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안녕하세요. 2011년 2학기에 교환학생으로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에 파견된 경영학과 지수민입니다. 교환학생에 지원하기 전, 저도 이런 수기들을 보고 참 많은 도움을 얻었었는데, 이렇게 수기를 쓰고 있는 제 자신을 보니 싱가포르에서의 지난 4개월 남짓한 시간들이 마치 꿈처럼 느껴집니다.
1. 학교 생활
1) 수강신청
앞서 많은 분들이 설명해주셨듯이 SMU의 수강신청은 크게 online registration과 bidding의 두 가지로 나뉩니다. 전자는 본교와 동일한 선착순 방식으로, 학기 시작 전 이메일을 통해 안내되므로 그대로 진행하시면 됩니다. Bidding system의 경우 SMU의 큰 특징으로 여겨졌으나 직접 체험해본 결과 효율성이나 형평성 측면에서 별다른 효용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저의 경우 원하던 과목을 수강하기 위해 3차 bidding까지 갔었는데, 정말 어려웠습니다. 입찰에 소요되는 시간도 길고, 이미 TO가 정해진 상황에서 잘못 전략을 짤 경우 E머니를 모두 탕진하고 수업을 듣지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ㅠ.ㅠ 만일 bidding에 실패해 생각지도 못했던 과목을 수강하게 될 경우 길게는 1~3주차 수업을 듣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셔야 하며, 가능하면 초기 수강신청 때 원하는 과목을 최대한 신청하시길 추천합니다.
2) 수업 방식
제가 SMU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색다른 토론식 수업 진행방식을 체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SMU에서는 수업 중 활발한 토론과 발표 등이 요구되고, 학생들도 이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노트북을 항상 켜놓고 그 자리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기도 하고, 쉴 틈 없이 관련 이메일을 공유합니다. (처음에는 경쟁적으로 손을 들고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는 친구들이 신기하기도 했고, 팀프로젝트 때면 어김없이 수십 통씩 오고가는 이메일 때문에 계정을 확인하기도 싫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은 수업 시간이 일주일 중 하루에 3시간씩으로 몰려있기 때문에 다양한 명목상의 공휴일로 결강이 되면 어김없이, 꼭, 보강을 실시한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여행 계획을 세우실 때는 보강 스케줄도 고려하셔야 합니다.
3) 수강 과목 소개
저는 초기에 듣고 싶었던 과목을 제대로 신청하지 못해서 처음 수강계획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대부분 수업에 만족했습니다. 제가 들은 과목은 Corporate Treasury Management, International Economics, Mandarin, International Business의 네 과목이었습니다.
Corporate Treasury Management는 SMU에서 처음 개설된 과목이었는데, 현업에서 일하시는 교수님들께서 번갈아 수업하시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개념이 조금 생소하고 어려웠지만, 실제 상황이 접목된 문제나 시뮬레이션 세션 등은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개념이 잘 잡히지 않은 채로 공부했기 때문에 공부한 내용이 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ㅠㅠ
International Economics는 SMU에서 young celebrity prof으로 불리는 Davin Chor이라는 젊은 싱가포리언 교수님께 수업을 들었습니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공부하셨다고 하는데 싱글리시도 심하지 않으시고, 매 시간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이해시키려 노력하셨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학생들 개개인에게 관심을 갖고 교환학생인 저에게까지도 진심으로 고민하며 상담해주시는 모습에서 감동받았습니다.^^ 수업 난이도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고, 강의 후반부에 국제경제와 관련한 현안에 대해 조별 프레젠테이션과 토론이 이어졌는데, 개인적으로 이 시간이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Mandarin은 언어 수업이어서 일주일에 2회 진행되었고, Helly Tan이라는 성우 출신의 교수님께 배웠습니다. 수업 내용은 매우 기초적인 내용이라 지루할 수 있지만 후반부에 갈수록 단어나 학습량이 많아졌습니다. 또, 교수님께서 항상 만다린에 흥미를 가지고 공부할 수 있도록 중국 문화 등도 함께 소개하시고, 강의실도 초등학생들 조별수업 형태라 학생들이 모두 재미있게 참여합니다. 자잘한 작은 숙제(정말 간단합니다)가 많지만,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고 점점 중국어 공부가 재미있어져서 매일매일 기다려지는 수업이었습니다.
