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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Italy] Bocconi University 박효희 2011-2

2012.11.03 Views 2776 경영대학

체험수기
파견 기간: 2011-2
2009120179 경영학과 박효희


1. 이탈리아로 떠나며
천성이 느긋한 편이라서 그런지, 출국 준비는 그렇게 어렵진 않았습니다. 비자발급 과정에서 대사관 직원의 저보다 훨씬 더 과도한 느긋함 때문에 답답했던 적은 있었지만, 그 외에 불만은 없었습니다. 이탈리아 비자 발급 과정은 비교적 간단해서 인터뷰도 안하고, 그냥 대사관에 가서 서류만 제출하면 됩니다. 비자 발급 비용도 거의 안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기숙사를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미리 집을 구해서 가야하는 형편이었습니다. 이탈리아 유학생 모임이라는 다음 카페에 올라온 한인 홈스테이집을 구해서 갔습니다. 물론 생활에 불편함은 없었지만, 이왕이면 직접 현지에 도착해서 민박집에 며칠 머물면서 구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와 같이 공부한 친구들은 현지에서 구했는데 시설도 좋고, 플랫메이트인 외국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어서 결론적으로는 훨씬 더 좋아보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여행자 보험을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의 소죠르노 라는 체류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하는데 이 때 우체국에서 따로 보험을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가입한 보험증을 보여주는 것 보단 차라리 현지에서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거주증 발급받기 편합니다.

2.  학업

- 보코니 대학교
저는 교환학생에 지원하기 전까지는 보코니 대학에 대해 전혀 몰랐었습니다. 하지만, 지원과정에서 정보를 검색하던 중에 이탈리아 최고의 경영/경제 대학일 뿐만 아니라 MBA의 경우 유럽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뽑히는 명문 대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탈리아에 가서 보코니 대학교에서 공부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이탈리아 사람들이 좋은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이탈리아의 유명 정치인, 기업인들 중에도 보코니 출신이 많습니다. 현재 이탈리아 수상도 보코니 대학 출신입니다. 학생들도 학구열이 매우 높으며, 명문 대학의 학생으로서 이탈리아의 미래를 책임지려는 주인의식과 프라이드 또한 높습니다.
이렇게 우수한 대학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것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비록 아직까지 다른 해외 유수의 대학에 비해 인지도는 낮지만, 수업 퀄리티와 학습 분위기 만큼은 최상위에 가깝습니다.

-수업
저는 보코니 대학에서 5과목을 수강했습니다. 보코니 대학은 한 과목이 6학점입니다. 학점 변환 비율이 2:1(보코니:고대) 이므로, 결국 6학점이 3학점이 되는 셈입니다. 저는 거기서 보코니 대학교 기준으로 30학점, 우리학교 기준으로 15학점을 이수했습니다. 보코니 대학 수강 신청 과정에서 한 가지 특이한 사항은 학기 초에서 학생이 attending 과 non-attending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에 학생이 non-attending을 신청하면 수업을 출석하지 않고 학생 스스로 틈틈이 책을 보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물론, attending과 non-attending 학생은 교재, 시험내용, 채점 기준 모두 다릅니다. 제가 아는 교환학생 친구 같은 경우에는 6과목을 모두 non-attending으로 신청하는 바람에 기말 고사 기간에 폐인 같이 다녔었습니다. 교환학생은 대부분 기말고사만 치르기 때문에 모든 과목을 non attending으로 하면 학기말에 고생할지도 모릅니다.

-Business Strategy : 위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보코니 대학은 학생 본인이 attending인지 non attending인지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저는 경영전략 같은 경우에는 non attending으로 신청해서 들었기 때문에 수업은 듣지 않고 혼자서 책을 보면서 공부했습니다. 기말 고사 한번으로 성적이 나오기 때문에 학기말에는 패스할 수 있을지 불안했지만, 그래도 지정된 교과서를 꼼꼼히 공부한다면 충분히 패스할 수 있습니다.

