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들어가면서..
제가 싱가포르에 교환학생을 지원하게 된 것은 어쩌면 2~3 년 전, 서점에서 우연히 ‘이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의 자서전(Singapore story)을 읽은 것이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해외에서 오래 체류한 경험이 없는 저에게는 4개월의 시간이 소중하였고, 다양한 것을 경험한 시간입니다. 출국준비, 거주와 생활에 관한 객관적인 설명은 많은 분들이 훌륭히 설명해 주셨기에, 저는 수업과 관련한 이야기들과 혹시라도 딱딱할지 모르는 싱가폴 생활을 조금이라도 즐겁고 유익하게 보내는데 도움이 될 정보를 알려드리는데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1. 국가 및 생활 소개
한마디로 너무나도 잘 짜여진 국가입니다. 보행자를 우선시하는 교통문화, 지하철 내에서의 음식물 섭취 금지, 노숙자 없는 거리, 너무나 깨끗한 거리 등등 굉장히 질서있는 나라입니다. 답답함을 느끼실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외국인이 살기에는 안전한 나라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의 한류 열풍 때문에 한국인에게 우호적이라는 것도 장점입니다. 또한 중국계, 인도계, 말레이시아계 인종들이 충돌없이 잘 어우러져 살고 있고, (비록 오리지널 문화에 비해 많이 떨어지긴 해도) Chinatown, little india 등등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지역들이 많습니다.
출국 준비, 주거 및 생활에 관한 정보들은 다른 분들께서 많이 알려주셨기 때문에 생략합니다. 다만 아이폰을 사용하시는 분들이라면, 한국에서 일시 정지 시키신 후, 싱가폴에서 현지 통신사의 유심칩을 이용하여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드립니다. 이때, 처음 계약하실 때, 200불을 Deposit으로 내는데, 다시 환급받는 절차가 번거롭습니다. 출국 직전에 해지신청하러 갔더니 싱가폴 은행 계좌로 환급을 해주거나, 수표로 환급을 해준다고 합니다. (처음 계약시에는 찾아오면 바로 환급해 준다하여 별 문제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현지계좌가 없는 저로써는 바로 내일 출국하는 상황이라 한국에 있는 주소지로 환급받도록 조치를 했습니다. 환급 받는데 굉장히 시일이 오래 걸리고, 해외 송금 수수료도 많이 떼이는 등 경제적 손실이 크더군요. 해외에서 발생하는 각종 계약 관계는 말끔히 매듭짓도록 주의를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2. 수업
ㄱ. Chinese 1 4점 / 5점
일주일에 두 번의 Lecture와 한 번의 tutorial, 총 주 당 여섯시간의 수업에, 거의 매주 숙제가 나오고, 총 세 번의 시험이 있습니다. 많은 평가요소가 있어서 귀찮기는 합니다만, 숙제나 시험의 난이도는 그리 높지는 않기 때문에, 성실성이 뒷받침되면 수업을 따라가기에는 무리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장점은 수강생의 대부분이 외국인 교환학생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교환학생 친구들을 사귀기에 좋은 수업이라는 점입니다. 저는 콜롬비아, 일본, 태국, 캐나다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는데, 함께 준비하는 과정도 너무 즐거웠고 프로젝트 결과도 좋았기 때문에 기분 좋았던 수업입니다.
ㄴ. Asian Pacific Business, society and ethics 4점 / 5점
환율, 무역, 국제 금융과 관련한 경제학 이론들을 바탕으로 아시아 각국의 경제 성장과 최근의 이슈들을 다루는 수업입니다. 시험은 기말 시험 한 번이고, Tutorial 시간에 4~5번 정도 간단한 그룹 발표 숙제가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한국이 매우 많이 언급이 되는데, 아시아 경제 성장 모델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IMF 외환위기나 재벌 그룹 등등 한국경제와 관련된 특수한 이슈들이 언급되어 즐겁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외부 명사 강연 때, 고려대 경영대에서 강의하시던 장세진 교수님께서 한국의 재벌그룹과 관련한 강의를 해 주신 것이 기억에 남네요.
