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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Singapore] NUS 임민규 2011-1

2011.07.28 Views 1248 경영대학

2011년 상반기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교환학생 체험 수기

경영학과
임 민 규 

머리말
저는 지난 2011년 상반기에 싱가포르에 위치한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이하 NUS) 경영대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06학번 임민규입니다. 앞으로 소개해 드릴 내용들은 싱가포르와 NUS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싱가포르로 교환학생을 떠나기에 앞서 알아두고 가면 유용한 정보들을 학교 안에서의 삶과 그 외에서의 삶 두 가지로 분류하여 담고 있습니다. 부디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I. 소개

1. 지리 및 기후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 반도 끝에 위치한 인구는 약 500만명인 섬 형태의 작은 도시국가입니다. 섬이라고 하기엔 내륙과 강 하나를 두고 맞닿아있기 때문에 섬이라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습니다. 적도 부근에 위치하였기 때문에 날씨는 전형적인 열대성 기후입니다. 한국의 여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무더위를 선사합니다. 비가 자주 오며 스콜(Squall)로 열대성 소나기 입니다. 비가 올 떄를 제외하고는 거의 항상 맑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습하지는 않고, 냉방 시설이 상상 이상으로 잘 되어있기 때문에 생활하기에 많이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2. 정치
초대 총리 리콴유와 그의 아들 리센룽이 그 직위를 이어받은 거의 준 독재체제를 이루고 있으나, 그 청렴함과 유능함이 세계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정부로 유명합니다.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이 무척 많으며 정치인들의 각종 연설 행사에 대학생들도 직접 참관하러 다니는 등 성숙한 시민문화를 보여줍니다. 정치에 불만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3. 경제
1인당 국민소득이 약 3만 달러로 꽤 높은 수준입니다. 홍콩과 함께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입니다. 명성답게 수많은 외국계 회사의 아시아 본사들이 밀집해있기도 합니다. 화폐단위는 싱가포르 달러(SGD) 입니다. 요즈음의 환율은 875원 정도입니다. 물가는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습니다. 기초적인 생활비와 장바구니 물가로서 체감하는 정도는 서울(안암 기준) 보다 약 10~20% 더 비싸게 느껴집니다.

4. 인종 및 언어
싱가포르는 다인종 국가입니다. 그 중 가장 많은 비율(약 3/4)을 차지하는 중국계, 다음으로 말레이계, 타밀(인도파키스탄계통)계 그리고 기타 인종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쓰는 언어는 대체로 그들이 속한 인종의 고향 언어(e.g. 말레이-바하사)를 기본적으로 구사하며, 공용어로 대부분이 영어를 사용합니다. 학교나 상점 등 모든 공적인 자리에서는 영어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배운 영어와는 사뭇 다릅니다. 중국어의 성조에 영향을 받은 듯한 억양으로 알아듣기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싱글리시(Singlish) 라고도 부릅니다.


II. 학교

1. 교풍
싱가포르의 대학은 우리나라의 명문대에 비견될 정도로 들어가기가 까다롭습니다. 어릴 때부터 치열한 입시경쟁을 거친 이 곳 학생들은 공부하는데 아주 능숙합니다. 전반적인 학생 자원도 우수하며 매우 학구적입니다.

2. 시설
시설은 수업이 이루어지는 강의동과 학사 지원 건물(Yusof Ishak House), 기숙사, 캔틴(Canteen)이라 불리우는 식당 시설 그리고 체육활동이 가능한 스포츠 시설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경영대의 경우 건물 안이 복잡다단하게 꼬여있어서 처음에 적응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3. 학업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되는 토론식 수업입니다. 교수님들은 대부분 영미권에서 학위를 따신 분들이라 매우 유창하고 아카데믹한 영어를 구사하십니다. 대형강의를 제외하고는 주로 20~30명 내외의 소규모 강의이고 수업 중에 활발한 참여를 독려합니다. 어떤 수업은 수업이 진행되는 세 시간(전반, 쉬는 시간 후 후반) 내내 교수님과 학생들의 자유롭게 토론을 벌이기도 합니다. 거의 모든 수업이 팀 프로젝트 및 프레젠테이션을 요구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중간 기말 시험을 생략하고 프레젠테이션으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시험 일자는 우리 학교처럼 특정한 기간을 정해서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니라 교수의 재량인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시험과 마지막 시험의 갭이 한 달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르면 4월 중순(학기 시작 후 약 3개월)에 학기가 끝나버리는 유쾌한(?) 상황도 생깁니다.

