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교환학생 경험보고서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대학 (Erasmus University, Rotterdam School of Management)
김한솔
1. 네덜란드, 로테르담
네덜란드는 유럽 북서부에 위치한 작은 국가로, 대개의 한국인들은 네덜란드를 생각할 때 튤립이나 풍차, 히딩크 정도의 이미지만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물류가 특히 발달한 무역국가로 유럽 경제뿐 아니라 세계 전체에도 큰 역할을 떠맡고 있습니다. 제가 교환학생을 간 도시 로테르담은 네덜란드 안에서도 중요한 세계적인 항구도시입니다. 비록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폐허가 되었지만, 로테르담은 현대적인 건축물을 세워 새로운 도시로 거듭난 곳입니다.
네덜란드의 날씨는 대체로 북유럽이나 런던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1,2월은 시도 때도 없이 비가 내렸기에 해를 보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3월말과 4월부터는 날씨가 좋은 날이 꽤 많아서 의외였지만 뜬금없이 비가 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산 없이 웬만한 비는 맞고 다니기 때문에 그 문화에 익숙해지신다면 그다지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2. RSM(에라스무스 대학)
RSM는 MBA 과정이 유럽 대륙 내에서 최고 10개의 경영대학 중 하나로 당당히 꼽힐 만큼 유명하고 좋은 대학입니다. 그래서 교환학생을 하는 도중 학사 과정보다도 MBA를 들으러 오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건물 신축공사를 많이 하고 있어서 조금 불편했습니다.
RSM의 수업은 한국과는 다르게 일 년이 세 개의 학기로 나누어져 있고, 학사 과정은 3년뿐입니다. 네덜란드어로 진행되는 수업과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있어서 네덜란드 현지 학생들과는 거의 수업을 같이 듣지 못했습니다. 영강의 경우, 많지 않은 과목들에 그것도 거의 다 대형강의여서 출석체크를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2011년 1학기로 파견을 갔기에 trimester 2와 3 중에서 선택을 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다녀오신 선배님들의 충고에 따라 두 학기를 들었는데 그 이유는 한 학기만을 들으면 학점이수에 곤란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학기를 들었기에 저는 1월초부터 6월 말까지 여섯 달 동안 방학 없이 학교를 다녔습니다. 하지만 대개의 수업이 일주일에 한 번이기 때문에 중간중간 쉴 수도 있고 여행도 다닐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해보시고 한 학기만 들을 것인지 아니면 두 학기 모두를 다닐 것인지를 결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들은 강의는 총 8개로 Management Accounting, Strategic Management, Human Resource Management, Foundation of Business Law (Trimester2에 들은 과목들) 과 International Investment&Trade, International Marketing Research, Innovation Management, Supply Chain Management (Trimester3에 들은 과목들) 입니다. 이 중에서 “Strategic Management”는 고대의 전공필수 과목인 ‘경영전략’과 동일한 과목이기 때문에 교환학생으로 가셔서 이 과목을 패스해 두신다면 나중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부분 기말고사로 점수가 결정이 나고, 시험이 쉽지 않기 때문에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주의해야 할 사항은 기말고사를 보기 위해서 시험 한 달쯤 전에 sin-online으로 시험 신청을 해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가셔서 학교 수업 때 교수님들께서 강조하시지만 필히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또한 재시험 제도가 있어서 혹시 fail을 하신 경우 한국에 돌아오는 시기를 늦춰서 다시 시험을 보실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이 때 역시 시험을 신청해야지 나중에 성적이 인정됩니다.
3. 일상 생활
보통은 학교에서 추천해주는 Stadwonen을 통해 기숙사를 선택하게 됩니다. 저는 I-House라고 불리는 기숙사에 거주했습니다. 한 달에 약 572유로로, 결코 싸지 않은 가격이었습니다. 그래도 두 명이 부엌과 화장실을 공유하는 형태였기에 방을 온전히 혼자 쓸 수 있었고, 세탁실도 건물 내에 두 개가 있어서 빨래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학교까지 걸어서 약 15분 거리에 있고 바로 앞에 트램이 다녀서 중앙역까지 쉽게 다닐 수 있습니다. 다만 기숙사 건물 1층은 트램이 들어오고 나가는 차고여서 새벽과 늦은 밤에 그 소리가 들릴 수 있습니다.