인도인 여교수님 한 분과 한국인 교수님께서 매주 번갈아 가면서 강의를 하시는데, 인도 교수님이 수업을 매우 재미있게 하십니다. 한국이 교수님은 조승규 교수님이신데,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반갑게 맞아 주시고, 연구실을 찾아가서 개인적인 면담도 하는 등, 친절하시고 매너 좋으신 분입니다.
ㄷ. Financial Risk management 4점 / 5점
NUS에서 Finance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 듣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따기 어렵습니다. 특히, 선물, 옵션, 스왑을 기본으로 하여 다양한 헷지 전략, 이자율, 신용 파생 상품들을 다루는데, 쉽지 않은 수업이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학생들이 로컬 학생인 상황에서, 싱글리쉬가 난무하는 토론을 이해하기기 쉽지 않았습니다. 3번의 퀴즈와 한 번의 중간고사, 한 번의 case study, 한 번의 Team project가 있습니다. HBR의 사례를 분석하는 case study가 보람 있었고, 저를 믿고 삼성의 헷지전략을 주제로 Team project를 수행한 팀원들에게는 좀 미안했습니다. Finance와 관련한 지식을 많이 넓힐 수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업Tip
교환학생으로 가신 만큼, 특히나 NUS 커리큘럼이 만만치 않은 만큼, 수업에 너무 많은 의욕이나 동기부여를 세우시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NUS 수업들이 좋은 학점을 받기는 어렵지만, 출석이 괜찮고, 퀴즈나 중간, 기말 시험에 최소한의 성실성만 보이신다면, 나쁜 점수를 받는 것은 아닌듯 합니다. 수강신청 기간에 Syllabus를 꼼꼼히 보시고, 스케쥴을 잘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되도록 기말 시험이 없는 수업을 찾으시길 권하는데, 기말 시험 때문에 reading week에 마음 편히 여행가기 힘들고, 또 바쁜 출국 준비와 겹쳐서 마음의 여유를 갖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교환학생기간 후반에, 기말고사가 있는 분과 없는 분의 희비가 좀 엇갈립니다.
3. 싱가폴 가볼 만한 곳
ㄱ. 센토사 4.5점/ 5점
테마파크로 조성된 섬으로 저는 총 네 번 정도 놀러 갔습니다. 주말에 친구들과 놀러갈 곳이 마땅치 않을 때, 가장 좋은 대안입니다. 해변가에서 다양한 놀이와 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자전거를 대여하여 산책을 즐길 수도 있고, 동물원, 수족관, 박물관 등등 다양한 것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비싼 돈을 지불하여 Universial studio를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해변가는 Siloso beach, Palawan beach, 그리고 이름이 기억 안 나는 해변가 등 총 세 개의 해변가 있습니다. Siloso는 해변이 큰 만큼, 사람들도 많고, 바나나 보트, 카누 등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Palawan은 해변이 좁은 만큼 사람들도 붐비지 않고 조용한 것이 매력입니다.
Harborfront 역에서 내린뒤 , vivo city(쇼핑몰)에서 Tram을 타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비용은 $3) vivo city지하에 대형 마트가 있는데, 여기서 맥주를 비롯한 드링크, 간식류를 준비하시고, 센토사 해변가에 앉아 친구들과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는 재미를 추천해 드립니다.
ㄴ. 나이트 사파리 2.8점 / 5점
이름에 걸맞게 한 밤 중에 사파리 투어를 하는 것입니다. NUS에서 가는 길도 멀고, 돌아올 때도 시간이 늦어 아마 택시를 타고 오셔야 할 겁니다. 코끼리 기차를 타면서 공원 내에 방목되어 있는 동물들을 구경하는 것인데, 동물들이 너무 정적입니다. 나이트 사파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표범도 자고, 호랑이도 자고, 사슴도 자고, 그저 평화로운 밤을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의 동물원에 비하면 훨씬 야생에 가까운 환경이 조성되어있고, 다양한 동물들이 있는 듯 한데, 좀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가장 생동감 넘치고 재밌는 동물은 박쥐입니다. 공원입구에서 열리는 원주민들의 불 쇼가 더 인상에 남네요.
