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지원동기
교환학생을 지원하는 데에는 개인마다 상이한 이유와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언어능력 향상과 다양한 문화 및 커리큘럼 체험을 하기 위해 교환학생에 지원하는데 저의 경우는 좀 다른 케이스였습니다. 초중고 시절 대부분을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보낸 저로서는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미국이라는 나라에 언젠가는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미국국제학교를 9년간 다니면서 미국현지 학생들과 같은 커리큘럼 하에 교육을 받았고 학우들도 모두 외국인이었지만 정작 미국이라는 나라에 가보지 못한, 어찌 보면 아이러니컬한 상황 속에서 이러한 부분을 채워보고자 미국행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동창 중 여럿이 샌디에이고 및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어 샌디에이고라는 도시를 주저 없이 선택하였습니다.
준비서류
교환학생을 떠나는 국가마다 상이하겠지만 미국과 같은 경우 비자를 발급 받는 절차가 까다로운 편입니다. 실제로 요구하는 서류를 꼼꼼히 준비하지 못했거나 대사관에서 진행되는 인터뷰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비자 발급이 미뤄지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이 작업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진행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비자발급 인터뷰는 사전에 약속한 시간에 진행되는데 이 역시 오늘 신청해서 내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미리 일정을 잡아야 합니다.
유학생 보험 같은 경우는 필히 국내에서 처리하고 가는 게 좋습니다. 현지 학교에서 취급하는 보험은 가격이 비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보험을 가입할 경우 현지 학교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지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여나 요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현지 학교에서 이중으로 보험에 가입해야 할 경우가 올 수 있습니다.
San Diego, California
샌디에이고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최남단에 위치한 도시로서 멕시코 국경과 불과 20분 거리에 위치한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입니다. 일 년 내내 비 오는 날이 손에 꼽힐 정도로 화창하고 습하지 않아 생활하는 데에는 최적의 환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그랜드캐년 등의 관광명소로 큰 어려움 없이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학교
USD 캠퍼스는 아담하지만 고풍스러운 스페인식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로 구성된 사립학교로서 부유한 백인 학생들이 많은 학교입니다. 현지 생활 및 학교에 적응을 돕자는 취지에서 버디를 한 명씩 배정해주는데 쇼핑, 여행, 언어 등 여러 모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두 곳의 도서관이 있고 테니스코트, 야구장, 미식축구장, 체육관, 헬스장 등 스포츠 시설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교내 야구팀, 농구팀 등의 경기가 수시로 열리기 때문에 관람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캠퍼스 내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여러 군데 있는데 피자, 햄버거, 샌드위치, 중국음식 등이 대부분입니다. 메뉴와 시간대에 따라 가격이 상이하지만 주로 6-10불 정도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수강과목
1. Introduction to Public Relations
Tom Minnich이라는 백발의 할아버지 교수님이 수업하는 과목입니다. 말 그대로 공공관계학의 기초적인 지식을 배우는 과목인데 개인적으로 관심은 있었지만 고려대학교에는 유사과목이 없어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학기 동안 5번의 시험을 보는데 범위와 난이도 면에서 큰 부담이 없습니다. 학기 중 정해진 날짜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PR문제에 대해 10-15분간 개별발표를 해야 합니다. 수강인원은 30명 가량 되고 팀 프로젝트는 레포트 없이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만 준비하면 되어 비교적 수월합니다.
2. International Marketing
Maria Knaizeva라는 러시아계 할머니 교수님이 가르치는 과목으로서 깊이 있는 학문을 배운다기보다는 다양한 시각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방법을 소개하는 과목입니다. 세계화 시대에서 타 문화 및 관습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를 분석하고 그 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국제시장 진출을 꾀하는 법을 배웁니다. 주관식 10문제로 구성된 중간고사가 1회 있고 기말고사는 팀프로젝트로 대체합니다. 기말 프로젝트는 진출하고 싶은 국가와 산업을 정하고 어떻게 성공적으로 마케팅전략을 펼칠지를 평가 받습니다.
