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2013년 1학기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권보애
University of Cologne
안녕하세요, 저는 2013년 1학기에 독일 쾰른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파견되었던 권보애입니다. 쾰른은 독일 내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이자, 고딕 양식의 쾰른 대성당과 지역 맥주인 쾰슈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대도시인 만큼 쾰른대학교 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들이 있고, 세계 각국에서 공부하러 온 학생들이 많이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비교적 보수적인 독일이지만, 쾰른은 독일 내에서도 굉장히 개방적인 편에 속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도시였습니다.
1. 파견 전 준비사항
파견이 결정되고 나면 쾰른대학교 측에서 이메일로 안내사항을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이메일이 올 때마다 지시하는 대로만 따라하신다면 별 무리 없이 출국 준비를 하실 수 있습니다.
비자
독일은 입국하는 데에 비자가 필요 없고, 한국에서 비자를 받아가더라도 90일짜리 비자만 발행해주기 때문에 어차피 독일 도착 후 비자 연장을 하러 다시 구청 등을 방문해야 하므로, 출국 전에 비자를 발급받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비자를 발급받으려면 재정보증서를 주한 독일 대사관에서 발급받아 가거나, 현지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한 후 한국으로부터 일정 금액을 송금받아 잔고증명서를 발급받으면 됩니다. 여건이 되신다면 재정보증서를 발급받아 가는 편이 현지에서 일처리를 좀 더 수월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현지에서 잔고증명을 받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쾰른대학교 측에서는 슈페어콘토를 만들라고 안내하지만, 저는 일단 구청에 가서 물어보니 그럴 필요는 없고, 얼마 이상의 잔고증명서와 부모님으로부터 재정적으로 지원하겠다는 편지(letter of financial support)를 가져오면 된다고 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슈페어콘토 만드는 과정이 번거롭기 때문에, 저처럼 미리 구청에서 담당자에게 확인 후에 비자를 발급받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독일은 원리원칙을 철저하게 지킬 것 같지만, 구청에서 몇 차례 업무를 처리해 본 결과 어떤 직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이 파견되었던 선배는 비자를 발급받는데 110유로를 내야 했지만 저는 30유로밖에 내지 않았습니다.
숙소
저를 포함 한국에서 쾰른대학교로 파견되었던 네 명의 학생이 가장 고생했던 점이 숙소 때문이었습니다. 네 학생 모두 기숙사를 배정받지 못했고, 온라인으로만 집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매우 스트레스였습니다. 쾰른대학교 측에서 온라인으로 집주인과 소통하며 계약할 수 있는 웹사이트와, 교환학생들에게 방을 제공해 주는 몇몇 집주인들과의 연락을 주선해주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숙소를 구하는 것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기숙사 신청 이메일을 받자마자 신청했는데도 탈락했기 때문에 기숙사를 신청해놓고 안심하지 마시고 지속적으로 집을 찾아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그렇지만 직접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하기가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며, 집주인 측에서도 마찬가지로 얼굴을 보지 않고 계약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집을 구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요즘 인터넷 상으로 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고 하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열쇠는 나중에 보내줄 테니 일단 돈을 입금하라거나, 상대방이 영어를 너무 잘 할 경우 일단 의심해 보셔야 합니다. 저는 베를린리포트라는 주독 한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출국하기 2주 전에 겨우 방을 구했습니다. 같이 파견되었던 시립대 학생들은 개강 전 일주일정도 미리 독일에 도착해 직접 집을 보러 다녔습니다. 이 학생들은 다행히 금방 집을 구했지만, 이전 학기에 집을 구하지 못하고 쾰른에 왔던 한국 학생은 한달 여 동안 집을 구하지 못해 고생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기숙사에 배정되었던 외국 학생에게 물어보니 계속 기숙사측에 전화해서 방에 관해 문의했다고 하니, 좀 수고스럽더라도 출국 전에 머무실 곳을 찾으시길 추천합니다. 한 학기 내내 지낼 집은 못 구하시더라도, 한 달 정도만 머물 곳을 구하고 오셔서 직접 방을 보고 구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버디에게 도움을 요청하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기타
비자와 숙소 문제만 해결되면 출국 준비에 있어서 그다지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학교측에서 이메일로 지시하는 것만 제 때 하시면 됩니다. 학기 전 한 달짜리 독일어 수업은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듣기 때문에 출국 전 신청기간에 맞춰 신청하시기를 추천합니다. 항공권을 예매하실 때에는, 한국에서는 대부분 프랑크푸르트로 많이 가지만 그보다는 쾰른-본 공항으로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쾰른까지는 ICE라는 고속열차를 타고 1시간 더 가야하고, 그 가격이 66유로나 하며 무거운 짐을 들고 또 고속기차를 타러 이동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외에도 파견 2~3주 전에 페이스북 교환학생 그룹에 가입하라는 안내나 버디 연락처 등이 이메일로 발송되니 그때그때 준비하면 되겠습니다.
