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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Singapore] SMU 문형선 2012-1

2012.06.22 Views 2246 경영대학

안녕하세요
2012-1학기에 경영대 교환학생으로 SMU에 다녀온 06학번 문형선입니다.


1. 생활
싱가폴은 말레이반도 끝에 자리한 섬나라로 북위1도 부근이라 무지하게 덥고 비도 자주 옵니다. 늘 이 모양이니 지하도와 쉘터는 잘 되어 있어서 야외에 있을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에어콘도 빵빵하게 틀어서 가끔 춥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특히 비오는 날에 실내에 있으면 그렇더군요. 바람막이 하나에 부피 작은 여름옷으로 여러벌 챙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싱가폴이 옷값은 특히 싼데, 땀 많이 나고 자주 빨아 입으니까 옷을 자주 바꿔가며 입어서 그렇습니다. 말인즉슨, 질은 좀 떨어집니다. 창이공항 옆 엑스포 역에 아울렛이 있고, 1월 초~중순 포함해서 가격 한번씩 후려치는 날이 있으니까 이 때를 활용하시면 괜찮은 옷을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공용어는 영어인데, 제가 영어가 좀 뒤떨어져서 그런 탓도 있겠지만 알아듣기가 쉽지 않습니다. 성질이 급해서 말은 빠른데 발음이 우리들 듣던 식과는 매우 다릅니다. 우리 식으로 이모~ 하고 부를 때 앙띠앙띠(Auntie x2)라고 하는 식인데, 듣다보면 어느정도 적응되고 귀엽게 들리기도 합니다. 1:1로 대화할 때는 교환학생인거 고려해서 제대로 된 말 쓰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명이서 말할 때는 막판까지도 미소 띤 얼굴로 고개 끄덕거리며 알아 듣는 척 하는 외에는 도리가 없더군요.

지하철은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깨끗하게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노선별로 속도가 좀 다르긴 한데, 그래도 역마다 2분 잡으면 얼추 맞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빨간색이 특히 느리고, 보라색이 특히 빠르다고 느꼈습니다. 요금은 .9달러부터 시작해서 2달러 조금 안되게까지 오르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집인 Punggol에서 학교 근처인 Dhoby Ghaut까지 탈 일이 가장 많았는데, 1.6달러 정도 나왔던 거로 기억합니다. 지하철은 11시 정도에 끊깁니다. 추가로 한달에 40불인가 내는 정액권, 컨세션카드가 있는데 교환학생은 해당이 안됩니다, 현지 친구들 잘 꼬셔서 구해보세요. 나라는 쪼끄매서 차 타면 금방인데, 택시는 이것저것 할증 붙여대서 좀 많이 비싼 편입니다. 2.4불인가에서 시작하는 미터기로 재는데, 심야에는 50% 할증이 붙습니다. 처음에는 뒤집어씌우는 줄 알고 욕하면서 싸우기도 했는데 제도가 그냥 이렇더군요, 출퇴근 시간이라고 할증 30%정도 붙이고 콜이면 3달러인가 더 올리고..

버스도 노선 잘 알고 활용하면 지하철보다 나은 수단입니다. 지하철 역에서 좀 떨어진 곳을 가거나, 지하철로 갈아타기 신통찮은 곳을 갈 때 좋습니다. 지하철과 환승도 됩니다. 다만 버스 안에서 정류장 안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사전에 내릴 곳을 파악해둬야 합니다.

민족구성이 다양한 만큼 먹을 것은 많습니다. SMU에는 두 곳의 푸드코트가 있는데, 싱가폴 학생들 사이에서는 맛없기로 유명하답니다. 우리가 지하철 가지고 연대 까는 거랑 비슷한 식으로 까더군요. 그릇당 5달러 안팎인데 솔직히 저는 맛보다도 양이 너무 적어서 어지간히 귀찮은 날이 아니면 그냥 도시락 싸서 다녔습니다. 학교 부근은 그래도 시내쪽이라 조금 나와서 먹으면 꽤 맛있는 게 많습니다. 여유가 있으시면 백화점 같은데 가서 드시면 됩니다. 푸드코트 말고 식당에서 먹으면 한 그릇당 10달러+ 생각하시면 됩니다. 중국인들이 하는거라 확실히 만두는 어딜 가서 먹어도 맛있고, 그 외에 태국음식 중에 그린카레가 저는 그렇게 맛있더군요. 과일도 싸고 맛있습니다. 수박은 한 통에 5천원 꼴이라 맛은 좀 떨어져도 곧잘 먹었고, 파파야, 허니망고, 용과 같은 것들 많이 먹었습니다. 두리안은 맛있긴 한데 살 곳이 별로 없더군요.

