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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Italy] Bocconi University 유상민 2011-2

2012.04.06 Views 2008 경영대학

Bocconi University


1) 밀라노,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우리나라와 함께 몇 안되는 반도국가입니다. 그 중에서도 밀라노는 가장 북쪽에 위치한 도시로 크기로 보면 서울의 1/3 정도로 작습니다. 시내(?)라고 할 수 있는 두오모를 중심으로 트람, 지하철로 20분 내로 거의 다 이동이 가능합니다.


2) 언어
다른 파견자분들도 많이 언급해주셨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영어가 생각보다 정말 통하지 않습니다. 나중에는 이탈리아어도 조금 익히고, 이래저래 적응이 되지만 처음에는 정말 고생을 했습니다. 저 역시 파견 전에는 이탈리아어를 얼마나 쓸 일이 있겠어 하고 갔는데 가장 후회되는 일 중 하나입니다. 기본적인 것이라도 조금 익히고 갔더라면 잘 쓰고, 또 많이 늘어서 왔을 것 같은 아쉬움입니다. 학기 시작 전 italian crash course 라고 보코니에서 제공하는 이탈리아어 수업이 있는데 여기서 기본적인 것들은 익힐 수 있습니다. 파견 전 시간이 좀 있으시다면 미리 공부를 좀 해서 중급 crash course를 수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유가 없으시다면 파견 후 초급 수업을 꼭 수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기본적인 생활 언어를 익힐 수 있고, 개강 전 미리 친구들을 만날 수 도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3)거주
저는 보코니 기숙사에서 한학기를 머물렀습니다. 보코니는 레지던스를 리스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식으로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는데,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arcobaleno 라는 학교에서 트람으로 20~30분 떨어진 곳에 많이 배정받게 됩니다. 저는 당시 한국에서 파견되는 유일한 남학생이기도 했고, 한학기 살 집을 알아보는 것도 귀찮아서 기숙사 신청을 했는데, 한달 600유로(90만원 정도) 로 비싸긴 하지만 룸메이트와 화장실 부엌만 쉐어하고 각자 방을 쓸 수 있다는 점, 일주일에 한번 청소아주머니가 오신다는 점, 밀라노의 외곽지역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대중교통을 갈아타는 번거로움 없이 트램 한번에 학교로 오갈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기숙사에 살지 않는 학생들은 학교에 붙어있는 찌라시를 보고 집을 많이 알아보는데 가격과 시설은 천차만별이지만 400유로 안팎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워낙 학기초에는 나오는 집들이 많아 집 구하기가 쉽다고 들었는데 막상 저와 같이 파견되었던 연대 친구 두명은 집을 구하느라 1주일 간은 조금 고생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보증금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 조건이 맞아야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밀라노에서 집을 렌트하시는 한국분도 알고 있어서 소개해 드릴 수 있지만 학교로 이동하기가 다소 불편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4)수업
Bocconi 대학 수업 방식은 크게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점 중 하나는 수업을 attending 혹은 non-attending으로 선택하여 수강하실 수 있다는 점입니다. attending은 그야말로 수업에 참석하는 것이고, non-attending은 수업이나 과제는 일절 신경 쓸 필요 없이 마지막 기말고사만 보시면 됩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가장 큰 단점은 수업이 고려대학교처럼 1,2,3교시 딱딱 나뉘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수업 별로 시간을 불규칙하게 정하기 때문에 수업이 겹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특히 교환학생에게 열려있는 수업은 더욱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겹치는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이럴 때 non-attending 수업을 쓰시면 됩니다. 기말고사 하나로만 평가받는 것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정말 듣고 싶은 과목이 있다면 이런 방법을 써서라도 한두개는 non-attending 수강하시면 됩니다. attending 과 non-attending은 수강신청 시 따로 고르는 것이 아니라 시험볼 때 선택하는 것입니다.