I-House 이외에는 바로 옆의 Casa라는 곳이 있는데 세탁실이 없어서 조금 불편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파티가 I-House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I-House로 건너와서 같이 어울렸습니다.
시장은 주로 AH(알버트하인)에서 해결했고, 매주 화요일 토요일에 블락역에서 열리는 시장에 가서는 과일과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 들고 왔습니다. 외식비가 비싸서 로테르담 내에서는 한 번 정도만 외식을 했고, 거의 항상 기숙사에서 식사를 해 먹었습니다. 기숙사 앞의 Concordia라는 술집은 몇 번 갔는데 Happy Hour에 맞춰 가시면 싸게 맥주를 드실 수 있습니다.
자전거는 사면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수 있어서 편했겠지만, 저는 사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다른 곳으로 여행을 많이 다니기도 했고, 로테르담 내에서 대부분 걸어 다녔기에 굳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만일 자전거를 사시고 싶으시다면, 중고자전거의 경우 기숙사에 찾아와 벨을 누르는 사람들에게 사면 싸게 살 수 있습니다. 핸드폰은 한국에서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가져가서 유심칩만 바꿔 사용했습니다. 미리 돈을 넣어두면 전화와 문자를 할 수 있지만, 가격이 싸지는 않아서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거주허가증(Residence Permit)은 학교에서 알려주는 대로 하시면 별 문제 없으실 것입니다. 3개월까지는 거주허가증 없이 살 수 있지만, 교환학생을 가면 그 이상 살게 되기 때문에 신청하셔서 발급 받으셔야 합니다.
네덜란드에 거주한 여섯 달 중에서 4월 30일의 퀸즈데이라는 축제가 있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크고 가장 유명한 축제로, 온 국가가 오렌지 색으로 물드는 흥겨운 날입니다. 저는 RSM 내의, 교환학생을 위해 이런저런 내용을 준비해주는 동아리 ESN과 함께 암스테르담에 가서 보트도 타고 축제를 즐겼습니다. 퀸즈데이 이외에도 4월 중에 큐켄호프 튤립 축제를 다녀왔습니다. 평생 볼 튤립을 그 곳에서 다 보고 온 것 같은 마음이 들 정도로 넓고 큰 곳이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네덜란드에서의 교환학생 시기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4. 여행
저는 교환학생 중 여행을 굉장히 많이 다녔습니다. 처음 유럽에 가본 것이기에 들리고 싶은 도시가 너무나도 많았고 다행히도 네덜란드는 유럽 어느 곳이든 쉽게 갈 수 있는 교통의 요충지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가항공과 기차로 대부분의 여행을 다녔습니다. 저가항공은 미리 예매를 하시면 꽤 싼 가격에 이동을 하실 수 있으시고, 기차 역시 알맞은 때에 예약을 해두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유로라인 등의 버스를 이용하시는 것도 저렴하지만, 이 경우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몸이 지치기 때문에 추천은 하지 않겠습니다. (여행 관련 정보는 인터넷에도 많으니 자세히는 쓰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학기를 완전히 마치고 난 후에 3주 간 여행할 동안 한국에서 미리 사서 간 유레일패스가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시간표를 잘 짜시면 수업을 빠지지 않고도 길게 여행을 하실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을 다녀와서 저는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유럽의 느긋한 분위기를 접하며 지금까지 살아온 한국과는 다른 가치관을 알게 되었고 그 자극은 제 생각이나 생활태도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새로운 것을 많이 보고 느낄 수 있었기에 시야 역시 넓어졌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교환학생’이라는 입장에서 다양한 것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학생의 입장에서 자유롭게 여행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매번 새삼스레 깨달으며 제가 정말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었습니다.
저는 후회 없이 여섯 달 동안의 교환학생을 즐기고 왔습니다. 처음으로 해보는 것들이 많아서 초기에는 스트레스도 받고 우울해하기도 했지만 그런 것들을 극복하고 좀 더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인생에서 교환학생 때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 교환학생을 가시게 될 선배님들 동기님들 후배님들 모두 좋은 경험을 하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RSM으로 교환학생을 가시게 되는 분들 중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solhansh@gmail.com으로 메일을 주시면 최대한 성심 성의껏 답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