-Management of Fashion Companies : 보코니 대학교에서 개설된 수업 중에서 가장 이태리 다운, 그리고 밀라노 다운 수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패션 산업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유명 명품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을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학기말에는 팀프로젝트도 제출해야 하는데,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를 하나 정해서, 그 브랜드의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주제였습니다. 저희 팀은 이탈리아의 Zara의 모회사로 알려진 Inditex의 서브 브랜드 중 하나인 Bershka를 주제로 하였습니다. 팀원들끼리 직접 매장에 찾아서 매니저와 인터뷰를 하고, 현재 상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패션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수업 내용이나 팀프로젝트를 봤을 때, 굉장히 배울 것이 많은 수업이라고 합니다. 배우는 내용은 한국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이라서 신선하지만, 교수님의 영어 악센트가 이탈리아 식이라서 알아듣기는 힘듭니다.

-Personal Selling : 고객과 1대 1로 상대할 때 필요한 마케팅 전술에 대한 내용을 배웁니다. 예를 들어 성공적인 세일즈맨의 자질이나 특성에 대한 내용도 배웠습니다. 재미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다소 지루한 강의였다고 생각합니다.

-Marketing Communication : 전체적으로 한국에서의 마케팅 수업과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다양한 브랜드의 IMC 전략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강의 전달력이 뛰어나셔서 내용 자체는 특이하지 않았지만, 집중하기 쉬웠습니다. 시험 형식은 multiple choice와 essay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시험 문제 중에서 교수님께서 강의 시간에 강조하신 것이 Essay 문제로 나오는 경우가 많으니 출석은 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패스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강의 내용을 60-70% 정도만 이해하셔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 Managment of Financial institutions : 한국에서의 기업재무와 가르치는 내용이 유사합니다. 콜이나 풋에 대한 개념이나 선물 옵션에 대한 내용도 다룹니다. 교수님께서 개념을 먼저 설명하시고 나서 그 개념에 맞는 예시들을 경제 뉴스 같은 것에서 뽑아서 가르쳐 주셔서 이해하기쉬웠습니다. 하지만, 수업 내용 자체가 딱딱하고, 교수님께서 강의 전달력이 약하시기 때문에 학생들이 다소 시끄럽게 떠들거나 자는 경우가 많아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

3) 생활

- 여행
보코니 대학의 경우는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한 저가의 단기 여행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 중입니다. 저는 학교에서 하는 이벤트를 이용해서 교환학생 친구들과 함께 독일에 옥토버 페스티발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내에 아름다운 도시인 베르나, 밀라노 근교의 휴향지는 꼬모호수 등 학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저렴하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여행다니시기에도 밀라노 만큼 좋은 곳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주로 유레일 패스를 따로 구매하지 않아서 주로 저가항공을 통해서 여행을 다녔습니다. 저가항공은 운이 좋으면 매우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저가 항공 사이트인 이지젯이나 라이언 에어를 자주 방문하셔서 정보를 얻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패션
대부분 보코니 대학에 지원하신 분들은 패션에 대한 관심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패션에 대한 막연한 관심과 동경만을 가지고 지원했었습니다. 제가 상상했던 대로 밀라노는 패션에 대한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도시였습니다. 패션의 중심지인 만큼 전세계 패션 피플들의 다양한 패션 감각을 엿볼 수 있고, 패션 관련 행사들도 많습니다. 저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밀라노에서 유명한 vogue's fashion night에는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그 날밤에는 밀라노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나와서 축제를 즐긴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아주 많은 사람들이 한껏 멋을 부리고 도시에서 패션의 밤을 즐깁니다. 축제의 날에는 모든 상점에서 무료로 사람들에게 칵테일을 제공하고, 신나는 음악을 틀어 샵이 마치 클럽 처럼 변하는 모습을 보시게 될 것입니다.