제가 들은 과목은 management of fashion and luxury companies, business strategy, personal selling, marketing communication, art and culture 이렇게 5과목이었고, 시간표가 맞지 않아 한개는 non-attending 수강하였습니다.


* management of fashion and luxury companies - 교환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과목이자 밀라노에서만 들을 수 있는 과목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패션의 도시 밀라노 답게 Bocconi 경영대학에서는 패션 관련 수업을 매학기 개설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패션분야에 관심이 많아 정말 흥미로운 수업이었습니다. 매 학기 짱짱한 guest speaker의 초청강연이 있기 때문에 흥미는 배가 됩니다. 저 때는 Gucci, Tods, Swarovski, Hermes 의 초청강연이 있었습니다. 다만 교수님이 철저한 이탈리안식 발음으로 영어를 구사하시기 때문에 알아듣기가 조금 힘들 수 는 있습니다. 적응하면 괜찮습니다.


* business strategy - 고려대학교의 경영전략 과목으로 케이스 위주로 이루어지는 본교의 수업과 비슷합니다. 주요과목인 만큼 케이스 관련 과제들이 매주 나오지만 교환학생들이 많은 수업이라 점수는 괜찮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 personal selling - 한국식으로 해석하면 방문판매인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방판’이 아닌 고객과 1대 1로 상대하는 마케팅 방식에 대해 배웁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좁은 분야라고도 할 수 있는 마케팅 수법을 나름 재미있는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지협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공감을 얻기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 marketing communication - 본교에서 배우는 마케팅 수업 스타일과 가장 유사하다고 할 수 있는 수업입니다. 마케팅 전반에 관한 모든 것, 광고에서부터 제품 네이밍, 포장까지 정말 다양한 예시를 들어 설명해주셔서 나름 재미있는 수업이었습니다. 기존에 정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면 보기 힘들었던 기발한 광고와 마케팅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험 역시 본교의 그것과 비슷한 형식입니다.


* art and culture - 제목과는 조금 다르게 TV를 중심으로 한 미디어에 관해 배우는 수업입니다. 교양수업 하나 들어보자는 마음으로 넣었는데, 한국 TV 프로그램 외에는 잘 챙겨보지 않는 저에게는 매 수업이 사실 생소했습니다. 교수님은 정말 액티브 하고 좋으시지만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흥미가 좀 떨어졌습니다. 유일하게 oral test를 본 과목이었습니다.



5) 여행
밀라노만큼 틈틈이 여행을 다니기 좋은 도시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의 중심에 있는 만큼 저가항공 체계가 잘 되어있기 때문에 계획만 잘 짜신다면 한학기 중에도 많은 곳을 여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Bocconi 대학의 경우는 워낙 교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어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학기 중간에 중간고사 기간이 2주 있는데 저같은 경우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중간고사를 치르는 과목이 하나도 없어 2주동안 친구들과 유럽 곳곳을 여행하였습니다. 정작 이탈리아 내부를 여행하는 기차가 다른 나라로 가는 저가항공보다 비싸서 이탈리아는 로마, 피렌체, 베니스 정도를 여행하기 좋습니다.


