끔씩 해 먹고 해서 혼자만도 두어 번 주문했던 기억이 납니다.
5) 교통
Vallendar라는 도시자체가 워낙 작은 도시라서 몇몇 행정업무나 백화점에 갈때, 놀러갈 때나 멀리 여행 갈 때 같은 때에는 동네에서 시내로 버스를 타고 나가야 합니다. Vallendar Mitte 버스정류장에서 한대 밖에 없는 8번 버스를 타고 가시면 됩니다. 버스요금은 한국에 비해 굉장히 비싼데 편도로 한번 이용할때 3유로(4,500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버스를 타면 Vallendar에서 Koblenz까지는 15분정도 걸립니다.
이런 교통비를 조금 아끼려면 Bahn Card라는 교통요금할인카드를 구매해서 사용하시길 추천합니다. 독일 내의 대중교통 대부분에 대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카드로 25% 할인을 받을 수 있는 Bahn Card 25와 50% 할인을 받을 수 있는 Bahn Card 50이 있습니다. 보통 교환학생들은 4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25유로짜리 Bahn Card 25를 구매해서 사용합니다. Bahn Card는 한번 구매하고 나서 기간 만료 6주 전까지 갱신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갱신되니 반드시 그 전에 갱신 취소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 갱신 취소 신청은 각 철도역마다 있는 DB (Deutsch Bahn) 오피스에서 하시면 됩니다. 듣기로는 DB 오피스에서 카드를 발급하고 나서 그 즉시 갱신 계약 철회를 해도 된다고 들었는데, 직접 확인을 해보지는 않았습니다.
Vallendar를 출발지로 해서 여행을 다니실 때는 크게 기차나 저가항공편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차를 이용하실 때에는, 학교 앞에 있는 기차역인 Vallendar Bahnhof에서 출발 티켓을 구매하시거나 Koblenz Hauptbahnhof에서 출발하는 티켓을 구매하시면 됩니다. 다만 Vallendar에서 Koblenz로 가는 기차가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니 시간을 맞추시려면 버스를 이용해서 Kobenz로 가셔야 할 수 있습니다. 기차 티켓 구매와 관련된 정보는 bahn.de 사이트에서 확인하시거나 Vallendar역에 있는 머신을 이용하여 확인하시면 됩니다.
Bahn Card를 가지고 계실 경우에는 25% 할인된 요금으로 구매하실 수 있고, 출발일보다 일찍 구매할 수록 저렴한 가격에 티켓을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한가지 유의점은 bahn.de 사이트에서 티켓을 구매하신 경우 메일로 온 티켓을 프린트하여 가지고 가셔야 하는데, 잊지 말고 출력하여 가시기 바랍니다. 반드시 종이로 된 티켓이 필요합니다. 저는 기차를 타고 네덜란드로 여행을 갔다가 출력한 티켓을 잃어버리고 기차에 오르는 바람에 기차 안에서 티켓을 새로 구매하여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운이 나빴던 것일 수 있으나 휴대폰을 이용하여 메일의 첨부파일에 있는 구매한 티켓을 보여주었는데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또한 bahn.de에서 할인을 받고 산 티켓이라 환불조차 불가능했습니다.
저가항공편을 이용하실 때에는 유럽최대 저가항공사인 Ryan Air의 Hub 공항 중 하나인 Frankfurt Hahn Airport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Hahn 공항은 Koblenz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가면 되는데 Koblenz에서 Hahn 공항까지 약 1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셔틀버스는 2~3시간 간격으로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마 셔틀버스 운행 시간대 자체가 비행기 출발 시간이나 도착시간을 고려하여 짜여져 있는 듯 하여 공항까지 가서 오랜 시간 기다리실 필요는 없습니다. 셔틀버스 티켓은 버스기사 아저씨한테 직접 사면 되고 1인당 11유로인데, 여러 명이 같이 끊으면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버스시간표: http://ma.rmv-bus.de/Hahn/busfahrplan.htm)
Ryan Air의 비행기 티켓 가격은 일찍 구매만 한다면 굉장히 저렴합니다. 저는 라이언에어를 이용해 바르셀로나, 밀라노, 부다페스트를 갔었는데 대부분 편도 티켓 가격이 30유로 미만이었고, 바르셀로나의 경우는 갈 때 19유로(약 3만원), 올 때 15유로(약 2만 3천원)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하는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다녀왔습니다. 티켓 가격이 남은 좌석 수에 따라서 결정되는 구조인 것으로 보이는데, 같은 항공기라고 해도 2~3자리밖에 남지 않았을 경우에는 초기 가격의 4~5배가 되기도 합니다. 출발일에 임박한 항공기의 가격을 Refresh 하다보면 어느 순간 가격이 몇유로씩 올라가 있는 것을 목격하실 수도 있습니다.