- 음식
이탈리아 하면 피자, 파스타, 리조또, 젤라또가 유명합니다. 저는 원래부터 워낙 밀가루를 싫어해서 사실 음식에 대한 기대는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단 것도 싫어하는 편이라 한국에 있을때 젤라또도 먹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이탈리아에 가서 음식을 먹어보니 생각보다 제 입맛에 잘 맞았고, 파스타나 리조또 같은 경우는 외식비가 부담스러울 때 가끔 집에서 해먹기도 했습니다. 밀라노는 한국에 비해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학생들의 경우 주로 집에서 요리를 많이 해먹습니다. 주변에 큰 슈퍼마켓에서 식재료를 사서 요리 해먹으면 식비를 많이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파스타나 리조또 같은 경우에는 제 기억으로 3-5유로 정도면 살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리법이 간단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해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같이 집에서 요리를 해먹을 수도 없습니다. 그럴때는 이탈리아의 특유의 음식 문화인 Apertivo를 이용하시면 아주 저렴한 가격에 배부르게 저녁 식사를 하실 수 있습니다. Apertivo는 12유로 정도의 칵테일 가격만 내면 뷔페식으로 모든 메뉴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이탈리아만의 음식 문화입니다. 학교 근처에 있는 나빌리오 라는 곳에 Apertivo를 여는 곳이 많습니다. 저도 친구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먹으러 나빌리오를 가곤 했었습니다.

- 거주
저는 기숙사에 신청하지 않고, 한국에서 알던 친구와 한국 커뮤니티에서 방을 얻어서 같이 살았습니다. 한국 커뮤니티에서 미리 알아가는 방법도 있지만 저와 함께 파견된 친구들의 경우 학기전에 미리 가서 현지에서 방을 구했습니다. 학기 초에 방이 많이 나오긴 하지만, 방을 구하기 까지 다소 어려움이 있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학교와 위치상으로 가깝다는 점과 현지에서 잘만 찾으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방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인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한국인 주인분 가족과 함께 사는 홈스테이 형식이여서 방값이 그렇게 비싸진 않았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400- 500유로 정도는 지불하는 것 같습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시다면 메일이나 문자로 알려 드릴 수 있지만, 위치가 학교에서 약간 멀다는 점은 감안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budget의 제약이 없고, 더 많은 친구들과 교류하고 싶으시다면 기숙사를 추천해 드립니다.

- 교통
밀라노는 서울보다 훨씬 더 작은 도시이므로 이동하기 수월합니다. 주로 트램, 지하철,버스, 택시 등을 이용하게 됩니다. 밀라노에는 교통카드가 있는데 발급비 10유로와 충전비 17유로만 내면 한달동안 무제한으로 밀라노 내의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행정처리가 늦어서 발급 받으려면 약 1달 정도의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따라서, 일단 밀라노에 도착하자마자 최대한 빨리 역에서 교통카드를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Duomo나 Garibaldi, centrale등에서 교통카드 발급 신청하시면 됩니다. 신청하실 때, 증명사진과 비자가 필요하니 꼭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택시의 경우는 한국보다 훨씬 더 비쌉니다. 특히 밤에 이용할 경우, 기본요금 자체도 매우 비쌉니다. 하지만 밀라노 자체가 워낙 작은 도시이다 보니 , 이동거리가 길지 않아 생각보다 싼 가격에 이용할 수도 있으니 급한 경우에는 택시를 이용해도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4) 마치며
저는 비록 6개월 이라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밀라노에 있었지만, 그 시간 만큼은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만큼 밀라노 라는 도시가 가지는 매력은 큽니다. 의식주 문화 뿐만 아니라, 사람들 까지도 늘 위트있고, 친절합니다. 유럽으로 교환학생 가시고 싶은 생각이 있으시다면 단연 이탈리아 Bocconi 대학을 추천드립니다. 혹시라도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면 gygml11@nate.com로 메일 주시기 바랍니다!!


* 사진은 첨부파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