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학기 싱가포르 NUS 교환학생 수기

경영학과 최우람          

[들어가는 말]

안녕하세요, 2012년 1학기 싱가포르 NUS 경영대로 한 학기 교환학생을 다녀온 최우람입니다. 외국에서 짧게는 5개월, 길게는 1년 가까이 생활한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흥분되는 일이지만, 걱정 또한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경우, 다른 협정교에 비해 많은 인원이 함께 가기도 하고, 싱가포르 내에서도 수많은 한국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언어나 기타 다른 문제에 있어서 큰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NUS]

NUS는 서울만한 싱가포르의 서부 하단 지역에 위치해있습니다. 서울로 치자면 신도림 정도? Kent Ridge라는 지역인데, 학교 주변엔 Clementi Mall을 제외하고는 둘러볼 곳이 거의 없습니다. 어차피 싱가포르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택시 타고 15분이면 도심 지역에 도착할 수 있지만요. 학교 크기는 우리학교보다 조금 더 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잘 알아두셔야 할 것이 기숙사인데요. 보통 작년부터 새로 지어진 U-Town이라는 기숙사 지역이나 PGPR(Prince Gorge Park Residence) 두 곳 중 한 군데를 선택하시게 될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사계절 여름이 지속되는 싱가포르에선 어딜 가나 냉방이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기숙사는 PGPR의 에어컨실 외에 다른 방엔 천장에 큰 Fan 하나만 달려 있습니다. 이 Fan이 의외로 시원하여 더위를 크게 타지 않는 분들이면 괜찮으실 겁니다. 하지만 습기나 더위를 못 견디시는 분이시면 에어컨실을 선택하시는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비용은 일반 다른 룸보단 더 비쌉니다) 위치는 PGPR이 전체 NUS캠퍼스의 북쪽에 위치하여 경영대랑 가깝습니다. U-Town은 캠퍼스 남쪽에 위치하여 대운동장과 체육시설과 가깝습니다. 교내에서는 다양한 노선의 셔틀버스가 운행하여, 기숙사에서 경영대 건물로 이동하실 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수업]

저는 4과목을 수강신청하여 들었습니다. 전부 경영 전공과목이었고, 우리학교에서 전공선택 및 전공필수 과목으로 인정되는 과목입니다. 간단한 리뷰와 평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BSP3001 Business Policy & Strategy [ 4점 / 5점 만점 ] Dr. Lu Xiaohui

경영전략 전공필수로 인정되는 과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수업입니다. 수업방식은 강의와 비디오시청, 조별토론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특히 매 수업시간마다 조별토론을 통해 강의에서 배운 이론들을 실제 사례에 접목해 보는 시간이 우리나라의 강의와는 달리 꽤 흥미로웠습니다. 수업 난이도 자체도 어렵지 않고 여교수님의 영어발음도 깔끔한 미국 영어를 구사하셔서 듣는데 불편함이 없는 수업입니다.

MKT2401 Asian Markets and Market Management [ 3.5점 / 5점 만점 ] Regina Yeo

마케팅원론과 비슷한 수업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포커스가 아시아 마켓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극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시장의 기업들과 마켓팅 기법 등을 배웁니다. 소규모 강의로 ㄷ 자 모양의 책상 배열이 되어있는 작은 강의실에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수업방식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름없는 일반적인 강의 방식이지만 중간중간 조별토론이 있습니다. 소규모 수업이다 보니 교수 학생간의 질문이 자유롭게 이루어집니다. 중간, 기말의 조별과제 및 발표가 있습니다. 여교수님이 열정적으로 수업하시나, 너무 싱글리쉬에 가까운 영어 발음으로 한국학생이 듣기에는 좀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합니다.