2. 현지 생활
교환학생 행사
쾰른대학교의 다른 과에 비해 경영학과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잘 짜여 있는 편이고, 학기 초에 이벤트도 많이 진행하기 때문에 적절히 참여하시면 되겠습니다. 버디와는 출국 전부터 지속적으로 연락하셔서 현지에서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제 예상과는 달리 생각보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독일어를 못하면 퉁명스럽고 불쾌하게 대하는 경우도 가끔 있었기 때문에 특히 구청이나 은행 업무 등을 볼 때에는 버디와 동행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대부분의 학생이 학기 전 무료로 진행되는 독일어 강좌를 수강하러 한 달 정도 일찍 오는 편이며, 아직 학기 전이기 때문에 이 때에 많은 이벤트가 열립니다. 그렇지만 사정이 있어서 학기 전 독일어 강좌를 수강하지 못해도 개강 후에도 교환학생을 위한 행사가 자주 열리기 때문에 본인만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신다면 적응하는 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식사
독일은 유로를 쓰는 나라 중에는 물가가 가장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생활비가 많이 드는 편은 아닙니다. 외식비는 비싼 편이지만 마트에서 장을 본다면 오히려 한국보다 저렴하게 식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수업이 있을 때에는 주로 교내 식당인 mensa에서 점심을 먹었고, 그 외에는 직접 요리해 먹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REWE, ALDI등의 현지 마트와 아시안마트를 적극 이용하시기를 추천합니다.
교통 및 여행
쾰른대학교 학생증을 이용해 쾰른 내의 트램, 버스 뿐만 아니라 쾰른이 속한 주의 지역기차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학기 시작 후에 적용되므로, 학기 전 독일어 수업 기간에는 1달 정기권을 구입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이 또한 학교에서 학생할인을 받아 살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별로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독일은 유럽의 중심에 위치해있고, 그 중에서도 쾰른은 여행을 다니기 상당히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독일 내에서 기차 이용을 자주 하시려면 bahncard25를 구매하면 기차 예매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최소 2~3주전에 예매해야 적용되며, 카드 만료기간 6주 전에 미리 해지신청을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갱신되는 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올해부터 독일 내에서 장거리 버스가 합법화 되었기 때문에, meinfernbus나 flixbus같은 버스회사를 이용하면 훨씬 저렴하게 독일 내 혹은 인접국가까지 갈 수 있습니다. 또한 라이언에어를 비롯한 저가항공을 이용하면 지상 교통보다 훨씬 저렴하게 여행을 할 수도 있습니다. Ltur.de라는 웹사이트에서도 가끔 기차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니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독일은 또 카풀이 상당히 발달되어 있어서, http://www.mitfahrgelegenheit.de/ 등의 웹사이트에서 시간과 목적지가 맞는다면 현지인과 카풀을 하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3. 수업
쾰른대학교에는 한 학기를 반으로 나누어 1st half에만 진행되는 수업, 2nd half에만 진행되는 수업, 한 학기 내내 진행되는 수업과 며칠동안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세미나 수업 등이 있기 때문에 일정만 잘 짜시면 학기 중에도 충분히 수업을 들으면서 여행을 다닐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수업이 출석체크는 하지 않고 기말고사 한번으로 성적을 매기지만, 성적 평가 시 교환학생도 현지 학생과 같은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시험기간에는 열심히 공부하셔야 학점을 취득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 학교처럼 수강신청 경쟁이 치열한 편은 아니기에 원하는 수업은 다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환학생을 위한 영어 강의가 많이 열리지 않아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고, 한국 기준으로 4학년이실 경우에는 현지에서 master수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이 더 많아집니다.
저는 학기 전 독일어 수업 (7 ECTS), Concepts of Marketing Mix Management (6 ECTS), Financial Statement Analysis and Security Valuation (6 ECTS), Fundamentals of International Taxation (6 ECTS), Channel Management (8 ECTS) 등의 과목을 수강했습니다.
4. 소감
토플 성적표가 제때 오지 않는 바람에 5지망에 지원한 쾰른대학교에 파견되어 예상치 못하게 시작된 교환학생 생활이었지만, 잊지 못할 추억을 많이 만들고 왔습니다. 현지 친구들을 초대해 한국 음식을 만들어 대접했던 기억, 기차를 대여해 쾰른 시내 곳곳을 누비며 맥주파티를 했던 기억,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교과서와 TV에서만 보던 명소들을 직접 본 느낌 등은 절대 잊지 못할 것입니다. 내성적이고 낯을 가리는 성격 때문에 현지에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쉽기도 하고, 때때로는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불쾌한 일을 당하기도 했지만 독일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저의 내면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포르투에서 맛봤던 와인과 스페인의 상그리아, 런던에서 본 7편의 뮤지컬과 베네치아에서 수상버스를 타고 바라봤던 저녁노을, 체코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했던 짜릿한 기억들은 절대 잊지 못할 것입니다.
파견 준비를 하면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purednew@hanmail.net으로 질문해 주시면 도와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