ㄷ. 주롱새 공원 4점 / 5점
아시아(세계?) 최대의 조류 공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가격 대비 만족스런 곳입니다. 반나절은 족히 보낼 만큼 공원의 크기도 크고, 다양한 종류의 조류들을 가까이 구경할 수 있는 것이 매력입니다. 독수리 쇼가 가장 압권이니 꼭 보시고, 앵무새에게 직접 먹이 주는 것도 꼭 체험해 보십시오.
ㄹ.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4.5점 / 5점
작년 6월에 완공된 5성급 호텔로 마리나 베이의 상징 조형물 같은 곳입니다. 60층 정도 높이의 호텔인데 가장 꼭대기에 야외 수영장이 있습니다. 마치 하늘에서 수영을 하는 황홀감을 느낄 수 있고, 싱가폴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하기에도 매우 좋습니다. 혼자 가기에는 당연히 비싸겠죠. 호텔 투숙객이나 투숙객과 동행하는 사람만 이용할 수 있는데, 저는 외국인 교환학생 친구들과 비용을 분담(1인당 25~30불 정도)하여 단체로 방을 예약하고 호텔을 이용하였습니다. 학기 중에 한 두 번쯤은 교환학생들이 Party를 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호텔룸을 단체 예약하는 경우가 있으니, 꼭 한번 참여해 보시기 바랍니다. 외국인 친구들의 Party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싱가폴에서 가격 대비 효용이 가장 높은 것 같습니다.
ㅁ. 싱가폴 국립 박물관 (National Museum) 4.5점/ 5점
City hall 근방에 위치해 있습니다. NUS 학생증을 제시하면 무료 관람을 할 수 있습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저로써는 싱가폴 근, 현대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영어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헤드폰을 나눠주는데, 전시된 사진이나, 유품, 유물 등등 전시품 하나하나의 설명을 본인 선택에 따라 헤드폰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점이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한번쯤 자기가 거주하는 나라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도 좋은 시간인 듯 합니다.
4.싱가폴 생활을 즐겁게 지내는 방법
ㄱ. 한국문화 동아리(KCIG-Korea Culture Interest Group)
NUS내에 한국문화에 관심 있는 싱가폴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동아리입니다. 한국인 교환학생과 1:1 혹은 더 많은 싱가폴 buddy를 붙여주는 buddy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싱가폴사람 특유의 의무감이 발동된 것인지, 아니면 한국 문화에 관심이 그만큼 많아서인지 모르지만, 이 친구들이 자기 buddy는 정말 잘 챙겨주려고 노력합니다. 학교에서 함께 식사는 물론, 주중이나 주말에 싱가폴 가볼 만한 곳을 소개시켜 주고, 싱가폴 생활과 관련하여 많은 도움을 주는 고마운 친구들입니다.
KCIG 친구들과 센토사 함께 놀러 갔던 일, Dinner party에 초대해 준 일, 또 교환학생 기간에 있었던 제 생일을 챙겨준 일은 정말 잊지 못한 추억입니다. 혹시 자기 buddy가 마음에 안 들다거나, 생각했던 buddy가 아닐지라도 아쉬워하실 필요 없습니다. 다 좋은 친구들이고, 좋은 추억입니다.