3. Negotiation
Gary Whitney라는 백발 노인 교수님이 수업하는데 1주일에 한번 3시간동안 진행되는 수업입니다. 협상에 임할 때의 자세, 스킬, 준비, 태도, 심리 등을 배우고 매주 실제 협상 케이스를 놓고 파트너와 협상을 벌입니다. 처음 1시간동안은 강의를 하고 다음 1시간동안 실제 협상을 하고 30분간 함께 토의를 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고 얻은 게 많은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크게 어렵지 않은 3회의 시험이 있고 시험보다는 협상결과에 따라 성적이 좌우됩니다. 미국 학생들은 언변에는 능하지만 협상에서 주로 핵심이 되는 숫자놀이에 약해서 철저히 준비만 해간다면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4. Financial Management
Shresh Deshpande라는 인도계 교수님의 수업인데 고려대학교의 재무관리와 다를 게 없습니다. 원래 2학년 때 들었어야 했으나 여러 정황상 이번에 미국에서 처음 듣게 되었습니다. 전혀 어려운 내용은 없으며 엑셀과 재무계산기 활용법만 숙지하고 있으면 3차례의 시험은 큰 무리가 없습니다. 간단한 5차례의 과제와 시험만으로 평가하는 과목입니다.
5. Sport Psychology
Nadav Goldshmied 교수님의 과목인데 제가 유일하게 수강한 비전공과목입니다. 말 그대로 스포츠 심리학을 배우는 과목인데 개인적으로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라 정말 재미있게 한 학기동안 공부 했습니다. 스포츠 리더쉽, 홈/어웨이 어드밴티지, 동기부여 등을 실제 데이터 분석을 위주로 배우는데 스포츠에 흥미가 없거나 있더라도 다양한 스포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수업이라고 봅니다. 원래는 심리학과 4학년 과목이라 심리학적 용어도 생소하고 NFL, MLB, NBA 그리고 올림픽 스타들의 사례를 많이 소개하기 때문에 자칫 흥미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읽어야 할 텍스트의 양도 어마하고 객관식 시험의 난이도도 상당합니다.
6. Internship
저는 영문학과의 Internship이라는 2학점 과목을 통해 현지 중학교에 수학보조선생으로 교생실습(?)을 하였습니다. 매주 4시간씩 인근 중학교에 가서 아이들과 어울리며 보낸 시간은 대단히 뜻깊었습니다. 한국 교육 스타일의 장단점도 몸소 느끼게 되었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보람도 느꼈습니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무엇보다 선생을 친구처럼 대하는 미국 학생들의 건방진 태도를 인내할 수 있는 분이라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기숙사 및 숙소
학교 내의 기숙사는 2-4인 1실인데 캠퍼스와 가깝다는 점과 같은 학교 내 친구들과 지낼 수 있다는 장점 외에는 없다고 봅니다.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며 저의 경우에는 어차피 차를 가질 생각이었기에 학교와의 거리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샌디에이고 현지에 도착해서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지내게 될 곳을 물색하였습니다. 여러 조건을 고려한 결과 학교에서 거리는 좀 되지만 (차로 약 20분) 치안이 좋고 깨끗하며 공기가 맑은 곳에 지내기로 했습니다. 한국인 부부가 자녀들을 모두 대학에 보내고 사는 타운하우스였는데 주변에 편의시설도 상당히 잘 갖추어져 있었고 무엇보다 방과 화장실 등 개인공간이 만족스러웠습니다. 외국인 룸메이트를 구하거나 친구들끼리 어울려 사는 방법도 있지만 사는 곳만큼은 안정을 중시하는 분들은 저와 같은 방법을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생활
미국 특히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차가 없으면 상당히 불편할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이 취약하다 보니 장을 보러 갈 때도 차가 필요합니다. 주위 친구의 차를 함께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자유롭게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면, 그리고 운전 면허만 있다면 장기렌트를 추천합니다. 미국의 도로는 길도 넓고 운전자들의 매너도 좋아 한국보다 훨씬 운전하기가 수월합니다. 국제면허를 발급받아서 가면 되는데 운전면허시험장에서 15분 만에 별도의 절차 없이 발급해줍니다. 단 주의할 점은 여권, 한국면허증, 국제면허증을 동시에 제시할 때 그 효력을 발휘하므로 항시 지참해야 합니다.
취미생활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가기로 결정한 데에는 앞에서 '지원동기'부분에 언급한 이유 외에도 큰 비중을 차지한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스포츠, 특히 야구광인 저로서는 어릴 때부터 동경해왔던 메이저리그를 체험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던 6개월이었습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에인절스, LA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메이저리그 팀의 홈구장에 원 없이 다니며 야구뿐만 아니라 마케팅, 시설, 인프라 등에 대한 전반적인 견문을 넓혔습니다. 야구를 잘 알지 못하는 유럽 및 남미에서 온 교환학생들을 야구장에 데리고 다니며 흥미를 갖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뛰고 있는 추신수 선수가 서부로 원정 왔을 때 관람하러 간 경기는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외에도 LA레이커스의 홈경기를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보고 문외한이었던 미식축구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프로 스포츠의 왕국인 미국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하게 되어 교환학생 시절이 더욱 뜻 깊었다고 생각합니다.