기숙사가 말이 좀 많습니다. [쥐가 쌀 퍼먹고 감사의 인사로 똥을 싸고 가고는 한다 ^^] 라는 메일을 받고 저도 따로 방 구해서 살았습니다만, 어지간하면 그냥 참고 기숙사 들어가는 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어차피 나라가 나라이니만큼 도마뱀이나 거대달팽이나 쥐는 어딜 가나 있고, 이거 피해 살려면 돈을 좀 많이 써야 합니다. 학교 기숙사는 대충 한 달에 500불 정도이고, 나와 살려면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일단 저는 좀 싸게 구해서 월 700불 썼지만 솔직히 교환학생 숙소비로 쓰기에는 과하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교환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다보니 기숙사 안 들어가 있으면 교류하기가 영 좋지 않습니다. 저는 놀 시간도 그닥 없었고 기파견이니까 별 미련도 없고 해서 교환학생끼리 교류를 별로 안했지만, 좋은 식은 결코 아니니까요. 물론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콘도 들어가서 사시면 정말 좋습니다. 집 내부야 뭐 그냥 아파트지만 풍경도 좋고, 시설도 좋고, 수영장도 있고요. 가끔 한국인들끼리 가든파티도 하고 그러더군요. 참고로 이 동네는 어지간한 가구는 물론 그릇까지 세트로다가 렌트합니다. 아니면 그냥 NUS가는게 좋은 선택이지 싶네요, 거기는 밖에 나오기가 귀찮아서 그렇지 기숙사 시설은 정말 좋아 보이더군요.

법이 엄한 나라이기는 한데 너무 쫄지 않으셔도 됩니다. 좀 희한한 법도 있는데 지하철에서 뭐 먹거나 마시면 5000불인가 벌금입니다. 물도 안된다네요. 여튼 여기도 사람 사는 동네라서 무단횡단은 일상적으로 하고, 흡연구역 상관없이 담배도 곧잘 핍니다. 사람들 성격이 좀 좋지 않은 편이니 기본만 잘 지키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치안도 대개 좋은 편이라 대형범죄 당할 일은 없지만, 절도나 소매치기는 조심하셔야 합니다.
병원비는 무지무지 비쌉니다. 돈 없는 외국인 싫어하는 나라라서 내국인 비용과 차이가 많이 납니다. 하다못해 감기약 지르텍 같은거 지어먹으려 해도 컨설팅피로 뜯기는게 있어서 100불 정도 드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약은 챙겨오시고, SMU 안에 공짜로 하는 보건소가 있으니 그거 이용하시면 됩니다.


2. 학교
학교 등록이나 수강신청은 전부 인터넷으로 합니다. 메일 확인 잘 하시고 따라하시면 됩니다.
수강신청은 처음에는 온라인레지스트레이션으로 해서 선착순으로 찍고, 추가 신청으로 비딩방식을 하게 됩니다. 온라인으로 어지간하면 다 뚫으시고, 비딩으로 바꾸실 경우에는 좀 많이 귀찮아집니다. 오리엔테이션할 때도 비딩은 이렇게 하면 된다고 설명해주긴 하는데, 여튼 듣고싶은거 한 30불 정도 박아놓으면 뚫립니다. 교환학생이 들을 수 있는 수강과목은 한정되어 있어서, 진짜 배우고 싶은 과목은 하나도 못 들었네요. 여튼 홈페이지에 있는 과목이 전부 수강가능한 건 아닙니다. 원가회계나 재무관리나, 쉬운 과목에 교환학생이 몰리는 편이니 같이 들으시려면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수업은 뭐 토론식이라고 하긴 한데, 본교 수업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들 연강이라서 중간에 10분 쉬고 3시간씩 몰아서 수업합니다. 그래서 여행이나 다른 일정 잡기는 수월합니다. 초반에 수업이 좀 널널하고 중간고사 이후로 팀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빡빡해집니다. 중간 후, 기말 전에 일주일 정도씩 쉬는데 이때도 잘 활용하시구요.

여긴 혼자서 책보는거 보다 다들 노트북으로 공부하고, 모여서 왁자지껄 공부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러다보니 도서관도 좀 많이 소란스러운 편입니다. 이어폰에서 음악이 새나온다거나 마우스 휠 돌리는거 정도면 괜찮은데, Quiet area라고 있는 데서도 스카이프나 카오스(워3, 게임)하는 우리 기준으로는 정신 나간 친구들이 많아서 울분을 토하던 기억이 나네요. (아, 그러고보니 싱가폴 친구들도 남녀 가리지않고 디아블로 많이 하더라구요. 성역의 글로벌 령웅 ㄱㄱ)

 과제나 팀플을 다들 열심히 준비합니다. 물론 팀플이란게 그렇듯이 대부분 모임은 헛소리하다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여튼 이거 모임만 쫓아다녀도 하루 다 갑니다. 마소 오피스 실력이 다들 탁월해서 엑셀시트 잘 만든거 보면 어지간한 기업의 장인급 과장님이 한셀 한셀 정성들여 만든 수준입니다. 학교가 세계 몇위라고 해도 냉정하게 J대학 수준이라는 두 다리 건넌 카더라도 싱가폴 내 한인들 사이에서 도는 것 같지만, 여튼 테크니컬한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인정할 만한 수준입니다.

수업 내용이 CFA(미국 자격증)에 많이 맞춰져 있습니다. 준비하는 애들도 왕왕 있고, 수업에서도 많이 언급되고, 기왕이면 CFA 커리큘럼에 맞추려고 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공부한 적 있으시면 관련 수업 듣기가 한결 편하실 겁니다.
 아시아권 교환학생용 타마섹 장학금이 있는데 학점 좀 많이 본다고 하네요. 한국에서 보통 두어명쯤 되는 것 같습니다. 미래에셋이랑 동시적용된다네요, 꼭 신청하시구요. 전 둘 다 안됐지만요 ㅠㅠ


 *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