FIN3118 Financial Risk Management [ 3점 / 5점 만점 ] Duong Xuan Truong

전형적인 FRM 수업입니다. 수업방식은 대부분 우리나라 수업방식과 비슷하나, 강의 중간중간에 주변 친구들과 짝을 이뤄 토론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중간, 기말고사와 함께 2번의 퀴즈를 보며, 마지막에 조별과제 및 발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수업과 크게 다른 점이 없어서 무난하게 들을 수 있었던 수업입니다. 하지만 금융의 메카라는 싱가폴에서 하는 수업이란 기대에는 못 미치는 과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BSP2005 Asia Pacific Business Environment [ 2점 / 5점 만점 ]

최악의 수업이었습니다. 대형 강의실에서 100명이 넘는 수강생들이 듣는 대형강의인데, 집중도 잘 안 될 뿐더러 매 시간 엄청난 양의 자료를 읽어야 합니다. 또한 본 강의와 매주 2번의 튜토리얼 강의로 이루어져 본 강의는 서양 외국인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튜토리얼 시간에는 조교가 소규모로 팀을 꾸려 토론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져있습니다. 이렇게 매우 생소한 수업 방식 때문에 강의 내용에 집중하기가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또한 Step별 과제가 2주의 간격으로 주어져 진도 자체를 따라가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다른 교환학생들도 멘붕한 과목입니다. 적극 말리고 싶습니다.

[수업 외]

NUS는 스포츠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체육시설과 동아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정말 모든 종류의 스포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학교 수영장에서 거의 매일 꾸준히 수영을 하여 수영실력을 크게 늘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무료입니다)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도 학교 헬스장에서 몸만들기 등의 운동을 하였습니다. 또한 학교차원에서의 대규모 체육대회도 개최되는데 학교 게시판 등을 잘 주시하여서 참가하시는 것도 재밌는 교환학생 생활이 될 것입니다. 저는 교내 올림픽 대회에 축구대표팀을 조직, 참가하여 대회 4강에 드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싱가포르는 우리나라와 같이 밤문화, 유흥이 발달한 나라가 아닙니다. 또한 Pub에서 사 먹는 맥주는 우리나라 돈으로 한 병에 만 원이 넘을 정도로 술값이 비쌉니다. 싱가포르의 유흥은 도심지와 클라키라는 지역에 밀집되어 있는데, 주로 외국인들이 많습니다. 주크 등의 유명 클럽이 많아 클러빙을 즐기시는 분들에겐 좋은 환경이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외 마리나베이, 리틀인디아, 나이트사파리 등 몇 군데의 관광명소가 있으니 꼭 들러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차피 나라가 작아서 3일이면 거의 모든 관광지를 다 돌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NUS경영대 학생회에서 주관하는 교환학생들을 위한 수많은 행사가 있으니 그런 행사에만 참석하셔도 다른 많은 외국학생들과 싱가폴학생들을 사귀면서, 싱가포르 관광을 동시에 즐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여행]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중심에 위치하여 여행하기 정말 최적의 도시가 아닌가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교환학생의 목적을 ‘여행’이라고 생각하여 다른 누구보다 제일 많은 여행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동남아시아에는 많은 저가 항공사가 있습니다. 타이거에어, 에어아시아, 제트웨이 등의 저가 항공사의 스케쥴을 꾸준히 확인하시고, 미리 여행스케쥴을 짜시는게 좋습니다. 보통 중간고사, 기말고사 전 주를 통째로 쉬기 때문에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여행을 갑니다. 말레이시아, 푸켓,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이왕 교환학생을 간 김에 후회없이 다양한 국가들로 여행 가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맺는 말]

교환학생을 오기 전에 한 가지 컨셉을 갖고 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여행’을 컨셉으로 잡고 갔었습니다. 사람마다 ‘어학’ 또는 ‘인맥’ 등등 각자의 컨셉을 잡고 교환학생을 옵니다. 가장 나쁜 것이 어영부영 수업 끝나고 기숙사에만 있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에 온 이상 한국에서는 할 수 없는 유니크한 경험을 최대한 누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