4. 행사
학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학교 교환학생 담당에서 주최하는 갖가지 행사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반드시 참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말레이시아 여행 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 곳에서 많은 다른 교환학생들과 친해진 계기가 되었습니다. 경영대에서 주최하는 첫 번째 행사에서는(대형강의실에서 이루어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자신에게 배정된 버디와 첫 대면을 하게 됩니다. 싱가포르에서 얼마나 유익하고 기억에 남는 생활을 보내는지는 바로 이 버디와의 관계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제가 미처 글로 제공하지 못한 수 많은 도움을 제공해 줍니다.

III. 삶
사실 저의 경우에는 학업에 상당히 소홀했던 타입입니다. 이유는 일상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로운 삶을 만끽하고 싶었기 때문이었고, 덕분에 충실한 학교 생활은 되지 못하였지만, 일상 및 여가생활에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던 시기였습니다.

1. 주거
거주시설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학교 안에 있는 기숙사, 학교에서 제공하는 학교 밖 거주시설 그리고 사설 거주 시설입니다. 대개는 학교에 지원서를 제출하는 시기에 기숙사나 학교 밖 거주시설에 배정됩니다. 기숙사는 대개 ‘PGP레지던스’에 배정되며, 지원자들 가운데 추첨에 의하여 배정됩니다. 이 곳에 묵는 것을 추천합니다. 지원과정에서는 개인적인 특성들을 반영합니다. 예를 들면, 기숙사에 지원할 때, ‘혼자 사는 것이 익숙하고, 병력이 있어서 방을 혼자 쓰기를 원한다’ 라고 기입하면, 그것에 맞추어 우선적으로 기숙사 1인실을 배정해주거나 합니다. 저의 경우엔 기숙사 배정에서 탈락하여, Commonwealth Drive에 위치한 거주시설에 함께 온 고대 경영대 친구선후배분들과 같은 곳으로 배정되었습니다. 4인 1거주지로 무려 8명이 위 아래층 나란히 같은 건물에 거주했기 때문에, 매일같이 모일 수 있었고 덕분에 일대를 코리아타운으로 만들어버리는 위용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학교 밖에 거주함으로써 좀 더 자유로운 삶이 가능하였고, 함께 교환학생 온 경영대 분들과 아주 친밀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음식
일상적으로 먹었던 음식들은 대개 5~10 싱달러로 한국과 비교해서도 상당히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싱가포르에 처음 도착해서 가장 적응하기 힘든 것은 기후도 언어도 아닌 바로 음식이었습니다.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저는 음식에 적응하는 것이 상당히 곤혹스러웠습니다. 한국식 식문화에 적응되어있는 저로서는 푸드코트(Hawker Center라고 불리웁니다) 같은 곳에서 반찬이란 개념이 없이 단품 메뉴로 주문되어 나온 그 한 가지 음식만 먹는 것도 힘들었거니와, 이해 못할 맛을 내는 향신료(저의 경우는 Coriander(고수풀))가 들어있는 메뉴를 골라 거의 손도 대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한국 음식점이 많긴 했습니다만, 그 또한 이곳에 로컬라이즈 된 음식이었기때문에, 특별히 맛있다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가격대가 조금 높으면서 특별한 음식 들은 그 특별한 가격 때문에서인지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들보다는 훨씬 맛이 좋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칠리 크랩(Chili Crab)’은 한번쯤은 꼭 먹어보기를 추천합니다. Clarke Quay에 위치한 Jumbo Seefood가 칠리 크랩으로 유명합니다.

3. 교통
대중 교통 수단은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게 잘 꾸며져있습니다. 주 이동수단은 전철인데, 서울처럼 복잡하고 많지는 않지만 거의 웬만한 지역은 이 전철을 타고 쉽고 빠르게 갈 수 있습니다. 놀라웠던 것은 전철의 환승 시스템인데, 다른 노선으로 갈아 탈 때 우리나라처럼 계단을 오르내릴 필요 없이, 내리자마자 바로 맞은 편이 바꿔 타야 할 노선인 경우가 많습니다.