International Business는 본교 국제경영이라는 전공필수과목을 대체하기 위해 들었는데, 한 학기 교환교수로 오신 무뚝뚝한 교수님께 수업을 들었습니다. 우리학교처럼 work load도 높았고 요구하는 것도 많으셔서 에세이나 프로젝트 마감 때마다 철야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2. 주거 및 생활환경
1) 주거
주거의 경우 어떤 선택을 하시던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학교에서 렌트해 준 commonwealth hostel에서 살았습니다. 장점은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여기서 살기 때문에 교환학생 파티나 교류 등을 통해서 이들과 친해질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저희 때에는 같은 대륙끼리 방을 배정해 주었으나 이번 학기부터는 랜덤으로 배정한다고 하며, 전 세계의 친구들과 함께하는 교환학생의 로망을 실현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은 SMU에서 직접 설립한 기숙사가 아니기 때문에 yoha라는 호스텔 업체와 연관되어 있어 문제가 생길 경우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분들이 언급한 것처럼 낙후된 시설과 리자드나 곤충 등의 낯선 생물종(?) 등이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 음식
싱가포르의 음식은 정말 다양합니다! 유명하고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는 비싼 편이지만, Kopitiam이나 Koufu 등의 호커센터(푸드코트)를 이용하면 매우 싼 가격(S$3~5)에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열대과일을 먹기 좋게 손질해 비닐에 담아 파는 과일 조각을 참 좋아했습니다. :) 호스텔에서 별도의 식사는 제공되지 않으며 주로 외부에서 음식을 사 먹거나, 각 플랫 별 부엌에서 자유롭게 요리가 가능합니다. 한국 음식은 한국 슈퍼나 쇼핑몰 지하의 큰 마트에서 로컬 음식과 함께 진열되어 있기도 해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3) 그 외 생활
그 외 생활과 관련해서는 물가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정도였고, 싱가포르의 나라 특성 상 빈부차가 크게 느껴졌습니다. 또, 싱가포르의 발전은 에어컨 덕분이라는 말처럼, 냉방시설이 매우 잘 되어있기 때문에 가디건이나 후드 등 긴팔 옷이 필수적입니다. 로컬 학생들도 대부분 강의실에서는 긴팔 긴바지를 입고 있습니다. 휴대폰 공기계나 유심은 아무 편의점에서나 쉽게 살 수 있었고 선불카드 충전(탑업) 역시도 편의점에서 손쉽게 가능했습니다. 아참, student pass나 학생증의 경우 분실하면 재발급을 위해 비용과 에너지가 생각보다 매우매우매우 많이 들고,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분실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3. 기타
1) 여행, 관광
도심 한 가운데에 위치한 SMU는 싱가포르 최적의 입지라고 생각합니다. 싱가포르 내에서 손꼽히는 대형 몰들과 도보로 이동이 가능할 만큼 가까이 위치해 있고, 주변에는 art museum, national museum, fort canning park, national library 등이 인접해 있어 수업 후에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때도 좋았습니다. 또한, 싱가포르에서는 주변 국가들로의 여행도 매우 싸고 편리한데, 저가항공을 이용해 주변 동남아 국가로의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정말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2) 교우회, 동아리 활동
지난 학기 중 정말 잊을 수 없는 것이 싱가포르 교우회 활동입니다. 짧은 시간 왔다 가는 저희들이지만 물심양면으로 챙겨주시고 아껴주시는 선배님들 덕분에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듣고, 정말 든든했습니다. 학교에서는 동아리 활동에 참석했는데요. 제가 가입한 골프동아리는 활동이 강제되지 않고 일회성이어서, 갈 때마다 사람들이 달라지곤 했습니다. 교내에 크고 작은 동아리들이 정말 많기 때문에, 잘 찾아보시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서툰 해외생활에 힘든 일도, 어려운 일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지난 학기 SMU에서의 경험은 저에게 무척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개인적인 성장과 배움의 기회는 물론, 인종이나 국적을 넘어 전 세계의 친구들과 통한 마음까지… 아직도 싱가포르, 그리고 SMU에서의 생활을 추억하면, 저를 두근두근 가슴 뛰게 합니다. 여러분들도 소중한 학창시절, 교환학생 경험을 통해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지난 학기 내내 이모저모로 신경 써주신 국제실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무쪼록 앞으로 SMU에 파견되실 분들께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타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suminji17@gmail.com)
*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