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Germany] University of Mannheim 2012-1 최수진
안녕하세요, 저는 2012년 1학기에 독일의 만하임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최수진입니다. 저도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체험수기를 보며 많은 도움을 받았던 만큼, 제 수기가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1. 만하임 & 만하임 대학교
만하임은 독일의 남서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입니다. 도시 자체가 작은 편이고, 세계대전 때 대부분 파괴되었다가 재건되어 볼거리는 별로 없는 공업도시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도시가 깔끔하고 쾌적해서 살기에는 정말 좋았습니다. 또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가깝고, 프랑크푸르트 한 공항에서 저가항공을 타고 여기저기 여행을 갈 수 있기 때문에 위치도 좋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만하임의 중심에 위치한 만하임 대학교는 유럽에서 경영학으로 굉장히 유명한 학교입니다. 특히 MIS 쪽으로 유명하다고 들었습니다. 학교 생활을 하는 동안 여러 기업에서 설명회와 인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독일 친구들과 얘기해보니 실제로 고등학교 때 성적이 굉장히 우수한 학생들이었음을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
2. 수업
만하임 대학 경영학과의 명성과는 달리, 사실 수업 자체의 만족도는 높지 않았습니다. 대형 강의가 많고, 학부생이 선택할 수 있는 수업의 폭이 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수강신청을 할 필요는 없고 독일에서 수강신청을 하게 되는데, 과목마다 수강신청 방법과 신청 가능한 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포털에서 꼼꼼히 확인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업마다 다르지만 출석체크가 없는 과목도 많고, 대부분 중간고사가 없었습니다. 아마 다음 학기에도 수업 목록 자체가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아, 제가 들었던 과목들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겠습니다.
(1) 정규 수업
1) Marketing 2 – 마케팅 원론 정도 난이도의 대형 강의로, 출석체크가 없고 까다로운 과제나 프로젝트도 없어서 패스하기엔 편하지만 별로 남는 것이 많지는 않은 수업입니다. 가끔 기업체에서 특강을 해주긴 하지만 보통 수업 시간에는 딴 짓을 하는 학생도 많고 중간에 나가는 학생도 많았습니다. ^^;
2) Enterprise Data Management – MIS와 비슷한 과목으로, Data를 다루고 처리하는 등의 내용입니다. 교수님이 조금 지루하시지만 수업 내용을 직접 컴퓨터로 실습해볼 수 있는 점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Information system 쪽에 관심이 없으면 별로 흥미롭지 않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3) Integrated Information System – 역시 IS쪽 과목인데,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과목입니다. 대형 강의라 수업 분위기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수업과 별개로 참여해야 하는 것이 많았습니다. 특별히 이 분야에 관심이 있지 않으면 집중해서 듣기 어렵고 성적 받기도 만만치 않은 과목입니다.
4) Consumer Finance – 교수님께서 아직 수업 경험이 많지 않으셔서 수업은 조금 지루하지만 내용은 재미있었습니다. 일반 소비자들이 투자나 재무활동을 할 때 발생하는 비합리적인 사고방식과 이에 대한 대안 등을 배웠습니다. 아쉬운 점은 고려대학교 기준 1.5학점이라 나중에 학점을 인정받아도 안 받은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ㅠㅠ
지금까지 소개해 드린 수업은 모두 학부 수업인데, 본교 4학년이라면 만하임에서 석사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석사 수업은 좀 더 어렵지만 확실히 분위기도 좋고, 흥미로운 주제의 수업도 많다고 하니 석사 수업을 들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언어 수업
1) Winter Academy – 정규 학기가 시작 되기 전 방학 때 이루어지는 독일어 수업입니다. 봄학기의 경우는 1월 달에 이루어졌습니다. 듣고 싶은 사람만 자유롭게 신청해서 듣는 건데, 80만원 정도의 수업비를 별도로 내야 합니다. 저는 독일어를 하나도 몰랐기 때문에 들었는데 수업을 들은 후에도 독일어가 크게 늘지는 않았습니다. 어차피 수업이나 생활을 영어로 하므로 ‘독일어를 늘리기 위해’ 수업료를 내고 듣기는 조금 아까운 느낌이 있지만,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미리 독일에 적응하고 친구들을 만난다는 느낌으로 신청하는 것은 좋을 것 같습니다.
2) 기타 언어 수업 – 만하임 대학에서 따로 제공하는 수업은 아니지만, 만하임 대학생이라면 한 과목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언어 수업이 있습니다. 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많은 과목이 있으므로 하나쯤 듣는 것도 괜찮지만, 수업의 질이 엄청 높다고 할 수는 없고, 몇 회 이상 결석하면 면제받았던 수업료를 내야 하므로 이런 점을 고려해서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기숙사 신청 & 도착 후
독일은 특별히 출국 전에 준비해야 할 건 없습니다. 다만 기숙사 신청 기간에 한국에서 미리 기숙사를 신청해야 하는데, 서두르지 않으면 인기가 많은 곳은 금방 다 차버립니다. 독일 생활에 있어 기숙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기숙사의 분위기에 따라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환학생들이 많이 가는 곳은 크게 Hafen(하펜), Am Steingarten(암 슈타인가르텐), Ulmenweg(울멘벡)으로 나뉘는데, 각각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하펜 - 건물과 층에 따라 구조가 다르긴 하지만, 3명 정도가 한 플랫을 공유하는 곳도 있고, 큰 방은 방 안에 화장실과 주방이 함께 있는 등 주로 소수가 화장실과 주방을 공유해서 편리합니다. 기숙사 신청할 때 비싼 방은 욕실과 주방이 딸린 큰 방 이므로, 혼자 편하게 쓰고 싶은 분에게는 좋지만 친해질 이웃이 없는 것은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하펜은 학교와 가장 가깝고, 시설이 깔끔해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 입니다. 단점은 다른 기숙사에 비해 가격이 조금 더 비쌉니다.