4. 인간관계
타지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인간관계라고 확신합니다. 함께 온 고대 친구 및 선후배 분들과의 인간관계는 물론이거니와 그 곳에서 만나는 다른 교환학생, 현지 학생들과의 친밀한 관계 또한 성공적인 교환학생 생활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이는 싱가포르에 도착하여 생활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마주할 관계이기 때문에 특별한 지시사항은 없습니다. 그러나 좀 더 특별한 인간관계를 만들고 싶다면, 바로 익히 들어 유명한 ‘고대 교우회’를 찾는 것입니다.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싱가포르 교우회는 현지에서 거주하시는 우리 고려대학교 선배님들의 자상하고 따뜻한 배려로 우리 교환학생들에게 여러 물질적, 정신적인 도움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5. 여가 생활
교환학생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험들은 바로 이 여가 생활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할 말도 너무나 많아 이 짧은 글에 담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들 몇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A. 문화 생활
사실 문화 생활이라기보다는 소비 생활에 가깝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쇼핑 문화가 발달하여 번화가의 각종 쇼핑 센터에서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각종 물품들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자주 갔던 곳은 Orchard와 Harbourfront에 위치한 쇼핑센터들입니다. 또한 저는 비록 가보지는 못하였지만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Marina Bay Sands 호텔에서 파티를 여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듯합니다. 생각보다 비싸지 않으면서도 (1박 약 500싱달러) 싱가포르의 현재 랜드마크라고도 할 수 있는 호텔에서 하루 신나게 놀아보는 경험도 꽤나 신선할 것입니다.

B. 유흥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할애한 것이 바로 유흥 생활입니다. 말이 거창하게 들리지만 사실 향락과는 구별되는 순수히 ‘흥겹게 놂’에 초점을 맞춘 생활입니다.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술인데, 싱가포르는 주류에 붙는 세금이 엄청나기 때문에 웬만큼 애주가가 아닌 이상 자주 술집에 가는 것을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좀 괜찮은 펍에서 맥주 한 병이 약 15~18 싱달러 정도이고 Tanjong Pargar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한국 술집에서는 소주 한 병이 약 18 싱달러입니다. 이 정도면 단 한 방울도 남기지 않아야 합니다. 술 외에도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클럽입니다. 처음엔 퇴폐적인 분위기를 걱정했지만 막상 가보면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야릇하거나 무언가 다른 목적(?)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고, 다들 즐겁게 술 마시고 춤을 추며 놉니다. 클럽에 출입하는 사람들 중엔 교환학생들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습니다. 심지어 함께 교환학생을 갔던 저와 친한 경영대 친구 하나는 기숙사에서 만나 친해진 노르웨이 교환학생들과 함께 거의 매일을 클럽에서 청춘을 불살랐습니다. 매주 수요일은 Lady’s Night으로 여성분들은 공짜로 입장이 가능합니다.

C. 여행
인생에 다시는 없을 진귀한 경험을 만들고자 한다면, 주저 없이 여행을 꼽습니다. 싱가포르는 입지가 매우 좋아 동남아 권역으로 여행을 다니기에 아주 좋습니다. 항공편은 주로 타이거항공이나 에어 아시아 등의 동남아 저가 항공사를 이용했습니다. 동남아 어디든 왕복 10만원 안팎으로 다녀올 수 있어 동네 마실 나가듯이 해외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말레이시아 2회, 인도네시아 2회, 태국 1회로 동남아 지역의 주요 관광지를 순회했습니다. 기간은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일주일가량으로 비행기 표만 구매해서 자유배낭여행 형식으로 다녀왔습니다. 동남아는 특히 바다가 아름다운데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곳은 말레이시아의 Tioman 섬 입니다. 몰디브의 그것과 비견될 만 한 에메랄드 빛 바다에서의 수영은 제 머릿속에 해변의 정의를 다시 세우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고생을 하면서 자아를 성찰해보고픈 분들에게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으로 정글 트래킹을 해 보는 것도 상당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학교 생활보다도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여행이야말로 교환학생 생활의 정수라고 감히 확신합니다.

IV. 마치며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장기간의 해외 체류는 고국을 떠나온 외로움으로 힘든 시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관점을 시도해보고 그로써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내 자신을 만들어보는 일은 앞으로 다시는 없을 진귀한 경험입니다. 어쩌면 그 외로움마저도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가는 일부로서 반드시 한 번쯤은 겪어봐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부디 가능한 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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