6) 패션
아시다시피 밀라노는 패션의 중심지입니다. 제가 Bocconi 대학을 저의 교환학생 학교로 지원한 것도 패션 관련 많은 것들을 접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세계 3대 패션 도시라고 할 수 있는 밀라노, 파리, 뉴욕에서는 매 시즌 브랜드들의 컬렉션이 이루어집니다. 학생은 쇼 인비테이션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쇼장을 직접 들어가는 것은 어려움이 있지만 부지런히 발품을 판다면 분명 기회가 주어집니다. 저 역시 이곳저곳 부지런히 사람들과 연락하여 Armani, Cavali, Burberrys 쇼 등에 운좋게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쇼 안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그 시기에는 전 세계의 패션 피플들이 밀라노로 모이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큰 재미입니다. 쇼 시즌에는 정말 부쩍 붐비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쇼에 서기 위해 온 모델들 역시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Vogue fashion night 등의 패션 관련 행사들이 수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밀라노에서만 접할 수 있는 패션 관련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7) 쇼핑
밀라노에서 놓쳐서는 안되는 것 중 하나가 쇼핑입니다. Zara나 H&M 도 한국에 비해 워낙 싸고, 그 밖에 한국에 입점하지 않는 SPA 브랜드가 많아 트렌디한 옷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명품아웃렛에서는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가격으로 프라다, 구찌 등을 만나볼 수 있어 부모님 선물을 사기에도 좋습니다. 특히 여름과 겨울에는 시즌오프 상품들을 파격적으로 할인하기 때문에 시기만 잘 잡는다면 정말 만족스러운 쇼핑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8) 음식
밀라노는 맛있는 음식으로도 유명합니다. 파스타, 리조또 등 우리가 평소에 많이 접했던 음식들도 워낙에 맛있고, 티라미수, 젤라또 역시 밀라노에서 놓쳐서는 안되는 음식입니다. 다만 한국에 비해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외식을 하는 것이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밀라노엔 큰 슈퍼마켓이 많기 때문에 식료품을 사서 요리를 해먹는 것이 식비를 아낄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저 역시 요리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파스타나 리조또는 레토르트 제품으로도 많이 출시되어있고 조리법이 어렵지 않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이탈리아에만 있는 아주 좋은 식문화 중 하나가 apertivo인데 8~10유로 정도의 칵테일 가격만 지불하면 안주로 마련된 음식들을 무제한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음식점 별로 안주가 천차만별인데, 나빌리오에 있는 MAYA는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독보적인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9) 교통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밀라노는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움직이기가 수월합니다. 기본적으로 지하철, 트램, 버스가 있는데 버스는 많이 이용하지 않았고 메트로와 트램이 가장 큰 이동수단이었습니다. 학생용 교통카드는 최대한 빨리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기 초라 교통카드 신청이 많고, 워낙에 행정처리가 느린 곳이다 보니 신청하고 최소 2주~길게는 한달 가량 기다려야 나옵니다. 한달 17유로만 충전하면 모든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저렴하고 편리합니다. 안좋은 점은 비단 밀라노 뿐 아니라, 이탈리아에 교통 파업이 수시로 있다는 것입니다. 대중교통 파업은 물론이거니와 택시, 심지어는 기차도 파업을 하기 때문에 이런 날은 이동하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대중교통 청에서 공식적으로 파업을 예고하긴 하지만 외국인으로서 이러한 정보를 얻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현지 학생들에게 정보를 얻는 것이 헛수고를 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택시는 밀라노의 물가를 반영하여 정말 비쌉니다. 한국의 3배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클럽에 갔다가 늦게 오거나 파업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닌 이상 택시를 이용할 일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10) 비자 및 체류허가증
앞 파견자분들이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는데, 파견 전 한국에서 받게 될 비자, 파견 후 이탈리아에서 받게되는 체류허가증은 준비할 수 있는대로 빨리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자의 경우 보코니 교환학생에게는 꽤나 관대한 편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방학기간에는 신청자가 많이 때문에 빨리 신청하세요. 체류허가증의 경우는 돈도 들고 이래 저래 번거로움의 극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학기 교환학생들은 체류허가증 쓸 일이 얼마나 있겠냐는 마음에 신청을 안하기도 하는데, 뭐든 그냥 하라는 것은 하는게 좋습니다. 자주 있지는 않지만 경찰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체류허가증 소지 여부를 검사하기도 하는데 동양인은 특히나 더 그 대상이 됩니다. 외국으로의 여행 시에도 검사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으니 신청해서 맘놓고 다니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래저래 지난 학기의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쓰느라고 조금 두서없기는 하지만 모쪼록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coldcat87@korea.ac.kr로 메일주시면 답장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