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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Singpare]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2012-2 이재영

2013.01.18 Views 2017 경영대학

NUS에서의 교환학생 수기.

 이재영

 

<출국 전>

저 같은 경우, 교환학생을 갈 결심을 회계사 시험 준비 중에 하게 되었고, 실제로 모든 준비를 시험 준비와 동시에 진행해서 굉장히 실수가 많았습니다. 6월 전까지 준비해야 하는 서류는 어찌어찌 준비하고 메일을 확인했지만, 6월말 공인회계사 2차 시험을 치르고 나자 그야말로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고 오직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쉬고 싶은 마음이 강했기에, 7 10일 정도까지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밀렸던 영화를 보거나 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쉬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7 10일까지 기숙사 신청기간이었고, 7 11일 오전이 되어서야 이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국제실에 문의하고, NUS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는 등 안 해도 되는 고생을 사서 하고 나서야 정신이 번뜩 들어서 밀렸던 준비를 서두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늦게 신청을 했고 메일을 보낼 때 기숙사 중 아무 곳이나 비는 곳으로 배정해 달라고 사정을 했었기 때문에 고려대 경영대 학생들 중 저만 Prince Jeorge’s Park에 배정이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가 많지는 않겠지만 출국 1달 전에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준비하는 것이 필수인 듯 합니다.

<싱가포르 생활>

공항 도착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수하물을 찾고 Sim card를 사서 갈아 끼운 것이었습니다. 싱가포르에 어떤 통신사가 있는지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여서, 그냥 주는 대로 사서 끼웠습니다. 제가 샀던 통신사는 Starhub였는데, 참 그랬습니다. 알고 보니 싱가포르에 3개의 통신사가 있는데, Starhub는 한국의 LGT, M1KT, SingtelSKT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여튼 도착하고 3일간은 참 그랬습니다.

저는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PGPR에 배정을 받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B2층에 배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문자 그대로 지하 2층은 아니었지만, 1층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오래된 건물이지만 깔끔하고 독방을 쓰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이 되었지만, 방충망이 없고 1층이었던 지라 사이즈 자체가 한국과는 남다른 벌레들이 엄청 많이 침입했고, 에어컨이 없어서 팬 하나에 의존해 열대야를 버티는 일이 참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제가 더위를 많이 타는 편입니다.) 또한 PGPR은 대부분 중국과 인도학생들이 살고 있어서 영어로 생활하기에 그다지 적합하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절대 기숙사 신청 기간 놓치지 마세요.

PGPR과 고대 학생들이 많이 머물고 있었던 U town과의 거리는 정말 멀어서 처음에는 절망을 많이 했지만, 위스컨신 대학에서 온 한국 교환학생 동생들이 같은 Block에서 살았기 때문에, 학기 중에 엄청 많이 친해졌습니다. 저와는 다른 대학생활을 보내는 것을 보며 아주 많이 배우고 느꼈던 점도 많구요.

<학교 생활>

8월 말에 합격자 발표가 있었기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나서도 제 정신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도저히 수업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고, 기대했던 결과는 아니었지만 나쁘지만은 않은 결과를 받고 나서야 어느 정도 긴장이 풀려 제대로 된 생활을 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 갔을 때까지만 해도 같이 간 경영대 교환학생 동생들하고 거의 모르는 사이였고, 혼자 다른 기숙사에 있었던 상황이라, NUS 등록과 Student card 수령일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수강신청을 같이 하면서 알고 난 이후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따로 이민청에 가서 신청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습니다. 이 역시 출국 한 달 전부터 제대로 준비했다면 없었을 고생이었습니다.

수업은 Business Policy and Strategy, Managerial Economics, Leadership and Ethics, Organizational Behavior을 수강했습니다. 3과목은 모두 전에 쓴 학생들이 친절하게 설명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고, 조직 행동론에 대해서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Organizational Behavior Jay라는 이름의 교수님이 진행했었는데, 수업의 대부분을 조행론의 이론 설명을 하는데 치중했었고, 수업 후반부에 가면서 Case 분석과 Presentation이 이어졌습니다. 여기서 Case 분석과 Presentation은 한국에서의 방식과 많이 다른 형태였는데, 우선 Case 분석은 따로 준비를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수강하는 학생들을 몇몇의 그룹으로 나누어 수업시간에 어떤 특정한 상황을 주고(예를 들어 팀원 각자에게 F1 레이싱 팀의 Role을 맡기는 것) 팀원 간에 어떤 행동을 취해야 가장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하여 수업 말미에 발표를 하는 방식이었고, 다음으로 Presentation은 어떤 사람들의 행동에 관하여 미리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자료를 모은 다음에 마지막 수업시간에 그 자료를 정리해서 커다란 포스터를 하나씩 만들어 와서 칠판과 벽에 붙이고 교수님께 설명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교수님 자체가 워낙 유들유들하시고 착하셔서 수강하기 매우 편했습니다.

제가 정작 NUS에서 가장 많이 이용한 곳은 경영대 건물이 아니라 수영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 오랜 수험생활로 몸이 많이 망가져 있던 상태였고 뭔가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던 찰나에 첫 날 수영장을 보게 되었고 곧바로 매일 수영을 하기로 다짐했습니다. 50미터, 9레인의 야외 수영장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어서 정말 거의 매일을 하루 1시간 이상씩 수영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가서는 1Km 정도를 쉬지 않고 왕복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이 많이 괜찮아 졌습니다.

<여행>

저는 말레이지아 KL, 태국, 캄보디아 등을 둘러보았습니다.

그 중 가장 좋았던 곳은 캄보디아였고, 앙코르 와트의 웅장함은 정말 몇 달이 지난 아직까지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툼 레이더의 촬영지였던 타 프롬 사원과 시엠립 길가의 평양냉면 음식점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싱가포르도 많이 돌아보긴 했지만, 사실 1달 정도가 지나면 거의 다 익숙해 져서 무감각해지는 듯 하고요. 싱가포르가 동남아의 중앙에 위치해 있는 만큼 되도록 많이 바깥으로 여행 다니시는 걸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동남아 뿐만 아니라 호주도 정말 가깝고 싼 편입니다.

<맺음말>

후회한 일도 많고, 하지 못했던 일도 많지만, 그래도 갔다 와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영어도 생각만큼 많이 늘지 않았고, 기대했던 만큼 내 자신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음가짐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장기간의 해외 생활은 내 자신이 어떤 식으로 세상에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저의 답을 많이 바꾸어 놓았고, 실제로 지금도 그 대답에 걸맞게 생활을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결과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분명한 건 5개월간의 싱가포르 생활이 제 인생에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만약 기회가 생긴다면 꼭 갔다 오시기 바랍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