ㄴ. 고대 교우회
싱가폴에 그렇게 많은 고대 선배님들이 계시는 줄 몰랐습니다. 90학번 선배님이신(예전에 축구선수로 더 유명했던) 이임생 선배님께서 싱가폴 National league팀 감독을 맡고 계십니다. 경기가 있는 날에는 교우회 차원에서 단체 응원을 나가고, 경기 후에 선배님들과 간단히 Hoker center에서 맥주한잔 하는 것도 즐거운 낙입니다. 해외에서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시는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고, 선배로써 좋은 조언들도 해주시는 등, 싱가폴 생활을 풍성하게 해주는 또 하나의 시간이었습니다. 조금만 노력하시면 개인적으로 선배님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많습니다. 한 선배님과 Orchard 거리를 걸으면서 인생에 대한 대화를 나눈 시간이 기억에 남네요.
ㄷ. 일요일 아침 농구 모임
함께 교환학생으로 간 영후 덕분에 일요일 아침에 열리는 농구 모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싱가폴에서 생업에 종사하시는 30대 한국인 분들이 주축인데, 이 모임 덕분에 일요일 아침을 상쾌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금융업계나 IT, 요식업 등등 해외에서 생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도 좋았지만, 오랜 교환학생 기간을 타성에 젖거나 우울하지 않게 지탱해 줄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합니다. 농구하는 내내 즐거웠고, 다들 잘 대해 주시고, 저희가 떠날 때는 따로 환송회도 열어 주셨습니다. 이분 들도 함께 운동하고자 하는 분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하시니, 운동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추천해 드립니다. sungjin0315@hotmail.com으로 메일 주시면, 원하시는 분께는 연락처 알려드리겠습니다.
ㄹ. 외국인 친구들 사귀기
아무래도 교환학생을 오신 만큼, 외국인 학생들을 많이 만나고 싶어하실 겁니다. 학기 초에 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과 Meeting을 여는데, 이 시기에 되도록 많은 행사에 참여하고 형식적으로라도 많은 인사를 나누고 서로 알아 두는 것이 외국인 학생들과 친해 지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참고로 한국 이름은 외국 학생들이 외우기 어렵기 때문에, 영어 이름 하나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언어적 장벽보다는 자신의 자세가 중요한 듯 합니다. 저는 이왕에 해외에 온 김에 되도록이면 사람 만나는 데에 인색하지 않고자 노력했습니다. 친구의 친구로 엮여지는 등 교환학생 그룹내에서는 얼마든지 다양한 친구들을 사귈 기회가 많습니다. 한번은 저를 포함한 일본, 홍콩, 대만 친구들과 센토사를 놀러간 적이 있습니다. 해변가에 앉아서, 각 국이 얽힌 역사, 외교 문제, 그 나라 젊은이들이 고민하는 문제들을 맥주 한잔 하면서 자연스레 웃으며 이야기했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교환학생이었기 때문에 마음을 닫지 않고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ㅁ. 여행
교환학생을 가장 무난히 즐기고, 기억에 남는 일을 하는 것은 역시 여행입니다. 저는 태국 푸켓,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 두 곳을 갔는데, 매우 즐거웠습니다. 특히 National Geographic을 좋아하는 저로써는 혼자간 보르네오 섬 탐방이 잊을 수 없는 시간입니다. 혼자서 하루 종일 걸어가는 Bako 국립공원 정글 트레킹, 길을 막고 서있는 야생 멧돼지, 먹을 것을 따라 쫓아오는 원숭이 무리, 등등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Tiger air, Air asia 등 저가 항공사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도 많고, 다양한 테마(해양 스포츠, 정글, 역사 유적지 등등)를 즐길 수 있는 여행지가 많습니다. 이륙날짜가 가까워질수록 항공권의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니, 미리 항공권을 구입하고 계획을 잘 짜시길 바랍니다. 되도록 많은 여행을 즐기시길 권합니다.
글을 마치며
4개월의 시간이 짧기는 하지만, 많은 것을 경험한 후회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해외에서의 생활
동안에 중간중간 타성에 젖기도 하고, 한국에서와 별반 다름없는 시간을 보낼 위험도 많습니다. 해외에서의 체류경험이 많지 않은 저로써는 상황 하나하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 합니다. 교환학생으로 떠나는 여러분들도 새롭고 다양한 추억들을 많이 경험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