출국준비
1) 출국 전 해야 할 것들 (증명사진, 여권사본, 입학허가서 사본, 기숙사, 보험, 잔고증명서)
일단 학교에서 Admission을 받고 나면, IRO(International Relations Office)에서 메일을 보내주기 시작하는데, 메일을 자주 확인하셔서, 요구하는 것은 꼼꼼히 읽어본 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고 응답해주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 좋습니다. 아래에 제가 적어 둔 기숙사, 보험, 잔고증명서와 같은 정보도 IRO에서 보내주는 메일에 모두 상세히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독일에 도착하시면 일정 기간 이내(2개월이었던 것으로 기억)에 거주허가서(Residence Permit)을 받아야 하는데, 거주허가서는 증명사진, 여권사본, 입학허가서 사본, 기숙사 주소, 보험증서, 잔고증명서가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출국 전에 이것을 해결하시거나 가서 어떻게 해결할 지 결정하신 후에 출국을 하셔야 합니다.
기숙사는 신청하는 선착순으로 선호하는 기숙사를 배정해줍니다.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싶으시다면 기숙사 신청 메일은 놓치지 말고 최대한 빨리 회신해서 원하는 곳을 배정받는 것이 좋습니다. 기숙사는 사실 기숙사는 아니고 Landlord가 있는 아파트나 주택으로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며 지어진 시점, 학교로부터의 거리, 룸메이트 숫자, 월세 등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제공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월세는 대부분 고려대 주변의 원룸들과 비교했을 때 그다지 비싸지 않습니다. 교환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기숙사는 제가 살았던 Hohrer Strasse와 주로 미국 학생들이 많이 살았던 In-Praxi였습니다.
보험은 한국에서 들고가셔도 되고, 독일에서 드셔도 되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한국에서 들고 가시는 것이 저렴한 플랜을 찾기 쉽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한국어로 처리할 수 있어 마음도 편할 것 같아 한국에서 해결하고 갔습니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완전히 같은 플랜이더라도 인터넷으로 가입 시에는 20~30%의 할인을 제공하니 참고하세요. 보험의 만료일은 반드시 독일을 떠날 시점과 같거나 이후로 설정하셔야 하는데, 이는 독일에서 Residence Permit (거주허가서)를 발급 받기 위함입니다. 거주허가일자가 보험의 만료일까지로 한정되며, 한번 거주허가를 받고나면 이를 연장하는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고 하니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입하신 후 영문(또는 영문이 병기된) 보험증서를 발급받으시면 됩니다.
잔고증명서(Proof of sufficient funds)는 은행에서 발급받으면 됩니다. 거주하려는 개월 수 X 670유로에 해당하는 금액이 은행 잔고에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하는데 5개월 기준으로 3,350 유로(약 500만원)가 필요합니다. 부모님 계좌의 잔고로 증명할 수 있는 방법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건 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도 필요하고 복잡한 것 같으니, 해당일 기준 증명해야 할 잔고에 해당하는 금액을 잠깐 자기 명의의 계좌로 입금한 후에 은행에서 영문 잔고증명서(유로화 표기 요구)를 발급하신 후 다시 돌려두시면 됩니다.
2) 가지고 가면 유용한 것들
휴대폰: 다들 아시겠지만 한국에서 쓰던 휴대폰 대부분을 유럽에서도 Sim Card만 교체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 가능한 모델인지 알아보신 후 가지고 출국하시면 됩니다. 저는 아이폰4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출국 전 통신사에 연락하여 컨트리락을 해제 한 후 가지고 갔습니다.
전기장판: 겨울에 가시는 경우에는 침대에서 잘 때 꽤 춥습니다. 방에 라디에이터가 있긴 한데 성능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따뜻하게 잠들고 싶으신 분은 다소 부피가 있더라도 가지고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외국에서는 흔히 사용하지 않는 제품인지 제 방에 놀러 오는 친구들이 신기해 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 한국어로 된 여행가이드 책이나, 여행용 전기플러그 컨버터, 손톱깎이 같은 걸 챙겨가면 좋으나 필수는 아닙니다. 독일의 경우는 전기도 한국과 같은 형태의 플러그를 사용해서 따로 컨버터를 챙기지 않으셔도 됩니다. 전압이 230V로 약간 다르다고 들었으나 대부분의 제품은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