(2) 암슈타인가르텐 – 제가 살았던 곳이지만,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곳 입니다. 우선 시설이 별로 안 좋습니다. 방은 넓고 깨끗한데, 10명 정도의 플랫 메이트가 있어 공동으로 쓰는 시설의 청결 상태가 엉망입니다. 또 만하임 대학교 학생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몇 년 째 유학 중인 터키, 불가리아 계의 학생들이 많아 친해지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장점으로는 방 값이 저렴한 편이고, 근처에 굉장히 큰 마트가 있으며, 버스와 트램을 둘 다 이용할 수 있어 새벽까지 밖에 있다가도 트램을 타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장점이자 단점으로는 1층의 파티룸에서 거의 매일같이 파티가 열린다는 것입니다. 즐기고 참여하면 장점이 되겠지만, 우리나라와 파티 분위기가 많이 달라 참여해도 불편한 경우가 많고, 그냥 자기엔 조금 시끄러운 편입니다.
(3) 울멘벡 – 울멘벡의 경우 다른 것은 다 무난하지만, 교통이 불편합니다. 학교와 가장 멀고, 트램도 없기 때문에 버스가 끊기면 아침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
도착 후에는 은근 할 일이 많은데, 우선 International Office를 찾아가야 합니다. 우선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내려 기차를 타는 곳으로 간 후에, Mannheim Hbf(‘만하임 하웁트반호프’라고 방송해주는 곳)역까지 가야 합니다. 역에서 나오면 바로 앞에 트램 및 버스 정거장이 보입니다. 학교로 가는 건 여러가지가 있는데, 만하임 기차역에서 가장 먼 쪽 라인플랫폼에서 1번(Schonau 행)트램, 5번 트램, 또는 60번 버스를 타면 2정거장 후인 Schloss(슐로스)에서 내리면 됩니다. 저는 처음에 기계로 표를 끊는 것이 헷갈렸는데,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고, 정 안되면 버스를 타고 기사님에게 직접 버스표를 사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실 트램의 경우 표 검사를 거의 안하고 2 정거장만 가면 되기 때문에 무임승차를 할 수도 있지만, 이건 최후의 방법으로..^^;
Schloss에 내리면, 학교가 보입니다. 학교 정문 방향에서 봤을 때 길 건너 오른쪽에 있는 건물이 L1이고 International Office입니다. 일단 도착하면 거기서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잘 알려주니 차근차근 하시면 됩니다. 다만 한 가지 논란이 많았던 ‘Semester Ticket’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 티켓이 있으면 한 학기 동안 만하임이 속한 지역의 일정 범위까지 모든 교통 수단이 공짜이기 때문에 대부분 이 티켓을 사는데, 이전 만하임 체험수기들을 보면 이 티켓을 무료로 받았다고 쓰여있습니다. 하지만 정책이 바뀌어 두 학기 이상 머무는 사람들에게 첫 학기만 무료로 제공되는 것으로 되어있어 저희에겐 앞으로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꽤 목돈이기 때문에, 저 역시 혹시 몰라서 비자가 나올 때까지 안 사고 기다렸는데, 확실히 확인한 사항이니 학생증이 나오면 바로 구입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4. 생활
만하임의 생활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여유로움’이 생각납니다. 만하임은 수업도 빡빡하지 않아 그만큼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았습니다. 독일 자체가 외식은 비싸지만 마트에서 식료품을 사면 굉장히 저렴하기 때문에 이것 저것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보통 주중에는 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친구들과 요리를 해먹거나, 무료 헬스장인 D2에서 운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주말에는 가까운 곳으로 놀러 가거나, 짧게 다른 나라를 여행하기도 하고, 교환학생들을 도와주는 VISUM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초반에 비해 갈수록 이벤트나 파티 자체가 많지 않기도 하고, 참석하는 것이 귀찮아 질 수도 있으니 여유 시간에 뭘 하면 좋을지 계획해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하기 힘든 활동들을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살사’ 등 무료 스포츠 수업도 있으니 그런 수업에 참석하거나 개인적으로 뭔가를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5. 끝으로
여러 가지 목표와 설레는 마음으로 교환학생을 신청했던 것이 얼마 전인 것 같은데 벌써 한 학기가 지나서 이렇게 수기를 쓰고 있네요 ;-) 여러가지 시행 착오로 계획 보다는 많은 걸 내려놓기도 했지만, 또 생각보다 많은 걸 얻었던 한 학기였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나라의 친구를 만나는 것도,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는 것도 좋았지만, 한 학기 동안 몸과 마음에 여유를 가질 수 있었던 것과, 혼자 이런 저런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행복했고, 대학생활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만하임에 가실 여러분도 모두 후회없는 즐거운 한 학기를 보내고 오시길 바랄게요! (참, 만하임 중앙역 앞에 있는 시티되너는 꼭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csj9048@naver.com으로 언제든 연락주시고, 끝으로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